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ACT! 31호 뉴미디어] 독립미디어온라인플랫폼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이전호(78호 이전) 아카이브/뉴미디어

by acteditor 2016. 8. 16. 11:47

본문

 

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31호 / 2006년 5월 3일

 

 

 

독립미디어온라인플랫폼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조동원 (독립미디어 활동가, jonairship@gmail.com)

 

 

지난 ACT! 3월호(그리고 네트워커 3월호)에 "민주주의 플레이어!"에 대한 글을 마치면서 “민주적 미디어 생산과 이용과 공유를 활성화시키는 공동작업”으로서 독립 미디어 플랫폼 구축을 짧게 제안했다. 그에 이은 이 글은 실제 독립 미디어 online 플랫폼 구축을 구상하며 공동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미디어문화행동’(www.gomediaction.net)을 매개로 만난 노동넷과 진보넷, 그리고 미디어 활동가들이 여럿 차례의 모임을 통해 아이디어를 모아 정리한 것임을 밝힌다.

 

공공적 인터넷 미디어 환경의 필요성

 

널리 알려져 있듯이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 특히 초고속 인터넷으로 알려진 광대역 인터넷(broadband internet)의 세계 최고의 보급률에 따라, 우리 사회에서 인터넷을 통한 사회적 소통은 그 어느 나라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1990년대 후반 인터넷 방송국이라는 것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인터넷 1인 방송국이 오디오 방송과 더불어 비디오 방송까지 널리 만들어지고 있다. 판도라TV(http://www.pandora.tv), Afreeca(http://afreeca.pdbox.co.kr), 곰TV(http://gom.ipop.co.kr/tv), Daum의 TV팟(http://tvpot.media.daum.net) 등은 최근 인터넷을 통한 개인 방송국을 개설하도록 서비스하는 몇 가지 사례들이다. 또한, 2005년에 위성과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올해 무선이동인터넷 서비스인 와이브로(Wibro, Wireless Broadband)와 인터넷TV(IP-TV, Internet TV)의 서비스가 개시될 예정이다. 
 

이렇듯 광대역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 그리고 본격화되고 있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미디어 서비스를 통해서 수 백 수 천 개의 채널이 생겨나고 있지만, 그 채널들을 채울 컨텐츠는 턱없이 부족하고 그 미디어 컨텐츠의 다양성은 부재한 채 점점 상업성이 심화되고 대부분의 컨텐츠가 유료화 되는 경향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처럼 변해가는 게 현실이다. 또한, 지금까지 기존의 공중파/케이블/위성 TV 방송들은 정부나 기업이 소유하고 소수 전문가들이 그 프로그램을 만드는 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단지 보고 듣는 시청자(수용자)에 머물러왔다. 
 

그러나, 이 역시 널리 알려진 것이지만, 이제 디지털 미디어 제작수단이 저가로 널리 보급되고 TV가 인터넷과 만나는 미디어 융합 환경 속에서 자신의 방송국, 자신의 채널을 만들어 생산자이자 제작자이며 정보 공유자가 되고 있다. 이를 가리키는 프로슈머(prosumer), 시민기자, 네티즌 혹은 누리꾼, 비디오저널리스트(VJ), 1인 미디어, 이용자생산컨텐츠(UCC, user creating contents) 등의 이름으로 수많은 비전문적인 사람들의 비영리적인 참여적 미디어 문화가 형성되어 왔고, 일반 대중들의 자유로운 미디어 컨텐츠 제작과 유통이 주목되고 있다.


비상업적이고 비영리적이며 소외된 계층의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공적 지원 속에서 광대역 인터넷 및 융합미디어 환경에서 소외된 사회적 소수자들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직접 디지털 미디어 컨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할 수 있도록 하는 공공적 기술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은 이러한 맥락에서 제기될 수 있다.

  

이렇게 구상해 본다: 독립적 인터넷 미디어 플랫폼

 


 참여문화재단의 인터넷 방송 소프트웨어 
[방송기계]의 인터페이스

이미 인터넷 라디오 방송(오디오 컨텐츠) 및 동영상 스트리밍(비디오 컨텐츠) 서비스를 하는 웹사이트이 수없이 많고, 점차 오디오와 비디오 컨텐츠를 활용하는 웹사이트와 블로그도 늘어나고 있다. 진보적 담론과 대안적 목소리를 담아내는 미디어 콘텐츠들이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퍼져나가는 조건을 살펴, 그에 맞는 오픈소스 형태로 인터넷 방송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보급하는 것은 어떨까. 이를 테면 노동넷이나 진보넷에서 지난 수 년 동안 제작해온 노동조합 및 운동단체의 홈페이지는 물론, 진보넷의 블로그(blog.jinbo.net) 등 어떠한 웹 공간에서든 누구나 손쉽게 인터넷 방송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보급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오디오와 비디오 컨텐츠 형태로 유통되고 있는 노동, 농민, 여성, 노인, 장애, 이주노동, 성적소수자 등의 이야기들을 인터넷을 통해 소통시키고, 이를 범주화하여 전문 채널 및 종합 채널 등으로 편성하여 통합적인 인터넷TV를 구축함으로써, 사회적 의사소통 구조를 다양화하고 풍부하게 하면서 대항적 공공영역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공동 작업: 기획의 과정

 

이러한 것들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이나 운동단체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에서 어떠한 정보와 컨텐츠 유형들이 이용되고 있는지를 살피면서, 보다 참여적 소통에 적합한 형태의 정보 및 미디어 컨텐츠 이용에 대한 현황 분석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보면, 관련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중심으로 인터넷 라디오 방송 여부, 동영상 제작 현황, 동영상 서비스 제공 유형, 이용자의 접근성을 고려한 미디어 플레이어 및 미디어 컨텐츠 인코딩 이용 실태, 미디어 서버 확보 여부, RSS 발행을 통한 폿캐스팅(podcasting) 실행 여부, 메타 사이트로의 유통 여부 등에 대한 세부 조사 및 분석이 있어야 한다. 
 

또한, 국내에는 대부분 상업용으로 인터넷 1인 방송국 솔루션을 개발하고 인터넷TV를 하는 웹사이트들이 있지만, 해외에는 비영리적인 차원의 소프트웨어 개발의 사례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국내외 사례들을 조사하여 비상업적이고 비영리적인 방송 소프트웨어 개발과 인터넷TV 프로젝트에 대한 풍부한 기획이 될 수 있겠다. 이러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각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는 인터넷 방송 솔루션을 실질적으로 기획해 나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이주노조 방송국, 민주노총 노동방송국 및 산하연맹/노조, 한국노총 한소리방송국 및 산하연맹/노조 등 노동 미디어를 비롯해, 자체적으로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는 지역운동 및 사회운동의 여러 단위들, 그리고 다양한 웹 도구를 통해 오디오와 비디오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고 있는 주체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이러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의 필요성과 독립미디어 온라인 플랫폼의 의의에 대한 토론을 거치면서, 인터넷 방송 솔루션과 통합 인터넷TV 웹사이트에 대한 실질적인 기획을 마련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공동 작업: 독립적 기술 개발과 활용

 

실질적인 개발의 측면을 보자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미 다 있다고 생각한다. 즉, 해외의 비영리 재단이나 단체들이 개발한 인터넷 방송을 위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이용 실태와 함께 접근성, 편의성, 소통성 등을 평가 검토하면서 오픈소스의 코드를 분석하며 우리에 맞는 인터넷 방송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다고 본다(PHP로 개발하여 아파치 등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호환될 수 있도록 함). 또한, 정보공유라이선스를 채택하여 다양한 버전의 소프트웨어로 변형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P2P, 미디어 블로그, 위키, 태그 등 web2.0이라는 이름으로 부각되고 있는 기술들을 새로운 정치 문화적 맥락에서 그리고 한국의 인터넷 이용 문화나 정서에 맞게 활용하는 접근도 필요하다(입맛에 맞게 원하는 형태의 방송국을 구축할 수 있도록 다양한 디자인 템플릿과 스킨 개발 등). 이러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노동넷과 진보넷, IT 커뮤니티 등을 통해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도록 하는 공개 프로젝트로 진행될 수 있다. 
 

본격적인 의미의 독립미디어온라인플랫폼이 될 공공적 인터넷TV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공공의 목적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미디어 서버 환경을 구축하고, 합리적으로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독립 미디어 서버가 필요하다. 이는 노동넷에서 관리하고 있는 공용 서버로 가능할 것이다. 이를 통해 여러 곳에서 제작된 오디오와 비디오 자료를 다양하게 분류하여 업/다운로드 할 수 있고, 정보공유라이선스 채택을 권고하여 자유롭게 활용, 응용될 수 있는 공공 아카이브의 기능도 갖출 수 있다. 아카이빙된 자료들을 구분하여 검색하고 활용 가능한 채널링(편성)도 이 플랫폼에 있어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된다. 상황에 따라 인터넷 다원 [생]중계도 가능하게 하는 등, 현장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서버 자원과 네트워크 대역폭 확보, 기술 교육 등의 활동을 병행해 나갈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으로서의 웹 공간은 3~4개의 인터넷TV 웹사이트 모델링을 통해 보다 적합한 형태를 찾아내야 한다. 대형 노조/사회 단체, 소규모 사회단체, 개인 활동가 그룹, 소모임 형태 등으로 실험이 필요하다. 이러한 실험들을 통해 향후 인터넷 TV사이트를 확대하고, 그 사이트들을 엮는 통합 방송국 혹은 플랫폼을 구축하여 이를 통해 수많은 독립적 방송 컨텐츠들을 의제별/분야별/지역별로 전문 편성할 수 있다.

  

공동 작업: 자율적 생산과 공유의 네트워크

 

한국에 보편화되어 있는 홈페이지나  블로그의 기술 표준에 따른 인터넷 방송국 소프트웨어의 기술적 상관성과 호환성에 기반 하여 각 방송국의 오디오, 비디오 컨텐츠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분야별로 범주화하여 사회적 소수자 및 각계각층의 대중 주체들이 제작한 컨텐츠들을 다양하고 풍부하게 시청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공적 성격의 통합 인터넷TV를 구현하자는 것! 이러한 독립미디어플랫폼 구축을 위해 연맹/단위 노조, 개인 활동가, 일반 시민 등 운영 주체의 성격에 맞게 여러 유형의 통합 사이트 모델을 실험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각 통합 사이트는 주체들의 자발적 네트워크 형성을 촉진하면서 전체적으로 보면 자율적인 네트워크 방식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아직 고민할 단계는 아닐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노동넷이 지원하고 있는 한국의 이주노동자 인터넷 방송국들, 그리고 진보넷이 추진해온 국제연대를 위한 인터넷 공간(base21.org)과 연계하면서 아시아의 비영리적인 인터넷 방송국들과 네트워킹 하여 한국의 인터넷 방송 컨텐츠를 아시아에 보급하고, 또 아시아 각국의 인터넷 방송 컨텐츠를 수급할 수 있는 인터넷 방송 소프트웨어를 다국어 버전으로 확장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독립미디어온라인플랫폼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독립적이고 대안적인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온라인 인프라로서 독립미디어온라인플랫폼 프로젝트는 현재의 광대역 인터넷 인프라 환경에 기반 하여 누구나 디지털 비디오를 제작하고, 웹사이트에 올려 유통시키며, 누구나 이에 접근하여 온라인을 통해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층적 토론과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는 인터넷 플랫폼!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이들 인터넷 방송국의 컨텐츠들을 자동으로 수집 분류하여(rss 및 tag 활용) 아카이브하는 공공적 인터넷TV 웹사이트를 공동의 작업으로 구축하자는 제안이다. 
 

이는 고도로 상업화되고 유료화 되는 인터넷 이용 현실에서 사회적 소수자나 소외 계층의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고 보다 참여적이고 공공적인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만드는 중요한 사례가 되리라 믿는다. 이를 추진할 주체가 따로 있지 않다. 이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의 공동 노동을 통해 가능한 프로젝트이니만큼, 여러 분들의 참여를 기대한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