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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27호 특집] APEC 반대! 신자유주의세계화반대! 미디어문화행동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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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6. 8. 1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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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27호 / 2005년 12월 6일



APEC 반대! 신자유주의세계화반대! 
미디어문화행동은 계속된다
 
허경(신자유주의세계화와 아펙을 반대하는 
미디어문화행동 기획단장)
 
지난 11월 12일 부터 19일까지 부산에서는 아펙회의가 열렸고 같은 기간에 전국에서 아펙회의를 반대하는 여러가지 행사와 집회가 열렸다. 그리고 이 기간동안 KBS(56건), MBC(52건), SBS(52건)는 총160건의 보도를 쏟아냈고 대부분이 아펙정상회의를 긍정적으로 다루었다. 또한 같은 기간인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신자유주의세계화와 아펙을 반대하는 미디어문화행동'은 인터넷을 통해 아펙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 '일색'의 생방송을 부산현지에서 인터넷을 통해 진행했다. 물론 미디어문화행동의 방송을 본사람은 거대한 주류방송사의 방송을 본 사람에 비교하면 극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러하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을 예상했음에도, 그러한 상황을 바꿔내기 위해 미디어문화행동을 준비하고 진행했다.
현재 '신자유주의세계화와 아펙을 반대하는 미디어문화행동'은 '신자유주의세계화반대 미디어문화행동'으로 그 명칭을 바꾸고 12월 홍콩에서 열리는 WTO각료회의를 반대하는 미디어문화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상업광고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주류방송사와 달리 독립적인 미디어활동가들이 홍콩에서 '행동'하기란 부산에서보다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지난 8월 준비기간 부터 아펙회의기간 중 활동 대한 구체적인 평가를 홍콩각료회의 이후로 미뤄놓은 상태다. 전체적인 분석과 평가가 공식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시점에서 쓰여지는 미디어문화행동의 부산활동에 대한 이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기억과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음을 미리 밝히고, 이를 알고 있는 필자 역시 기억에 남는 몇가지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행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405호
 
단순한 집회생중계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고 그것을 갱신하는 시도로 미디어문화행동은 아펙회의기간에 부산현지에 생방송스튜디오를 구축하고 가장빨리 현장의 투쟁을 알리기로 계획했었다. 없는 사정?에 힘든 준비과정을 거쳐 드디어 생방송 시작 3일전,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405호 출입문에 는 '신자유주의세계화반대 미디어문화행동 생방송 스튜디오'라는 표지가 부착되었다. 이곳에서는 사전에 제작되거나 현지에서 제작된 영상과 오디오컨텐츠가 인터넷을 통해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방송과 함께 송출되었고 18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시간, 그러니까 아펙반대시위대가 컨테이너박스를 쓰러뜨리던 시간에는 사전에 준비한 서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접속자가 폭주하기도 했다. 처음 진행해보는 스튜디오방송인지라 다양한? 형태의 방송사고가 발생했지만 현지에서 진행된 투쟁상황을 세계에서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405호 였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선봉대 쪽으로는 제가 가겠습니다
 
18일 범국민대회 하루전인 17일 늦은 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30*호 회의실에는 20명 남짓의 영상활동가와 문화활동가들로 가득 찼다. 다음날 범국민대회 행진 계획이 공유되었고 현장촬영과 현장 코디네이션, 1차 스트리밍 POST구축, 메인 스튜디오운용, 스튜디오 편집, 전체 코디네이션 등 생중계를 위해 필요한 역할에 대한 분담이 이루어졌다.
서울과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의 각지에서 모였고, 사전에 연락이 되었던 사람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만나게 된사람도 모였다. 이들을 모이게 한 가장 힘은 민중의 삶을 파괴하는 신자유주의세계화에 대한 분노이겠지만 이들의 경험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틀로서 미디어문화행동도 중요한 동인일 것이다. 노동의 현장에서 자동차를 만들고 시간이 날 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투쟁현장을 누벼왔던 현장 영상패의 한 동지는 이날 밤, 촬영을 역분할 때 이렇게 말했다. 
"아무래도 위험할테니까 선봉대 쪽으로는 제가 가겠습니다." 
투쟁이 조직한 미디어활동가들의 진가가 발휘되는 밤이었다.
 
3. 퍼블릭엑세스프로젝트와 방치 Vs 후송
 
4일의 방송기간 동안 송출되었던 다양한 내용 중 두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하나는 사전에 제작했던 '신자유주의세계화반대 퍼블릭엑세스프로젝트'이다. 아펙각료회의를 반대하는 이유는 매우 많다. 여기서 전부를 열거할 수 없겠지만 노동자도 농민도 빈민도 여성도 이주노동자도 청소년도... 다들 신자유주의세계화를 반대할 충분한 이유가 있고 그래서 아펙을 반대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번 부산에서는 유독 '부시반대'라는 구호가 주를 이루었다. 물론 부시는 백번이고 천번이고 반대해야겠지만 신자유주의세계화 자체에 대한 문제를 민중의 삶에서 밝히고 그것을 알려내는 모습을 부산에서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그 속에서 미디어문화행동이 사전제작하여 생방송 중 여러번 송출했던 '신자유주의세계화반대 퍼블릭엑세스프로젝트'라는 프로그램에서 "ㅇㅇㅇ의 이름으로 신자유주의세계화를 반대합니다!"고 외쳤던 장애인, 이주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 환경을 생각하는 주민, 여성농민, 평택의 주민, 청소년, 빈민과 노숙인, 농민, 보건의료노동자의 목소리는 더욱 중요하게 느껴졌다.
또하나는 18일 범국민대회 다음 날 아침에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던 방송의 내용이다. 18일 벡스코로 진입하려는 시위대를 막고 있는 컨테이너를 끌어내리는 와중에 컨테이너에서 떨어져 부상당한 전경의 모습은 18일 밤부터 온갖 매체에서 끊임없이 보여주고 보여주고 또 보여주기 시작했다. 19일 2차 범국민대회에 대한 기사와 함께 실린 사진도 그것이었고 아펙반대 시위뉴스 예고에서도 아침에도 저녁에도 온통 도배를 하고 있었다. 심지어 한 통신사의 기사에는 시위대가 떨어진 전경을 방치했고 한참후에 겨우 구급차가 병원으로 후송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하지만 다른 인터넷 신문의 기사에는 시위대가 떨어진 전경을 즉각 안전한 곳으로 옮겼고 구급차를 불러 후송시켰다는 사실을 확인해주고 있었다. 아침 스튜디오에서 언론동향을 모니터하는 중에 이사실을 발견한 미디어문화행동 제작팀은 스튜디오와 인터넷신문기자와 즉석해서 전화통화를 시도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자본과 정권의 충실한 조력자인 주류매체의 실상을 고발했다.
이외에도 현장에서 직접 촬영했던 활동가들, 문자메세지와 핸드폰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곳곳의 상황을 전달해준 많은 집회참가자들, 인터넷강국의 제2의 도시 부산에 있는 pc방에서 현장영상을 서버에 올렸던 활동가들... 이들에게 들어야할 많은 이야기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금 이시간에도 또다른 행동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우선 홍콩에서 또한번의 행동까지 진행한 후에 지면뿐만 아니라 영상을 통해서도 이들의 얘기와 모습을 듣고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신자유주의세계화반대 미디어문화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와 이후 전망도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진행하고 공유할 예정이다.
자본의 이윤축적을 위한 세계화에 맞서는 우리의 투쟁이 세계적으로 소통되고 그 투쟁이 세계화되고 평화가 세계화되는 과정에 미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언급하면서 이글을 정리하려고 한다. 행동은 계속된다. 주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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