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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37호 공동체라디오] 전북지역 라디오 퍼블릭 액세스의 출발,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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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37호 / 2006년 12월 7일



전북지역 라디오 퍼블릭 액세스의 출발,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
 
김 효 정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
 
 
지난 2006년 9월 5일 전북지역에서는 라디오 매체에 첫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 [시민전파를 타다]의 방송이 시도되었다. 일주에 한 번 매주 10분 분량 정도로 방송되는 것에 불과하지만 이 첫 시도가 의미하는 바는 크다.
전주시민미디어센터는 전북지역 미디어운동의 범주 안에서 라디오 매체를 시민미디어로써 재조명하면서 여러 고민과 시도들이 있어 왔었지만 사실상 그 노력들은 테이블 안에서만 머물러 왔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번 라디오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 [시민전파를 타다]는 그동안의 라디오에 대한 고민들을 실질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 소박한 시작은 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담아질 수 있는 라디오로의 확장을 꿈꾸고 있다.
이와 같이 전북지역 미디어운동 단위에서 시도하고 있는 라디오 매체와의 직접적인 만남은 아직 풋풋하다고 느껴질 만큼 첫 걸음마 단계의 수준이다. 동시에 앞으로 더 나은 길로 걸음하기 위해서는 (즉, 대안매체로써 라디오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라디오 퍼블릭 액세스의 출발 배경
 
 지역 미디어 운동, 라디오와 접속하다.
 
전북지역 라디오퍼블릭액세스는 그동안 지역에서 진행되어 온 TV 퍼블릭액세스 제작교육 및 활동과 공동체 라디오에 대한 열망으로부터 출발한다.
TV 퍼블릭액세스 활동은 시기에 따른 제작역량의 차이는 있지만 지속적인 움직임이 있어왔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지역시민사회단체들이 직,간접적으로 시민미디어 운동을 이해하게 되는 환경 조성에 일목해 왔다. 그러면서 새로운 대안매체로써 공동체 라디오에 대한 관심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2004년 7월에는 전주, 익산, 군산, 부안의 시민사회단체 및 미디어 활동가 단위에서 공동체 라디오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면서 전북지역 공동체라디오 추진 준비위원회 회의가 있었고, 곧 방송위원회가 주관하는 공동체라디오 시범사업 공모에 부안지역을 단일사업자로 결정, 추진하였으나 이러한 움직임은 결과적으로 결실을 맺지 못한다. 부안 지역 내에서는 대안매체에 대한 요구가 맞물려 있었지만 실질적인 추진주체가 존재하지 않았고 법인화 등의 문제와 맞물리면서 시범사업자 지원에서 배제되게 됐다. 당시 지원의 기능을 도맡았던 전주시민미디어센터에서의 미흡한 준비도 이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당시의 시기와 경험들이 실패로만 끝맺은 것은 아니다.
공동체 라디오가 대안적 매체로써 이상적인 목표로 지향되고, 추진을 선언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명확한 주체들이 존재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인데도 말이다. 또 한 가지는 방향과 원칙, 운영재원, 프로그램, 지역 사회의 요구 등 고민의 범위들이 다양하고 짜임새를 갖추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후 공동체 라디오에 대한 지역 내의 논의와 접근노력은 미디어 운동진영이라 할 수 있는 전주시민미디어센터, 학교기관으로서 전북대학교 방송국, 지역민간문화단체의 천년전주사랑모임 등 다양한 층위로 확대되면서 토론회, 간담회, 공청회 등의 형태로 공론화 작업들이 있어왔지만 각각 기관들의 특성이나 공동체 라디오에 대한 다른 기대들로 개별적으로 진행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단순하지만은 않은 지역적 배경 안에서 라디오 퍼블릭액세스의 시작은 너무도 단순한 계기에서 비롯된다. CBS전북라디오방송 측 관계자의 라디오 퍼블릭액세스 방송을 해보자는 가벼운 제안일 뿐이었다.
공동체라디오 설립준비 움직임에 있어서 간사단체로서 기능해왔던 영시미였지만 테이블 안에서의 논의에만 머물러 왔던 공동체 라디오 활동들에서 라디오 매체에 대한 제작역량과 인력을 만들어나가는 데에 좋은 발판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영시미의 이러한 결정에서 전북대학교방송국 UBS의 결합은 라디오 매체로의 가시적인 사업을 실행하는 데에 있어서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CBS 라디오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 진행 현황
 
현재 CBS에서 진행되고 있는 라디오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 [시민 전파를 타다]는 지역시사프로그램 ‘사람과 사람’안에 10분 분량의 코너 형식으로 매주 1회 진행되고 있으며,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와 전북대학교 방송국이 격주로 제작을 책임지고 있다.
10분으로 제한된 방송 분량은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의 입지를 다지는 데에는 물론 충분치 못한 시간이지만 첫 시도인만큼 조심스럽게 접근되기도 했고, 시범적인 성격이 컸기 때문에 부담을 더는 여건이 될 수 있었다.
참여 및 제작 부문은 전북대학교 방송국 UBS 소속 대학생들과 영시미의 활동가, 영시미의 지원으로 결성된 라디오 퍼블릭액세스 주부제작단 소속의 40-50대 주부 4명으로 구성돼 있다.
방송 형식이나 내용, 진행 방식은 작품의 제작 주체에 따라 달리하고 있다.
 
[시민전파를타다] 주체별 제작 프로그램
 
 대학생들의 [시민전파를 타다]
 
- 제작자 : 전북대학교 방송국 UBS 소속 대학생
- 기획의도 : 대학생으로서 깨어있어야 하는 우리 젊은이들은 사회 현상과 지역 소식에 둔감하며 불감증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대학생들의 참신한 생각을 바탕으로 주 청취자를 젊은층으로 잡고 그들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며 지역 소식과 요즘 시사 문제에 대해 생각해나가고자 한다.
- 형식 : 진행자와 일반 시민의 대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사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
 
 주부들이 참여하고 만들어나가는 [주부수다방]

- 제작자 : 주부 라디오퍼블릭액세스 제작단
- 기획의도 : 수다떨기는 우리들의 생활 주변 이야기지만 보통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는 것들을 관심의 대상으로 끌어오기도 하고, 누구나 보고 느끼던 경험들을 개개인의 필터를 통해 섬세하게 묘사하기도 하기 때문에 언제나 진부하지 않고 신선함을 주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주부들이 제작하는 방송 형식으로써 수다를 기획한 데에는 토크쇼와 같은 방송 프로그램 형식을 빌려와 비전문인도 참여할 수 있고, 일상 속의 가까운 소재들을 쉽고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결정하게 됐다. 방송 기술에 익숙해지기 힘든 주부들 경우에는 더욱 유리하게 작용되고 있다.
- 형식 : 주부4-5명으로 구성. 정례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주부제작단 외에 아이템에 따라 진행자 한 명

 다양한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일하는 사람들]

- 제작 :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
- 기획의도 : ‘일하는 사람들’은 사회의 다양한 노동에 임하는 사람들 한명 한명을 찾아가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이다. ‘일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구성방향은 이슈나 사회적 공론을 쫓아가기 보다는 개개인의 삶을 조명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일하는 사람, 소외되고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사람, 노동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 일을 일상적 일 이상의 가치로 실천하는 사람 등 각각의 주인공들에게 그들 인생 안에 박힌 일의 역사, 그리고 일의 가치를 이야기로 풀어보기도 하고, 노동자의 입장으로써 사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담아내기도 한다. 사회적 공론 보다는 개개인의 삶을 조명하면서 사회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이야기한다.
- 형식 : 인물 다큐 - 진행자와 노동자의 인터뷰, 그리고 노동현장 사운드로 구성.
 
 CBS 라디오 전북방송 [시민 전파를 타다] 방송 일자 및 주제

송일자 프로그램명 제목 내용 제작자
09/05 시민 전파를 타다 시민 전파를 타다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의 의미를 소개하고, 액세스 프로그램의 탄생을 선언한다. 주부
제작단,
UBS
09/12 일하는 사람들 ‘오막살이’전북도청부당해고 청소용역노동자
박광순씨 편
40대 여성 박광순 씨는 전북도청에서 청소용역일을 하다가 부당해고를 당한 후 기나긴 투쟁에 임하고 있다. 특히 당시 해고당한 노동자 14명 중 13명은 모두 40-50대 여성이며, 여성가장인 경우도 많다. 박광순 씨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40-50대 여성들이 처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환경, 공공기관이면서도 비도덕적인 노동행위가 자행되는 도청의 용역실태를 들어본다. 영시미
09/19 시민 전파를 타다 된장녀를 부른 마초남 분수에 맞지 않게 과소비를 하는 여성들을 역설적으로 말한 것이 된장녀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비판은 ‘단순히 과소비를 하는 여성’을 넘어서 여성자체를 비하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것은 남성주의적인 마초문화가 만들어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된장녀에 대한 과도한 사회적 관심과 사회 속 남성주의적 사고를 비판하고자 한다. UBS
09/26 주부수다방 명절표 스트레스로부터 해방을 꿈꾼다! 해마다 명절 때쯤이면 주부들의 비명소리가 메아리처럼 돌아오고는 한다.
가사노동과 휴식부족으로 인해 육체적인 부담을 떠안고, 제사과정이나 음식준비과정에서 느끼는 성차별과 시댁과의 갈등, 친정방문의 상대적 소홀 등으로 긴장, 분노 및 좌절감을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주부 제작단은 각각의 주체적인 시선으로 ‘주부들이 겪게 되는 명절표 스트레스를 제시, 나눔을 통해 해소해보며, 이번 명절을 슬기롭게 보내는 방법 등의 대안을 제시해본다.
주부
제작단/ 영시미 기술
지원
10/03 시민 전파를 타다 대학생 
저학력 실태
  UBS
10/10 일하는 사람들 ‘진보하는 농사꾼’환경농업인 
김인택씨 편
부안 주산면에서 환경농업을 하는 김인택씨. 그의 농업은 어느새 세상을 바꾸는 운동과도 같다. 20여년 전 환경 농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 겪었던 어려움, 그리고 오랜 시간을 환경농업해오면서 변화되는 지역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영시미
10/17 시민 전파를 타다 북핵문제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인식   UBS
10/24 주부수다방 중년 여성이 경제활동을
한다는 것
요즘 맞벌이는 대세다. 20년 전 결혼초기에는 주부가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편견이 컸다면 지금은 너무도 뻔뻔하게 주부들의 경제활동을 위한 외출을 바라고 있다. 교육비의 부담, 기름값의 부담, 늘어나는 지출에 주부 또한 발 벗고 나서보지만 사회에서의 그녀들에 대한 대우는 과연 어떨까? 주부
제작단/ 영시미 기술
지원
10/31 시민 전파를 타다 동북공정   UBS
11/07 일하는 사람들 ‘택시 안 1.5평의 서러움’
택시노동자
정영만씨 편
10년의 택시운전 경력의 정영만씨를 찾아갔다. 정영만씨로부터 택시 안 세상을 들어보고, 택시노동자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노동환경을 들어보고 노동자들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들어본다. 영시미
11/14 시민 전파를 타다 전북대 BTL생활관 착공사업을 둘러싼 지역주민들과의 갈등 요즘 지역 대학들이 학생 후생과 학교 재정 확충을 위해 복지, 수익 사업을 대폭 늘리고 있다. 그에 대한 한 가지 방법으로 BTL 이라는 민간 투자 방식의 수익사업 있다. 전북대학교 역시 이 BTL 방식으로 생활관을 신축하려고 한다. 학생이나 학교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사업이지만, 전북대 주변의 원룸업자들의 반대로 이 사업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는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려하는 학교와 원룸업자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UBS

 
라디오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의 성과와 한계

라디오! 시민들의 소통 매체로써의 가능성 확인
 
라디오 퍼블릭액세스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지만 지난 몇 번의 방송과정 속에서 많은 가능성들이 확인되었다. 우선 라디오는 TV부문에 비해서 문턱이 낮은 매체라는 것이다. 장비면에서나 기술면에서나 영상 제작에 비해 간편하기 때문에 누구든 편하게 참여하고 제작할 수 있는 액세스 활동이 가능한 곳이 바로 라디오이다.
라디오 퍼블릭액세스 주부제작단 같은 경우만 해도 주부들이 매 방송 때마다 직접 아이템을 정하고, 소재에 적절한 수다에 동참할 만한 주부들을 주변에서 섭외하기도 하는 등의 간단한 준비과정을 진행하고, 방송 녹음 때는 한바탕 수다를 풀어낸다. 장비지원 및 기술지원은 영시미가 도맡고 있는데 지역 현실에서는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녹음스튜디오가 마련되어있지 않은 상태여서(토크쇼 방식의 라디오방송 제작물은 방음시설이 완비된 녹음스튜디오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최대한 가능한 방법을 총 동원해 녹음할 수 있는 모든 장비를 일반 가정집에 설치해서 진행하고 있다.
또 영시미가 책임지고 제작하고 있는 [일하는 사람들] 프로그램 같은 경우에는 그야말로 영시미가 직접 마이크를 들고 찾아가서 참여를 이뤄낸다. 다양한 노동을 소재로 일반 시민들에게 찾아가 그들에게 자신의 노동을 소개하고, 이야기를 한다. 보통 인터뷰이는 노조 또는 시민단체의 소개를 통해 섭외되는데, 섭외된 인터뷰이에게 프로그램의 취지를 공유하면 대부분 적극적인 참여도를 볼 수 있다. 얼굴을 공개하지도 않고, 방송기술을 요구하지도 않기 때문에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다 자신 노동 현장의 사운드를 직접 녹음해오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기술지원과 체계적인 제작활동 속에서라면 다양한 사람들, 또는 소통이 필요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담겨질 수 있는 매체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라디오퍼블릭엑세스 활동의 한계
 
단기간의 시기에 여러 긍정적인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한다면 반면에 많은 과제들도 산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라디오 퍼블릭액세스가 충분히 공론화되어 있다거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했던 만큼 프로그램이 안착되기까지 앞으로의 넘어야할 산은 많다.
 
- CBS 라디오방송국과의 관계 문제
 
CBS라디오방송을 통해 시범적으로 라디오 퍼블릭액세스를 진행하고 있지만 진보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피디의 각오에서 라디오액세스프로그램이 편성된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방송사 내부적으로는 퍼블릭액세스에 대한 입장이 제도적인 체계화를 거의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이미 지난 전주MBC방송국에서 진행됐던 TV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시민채널]이 출발하게 된 과정과 닮아있다고 할 수 있는데 결국 당시 액세스 프로그램은 PD의 교체와 함께 여러 불편한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 2년 만에 종영되는 운명을 맞이했었다. 이 사례를 교훈으로 삼는다면 방송국 측에서 퍼블릭액세스에 대한 확고한 인식과 지원이 있지 않으면 프로그램의 생명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제작활동의 인력 부족
 
시민단체와 다양한 시민들의 소통공간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한계가 크다. 현재로써는 영시미와 전북대학교 방송국이 주로 제작하고 있지만 사실상 제작주체자의 범위들은 일반 시민과 시민사회단체로 확산되어야 더욱 다양한 관점과 소재들 그리고 현장감 있는 내용들이 담보될 수 있다. 하지만 영상매체에 대한 관심이 큰 반면 라디오 매체가 점차 소외되면서 라디오 제작에 의욕을 가지는 인력을 찾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당장 활동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이에 영시미에서는 이번 11월에 방송진흥위원회의 후원을 받고, 무료라디오제작교육[설레는 라디오와의 로맨스]를 총 8강으로 기획 구성해 진행하고 있다.
 
- 장비와 재원 부족
 
국내의 퍼블릭액세스 활동을 지원하는 제도들이 영상매체로 집중되어 있는 현실이다. 정부의 퍼블릭액세스 제작지원금이 TV에서만 책정되고 있어 현재 CBS에서 액세스가 11차례 진행되는 동안 제작자들은 방송에 대한 비용을 전혀 받을 수가 없었다. 라디오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이 방송국 내부적으로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개별적으로 시작된 데 따른 원인도 있지만 가장 중요하게는 지역라디오방송국 재정난의 어려움은 더 크기 때문이다.
또 전주시민미디어센터에서 마련되어있는 장비들은 당초 영상매체를 기반으로 짜여졌기 때문에 이번 라디오 퍼블릭액세스 활동을 하면서 가장 흔하게 겪는 어려움은 장비 부족이다. 녹음스튜디오 하나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제작될 수 있는 방송프로그램이란 것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라디오 퍼블릭액세스, 앞으로 어떻게?

2004년부터 있어왔던 전북 지역 내에서의 라디오 매체에 대한 관심이 불과 3-4개월 동안 급속도로 가시화되면서 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냈었다.
전북대학교방송국UBS와 영시미의 공동주관으로 라디오 퍼블릭액세스의 사례들이 만들어지고 있는가 하면 전북대가 주관하고 있는 지역행사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에서 미니FM(방송국 명 : 장또기 미니FM)을 운영하는 등 라디오 매체의 성과들이 탄력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런 활동들은 결과적으로 라디오를 대안적 미디어로써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이어지는 난점들은 당연하게 직면하는 문제들일 수밖에 없는 문제이고,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서 크게는 바람직한 공동체라디오가 설립되는데 기반할 것이다. 또한 공동체라디오를 전제하지 않더라도 라디오퍼블릭액세스는 그 자체로도 너무도 중요한 대안적 매체로써의 기능을 하고 있다.
라디오 퍼블릭액세스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이뤄져야 하고, 극복해나가는 실천들이 있어야만 한다. 일단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시민미디어로서의 라디오 공간이 아직 오지의 세계와 같다고 하나 라디오퍼블릭액세스네트워크 형태이든, 공동체라디오설립추진위원회 단위이든 시민사회단체들의 조직적인 결합을 이끌어내고, 체계화해 정책들을 수립하는 과정들이 필요하다. 또한 이들 시민사회단체들이 실제적인 방송제작 활동으로 지역사회의 의제들을 가지고 소통해야만 한다.
한편 일반 시민들 또는 특정계층들에게 라디오를 주제로 하는 다양한 제작교육들이 계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번 11월 진행하고 있는 무료라디오제작교육은 일반 시민들을 제작의 주체로써 또는 공동체라디오의 잠재된 인력으로써 다져나가기 위한 첫 시도이며, 이 후에도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교육을 기획해 라디오를 대안적 소통공간으로써 실험하고, 체계화시켜나가야 한다.
이와 같이 다양한 모색과 실질적인 계기들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라디오를 소통의 공간으로 삼고자 하는 대상들이 확대되고, 사례들이 축적되어야만 현재 기존 방송프로그램 안에 작은 코너로써 구성되어 있는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이 하나의 독립적 프로그램으로써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고, 대안적 매체로써 입지가 다져질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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