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제1호 / 2003년 7월 18일
미디어 현장 2 반세계화 미디어 운동의 두 번째 실험장 : 칸쿤 김명준 (영상미디어센터 MediACT 소장) WTO 제5차 각료회의가 다가오면서, 현지 취재 활동을 준비하기 위한 국제 미디어 운동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1999년 시애틀 제3차 각료회의 당시 처음으로 독립미디어센터가 (IMC = Independent media center) 만들어지고 그것이 이후 국제 미디어 운동을 그 이전과는 전혀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렸던 것처럼, 이번 칸쿤이 과연 미디어 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또다시 마련하게 되는 공간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까지 각국 미디어 운동가들 사이에서 추상적인 수준에서나마 합의된 내용은 이렇다. 이번 WTO 본회의의 일정이 9월 10일에서 14일로 정해져있기 때문에, 미디어 운동의 대응은 회의 이전과 회의 기간 중의 활동으로 일단 구분된다. 회의 이전 기간에는 약 일주일에 걸쳐서, 미디어 관련 각종 미디어 활용 워크숍 및 미디어와 연관된 주요 이슈 발표 및 토론이라는 두 가지 내용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전자의 프로그램은, 미디어 활동가 및 초보자를 대상으로 삼는 워크숍으로 비디오를 인터넷에 올리기, 라디오 조립하기, 무선랜 활용하기 등 다양한 영역의 테크닉 교육이 초보자 및 여타 미디어 활동가 들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후자의 프로그램에는 이번 WTO에서도 다루어질 시청각부분 시장 개방 (당연히 스크린쿼터 문제가 포함된다), 12월에 있을 '정보사회를 위한 세계정상회의'(WSIS), 정보기본권 혹은 커뮤니케이션의 권리(NEIS는 매우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 등 광범위한 주제들이 포함될 것이며, 미디어 운동가 내부 토론 및 타 부문운동과 함께하는 토론 등 다양한 형식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물론 회의 시작 전부터 필요한 활동이긴 하지만, 회의 기간 중에는 아무래도 반대 시위를 주요 취재 대상으로 하는 보도 활동이 주를 이룰 것이다. 시애틀의 IMC가 미국 활동가들이 중심이 되고, 시내 한복판에 사무실을 마련해서 원활한 취재를 진행할 수 있었으며, 아울러 신문, 라디오, 인터넷,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위성 방송 등 다양한 서비스를 구사할 수 있었다면, 이번 칸쿤의 경우는 비록 지난 4년간 미디어 운동의 조직적, 기술적 수준이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하긴 했어도 그 조건 및 활동의 상황을 예상하긴 쉽지 않다. 일단, 이번 시위는 시애틀과는 달리 WTO 정부 관료들을 회의장으로 가지 못 하게 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진행된다. 칸쿤은 띠 모양으로 이루어진 해변 휴양지이며 가운데는 악어가 돌아다니는 늪지가 있으며, 이 휴양지에 들어가는 입구를 차단한 상태에서 허가받은 인원 (일부 NGO를 포함한)을 제외하고는 출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시애틀의 경우는 시위가 크게 발생한 후에야 제한된 몇 개의 블록들에 대해 계엄령이 선포되었다). 따라서 이번 투쟁의 주요 공간은 멕시코 시티 및 칸쿤 휴양지 외곽이 될 가능성이 크며, 여전히 상당수 시위 참여자는 미국인들일 것이며 (멕시코 동쪽 끝에 있기 때문에, 상당수 남미 활동가들은 돈 때문에 올 수가 없다. 마낄라도르 지역의 노동자들 역시 일부가 버스를 타고 몇일을 걸려 올 예정이다), 폭력적 진압이 어느 정도 예상되며 (물론, 멕시코 대통령 부인이 멕시코 최대의 유사 NGO 대표인 것에서도 볼 수 있듯 현정부는 평화를 옹호하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하기는 하지만), 미디어 활동가들은 시애틀 이후 다져진 연대의 힘에 근거해서 보다 조직적인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몇 차례의 국제회의 및 멕시코 현지의 회의, 기타 인터넷 등을 통한 토론을 매개로 이 글에서 언급된 여러 활동을 연대해서 풀어갈 조직체계는 이제야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아래의 사이트들이 칸쿤 현지의 미디어 운동과 연관된 사이트들이며, 특히 치아파스 (사파티스타의 지역) 독립미디어 센터를 비롯한 반세계화 미디어 운동의 중심 역량들은 이른바 대안 미디어 집결(Alternative media convergence) 이라는 이름으로 시애틀의 IMC를 이을 조직체계를 제안해놓은 상태이다. 관심이 있는 미디어 활동가들의 온라인, 오프라인상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한국의 경우 KOPA를 접촉하기 바람).□ - 대안 미디어 집결 : http://chiapas.mediosindependientes.org/display.php3?article_id=105313 (이후 http://cancun.indymedia.org가 활용될 예정이지만, 아직 오픈되어 있지 않다.) - 칸쿤 미디어 네트 : http://cancunmedia.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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