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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39호 이슈] 공동체라디오 공적지원 정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 송덕호 커라협 사무국장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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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39호 / 2007년 3월 7일

 


공동체라디오 공적지원 정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 송덕호 커라협 사무국장 인터뷰 - 


정리  문유심 (ACT! 책임 편집위원)

(* 지난 1월 30일 한국커뮤니티라디오방송협의회(커라협)의 주최로 ‘공동체라디오 공적지원 정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ACT!에서는 본 토론회 내용과 커라협의 올해 핵심 사업이 될 공적지원 확보 투쟁에 대해서 송덕호 커라협 사무국장(마포FM 편성국장)에게 서면 인터뷰를 요청하였다. 본 글은 송덕호 사무국장의 답변을 정리한 것이다.)
 
1. 올해 공동체 라디오에 대한 방송위원회의 지원금이 축소되고 내년부터는 전면 중단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것이 이번 토론회를 개최한 배경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이에 관한 그간의 경과와 현재 지원구조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십시오.송 : 공동체라디오는 시범사업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지원을 받아왔습니다. 시범사업이 도입된 2005년 11월엔 8곳의 시범사업자들이 장비 및 시설비의 50%를 지원받았습니다. 적게는 6천여만원에서 많게는 1억1천여만원을 지원 받아 현재의 방송국 시설을 설립한 것입니다. 그 이후 방송국 허가가 나고 시범방송을 시작한 2005년 9월부터 각 방송사마다 월 6백만원을 지원받았습니다. 이 돈은 제작지원금입니다. 경상비와 인건비로는 사용하지 못하고 오직 제작비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들어 제작지원금이 1백만원 줄어 월 5백만원이 지원되고 있습니다. 방송위원회는 정확한 답변을 꺼리고 있지만 파악해보니 내년(2008년)부턴 제작지원금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중단 이유는 공동체라디오 방송국을 앞으로 계속 늘려갈 예정인데 늘어나는 방송국 모두를 지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기금사업부 쪽에선 중단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공동체라디오 담당부서인 지상파방송부에선 여러 여건을 들어 갑작스런 중단은 아직 이르다고 판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 2006년 12월 12일 입법예고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공동체라디오의 재정을 기부금, 지자체 보조금, 방송광고수입, 협찬고지, 기타 수입금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시범사업자로서 방송운영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 시행령의 문제점에 대해 짚어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점에서 현실성이 없는지, 왜 명문화된 공적지원이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송 :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12조의3(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의 운영 등)3호는 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의 재원을 규정하고 있는데 '기부금, 지자체보조금. 방송광고수입, 협찬고지, 기타 수입금'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동체라디오가 재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들어가 있는데요. 오직 방송발전기금에 의한 지원만은 빠져 있습니다.
빠진 이유에 대해서 방송위원회는 상위법인 방송법에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데 굳이 하위법에 넣을 필요가 없어서 뺐다는 것입니다. 또한 시행령에 문구 하나 들어가는 것보다 방송위의 '정책적 의지'가 중요하고 방송위는 계속 지원할 정책적인 의지가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입니다. 내년엔 중단하겠다고 하면서 정책적 의지가 있다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방송발전기금에 의한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행령에서 제시하고 있는 재원들이 너무 불확실하다는 것입니다. 
기부금의 경우 공동체라디오방송이 지역의 공적인 매체로 자리 잡기 위해선 상당한 부분이 조성되어 방송국의 수입으로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개인이나 소수의 사람만의 방송국이 아닌 지역의 공적인 방송이 될테니까요. 하지만 방송국 수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창립된 지 10여년이 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민단체들도 재정의 50%이상을 기부금으로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부금이 많이 조성되기 위해선 방송이 지역 구석구석까지 잘 들려야 되는데 현재는 출력이 너무 약해 가청권역이 좁아 기부금을 조성하기가 어렵습니다.

지자체 보조금의 경우 현재 8개 방송국 가운데 최고 많이 받는 곳이 년 2천 5백만원 정도입니다. 이 이상을 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마저도 지자체의 사정에 따라 지원하지 않는 곳이 있고 강제적인 조항이 아니니 매우 불안정한 수입입니다. 또한 공동체라디오의 도입 취지 가운데 지방자치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지자체의 다양한 행정정보를 지역주민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조건에서 지자체를 감시 비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자체의 지원을 받으면서 지자체를 감시 견제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방송광고수입과 협찬고지는 현재의 1와트 출력으론 어림도 없습니다. 방송법에서 규정하는 대로 10와트로 증강된다고 해도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 정통부가 운영한 '소출력라디오 기술정책연구반'의 결과에 따르면 출력이 10와트로 올라간다고 해도 방송권의 확대는 매우 미미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광고와 협찬고지 수입이 수입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기 위해선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첫째는 방송이 지역 곳곳에 잘 들려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선 예상컨데 서울의 경우 출력이 30와트 이상 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송출안테나의 효율을 더 좋게 시설보완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둘째 방송이 많은 청취자를 확보하고 있어야 합니다. 지역에서 어느 정도 권위가 있으면서 유익해야 하고 방송의 질 역시 좋아야 할 뿐만 아니라 재미도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동체라디오는 일반시민이 만들고 있어 방송의 질을 확보하기 어렵고 그나마 공적인 내용이 많아 재미도 별로 없습니다. 권위도 아직까지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광고를 유치하기 위해선 방송내용이 오락적인 부분이 가미되거나 말랑말랑해져야 하는데 이는 공동체라디오의 정체성과 맞지 않은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기타 수입은 말 그대로 기타 수입이라 재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못할 것 입니다.
공동체라디오가 시민참여방송으로 그동안 기존방송들이 소외시켜온 사회적 소수자나 약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대안방송의 역할과 지방자치를 발전시키는 지역매체로의 공공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안정된 재원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방송발전기금이 최소한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토론회의 발제 내용 중 공동체라디오 활성화를 위한 재원확보 방안에 대한 것이 있었는데요, 시장 경쟁과 공적 지원을 적절히 조합한 새로운 모델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송발전기금 지원은 초기에는 개별 공동체라디오를 지원하는 것에서 장기적으로는 공동체라디오 펀드 조성을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며 공적 재원과 민간펀드가 결합한 형태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공동체라디오가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갖는데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관해 커뮤니티라디오협회의 입장(혹은 송덕호 국장님의 입장)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커뮤니티라디오협회(혹은 송덕호 국장님) 측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재원확보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송 : 공동체라디오방송의 공적인 역할을 위해선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방송발전기금이 그 하나가 될 수 있지만 전적으로 신뢰할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역시 방송정책이나 정치의 외풍에 따라 변화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또한 방송위의 의견대로 방송국이 많이 늘어날 경우 방송위의 입장에선 계속적인 지원이 매우 부담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금 조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한 관건이지만 공동체라디오방송기금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커라협이 공식적으론 공동체라디오방송기금에 대해 입장을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원은 방송발전기금으로 씨드머니를 만든 후 그외 다른 공적재원(예를 들어 복권기금, 지방자치특별회계자금)이 추가되고 기업의 사회공헌기금이 더해지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처음엔 100억원 정도 있으면 될 것 같고 이후 다른 재원에서 끌어들이는 방안이 있을 듯 합니다. 방송위원회가 매년 설립하고 있는 시청자미디어센터 하나에 들어가는 자금이면 조성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같은 돈이라면 시청자미디어센터 보다 공동체라디오방송에 지원하는 것이 몇 배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4. 공동체라디오의 ‘자생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쭈어보겠습니다. 공적 지원이 없는 것이거나 공적 지원의 비율을 낮추는 것 등 여러 형태를 고려할 수 있겠구요, 시기별로도 초기에는 지원, 중기적으로는 비율 조정, 장기적으로는 자력갱생이라는 식의 단계를 그려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공동체라디오의 ‘자생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있을 수 있구요. 이와 관련한 커뮤니티라디오협회(혹은 송덕호 국장님)의 의견은 무엇입니까?
송 : 공동체라디오의 '자생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커라협은 이에 대해서 의견을 결정하지는 않았구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공적인 지원이 중요하지만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도 중요합니다. 특히 지역에서 자리잡기 위해선 지역의 '공적인 소유'와 '공적인 운영'이 필요합니다. 공적인 소유와 공적인 운영이 자리잡지 못한다면 공동체라디오는 자칫 한 개인이나 한 집단의 방송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공적인 자금으로만 운영된다면 더 그럴 수 있습니다. 공적인 소유와 운영을 위해선 지역에 밀착하여 기부금이나 후원금 등의 지역의 다양한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예상컨데 광고나 협찬고지도 '후원'의 성격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광고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생력을 갖추는 것도 쉽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공동체라디오 방송은 스스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여야 합니다. 그것이 공동체라디오의 정체성에 부합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자생력을 갖춘 방송국이 나온다면 그 방송은 정말 지역에서 많은 일을 이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방송에 참여하고 각종 다양한 소식과 의견들이 소통되는 방송이 될 테니까요.
5. 토론 중 현 방송사업자들이 지나치게 소외계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은가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송덕호 국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공동체라디오가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 이유와 함께 말씀해 주십시오.
송 : 소외계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지나치다는 문제의식은 일정하게 수용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체라디오의 정체성 중 중요한 두 가지를 고르라면 하나는 사회적 소수자의 커뮤니케이션 권리 실현이고 또 하나는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소외계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바로 사회적 소수자의 커뮤니케이션 권리를 실현한다는 것으로 매우 긍정적입니다. 장애인이나 노인, 성적소수자 등 그동안 기존방송에서 들을 수 없었던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이들이 방송을 통해 상호소통하고 공유하면서 자신들이 처한 문제점을 확인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 공동체라디오가 정말 큰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만 잘 해도 공동체라디오는 제 몫을 톡톡히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공동체라디오방송에서 부족한 부분이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하는 부분인데요. 이는 자칫 공동체라디오가 갖는 한계일 수 있는데요. 공동체라디오는 시민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내기 어렵고 전문성을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방자치를 감시하고 그 대안을 만들기 위해선 어느 정도 취재력이 갖춰져야 하고 전문성이 길러져야 하는데 현재의 구조에선 자원활동가들이 방송활동을 1년 이상 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여러 사정이 있겠지요. 그러다 보니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크지는 않습니다. 공동체라디오에 참여하거나 공동체라디오를 청취하는 일반시민들이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선 이 부분으로 공동체라디오방송이 한 걸음 나아가야 하리라 생각됩니다. 소외계층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다는 문제의식은 바로 이 지점을 지적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를 위해서라도 방송국이 자생력을 갖추고 전문적인 인력들을 길러내야 하리라 생각됩니다.
6. 이번 토론회 이후 지속적으로 공적지원 확보를 위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실텐데요, 커뮤니티라디오협회 단위에서는 구체적인 전략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 말씀해주십시오.
송 :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된 것은 없습니다. 오는 2월 24일 예정되어 있는 총회에서 계획이 세워질 예정인데요. 아마도 올 한해는 공적지원 확보를 위한 투쟁에 많은 힘을 쏟을 것 같습니다. 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7. 공적지원 확보를 위해 함께할 연대 세력으로 어떤 이들이 있습니까?
송 : 넓게는 모든 시민사회세력이 연대할 주체라고 생각되고요. 좁게는 미디어활동가들과 지역풀뿌리활동가들이 주요 세력이 되리라 생각되는군요. 특히 공동체라디오를 준비하고 있거나 기획하고 있는 단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커라협은 올 한 해 같이 할 수 있는 모든 세력과 함께 할 예정입니다.
8. 올해 사업자 선정을 준비하는 단체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 역시 공적지원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할 주체라고 보는데요, 준비 단체들에게 재정 문제에 대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송 : 시범사업 땐 시설과 장비의 50%를 지원받았지만 앞으론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공적지원으로 확보해내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초기 지원이 없을 경우 모든 경비를 자체 조달해야 하는데 8개 시범사업자 가운데 가장 적은 비용이 든 데가 약 9천여만이 들었습니다. 이는 순수하게 장비와 시설비이고 그 밖에 사무실 임대와 운영경비를 합친다면 없어도 2억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적은 돈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는 최소한입니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방송국이 자리잡는 기간 동안의 경비까지를 포함한다면 3억 이상이 있어야 하리라 봅니다. 조금 여유를 갖는다면 4억 정도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지역의 역량이 결집될 필요가 있습니다. 공적인 조직과 운영구조를 만들고 이후 지역의 다양한 영역에서 재원을 확보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해볼만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공적지원 문제가 해결되어 큰 보탬이 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공적지원 투쟁에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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