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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32호 미디어운동] 한미 FTA저지 독립영화실천단의 실천과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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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32호 / 2006년 5월 30일

한미 FTA저지 독립영화실천단의 실천과 고민
 
고영재 (한미 FTA저지 독립영화실천단장)


본 글은 크게 세 단락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한미 FTA저지 독립영화실천단(이하 실천단) 건설의 경과과정이고, 두 번째는 실천단의 실천계획, 세 번째는 현재의 실천단이 풀어야할 과제에 대한 부분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기왕에 과정에 대한 요약정리일 것이나, 세 번째는 실천단장으로서 느끼는 개인적인 고민이 응축되어 있다. 그리고 그 고민이 향후 어떤 모습으로 재구성되고 확정될 지는 실천단 모두의 몫이기도 하다. 이 글을 읽는 모두에게 이점을 미리 밝혀둔다.
 
경과과정
 
한국독립영화협회(한독협)은 실천단이 구축되기 이전부터 한미 FTA에 대응하여 왔다. 그 하나가 스크린쿼터 축소와 관련된 대응에 조직적으로 참여한 것이며, 이 흐름은 스크린쿼터 축소 결정이후 한미 FTA저지까지 포함한 영화인대책위로 확대되며,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3월 28일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의 출범과 함께 산하 공대위 중 문화예술 공대위에 한독협은 참여하고 있다.
물론 위와 같은 겉으로 보이는 활동 이면에 주요하게 한독협이 고민했던 부분은 변화된 미디어 운동의 환경속에서 제작자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는 한독협의 활동범위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 연장선속에서 한독협의 확대강화를 위한 논의를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실시하여 왔으며, 지난 3월 4일 진행된 정기총회에서 그의 실천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결의한바 있다. 정리하자면 실천단은 한독협의 현재 모습에 대한 내부적인 검토와 외부적인 상황(신자유주의, FTA의 파고)에 대한 대응이라는 연결고리속에서 파악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고민에 대한 현실화 방도로 한미 FTA 국면에서 한독협의 대응을 위한 기획회의가 몇 차례 실시된다. 기획회의의 구성원은 한독협 사무국, 중앙운영위원장, 김일권, 조동원, 고영재, 이마리오, 이정수 회원으로 구성되었으며, 김이찬 중앙운영위원장을 책임주체로 한 실천단위의 필요성을 공감한다. 그에 대한 사업의 일환으로 한독협은 독립영화인 워크숍을 주최하게 되는데 ‘미친 신자유주의에 맞서 독립영화진영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지난 4월 12일에 실시되었다. 그리고 연이어 4월 19일 (가칭)한미FTA 저지 독립영화 실천단 첫 번째 회의가 소집되고, 이 회의를 통해 실천단의 공식 명칭을 확정되면서, 실천사업의 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다. 
회의에서 확정된 주요 활동은 한미 FTA에 대한 영역별 교육 영화 제작, 한미 FTA에 대한 기획 영화(극영화/다큐멘터리) 제작, 한미 FTA/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관련된 국내외 작품 수급 및 상영/배급 기획 진행, TV 등 다양한 미디어에 대한 한미FTA 반대 영상작품 기획, 기타 한미FTA와 관련된 독립영화 일상 활동 등이며, 이 사업의 현실화를 위해 본인이 실천단장의 임무를 부여 받게 된다. 이후 2차례에 걸친 전원회의와 기획회의를 통해 교육물 제작팀, 기획제작팀, 상영배급팀, 뉴스릴 제작팀의 체계가 확정된다.
 
실천계획
 
실천단에서 계획하고 있는 사업계획은 크게 4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디테일한 자료는 한독협 실천단 게시판(http://www.kifv.org/zbbs/zboard.php?id=ani)를 참고하기 바라며, 아울러 곧 구축될 실천단 사이트(www.indieaction.net)을 통해 지속적인 내용은 업데이트될 것이다.

첫 번째 사업은 교육영상물 제작사업이다.
처음 사업이 제안되었을 당시엔 부문별 공대위에서 필요한 완결된 교육영상물(20분 내외)을 제작한다는 단순한 취지에서 출발하였으나, 현재는 다양한 형태의 영상교재(극,다큐,강연영상,광고 등)을 리스트업하고, 현장의 실천단위와 연계해야 한다는 고민으로 확대되었다. 현재까지는 실천단 차원의 완료된 교육영상물 제작은 없으며, 영화인 대책위에서 제작한 ‘한미 FTA 진실과 거짓말’(한독협 회원 이훈규감독 연출)과 전농의 교육영상물 정도의 영상물이 제작되었다. 실천단은 기 제작된 영상물의 상영,배포를 병행하고 있으며, 각 영역(노동, 교육, 환경, 인권 등)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여 왔던 독립영화감독들과 제작에 대한 고민을 나누면서, 개별 공대위의 담당자와 의견을 교환하면서 제작계획을 잡고 있다.

두 번째 사업은 뉴스릴 제작사업이다.
외교통상부, 대외경제연구소, 보수언론,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연구기관등에서 왜곡하고 있는 각종 텍스트를 분석하고, 그에 대해 영상을 통한 대항 담론을 형성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현재의 활동은 각종 세미나, 토론회등을 취재하고 있으며, 당분간은 참세상과 시민방송등의 퍼블릭엑세스가 가능한 모든 구조를 통해 배포해 나갈 예정이다. 참세상 이종회대표의 강연을 취재하고, 편집했던 영상물이 여러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유포되고 있으며, 마산 MBC의 퍼블릭엑세스 라디오 프로그램인 ‘열려라 라디오’을 통해 송출되기도 했다. 반응은 즉각적으로 오고 있는데, 여타의 속보영상과는 다르게 관점을 잡는데 굉장히 유용하다는 것이 그 주요한 평가이다. 현재 뉴스릴팀은 4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부적으로는 교육사업을 통한 대규모 인원의 확충, 자본과 권력의 광범위한 선전활동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대항 담론을 설파할 수 있는 안정적인 취재진의 확보(교수공대위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지속적인 모니터링, 분석팀의 구축 등의 계획을 잡고 있다.
실천단장 본인의 소견으로는 가장 방점을 찍고 활동해야 할 영역이라고 고려된다.

 
△ 실천단 뉴스릴팀에서 만든 일일학교 기록. 미디어참세상을 통해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각종 영상물의 배급/상영 사업이다.
이 팀은 실천단 내외에서 제작된 영상물을 수급하고, 배급,배포,상영을 하는 사업인데, 특히 서울로 집중되어 있는 각종 영상물을 지역으로 확대하는 사업이자, 영상미디어운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왔던 단위가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사업이기도 하다. 현재는 서울상영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신자유주의반대, 한미 FTA저지’와 연관되어 있는 작품의 리스트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지역과의 연계를 위해 한국독립영화협회 배급팀과 퍼블릭엑세스 네트워크의 중심 활동가들과 연계해서 기획되고 있다. 현재는 신자유주의의 본질을 지속적으로 폭로하여 왔던 서울국제 노동영화제에서 소개된 해외작품들을 노동자뉴스제작단에서 후원해주기로 하였으며, 국내의 제작영상물 중 몇 몇 작품을 수급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각종 단위의 교육사업, 문화사업, 조직화사업과 긴밀히 연계되어야 할 사업이기에 광범위한 단위와의 협력방도를 고민해야할 사업이기도 하다.

네 번째는 기획 다큐멘터리/극영화 제작 사업이다.
얼마전부터 순회상영전을 실시한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옵니버스 작품, 이마리오 총괄 연출)와 순회상영전이 제안되고 있는 ‘대추리 전쟁’(푸른 영상제작)의 사례에서 보듯이 완결된 작품으로서의 영화를 통한 상영/배급 활동 또한 주요하게 고민해야할 영역이다. 
다만 투쟁의 흐름속에서 배치될 수 있는 영화를 제작하여야 하기 때문에 굳이 기획 극영화/다큐멘터리라 명명한 것인데, 여러 시나리오와 기획안이 제출되고 논의되고 있는 만큼, 일정하게 확정이 되고 나면 스텝,배우의 모집, 예산의 수립 및 제작 배포행위 전반을 과거와는 다른 방식(공동실천의 사례로서의 영화제작)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위의 사업 이외에도 한미 FTA저지 일일학교의 지속적인 개최, 각종 워크샵의 실시 등을 기획하고 있는데, 이는 지속적으로 메일링을 통해 공지하고 집행해나갈 생각이다.
△ 오픈 준비 중인 한미 FTA저지 독립영화실천단 웹사이트.
 
실천단의 고민과 과제
 
이글은 적어도 현재 시점까지는 실천단내에서 조직적으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사적인 견해이다. 
실천단이 건설된지 이제 한 달을 넘겼지만, 한 달의 과정동안 참으로 많은 문제점들을 만나게 되고, 결국 그 문제가 실천단 뿐만 아니라, 미디어운동진영 전체의 문제라는 확신이 들면서 이 글을 쓴다. 물론 본인의 ‘자기비판’이기도 하다.
현재 신자유주의반대, 한미 FTA저지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미디어운동진영의 네트워크가 과거보다 굉장히 활발해 보이게끔 느껴지지만(아마도 메일링의 영향과 자발적인 정보공유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본인이 보기엔 모래알 조직의 양적인 확산이라고 느껴진다. 각종 정보는 떠돌아 다니지만, 관점과 실천계획이 없는 형국이랄까? 뉴스만을 나열한 뉴스클리핑, 행위만을 나열한 각종 속보, 원칙만이 확인되는 각종 테이블의 회의, 사업은 있으되 어떤 계획속에서 배치되는 사업인지가 불분명한 사업들, 자기가 소속된 가장 기초적인 단위의 결의를 지속적으로 확인하진 못한 상태에서 부유하는 네트워커들의 모습등으로 요약된다. 이는 미디어운동을 하고 있다고 자임하는 활동가들이 구체적인 현실속에서 어떻게 운동의 발현할 것인가?에 대한 원론적인 고민이며, 적어도 미디어운동과 현실운동의 관계, 결합방도, 확산방도의 계획을 내놓아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범국본을 비롯한 각종 공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활동가들의 정치적인 판단(아마도 여러 세력이 모여 있을 수 밖에 없으니)과 그에 따른 대응과 공유는 그 차원에서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적어도 각각의 단위는 과거와는 다른 실천방도와 연대방도들에 대한 모색을 치열하게 해야 한다. 그런 과정속에서 입체적인 전체차원의 실천방도들이 조직화된다. 현장에서 각종 교육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으나 과연 범국본에서 이를 치밀하게 배치하고 실행하고 있는가? 각종 영상물들이 제작되고 있으나, 미디어의 본부(영상물의 수급, 배포, 배치, 대항 담론의 즉각적인 취재 및 텍스트, 오디오, 영상을 통한 대응)는 과연 있는가? 단 두 가지의 질문만 던져 보아도 현재의 조직력을 금방 알 수 있다.
최근 가장 많이 받는 전화는 ‘한미 FTA 진실과 거짓’이라는 작품을 어떻게 구해 볼 수 있냐는 질문이다. 이게 현실이다.
적어도 실천단에서는 사업 계획을 제출했다. 그리고 이 사업은 현재 구성된 실천단의 인자들만으로는 힘든 사업이다. 당연하게 보다 광범위한 미디어활동가들이 모일 수 있는 틀에 대한 고민이 뒤따라 올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안에는 지역미디어활동가들, 정보통신운동 활동가들, 독립영화제작자들, 정책전문가들의 거의 모든 조직들과의 연계방도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인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며, ‘각 조직의 상황에 대한 정보 공유’를 통해 해소될 문제도 아니다. 각자의 조직에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의 기획하고, 공통분모를 찾아 연대해야 하며, 그 과정속에서의 광범위한 미디어운동 진영의 연대전선이 구축될 것이다.

실천단은 현재 걸음마 단계이다.
겨우 사무실을 구하고, 사이트를 준비하고, 적은 인원으로 개별 팀을 꾸리고, 작은 실천계획들 하나 하나를 이행하는 것도 벅찬 상황이다. 무엇보다 개별 영상제작자들은 많아 보이나, 실무적인 일을 책임질 정책주체, 조직주체, 선전주체 그 어느 것도 제대로 꾸려지지 못한 상태이다. 그리고 이것이 독립영화진영의 한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더디게 가더라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고 있는 전체 미디어운동진영의 약한 고리(필자는 그 부분이 관점있는 뉴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측면과 지역 조직화방도를 고민하면서 배치될 수 있는 상영회와 같은 사업의 배치등이라고 생각한다)를 찾아 내고, 실천하고, 그 속에서의 새로운 미디어운동의 전선을 구축하는데 일조하고자 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사실정보의 교류가 아닌 관점의 교류가 절실하며, 현장의 민중들이 자본과 권력의 선전활동을 접하면서 무엇을 가장 혼란스러워 하는지에 대한 파악과 그에 대응하는 선전선동의 내용과 외화하는 형식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며, 각 단위는 자기 장점을 어떻게 살려서 실천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며, 결국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연대전선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상이 필요하다. 자본과 권력의 미디어전선에 대항하는 새로운 미디어전선의 구축을 어떻게 해낼 것인가? 그리고 실천단은 그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해낼 것인가? 이것이 실천단의 과제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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