[ACT! 113호 미디어 인터내셔널 2019.3.14.]
대안미디어의 넷플릭스 가능할까?
- OTT와 대안미디어
박민호 (미디액트 창작지원실 기술팀원)
OTT란 무엇인가?
OTT(over the top)은 셋업박스(top)를 넘어서서 스마트폰이나 패드 컴퓨터 게임기 등에서도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로 기존의 통신 및 방송 사업자와 더불어 제 3사업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 OTT의 다양한 디바이스
OTT 사업이 인터넷망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한 사업자의 규모가 커지게 되면 여러 사람이 동일한 서비스를 요청하게 되면서 과도한 트래픽이 초래된다. “인터넷 망을 이용하여 전달되는 인터넷 트래픽을 유발하는 생성하거나 소비하는 주체를 차별 없이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개념인 ‘망 중립성’ 덕분에 과도한 트래픽을 초래하더라도 통신사에 추가 과금을 할 필요가 없었던 대표적 OTT 기업,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사업자들의 성장은 가속화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 콘텐츠의 확산으로 네트워크 부담이 늘어나면서, 트래픽 부하에 책임이 있는 기업들이 비용을 더 내야한다는, 다시 말하면 망 중립성 원칙이 폐기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었다. 2017년 미국에서 망 중립성 원칙 폐기 결정이 이루어지자 많은 콘텐츠 기업들이 이에 반발했으며 넷플릭스도 반대 운동에 동참했다. 그러나 4K UHD서비스는 물론 돌비 에트모스와 합작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최근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분담에 대한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 국내 서비스 향상을 위해 한국에서는 추가 캐쉬서버 설치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다.
OTT 기업으로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넷플릭스 외에도, 아마존 TV가 OTT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고. 디즈니사는 넷플릭스와 아마존 다음으로 큰 OTT 기업인 훌루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 월마트도 OTT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OTT의 영향력
OTT 서비스의 파급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OTT 기업에서 자체 제작한 드라마에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고 있으며 이제는 동시간에 방영되는 방송사의 드라마를 보기보다는 OTT 서비스를 통해 본인의 취향에 맞는 드라마를 선택하는 것이 대세다. 넷플릭스만 해도 누적 가입자 수가 1억 명이 넘었고 연간 매출이 17조원 이상이 전망 되고 있다. 극장에서도 자체 제작한 영화들이 스마트폰과 극장에서 동시에 상영되고 있으며 이는 디바이스의 발전에 따라서 더 많은 보급량이 예상된다.
주목할 만한 OTT 플랫폼들
서비스로 제공하는 콘텐츠 및 서비스 양식이 특성화된 OTT 플랫폼들도 존재한다. 다큐멘터리를 집중적으로 큐레이팅하는 ‘Yaddo’, 월간 5달러로 제작자와 회원을 직접 연결하는 월간 디지털 영화 클럽 ‘SIMA RAMA’도 있다. 세계 각국의 아트하우스 영화들을 제공하는 ‘Fandor’나 ‘Mubi’, 호러 영화만 엄선된 ‘Shudder’, 성소수자 콘텐츠를 다루는 ‘Dekkoo’와 도 있다. 작년 11월 서비스가 종료되었지만 ‘Filmstruk’과 같은 플랫폼은 고전영화만 제공하는 플랫폼이었다.
▲ 멤버십 형태에 따라서 제공 받을 수 있는
sima rama(위)와 flimstruk(아래)
OTT를 대안 미디어 플랫폼으로?!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선댄스 영화제에서 여러 콘텐츠들을 과감하게 높은 가격에 구매하며 독립영화계와 연계된 주요한 단위가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내에서도 대안미디어와 결합하는 새로운 플렛폼 개발 논의가 필요하다. 대안미디어를 위한 OTT 플랫폼을 새롭게 개발하게 된다면 많은 독립제작자들과의 다양하고 실험적인 콘텐츠가 같이 만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극장을 중심에 두고 사고하던 기존의 배급정책에서 눈을 돌려 현 상황에 맞게 OTT 서비스를 통한 배급을 고민함으로써 더 많은 독립제작자들의 활로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수익성보다 문화 다양성을 높이는 목표를 우선시하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다양한 독립 영화를 상영하고 내러티브와 무관한 시각예술 작품에까지 시야를 넓혀 이 필드의 작품들의 상영 및 작가와의 만남을 소개하는 콘텐츠까지 자체 개발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대안’ OTT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배급한 독립 제작자들이 이 플랫폼의 자체 콘텐츠 기획을 하게 할 수도 있겠다. 다양한 장르별 큐레이팅 뿐 아니라 노동자들을 위한 콘텐츠, 소수자들을 위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섹션을 마련하는 등의 실험이 가능한 OTT를 상상해본다. □
글쓴이. 박민호(미디액트 창작지원실 기술팀원)
- 낮은 곡선들을 지나 지금은 미디액트에서 일하고 있다. 일하지 않는 시간엔 주로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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