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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30호 뉴미디어] 비디오 재생기: 윈도우? 리얼? 퀵타임? 아니, "민주주의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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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6. 8. 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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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30호 / 2006년 4월 2일

 

 

비디오 재생기: 윈도우? 리얼? 퀵타임? 아니, "민주주의 플레이어"!

 

 

조동원 (미디액트 정책연구실장)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 "민주주의 플레이어"!

 

지난 2월 21일, “참여문화재단”(Participatory Culture Foundation)은 윈도우즈용 비디오 재생기 출시를 발표하였다(리눅스를 위한 베타는 나와 있고, 맥킨토시를 위한 것도 곧). “참여문화재단”이 말하듯 이는 자유롭게 비디오를 공유할 수 있는 인터넷TV 플랫폼인 셈인데, 그 이름을 ‘민주주의 플레이어(democracy player)’라 붙인 모양이다(내려받기: www.getdemocracy.com). 

물론, 이러한 인터넷TV 혹은 이를 위한 비디오 재생기는 이미 여럿 나와 있다. 필자가 아는 한에서, 한국의 경우 ‘세상의 모든 TV’라는 판도라TV(www.pandora.tv), ‘재미있는 실시간 개인방송국’이라는 피디박스의 W(www.pdbox.co.kr/w), ‘다양한 영상 하나의 미디어’라는 곰TV(gom.ipop.co.kr/tv) 등이 있고, 포털 사이트에서도 등장하고 있다(tvpot.media.daum.net). 외국 사례도 몇 가지 들면, ‘전세계 풀뿌리미디어의 홈’인 아워미디어(www.ourmedia.org), ‘TV보다 낫다’는 불개미(fireant.tv), ‘직접 방송합시다, 당신의 비디오를 전세계인과 함께 보고 공유하는’ 당신의 튜브(www.youtube.com), 그리고 비디오 블로그들도 많이 볼 수 있다(www.rocketboom.com/vlog ∥ dvblog.org).

 

 

정부나 기업이 소유하고 소수 전문가들이 그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존의 공중파/케이블/위성 TV 방송에서 단지 보고 듣는 일을 일삼아 시청자에 머물렀던 대다수의 사람들은, TV가 인터넷과 만나는 오늘날 자신의 방송국, 자신의 채널을 통해 생산자이자 제작자이며 정보 공유자가 되고 있다. 특히, 참여문화재단의 민주주의 플레이어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개발되었다는 점에서 기술적 차원의 개방성을 통해 참여적 구조를 더욱 확대해 놓았다. 그야말로, 방송 미디어에서의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찰나이고, 그 이름도 “민주주의 플레이어”(민주주의 참여자)가 아닌가.

 

 

TV가 인터넷으로: 인터넷TV

 

이렇듯 다채널 기능을 가진 비디오 재생기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멀티미디어 정보들을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 통신망의 기술적 기반이 가로놓여 있다. 이른바 광대역 인터넷 망의 보편화 추세는 인터넷의 다양한 가능성 중에서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배급/유통망으로서의 가능성을 폭발적으로 현실화하였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역시 포르노 산업이 인터넷 기술을 선도한 덕에 (더욱 빨리) 가능해진 것일 게다. 그리고 곧바로 미디어/통신 자본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편성 개념을 도입한 인터넷 방송의 독자적인 형태를 더 발전시키고 있다(현재 방송과 통신의 융합서비스로 법적 지위 획득의 논란 와중에 있는 IP-TV가 그렇겠다).

“민주주의 플레이어”를 만든 참여문화재단은 비영리 재단으로서 광대역 인터넷을 활용한 참여적 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뿐만 아니라, 자신이 제작한 것이나 다른 이들의 비디오를 나눌 수 있는 수많은 채널들을 만들 수 있는 웹사이트인 비디오폭탄(www.videobomb.com, 이용자들이 재밌다 싶은 비디오에 폭탄을 던지면 메인 페이지에 등재되는 방식), 그리고 그러한 채널을 각자의 웹사이트에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broadcasting machine: www.getdemocracy.com/broadcast, RSS와 Bit Torrent 지원)의 개발 등 통합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인터넷TV의 융합적 성격과 진보적 성격은 계속 실험되고 있다. 한 가지 예로, 올 3월에 오픈 예정인 그린TV(green.tv)는, 마치 인터넷TV의 공익방송 같은 게 될 듯한데, 환경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것으로 총 7개 주제별 채널들(공기, 땅, 물, 종, 기후변화, 오염, 사람들)을 모은 인터넷TV이다(웹사이트 테스트 버전: www.green.tv/greenTV.html).

 

 

플레이어의 진화: 멀티미디어 플랫폼

이제 인터넷 플레이어는 동영상들이 프로그램으로 일정하게 편성되면서 이를 채널로 묶어주는 도구가 된다. 인터넷의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들은 곧, 콘텐츠 제작자에게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편성 기획 그리고 (전세계적인) 배급/유통의 도구가, 수용자(이용자)에게는 인터넷을 통해 TV 수상기와 그 리모콘을 그러나 그에 그치지 않고 이용자에게 엄청난 자율성을 제공하는 장치가 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TV를 보고 들을 수 있게 된 것에 머물지 않고, 이를 통해 기존의 TV 수용과는 전혀 다른 이용 방식이 퍼져가고 있다. 플레이어를 통해 보면, 이는 단순한 재생 기능을 넘어 콘텐츠를 편성하고 검색하고 시청하며 저장하고 공유하며 재편집하여 다시 유통시킬 수 있는 멀티미디어 플랫폼인 셈이다.

 

 

독립 미디어 플래폼을 구축하자!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TV 기술/문화 속에서 대중들의 제작/유통/이용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해진 것만으로도 민주주의라는 수사학은 과하지 않다. 그런데, 수사학을 넘어 실질적인 민주적 사회변화의 기관차를 타기 위한 플랫폼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

한국에서는 인터넷 이전의 다양한 독립/대안적 미디어 활동들이 있어왔기 때문에, 이미 다양한 진보적 인터넷 언론과 인터넷 방송국이 존재해왔기 때문에, 광대역 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진보적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 누구나 자신의 방송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머무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개인적인 취미 차원을 넘어 집단적인 대화의 정치적 교육과정으로, 그래서 컴퓨터를 끄면 그만인 게 아니라 민주적 사회변화를 위한 민주주의 투쟁으로서의 대중적 참여를 위한 섬세한 민주주의 기획이 필요하겠다. 민주적 미디어 생산과 이용과 공유를 활성화시키는 공동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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