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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9호 퍼블릭액세스] 예의주시, TV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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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19호 / 2005년 3월 22일 


 
예의주시, TV 서울
    김 형 진 ( 문화연대 매체문화위원회 활동가 )
   지난 3월 3일 ‘TV서울’(www.tbs.seoul.kr)이 개국하였다. ‘TV서울’은 서울시가 방송위원회에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로 등록한 지방자치단체 채널로, 서울시 교통국 산하 교통방송에서 운영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지난 해 방송국 장비와 시설 마련을 위한 50억원을 지원하였고, 올해부터는 시 예산의 25억원을 배정할 계획이다.
 서울시(장)의 ‘홍보채널’은 안된다
 개국 이전 ‘TV서울’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가장 우려가 컸던 지점은 ‘서울시장의 홍보채널’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점이었다. 실제 현재의 정치권의 움직임과 이명박 시장의 행보 등을 살펴보았을 때 ‘TV서울’은 서울시에서 추진한 사업으로 이명박 시장의 사업 카테고리로 분류가 되며, 정치를 위해 방송을 이용하려는 몇몇 정치인들의 전과도 한몫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 CATV설립․운영계획’을 살펴보면 ‘TV서울’의 필요성은 ‘방송환경의 변화에 따른, 기존 방송매체에 의한 서울시정 홍보의 한계’에서 비롯되며, 따라서 서울시는 ‘서울시의 문화․예술행사, 교통정보 및 시의 주요 의정활동 등을 시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체’로 ‘TV서울’을 준비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고, 산하기관이 운영하는 방송이 공공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의 행정/정책/정보 등을 제공할 뿐 아니라 다양한 의견 수렴과 시의 정책과 행정 등에 대해서 날카로운 비판까지 수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방송은 결국 시정 활동과 행사 등을 홍보하는 채널의 역할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에서 밝힌 ‘TV서울’의 제기배경은 ‘시정홍보’에 중요성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TV서울’이 서울시와 서울시장의 홍보채널이 될 수 있다는 개연성은 높다. 또한 ‘TV서울’ 개국과 함께 공개한 편성표를 살펴보면 서울에서 개최되는 문화정보, 서울시정 관련 생활 및 공공정보 등 일방향적인 정보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고 있고, 이는 곧 ‘TV서울’의 존재이유와 정체성의 계속적인 문제제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TV서울’의 효용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TV서울’의 효용성 역시 문제가 된다. ‘TV서울’은 서울시가 방송위원회에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로 등록하였기 때문에 서울시가 제작한 프로그램은 SO, 즉 케이블TV 지역방송국과 계약을 통해서 방영할 수 있다. 결국 시청자들은 SO와의 계약 여부에 따라 ‘TV서울’을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채널의 접근성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개국 이전부터 ‘TV서울’은 서울시민들에게 어떻게 접근할 수 있고, 시청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정보제공은커녕, 오히려 침묵하려고 노력하였다. 현재도 ‘TV서울’ 홈페이지에는 시청가능 방법에 대해서는 ‘죄송합니다’라는 안내문만 덩그러니 떠있다. 세금으로 만든 방송을 강조하지 않는다하더라도 방송을 제작/편성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시청자들이 많이 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연지사인데, ‘TV서울’은 미디어에만 공개할 뿐, 실제적인 시청자들에게는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고 있다. 과연 이러한 방송이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을까는 의문이다. 현재 방송을 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다면, ‘TV서울’은 전파낭비, 세금낭비 사업으로 평가받고도 충분하다. 따라서 시청자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접근을 위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TV서울’의 공공성과 효용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여전히 유효하다.
  시청자참여는 립서비스가 아니다
 또한 ‘TV서울’은 개국행사에서 배포한 리플렛에서 ‘서울시민들을 위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2005년 ‘TV서울’ 정규프로그램 방송내용으로 밝히고 있다. 물론 ‘TV서울’은 개국 이전부터 시민들과 함께하는 시민참여 채널이 될 것이라 선언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재 편성된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과 서울시가 밝힌 시민참여 프로그램은 <열린TV 우리의 채널>, <2005 취업프로젝트 자신있습니다>로 시민참여가 방송 프로그램의 패널/콘텐츠의 일부분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기획과 제작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점에서 보면 매우 미흡하다. 특히 <열린TV 우리의 채널>은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으로서 운영방식과 방영신청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부족하기 때문에 불안정한 상황이다. 더더군다나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프로그램의 존폐여부에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TV서울’의 홍보와 시청자들의 접근성이 절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이 정착하는 과정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TV서울’ 무엇을 할 것인가
 실제로 ‘TV서울’을 한 번도 본 적은 없다. 볼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욱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아무래도 동네 케이블은 ‘TV서울’과 계약을 하지 않은 듯싶다.) 이미 개국하고 한 달이 지나가고 있는데 앞서 지적한 문제와 우려에 대해서 ‘노력’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 문제제기가 될 수 있는가는 의문이다. 문제에 대해서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한 이후 개국하지 못한 ‘TV서울’의 원죄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배일 속에서 시민들과 시청자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방송이라면(무슨 해적방송도 아니고) 분명 방송에 대한 재검토 역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TV서울’이 지역문화채널로, 시민참여채널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편성 시간에 맞춘 형식적인 방송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하는 방송으로 정체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TV서울은 1) 시정홍보, 생활정보를 넘어서는 다양한 의견과 정책토론이 이루어지는 프로그램 제작/편성의 적극적인 노력 2) 현재 ‘TV서울’의 SO 현황을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접근성이 용이하도록 구체적인 SO와의 계약 계획과 정보 제공 3) 적극적인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 편성과 다양한 콘텐츠 생산을 위해 시민/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미디어교육의 적극적 지원 등의 계획을 마련하고, 실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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