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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46호 이슈] 방송위원회 부산미디어센터 센터장 선임과정의 문제 - 실질적 운영위원회 운영모델로 가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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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46호 / 2007년 10월 19일

 

 

방송위원회 부산미디어센터 센터장 선임과정의 문제 


- 실질적 운영위원회 운영모델로 가야한다. -
권용협(부산시청자주권협의회 사무국장)
 
지난 9월 6일 신임 센터장이 선임되면서 방송위원회 시청자미디어센터(부산)은 2기째로 접어들었다. 설립 초기에 방송위와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디어센터 추진위원회는 미디어센터의 운영모델로 운영위원회를 상시적 의결기구로 두면서 방송위원회의 내부 조직에 미디어센터를 두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의 논의에서 도출된 합의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불완전한 형태가 되었고, 이후 미디어센터의 운영과정에서 약간의 변화도 있었다. 그로 인해 우려했던 부분들이 이번 센터장 선임과정에서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여러 단체들이 센터장 선임과정에 대해서 방송위원회의 그릇된 인식과 월권 등에 대한 지적을 했다(물론 방송위원회는 “절차상의 이상 무”를 근거로 제기된 문제의식들을 일거에 단두해 버렸지만). 얼마 없는 지면을 다시 방송위원회에 대한 성토(그래도 궁금하신 분들은 부산시청자주권협의회,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민언련 등에서 발표한 의견서, 성명서, 질의서 등을 참고하거나 천영세 의원실과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가 주최한 공공미디어센터 정책 토론회 자료를 참고하면 된다)로만 채운다는 것은 낭비라는 생각에 여기서는 운영구조상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근본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서 구조적으로 어떤 개선이 필요한 것인지, 혹은 현 상태에서 제 주체들의 노력으로 대안적인 운영의 묘를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검토해 보고자 한다. 대부분 운영위원회에 대한 평가가 중심이 될 것이며, 그래서 매우 조심스럽고 고통스럽다.애초에 운영위원회 모델로 합의가 이루어 질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의 공적지원을 통한 미디어센터 모델들이 가지는 한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 측면과 방송위원회의 구조적인 한계라는 측면에서 상호 선택지가 넉넉하지 못한데 기인한다.
기존의 미디어센터들이 대부분 건립비용에 대한 공적지원을 끝으로 더 이상의 물적 지원이 없는 상태로 운영이 되면서 상당수는 지속성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방송위원회의 대규모 미디어센터가 지속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방송위원회 산하 기구로 두는 선택이 적절할 수 있었고, 미디어센터의 운영의 자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운영위원회 구조를 병치한다면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반면에 방송위는 공적지원을 통한 공공기관을 내부 조직 내에 두게 되면 스스로 집행했던 지원예산으로 내부 자산을 만드는 꼴이 되는데 운영위원회 구조를 두면서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와 같은 상호 이해의 접점은 운영위원회 구조라는 색다른 모델을 창출했고, 잘 운영된다면 기존의 미디어센터 운영모델과는 다른 긍정적인 효과들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개관한 지 만 2년째. 위와 같은 기대감 때문에 오히려 실망은 더욱 컸다. 
운영위원회는 그 위상이 애초 합의에서 후퇴해서 예, 결산에 관한 의결권이 없는 상태로 출발한 것뿐만 아니라 이후 은근슬쩍 운영정책안의 의결권까지 제거되었다. 결국 운영위원회 중심 모델에서 갖는 운영위원회의 지위와 역할 사이에 넓은 간극이 생기게 되었고, 할 수 있는 바가 별로 없는 운영위원회는 센터 운영과 관련한 정책적 심의를 할 만큼의 논의력조차 잃어 갔다. 이 과정은 아주 자연스러운 형태로 완만하게 진행이 되었다. 여기서 완만한 형태로의 진행이 갖는 의미는 가슴 아프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운영위원회는 지역시민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분들로 구성되어있다. 그러나 미디어센터가 잠재하고 있는 지역미디어운동과 시청자미디어센터의 역할, 그동안의 역사성에 대한 인식은 충분하지 못한 상태였다. 여기에는 미디어운동의 담론 자체가 지역 시민사회에서 의제로써 가지는 중요도가 아직 낮다는 점, 지역의 미디어운동 단체와 활동가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담론과 정책에 대한 논의들이 전무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으며, 변명의 여지없이 지역 미디어활동가들과 시청자단체의 활동이 미약했다는 자기반성을 동반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운영위원회가 인식의 저변과 깊이를 가질 수 있도록 정책적인 보좌를 할 수 있는 구조도 없고, 없는 구조 속에서 의지를 내어서 보좌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센터의 직원들의 활동도 기대할 수 없었다는 점도 있다. 최근 새로 보궐 추천임명된 운영위원 분들은 기본적인 오리엔테이션 개념의 안내, 해설도 없이 바로 센터장 추천과정에 뛰어들어야 했던 것(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운영위원회의 권한 중 하나)만 보더라도 센터직원, 방송위, 심지어 운영위 내부에서도 운영위원회의 논의력 제고 필요성에 대한 인식조차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 때문에 운영위원회는 심의의 역할에도 만족스러운 활동력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일차적인 책임은 방송위원회에 있다 하더라도 기존 운영위원회가 자기 정체성을 상실해 가고 그것을 제 주체들이 방관했던 결과로 서서히 논의력이 실종되어가는 과정, 거의 모든 의결권을 거세당한 구조적인 한계, 거기에 운영위원 상당수의 대거 교체는 이번 센터장 모집에서부터 임명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운영위원회를 유명무실하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먼저, 방송위원회에서는 운영위원회의 예, 결산 의결권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초의 운영규정을 개정해서 운영정책안의 의결권을 없애버린 것에 대한 문제제기에도 예, 결산 의결권과 분리할 수 없어서라는 궁색한 이유로 얼버무렸다.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서 운영위원회의 지위와 역할 간에 생긴 균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립운영 모델 밖에는 없고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지원의 중단과 다름이 없다며 협박에 가까운 답변을 하기도 했다(신상근 방송위원회 시청자지원팀장-9월 6일 국회도서관에서 진행했던 “공공미디어센터 정책토론회”). 
구조적인 문제의 해결은 많은 지면을 요구하기 때문에 논외로 미루고 우선 현재의 구조 안에서 방안을 찾아보자. 현재의 구조 안에서 자율성의 최대화라는 운영원칙에 근접하기 위해서 운영위원회가 심의를 할 수 있는 구조는 마련되어야 한다. 방송위원회의 일련의 모습에서 그런 노력은 찾기 어려웠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운영위원회의 논의력을 떨어뜨리려는 의도 혹은 노력은 엿볼 수 있었다.
방송위원회는 운영위원회 보궐 위촉을 위한 공고를 내면서 내부 논의 없이 운영위원회의 구성 영역을 조정했다. 운영위원회 활동 즉 운영과 관련한 안의 심의에서 전문성이 결여되었다는 자체 평가가 있었다면 운영위원회가 먼저 전문영역을 확장해서 운영위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했어야 한다. 그러나 운영위원들은 방송위원회의 보궐 위촉 공고안이 전문 영역과 장애인 영역에만 국한 되었다는 사실 조차 몰랐다. 
또한 보궐 위촉한 운영위원을 발표(8.16)하고 하루 만에 운영위를 개최(8.17)해서 센터장 공고안을 의결하고 나흘 뒤부터 바로 공모(8.21-8.28)에 들어갔으며, 공모기간 종료 후 이틀 만에 서류, 면접 심사(8.30)가 이루어졌고, 그 다음날 방송위원회로 추천인 명단을 올렸다(8.31). 새로 위촉된 운영위원들은 심의는 고사하고 운영위원회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에 대한 사전 인지의 시간조차 가질 수 없었고 기존의 운영위원들에게도 심의할 시간을 가질 수는 없었다.
그 외에도 공고안에 기존의 안보다 지원자의 응모조건을 까다롭게 제한한 점, 운영위원회의 추천을 3배수 무순위로 할 것 등을 요구하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월권도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은 “절차상의 문제없음”의 과정이었고 실제로도 현저하게 규정을 위배한 사항들은 없었다. 결국 모든 책임은 그런 과정에 거수기 역할만 강요당한 운영위원회의 책임으로 돌아왔다. 방송위원회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운영위의 정체성이 상실된 상황에서 운영위를 거수기와 같은 처지로 떨어뜨리고 절차상 문제없이 깔끔하게 센터장 선출과정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만일 운영위원회가 예, 결산 의결권과 운영정책안의 의결권 등 구조적으로 가질 수 없는 권한들 외에 심의권이라도 제대로 갖추고 논의력이 높았더라면 이렇게 일사천리로 일을 처리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제 주체들의 이해의 교집합에서 출발한 운영위원회 모델이지만, 시민사회에서 바라던 실질적인 운영위원회 모델과 방송위원회에서 추구하던 형식적인 운영위원회 모델의 차이가 운영위원회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가져왔고, 좀 더 노련했던 방송위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형식적인 운영위원회 모델로 전락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가슴 아프게도 이 과정 전체에 운영위원회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한편에서는 이러한 문제제기가 신임 센터장에 대한 불신임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제안을 하기도 하고, 또 한편에서는 그나마 신임 센터장의 면면이 센터장으로서 부적합한 것 같지는 않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논의의 핵심은 운영위원회의 지위와 역할의 균열을 치유하자는 쪽으로 가야하는 것이 맞으며, 센터장 선임도 결과가 좋으니 된 것 아니냐는 식은 경계해야 한다. 그것은 지금 결과와 무관하게 앞으로 더 많은 사례들의 전례가 되는 선임과정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산의 미디어센터 모델은 광주에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이후에 건립될 방송위의 대규모 미디어센터에도 적용될 것이다. 향후 구조적인 해결에 앞서 실질적인 운영위원회 모델이라도 완성해 보고, 센터장 선임의 절차가 다시 파행적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운영위원회의 논의력을 이렇게까지 저하시킨 근본 원인을 밝혀야 하고, 책임 있는 사후 처리가 있어야 한다. 



그럼 이제 무엇부터 할 것인가?
절차상의 문제가 없었다는 방송위원회와 결과가 좋으니 되었다고 보는 일부 운영위원 등에 강력하게 문제제기와 책임 있는 사후 처리를 약속받아야 한다. 그리고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지 못한 지역의 미디어활동가와 시민사회단체들이 각성해야 한다. 운영위원회의 논의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제안해야 될 책임도 있다. 이 부분은 센터의 직원들에게도 요구를 해야 한다. 제대로 회의록이 공개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부터 바로잡아야 하고 운영위원회 안건이 운영위원들에게 미리 전달되어서 숙지하고 참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지역의 미디어활동가와 시민사회단체들과 더욱 자주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만들고 상설화해야 한다. 
운영위원회가 먼저 나서야 한다. “형식적인 운영위원회 운영모델”을 주도면밀하게 추구하는 방송위원회에 대해서 속수무책이고, 공고안의 심의조차 없이 거수기 역할에 이용당하면서 스스로 정체성과 위상을 상실한 운영위원회가 자기평가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지금의 모습은 계속해서 실망스런 결과만을 가져올 것이다. 평가부터 철저하게 하고 책임지는 자세와 액션을 먼저 보여주어야 할 곳은 운영위원회이다. 할 만큼 했고, 결과도 썩 나쁘지는 않다는 식으로 넘어가려는 모습은 지역시민사회의 대표성을 가지고 운영위원회 활동을 하는 운영위원의 자세가 아니며, 시민사회운동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분들로서 따르고 존경하는 대중들 앞에서 취해야 하는 모습과도 멀다는 점을 고려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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