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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46호 현장] 독립영화전용관 개관의 의미와 향후 독립영화 배급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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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46호 / 2007년 10월 19일

 

 

독립영화전용관 개관의 의미와 향후 독립영화 배급의 과제 

 
김화범(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 전용관팀장) 
1. 들어가며
사단법인 한국독립영화협회(이하 한독협)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명동 중앙시네마 3관)를 10월 2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정식 개관(정식 개관은 11월 8일) 전 이지만, 극장 운영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극장운영시스템과 상영프로세스에 익숙해지기 위한 일종의 워밍업이다. 예열의 시간을 지나, 11월 8일 제대로 달궈진 형태로 독립영화전용관이 운영될 것이다. 
전용관의 필요성을 제기한 시점에서부터 거의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오랜 설득과 준비시간을 거친 셈이다. 그 시간 동안 한국독립영화협회는 지속가능한 배급과 상영활성화라는 화두를 품고, 관련 정책 사업과 다양한 배급?상영 사업들을 추진하면서 성과들을 축적해왔고, 그 결과물로서 독립영화 배급행동의 일대 전기를 마련할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이 탄생하게 되었다. 
절박한 심정과 독한 결심 속에서 탄생한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독립영화 배급에, 나아가 독립영화 전반 그리고 더 나은 영화문화 환경조성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인가 혹은 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 전용관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나 기대감을 넘어서, 다시 원점에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배급?상영 사업들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배급 윈도우(창구) 형태로 구획되지 않고 배급행동을 가로지르는 전략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지속가능하면서도 자생적인 독립영화 배급은 어떤 형태로 존재해야 하는 것일까. 
이런 고민들과 질문들은 이전하고는 ‘다른’ 방식으로 신호음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응답하는 형태로 작성된 이 글은 독립영화가 제작-배급-상영될 수 있는 ‘자율적 생성’의 기운을 북돋아 줄 전용관이 독립영화 배급에 미칠 영향에 대해 가늠해보고 전용관 이후의 독립영화 배급의 과제에 대해 맵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개관의 의미

사실 독립영화전용관 개관에 가려 있지만,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의 설립은 전용관의 의미를 넘어서는 아주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 설립을 옆에서 지켜본 배급활동가로서 감회가 남다르다.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 배급팀에서 시작해서, 배급위원회 그리고 배급지원센터까지 매년 다양한 배급정책 사업과 배급?상영사업을 의욕적으로 진행하면서 얻어진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독립영화 진영에서 스스로가 새로운 배급지원조직을 만들어내고 공적 지원을 이끌어낸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독립영화 20년 역사 안에서 배급의 문제는 언제나 큰 근심거리였다. 개별 작품들 중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기기도 했지만, 성과가 체계적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그 진폭은 대체로 미미했다. 그 동안 독립영화 전문배급사 ‘인디스토리’와 몇 몇 독립영화 배급사가 생겨나기는 했지만, 지속적으로 역할을 하는 배급사는 인디스토리가 거의 유일한 지경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자본주의 시장질서 안에서 독립영화가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으로 제작자-배급사-극장-관객을 밀접하게 연결시키고 네트워크할 포괄적이면서 공공적인 지원체제가 만들어져야 할 필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에 능동적으로 배급의 문제를 풀어갈 조직, 개별 영화를 넘어서서 다양한 주체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지원할 배급의 허브 역할을 할 단위가 바로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이다.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는 그동안 개별 분산, 고립적인 독립영화 배급활동에 마침표를 찍고, 네트워크 배급전략을 실행할 지원 허브로서 역할을 할 것이다. 여기에 전용관까지 마침내 개관을 앞두고 있다. 공동체상영과 팩키지 미디어, 방송의 영역을 가로지르면서도 정작 중요한 극장상영이 빠져있었는데, 이제 극장-공동체상영 등 배급 창구를 확보함으로써 이전하고는 다른 조건에서 배급 사업을 재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한축을 담당할 전용관 개관이 반가운 이유이다. 
전용관이라는 물적 토대를 확보했기 때문에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는 좀 더 공세적이면서도 안정적인 배급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네트워크 배급’ 전략 속에서 배급지원센터 기능과 ‘상영의 안정적인 토대’인 전용관이 지속가능한 배급의 청사진을 그리고, 좋은 성과를 축적하여 독립영화 배급의 자생력을 높일 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독립영화 배급정책 보고서 - 『독립영화의 자율적 배급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네트워크 배급 시스템’ 구성』을 참조) 
따라서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와 전용관의 물적 토대가 더욱 확고해지면, 말 뿐인 ‘다양성’ 논의를 넘어서 실질적인 ‘영화문화 공공성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3. 독립영화전용관의 운영과 상영프로그램 소개

3-1. 전용관의 운영원칙과 내용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원칙의 대전제는 ‘영화문화 공공성 확대를 통해 영화문화 다양성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시민사회?소수자 공동체와 함께 하는 커뮤니티 시네마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새로운 경향의 독립영화를 발굴하고자 한다. 독립영화 관객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해 독립영화 제작-배급 전반에 기여해야 한다. 
전용관 운영원칙에 근거하여 2007-2008년 전용관 핵심운영 1차 목표는 ‘독립영화 전용개봉극장’으로서 안정적인 운영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극장 운영과 프로그램, 회원 사업 등의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정리하고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와 연계한 배급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독립영화 관객커뮤니티 확대를 위해 다양한 회원제도와 ‘인디아카이브’를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파트너십 회원의 경우는 지역, 시민사회단체, 소수자 커뮤니티 단체와 정기상영회도 함께 기획하고 단체회원들은 일정한 관람료를 할인받는 제도이다. 파트너십 회원제는 시민사회운동단체들과 지속적인 연대를 통해 전용관의 사회적 책임과 영화문화 공공성 강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전용관의 임무이다. 
인디아카이브는 독립영화 라이브러리를 구축하여, 관객들이 쉽게 독립영화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힐 것이다. 독립영화 연구, 상영 기획을 위한 일종의 사랑방을 지향함으로써 일상적으로 독립영화가 이야기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자 한다.


3-2. 프로그램 원칙과 내용 
독립영화전용관의 기본 프로그램은 장편독립영화 개봉과 상영이다. 개봉 상영작의 선정기준은 아래와 같다. 
첫째, 관객에게 주류 산업영화와 다른 시각적 경험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스타일 또는 도전적인 내용의 주제를 담은 영화
둘째, 노골적으로 상업적이지 않아서 경제적 리스크가 높아 마케팅이 곤란한 영화
셋째,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이슈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영화
넷째, 자국영화, 외국어 영화 중 주류를 겨냥하지 않은 영화
 
 
극장 개봉의 경우는 좀 더 작은 규모의 독립영화를 중심으로 개봉할 계획이고, 최소 2주의 상영기간을 원칙적으로 보장하려고 한다. 독립영화전용관에서 단독 개봉할 영화들과 영진위 배급지원작 그리고 해외 독립영화들이 개봉될 것이다. 
극장 개봉 이외에 정기상영회, 기획전을 꾸준히 개최하고자 한다. 특히 실험영화, 애니메이션은 정기상영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객들에게 소개될 예정이다. 기획전은 해외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실험영화들을 기획전 형태로 국내 소개하고 국내 작품들도 기획전을 열 계획이다. 
전용관 대관의 경우는 독립영화제를 우선적으로 지원하며, 공공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영화제를 최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개봉극장임을 감안해서 일정 비율이상으로는 대관할 수 없을 것이다. 

4. 독립영화전용관 설립이 독립영화 제작 및 배급 상황에 미칠 영향
전용관의 개관과 그에 따른 안정적인 운영은 독립영화 제작-배급-상영-관객이라는 네 가지 축에서 동시다발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다.
1) 독립영화제작-전용관: 안정적인 상영공간 확보
○ 제작자들에게 전용관은 극장개봉에 대한 일정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아니라, 좀 더 공세적인 배급활동을 위한 ‘토대’이다. 
○ 제작자가 전용관을 통해 관객들과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할 수 있다. 
○ 독립영화 배급의 구체적인 정보가 축적될 수 있기 때문에 독립영화제작자들이 정확한 타켓 관객층을 설정하여(기획)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

2) 배급(사)-전용관: 지속적인 배급의 가능성 확대
○ 독립영화 배급(사)에게 전용관은 기본적으로 지속적인 파트너쉽을 함께 형성해서 배급과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논의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물적 토대이다. 
○ 독립영화 극장 배급역량의 지속적인 향상을 통해, 다른 배급의 통로를 통해 공동체상영, 펙키지 미디어, 방송 등 윈도우를 가로지는 전략이 가능하다.

3) 극장-전용관: 독립영화 상영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의 물적 토대 마련

○ 기존의 아트플러스 예술영화관과 교류를 통해 독립영화가 안정적으로 극장 개봉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가능하다. 
○ 아트플러스 예술영화관과의 교류를 통해 기획 상영회 등과 같은 상영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4) 관객-전용관: 독립영화 관객커뮤니티의 개발과 확대

○ 독립영화의 정기적인 극장 개봉과 정기상영회 등을 통해 독립영화에 대한 보다 다양한 관객층을 개발할 수 있다.
○ 독립영화 관객커뮤니티를 지속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관객운동 확산의 물적 토대가 될 수 있다.
○ 관객 사업을 통해 다양한 상영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
 
 
4. 독립영화전용관 설립 이후 독립영화 배급의 과제 
: 공적 지원구조에만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이고 지속적이면서 스스로 가능한 배급 활동의 선순환구조 마련
지속가능한 배급이 가능하려면 지금의 사회체제를 넘어선 다른 사회와 다른 영화제도를 꿈꾸어야 되지 않을까. 그것을 준비하고 실험하고, 성과를 남기는 것이야 말로 과제라고 할 수 있겠다. 아래의 과제는 그런 의미에서 장기적인 과제로 볼 수 있겠다.
1) 전용관의 개관 이후 배급 창구를 가로지는 종합적인 중?장기 배급전략 수립

독립영화 배급전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네트워크 배급전략’이다. 주체-컨텐츠-인프라를 엮어내면서 창구별로 단락되어 있는 배급환경을 유기적으로 네트워크 체계로 구분하여 지속적인 접속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트워크된 공공영역의 확대. 그 속으로 지속적으로 독립영화가 유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종의 자본주의 시장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면서도 독립영화 자체의 공공영역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용관 개관 이후 축적되는 데이터를 가지고, 다시 한번 독립영화가 자생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겠다.
2) 전문적으로 독립영화 배급을 담당할 다양한 조직체의 필요성
당장에 시급히 추진되어야 할 과제인데, 전용관이 설립되면 극장에서 개봉할 수 있는 작품들이 다수 필요하게 된다.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가 ‘배급사’가 아니기 때문에 한 작품만을 놓고 배급을 책임질 수는 없다. 배급활동가 한 명이 책임지기도 쉽지 않다. 좀 더 조직적인 형태로 배급문제를 풀어갈 배급조직이 시급히 등장했으면 좋겠다. 그런 단초들이 태동하고 있다.
3) 주체, 콘텐츠, 인프라 네트워크의 종합: 커뮤니티 시네마 네트워크 구성
네트워크 배급의 세 단위는 주체와 콘텐츠, 인프라이다. 단위에 맞는 네트워크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으며 단위별 네트워크를 통해 최종적으로 커뮤니티 시네마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 (공공라이브러리, 공동체상영운동네트워크, 미디어센터 상영관 등)
4) 온라인 지원체제 구축 : 인포메이션, 데이터베이스, 커뮤니티의 종합적 구성
오프라인 중심을 넘어서, 일상적으로 접속 가능한 온라인 공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작품정보 제공을 넘어서, 커뮤니티 시네마 네트워크가 구현될 수 있는 온라인 종합 지원체제가 필요하다. (온라인지원센터 구축)
5) 국제 교류 및 연대 현실화
한국을 넘어서는 아시아 연대, 국제 교류가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히 ‘해외 배급’이라는 틀을 넘어서 지속적인 연대와 교류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사업들이 배치되어야 한다. 2008년을 국제교류 사업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추진할 것이다.
6) 공적지원체제 구축 및 지역 공공상영관 설립/공동체상영 활성화
장기적인 전략 속에서 차근차근 준비해야 하겠지만, 지금은 산발적이고 분산적인 지원체계를 일원화하여 효율적인 공적 지원체제를 만들고, 지역의 작은 거점 상영관이 활성화되는 것이 필요하다. 독립영화 전용관이 다양한 지역에서 가능하게 하는 것.

5. 나가며

이제 다시 출발점에 서 있다. 앞으로 3년이 독립영화 배급 그리고 나아가서는 독립영화 제작 활성화에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이 중요하다. 
전용관이 개관하기까지 많은 분들의 연대와 지지를 경험했다. 시민,문화,영화계 단체들의 연대와 지지 그리고 독립영화를 지지해준 관객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

*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홈페이지 : http://indiespac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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