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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01호 릴레이인터뷰] 공동작업실 탐방기(4) 나만 헤매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 '요것봐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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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 acteditor 2016. 12. 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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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01호 릴레이인터뷰 2016.12.23]


나만 헤매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 ‘요것봐라’ 인터뷰


진행 및 정리 : 장민경(자유인문캠프), 김주현(ACT! 편집위원회)


[편집자 주]

 지난 9월 1일 ‘우리들은 얼어붙지 않을거야’라는 타이틀로 미디액트 수강생들의 네트워크 파티가 열렸다. 후속 활동이나 작업 얘기를 나눠보자는 행사였다. ‘요것봐라’ 인터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이 날 있었던 발표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수업을 들은 신진 감독들이 모여서 공간을 마련하고 한 달에 한 번씩 단편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서 올린다는 얘기를 듣고 고민을 함께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는 최종호, 이인현, 김희봉, 김보람 4명과 함께 12월 초 은평구 불광동 혁신파크 내에 있는 요것봐라 사무실에서 진행되었다. 요것봐라에서 제작된 작품들은 아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요것봐라 홈페이지 바로 가기 -> http://doc20.tistory.com



 인터뷰를 요청하고 몇 주나 지나서 답변이 왔다. 최근 ‘요것봐라’팀의 활동이 뜸해서 할 얘기가 없을 것 같다고. 결국 인터뷰는 성사됐지만, 나중에 사정을 들어보니 인터뷰에 응할지 말지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떤 논의가 오갔을지 상상이 됐다. ‘요것봐라’ 활동에 대해 그 누구도 쉽고 단정적으로 얘기하지 않고 본인의 고민을 담아 조심스럽게 얘기하려는 태도가 인터뷰 내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마 인터뷰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그동안의 과정에 대한 평가와 전망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요것봐라’팀은 그동안 진행해왔던 공동 작업실 릴레이 인터뷰와는 결이 다르다. 자체 사무실 공간이 있긴 하지만 작업실로 주로 활용되고 있지는 않고 있었다. 정확히 말해 ‘요것봐라’는 신진 독립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뭉친 프로젝트이자 동시에 온라인 플랫폼의 이름이다. 미디액트에서 진행하는 독립다큐멘터리 제작과정 수업(이하 ‘독다큐’)을 함께 들은 수강생 동기들이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 뭐라도 같이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계획은 단순했다. 한 달에 한번 단편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서 온라인 플랫폼에 올리자는 것. 6명이 돌아가면서 하니 6개월에 한번 꼴로 단편 하나를 만들면 된다. 쉽지는 않겠지만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 인터뷰는 은평 혁신파크 내 요것봐라 사무실에서 진행되었다 



ACT!: 각자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최종호(이하 종호): 다니던 학교에서 영상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미디액트에서 다큐멘터리 수업을 들으면서 다큐멘터리를 시작했다. 학교를 다니면서는 학교 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동아리실을 뺐길 상황에 처한 동아리의 투쟁을 기록하는 <자리>(2015)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학교를 나오고 난 다음 여러 가지를 다룰 것들을 찾아보려고 세월호 미디어팀 등 사회적인 기록 활동에 참여를 많이 했다. 근래에는 먹고 살 길을 찾느라고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


김희봉(이하 희봉): 최근에 권우정 감독님 작품 장편 다큐멘터리 조연출을 하고 있다. 조연출 일을 하기는 하지만, 나의 다큐 작업을 안 하는 상태에서 나를 어떻게 소개를 해야할까하는 막막함이 있다. 2015년에 단편 하나를 만들었고 그 이후에 작업을 이어가지는 못 해서 취업 준비생 같은 마음으로 1년을 보내고 있다(웃음). 확실한 커리어나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는 한 해였다. 내년에는 작업을 이어가는데 주력하려고 한다.


이인현(이하 인현): 원래 방송국 가려고 준비를 하다가 수차례 낙방을 했고, 다큐멘터리를 할 수 있는 길을 찾다가 미디액트에서 수업도 듣고 여차저차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 지금은 독립영화계에 명망 있는(?) 감독님 밑에서 조연출을 하고 있다. 아직까지 감독님이 다큐 주제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는 것 같아서, 여기서는 비밀로 해야할 것 같다(웃음). 개인 작업을 하고 있는 게 없어서 고민이다.


김보람(이하 보람): 벌써 다큐를 하겠다고 얘기를 하고 다닌 지 3년 반이 넘었다. ‘독다큐’ 수료작 포함하면 3번째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알바 때문에 바빴다. 어제 마지막 알바가 끝났다. 초등학생들 대상 미디어교육이었다. 평가 설문지를 받은 걸 봤는데 은근 아이들이 솔직했다. 다들 지루했다고 직설적으로 쓰더라. 약간 좌절했는데 계속 보다보니 은근한 쾌감이 있더라(웃음). 이제 알바가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개인 작업을 하려고 한다. <개의 역사>라는 작품인데 내 주변에 살고 있는 존재들을 찍은 작품이다.



△ 김희봉 감독



ACT!: 본격적으로 ‘요것봐라’ 활동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자.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종호: ‘독다큐’ 수업 끝나고 동기들이랑 같이 후속 모임을 가지고 있었다. ‘미디어로 행동하라’ 프로젝트에도 같이 참여했다. 그러다가 후속 활동에 대한 힘이 좀 떨어지고, 다음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지는 못하는 상황에서 희봉이 월간으로 다큐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했다. 다들 재밌겠다고 해서 시작했다. 원래 멤버는 총 6명인데 2명은 개인 사정상 최근에 함께 못 하고 있다.



ACT!: 진행 과정이 어떤지 궁금하다


종호: 서로 누가 먼저 할지 미루다가 정기모임에 각자 기획안을 가지고 온다. 그러면 기획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 그러다가 누군가 진척이 되면 촬영을 도와주고. 이후에 촬영본 함께 보면서 피드백하고. 편집본 보고 회의하고. 특히 피드백은 정말 열심히 해준 것 같다. 어떤 때는 불가피하게 참석을 못해서 화상통화로 얘기를 하기도 하고. 장문의 카카오톡을 통해서 비평을 하기도 하고(웃음).


보람: 여러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았는데, 다른 감독들에게 피드백을 받은 것보다 ‘요것봐라’ 사람들이 내 작품을 훨씬 많이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점이 있는 것 같다. 너무 잘 알아서 표현이 안 되는 것이 표현이 되는 것처럼 느끼는 문제도 있지만(웃음).



△ 최종호 감독



ACT!: 듣다보니 선생님만 없지 독다큐 수업의 연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서로 작업에 대한 피드백과 함께 어느 정도의 강제성도 함께 두는 것 같다.


종호: ‘독다큐’를 듣던 시기가 본인의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작업을 존중받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서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ACT!: 최근에는 활동이 뜸하다고 들었다. 업로드 된 작품도 7월 말이 마지막이다. 이유가 무엇인가?


종호: 일부러 부담을 안 가지는 선에서 활동을 지속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했는데 조율하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다. 한편으로는 힘을 더 들였으면 좋았을 것 같고, 한편으로는 이게 좋다는 의견도 있다. 다른 분들은 어떤지 궁금하다.


인현: 6명이 한 달에 한번 씩 돌아가면 부담스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쉬운 작업이 아니었던 것 같다. 기준이 각자 조금씩 다른 것 같은데 저는 좀 가볍게 접근을 했다. <나무늘보가 멸종하지 않는 이유> 작업은 촬영도 별로 안 하고 소스는 인터넷에서 많이 가져와서 했다.


보람: 저는 또 다르게 접근 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지금 장편으로 작업하고 있는 <개의 역사> 기획을 가지고 왔다. 단편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했는데 다른 촬영을 붙이게 되면서 요것봐라 작업이 아닌 다른 장편 작업을 하게 됐다. 그래서 요것봐라 용으로 단편 하나를 더 하려고 했는데 그게 불가능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매 달은 아니더라도 한 작품씩 그래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많이 깨지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이 활동에 대해서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래서 처음에 인터뷰 제안을 받았을 때 하지 말자고 했던 것도 저였다. 자책감을 느끼고 있다.


희봉: 저도 할 말 없는 사람 중의 하나다(웃음). 가볍게 찍자고 제안한 사람 중의 하나인데 가능한 사람이 있고, 안 되는 사람이 있더라. 작업의 리듬이 다 달라서.


종호: 성향 차이도 있을 것이다. 다은이라는 친구는 결과물을 다 지키기도 했고 어려운 시기에 역할을 했던 건데 그 친구의 입장에서는 서운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보람: 내부에서 성실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됐었다. 한편으로는 작업이 안 되는 것 자체가 단순히 개인의 성실성의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사무실의 일이나 알바 등이 있는 상황에서 성실성 문제로만 보면 이 세상이 개인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방식과 비슷해지는 것 아닌가. 작업자들이 작업을 못 하게 하는 상황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했다. 



△ 김보람 감독



ACT!: 얘기를 듣다보니 활동이 뜸해진 게 자연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것봐라는 플랫폼이나 프로젝트보다는 커뮤니티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작품을 만들고 알리는 것보다는 함께 하는 사람들이 서로 피드백을 주고, 작업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지지를 해주는. 독다큐 졸업 후에는 그런 커뮤니티가 절실히 필요했겠지만 지금은 각자 일로 바쁘기도 하고, 작업실 등에 소속된 사람들도 있다. 커뮤니티가 상대적으로 덜 절실해지는 게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인현: 독다큐 수업이 막 끝났을 때는 우리 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우리 안에서 말고도 일도 할 수 있고 작업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중심축이 옮겨간 것 같다.


희봉: 처음 요것봐라 활동을 제안했을 때는 서로간의 지지와 애정이 담긴 압박감이 중요했다. 지금도 그런 게 각자에게 필요한가 하는 고민이 든다. 그걸 확인하고 갈 필요는 있는 것 같다. 각자 다른 것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나는 그래도 나는 이 안에 소속되어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다른 작업보다 중요도를 두는 것은 약간 서로 양해를 해주는 것도 있는 것 같다. 다른 작업은 돈이 걸려있기도 하고 기한도 빡빡해서 요것봐라 활동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 같다.


종호: 공감이 된다. 독다큐 수업을 들으면서 같은 작업자 안에서 서로 생각을 이해하고 온도가 맞는 사람들을 찾는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작업에 대한 생각을 잘 설명하지 못하는데 여기서는 대충 얘기를 해도 서로 잘 이해가 된다. 앞으로 요것봐라 활동이 어떻게 될지는 다시 논의해봐야겠지만 계속 필요하고 싶다(웃음).


인현: 여기오면 마음이 편하다. 종호가 자주 쓰는 말인데 나만 헤매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용기를 많이 받는다. 다들 열심히 하면서 속으로는 눕고 싶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웃음).



△ 이인현 감독



ACT!: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소감을 말해 달라.


보람: 인터뷰를 결국 하기로 한 이유 중에는 우리끼리 너무 못 모여서 이 인터뷰를 기회로 서로의 얘기를 나눠보자는 의도도 있었다. 이렇게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인현: 인터뷰를 하면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그런 마음으로 시작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희봉: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흐름을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


종호: 곧 다음 모임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일동 웃음).


토요일 오전 시간에 시작된 인터뷰는 점심시간을 훌쩍 넘기고서야 마무리 됐다. 인터뷰가 끝나고 누구는 광화문에서 열릴 집회에 기록팀으로 참여하기 위해 짐을 챙기고, 또 누군가는 작업실로 돌아갔다. 서로 자주 보지는 못 하지만 그래도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게 느껴졌다. ‘요것봐라’에서 앞으로 몇 개 작품이 더 나올지, 혹은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더 유지될지 어떨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이 모임이 서로에게 작은 힘이 된다는 것은 확실히 알겠다. 어쩌면 그게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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