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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21호 퍼블릭액세스] RTV, 대안적인 퍼블릭 액세스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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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 acteditor 2016.08.1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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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21호 퍼블릭액세스]


RTV, 대안적인 퍼블릭 액세스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는가?

- 혁신’을 위한 최초의 토론회


 박 채 은 ( 미디액트 정책연구원 )


 ‘RTV가 퍼블릭 액세스 방송이 맞는가’라는 도전적 질문들은 2002년 RTV 개국시기부터 계속되어 왔다. 그 논란은 올해 조선일보에서 제작한 ‘조선 갈아만든 이슈’라는 프로그램이 고정편성 되면서 또다시 불거지기 시작한다. 거대 언론기업의 RTV 참여가 ‘시민참여’라는 이름으로 용인되고 있는 현실...RTV의 근본적인 자성과 변화가 필요한 때가 왔다.


 지난 4월 19일 미디액트가 주최한 ‘RTV 혁신을 위한 시민사회 토론회’가 열렸다. 그동안 RTV를 둘러싼 여러 논쟁들을 정리하고 합리적 해결점을 찾는 자리였던 만큼, 다른 어느 토론회보다도 진지하고 무거웠다. 특히, 토론회 제목의 ‘혁신’이라는 말 속에서도 드러나듯이 이 자리는 일회적인 말잔치 토론회가 아니었다. 말 한마디 한마디 쉽게 내뱉을 수 없는 상황, 모든 말 속에 책임과 실천을 담아야 하는 그런 자리였다. 아마도 RTV가 개국한 이후, 진정으로 RTV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최초의 토론회였을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RTV 하승창 이사가 RTV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직접 발표하였다. 그동안 3-4차례 이루어졌던 RTV 관련 토론회와는 차이가 있었다. 국회와 방송회관에서 열렸던, 공익채널 관련 RTV 토론회에서는 RTV 공익채널 지정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교수들이 발제를 하였다. 그러나 이번 토론회 자리는 그 어느 누구도 RTV를 대신해줄 수 없었다.

“RTV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RTV는 전망도 없고 성찰도 없다”라는 두 가지 평가에 직면한 것이 지금의 RTV 현실이라고 했던 하 이사는 RTV가 근본적 문제제기에 당면하여 그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시민사회도 이러한 변화에 적극 동참해 주기를 당부하였다. 토론자로 참석하였던 민언련, 민우회, 참세상 등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이러한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에, 비판과 질타에만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얘기하려 하였다.




 활동가들은 기가 막혀! 


 그러나 토론회에 참석했던 활동가들은 답답했다. RTV가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의지는 있어 보였지만,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철저한 자기 반성과 성찰은 구체적 평가 속에서 나올 수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 RTV가 보여준 모습은 등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잘못했다고 얘기는 하지만, 도대체 어떤 부분을 얼마만큼 잘못했으며, 그리고 그것을 바꾸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RTV가 그동안 펼치던 사업들과 현재 계획된 사업들, 그리고 시민방송 운영 철학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없었다는 것은 발표문 뒤에 함께 첨부되었던 자료들을 통해 더욱 명확해졌다. (참고로, 이번 RTV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자료들은 소유구조, 조직구조, 운영구조 및 편성, 방송발전기금 사용세부내역 등이었다.) 특히 많은 활동가들이 분노했던 것은 바로, 방송발전기금의 사용세부내역이었다. 1년에 지원되는 18억이라는 방송발전기금 중에서 68% 정도가 RTV 기술, 제작인력들의 인건비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RTV가 퍼블릭 액세스 방송이라고 할지라도 모든 프로그램을 외부의 액세스 프로그램에 기댈 수만도 없고, 자체제작도 필요하며, 액세스 프로그램에 대한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두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프로그램 편성비율로만 보면, 시민사회단체 혹은 개인들이 제작한 액세스 프로그램이 전체 편성의 60%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러한 액세스 프로그램에 지출되는 돈은 고작 10%에 지나지 않았다. 그동안 RTV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갔던 미디어활동가들은 RTV가 재정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실제 제작비에 턱없이 부족한 비용을 받으면서도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에 참여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불평등한 현실 속에서 RTV가 시민의 방송이 아니라 RTV 내부 스탭들만을 위한 방송 아닌가라는 비판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토론자로 참여한 진주의 활동가 박기식씨는 RTV의 사업 계획과 편성 속에는 지역사람들을 고려한 흔적이 전혀 없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RTV가 허심탄회하게 시민단체나 지역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지역활동가들을 진정한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함께 해 나갈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그는 RTV의 세부적인 자료들이 지역의 활동가들에게 보여 지게 되면, RTV에 대한 신뢰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뼈아픈 충고도 해주었다.

 


대안적 미디어 영역을 ‘갉아먹는’ 조선일보

 

 조선일보와 한겨레의 RTV 진출 문제가 논쟁을 촉발시키는 매개가 되었지만, 이번 토론회의 핵심은 아니었다.(조선일보 RTV 진출에 대해 한마디 하려고 온 것 같던 명계남씨는 자리에 앉아 있다가 이 토론회의 쟁점이 조선일보 때리기에 있지 않음을 알았는지 별 얘기 하지 않고 중간에 자리를 떴다) 하지만, 이 문제는 RTV 혁신에 있어서 선결과제임은 분명하다. 퍼블릭 액세스에 대한 개념 규정과 편성에 대한 원칙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일보, 한겨레 등 중앙일간지에 대한 태도를 명확히 한다면 해결이 그리 어렵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원칙이 세워진다고 해도 방송에 참여했던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자신들의 태도를 반성하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또 다른 불씨를 키우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일례로 조선일보는 2005년 4월 22일자 신문에서 2면에 걸쳐 ‘갈아만든 이슈’를 소개하는데 할애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앵커들 약력, 분장실 모습, 스튜디오 녹화 스케치 등 자사가 처음으로 방송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는가? 조선일보는 결코 스스로 RTV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다. 시민방송의 정체성 문제가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이미 신문시장을 독점한 조선일보가 대안적 방송영역까지 넘보며, 끼어드는 이유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방송으로까지 확장시키기 위함이다. ‘갈아만든 이슈’라는 선정적 제목을 내세우며 조선일보는 지금, 우리의 대안적 미디어 영역을 조금씩 ‘갉아 먹고’ 있다.


'갈아만든 이슈'에 대한 조선일보의 보도(왼쪽 그림)와 RTV 웹사이트 메인 화면의 홍보 이미지 (오른쪽 그림)


RTV 시청자위원회의 경고


 “작년의 한겨레를 필두로 이번엔 조선일보가 시민방송을 통해 방송을 내 보내고 있다. 한겨레적인 또는 조선일보적인 사고를 가진 일반 시민들이 시민방송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내보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한겨레나 조선일보 등의 기성 언론매체가 직접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거나 홍보하는 도구로 시민의 공간을 이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시민의 미디어권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에 또 다른 기성언론 매체가 무임승차하려는 것은 그야말로 후안무치한 일이다. 한겨레와 조선일보는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고 자신들의 영역으로 돌아가 시민방송을 온전한 시민의 공간으로 돌려주기 바란다.” -RTV 시청자위원회 의견서 中


 2005년 5월 5일 RTV 자유게시판에는 시청자위원회의 의견서가 올라왔다. 이미 이 의견서는 4월 25일에 작성되어 RTV 운영진에게 전달한 상황, 그러나 이 의견서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고, RTV로부터 공식적 회신도 없었다고 시청자위원회는 의견서 서두에 밝히고 있다. 더 이상 공개를 미룰 수 없었던 시청자위원들의 절실함이 의견서에 잘 드러나 있다. 이 의견서는 마지막에 이렇게 RTV에 요구하고 있다. “시민방송은 기성 언론매체가 시민의 공간에 침입하는 것을 막았어야 했다. 애당초 한겨레가 들어왔을 때부터 문제였지만 시민의 참여권을 아전인수로 해석, 첫 단추를 잘못 꿰는 우를 범했다. 그로 인해 어느 언론사나 기업이라도 들어올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시민방송은 이제라도 퍼블릭 액세스의 본분을 되새기고 그에 걸맞는 분명한 원칙을 세워주기 바란다.”



 대안 만들기


 원칙을 세우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시민들의 참여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여 운영되어야 하는 RTV의 경우, 다양한 원칙들이 제기될 수 있으며, 이견들을 좁혀나가기 위해서는 지난한 토론의 과정 또한 필수적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 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시민방송이 왜 태어나게 되었으며, 어떠한 역사적 성과 속에서 만들어진 것인가를 인식하는 것이다. 독점된 매체들 틈바구니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것,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가치 있게 재구성하는 것, 권력의 나팔수가 아니라 민중에 편에 선 진실한 소리통이 되는 것이 바로 퍼블릭 액세스 방송인 RTV가 지향해야 할 정체성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매우 세밀한 계획과 함께 지금의 미디어 시스템과는 다른 체계를 구성하기 위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 나가는 주체는 RTV 뿐만이 아니라 시민사회가 되어야 한다. 제 2개국을 준비한다는 RTV의 선언이 선언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 시민사회단체들은 구체적 실행안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미 RTV 내부와 외부에서 작은 움직임들이 시작되고 있다. 이번 기회는 대안적 퍼블릭 액세스 방송국을 만들기 위해 시민사회가 함께 연대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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