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48호 / 2007년 12월 30일
‘지역여성미디어운동 정책 생산을 위한 워크숍 지역여성미디어센터와 지역여성미디어운동네트워크 구축하기 |
여성영상집단 움 |
2007년 11월 23~24일 (사)제주여민회, (사)대구여성의전화, 대구여성영상상영공동체 핀다, 수원여성영상제작집단 씨, 여성영상집단 움, 여성영상미디어센터WING 등 여성주의 미디어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제주, 대구, 수원, 서울 4개 지역 여성미디어 활동가 25명이 모여 [지역여성미디어운동 정책생산을 위한 워크숍 : 지역여성미디어센터와 지역여성미디어운동네트워크 구축하기]를 진행했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현재 남성 중심적인 미디어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한 활동과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새로운 여성주의 미디어와 미디어 구조를 창조하는 활동들이 진행 중이지만, 대부분의 활동은 여전히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서울을 중심으로 집중되었던 정보와 자원들을 지역으로 분산하고, 지역에서 지역으로 확산되는 여성미디어운동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야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번 워크숍은 지역의 여성주의 미디어활동가들이 활동상황과 정보를 공유하고, 지역여성미디어운동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최초의 장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워크샵을 주최한 여성영상집단 움이 사회를 맡아 참가자를 소개하며 본격적인 워크숍이 시작됐다. 워크숍은 크게 지역 여성주의 미디어활동을 공유하기 위한 발표와 지역여성미디어운동 활성화를 위한 토론으로 나뉘어 [1부 기조발표], [2부 지역의 여성미디어활동사례 발표], [3부 지역여성미디어운동 활성화를 위한 토론], [4부 지역여성미디어운동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1부 기조발표 - 지역여성미디어운동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목표와 과제 1부 기조발표는 2001년부터 여성주의미디어활동을 펼쳐온 여성영상집단 움에서 [지역여성미디어운동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목표와 과제]라는 주제로 기조발제를 하였다. 여성영상집단 움은 올해 초 [지역여성미디어활동가 양성 워크숍]을 진행하기 위해 9개 지역의 여성미디어운동 현황 및 여성들의 미디어활동에 대한 욕구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역 여성들의 미디어활동에 대한 욕구가 높아 미디어교육, 모니터링, 영상제작활동, 상영활동 등 미디어 활동을 시도하거나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들의 미디어에 대한 접근이 어렵고, 미디어센터 등 지역의 미디어 활동 지원 단위가 존재할 경우에도 성인지적 관점에 근거한 지원이 제대로 뒷받침되고 있지 않아 지속적인 활동을 하기 어렵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지역의 미디어활동에서 여성소외는 여전하고, 공공미디어영역의 남성중심성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지역에서 여성미디어운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미디어에 대한 정보의 공유와 실질적인 지원체계 그리고 정책생산과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근거한 지역여성미디어운동의 활성화를 위한 전략 과제로 첫째, 여성주의 미디어활동가 양성, 둘째, 지역여성공동체에 기여하는 커뮤니티 미디어 발굴, 셋째, 다중심의 지역여성미디어운동네트워크 건설, 넷째, 지역여성미디어운동의 정책생산센터이자, 코디네이터 역할을 할 여성미디어센터의 설립을 제안했다. 기조발표 후 진행된 토론에서 참가자들은 여성주의 미디어 활동의 정보 부족과 공유의 어려움, 여성주의 미디어운동 정책의 필요성, 여성영화제 상영정보 및 리스트 공유, 상영매뉴얼 공유 등 지역상영활동을 위한 네트워크 필요성을 토론하며 지역여성미디어운동 네트워크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는 자리가 되었다. 2부 지역여성미디어활동 사례발표 2부 지역여성미디어활동 사례발표에서는 (사)제주여민회와 (사)대구여성의전화가 진행하고 있는 여성영상치유방 운영사례, 여성영상미디어센터 WING 운영사례, 수원여성영상제작집단 씨 활동소개, 대구여성영상상영공동체 핀다의 활동을 소개하고, 현재 활동에 대한 고민과 과제에 대해 토론을 펼쳤다. 제주지역에서 20여 년간 여성운동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온 ‘(사)제주여민회’는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여성운동의 영역을 넓히고, 대중들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해 2000년부터 해마다 제주여성영화상영회를 진행해왔다. 미디어를 통한 다양한 여성운동을 위해 2007년 10월 여성영상집단 움과 함께 [제주여성주의미디어활동가양성워크숍:여성주의미디어교육활동가양성과정]을 진행했고, 그 과정을 통해 여성미디어센터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거울아 거울아’라는 이름의 여성영상치유방을 온/오프라인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례를 발표했다. 또한, 2008년에는 여성미디어센터 준비모임을 시작할 계획을 밝히며, 독립적인 여성영상미디어센터로 전환하기 위한 방향과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여성영상미디어센터 WING’은 2007년 3월 준비모임을 시작하였고, 지난 5월 여성영상집단 움 주최 [서울여성주의미디어활동가양성워크숍:여성영상미디어센터운영기획자과정]을 통해 여성영상미디어센터의 방향과 틀을 잡고, 미디어교육, 영상물제작, 상영배급, 네트워크 사업 등을 진행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성영상미디어센터WING’은 국내 처음 설립된 여성영상미디어센터로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 여성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폭력피해여성, 지역여성, 10대 여성들이 미디어를 통해 여성의 입장에서 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센터의 목적으로 한다. 현재 사회복지법인 WING 내 위치하고 있는데, 기관의 미디어활동에 대한 이해부족과 입장차이로 인한 문제점이 있어 독립적인 조직의 위상과 운영을 고민하고 있고, 여성미디어활동가들의 연대를 통해 사업과 운영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고 미디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
대구의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과 여성인권활동을 위해 20여 년간 힘써온 ‘(사) 대구여성의 전화’는 2007년 8월-9월 동안 여성영상집단 움이 주최한 [대구여성주의미디어활동가양성워크샵:여성영상치유방운영기획자양성과정]을 통해 여성들이 스스로 영상을 촬영, 상영, 아카이브하는 여성영상구술박물관이자, 지역여성들의 치유공간인 여성영상치유방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시범 운영하였고, 11월 2일 여성영상치유방을 공식 개소한 과정과 운영사례, 여성영상치유방이 여성 커뮤니티 미디어로서 갖는 의미와 성과, 이후 계획에 대해 발표하였다. 수원여성회의 ‘여성영상제작집단 씨’는 10년간 진행되어온 영화비평모임 ‘비틀어보기’에서 2004년 여성주의 영상제작교육 후 여성영상제작모임으로 전환했다. 수원여성회와 지역에 필요한 영상제작 활동, 수원지역방송의 시민참여프로그램 참여, 지역 미디어센터 설립 준비에 참여 등 지역 미디어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지역 활동가를 대상으로 한 미디어 교육을 하는 등 지역 미디어활동가 양성 및 활동지원단체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수원지역의 활동가나 단체들이 미디어 활동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시민참여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정기적으로 방송에 맞춰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되면서 겪는 제작의 주체성이 떨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현재는 여성단체의 여성영상운동모임에서 독자적인 단체로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3년 동안 수원지역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성별에 따른 교육내용과 효과의 차별성에 주목하여, 2008년에는 지역의 여성주의 영상문화 확산을 위해 지역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실시하여 새로운 여성영상활동가를 발굴하는 활동계획을 발표하며 끝을 맺었다. 올해 활동을 시작한 ‘대구여성영상상영공동체 핀다’는 지역에 여성영화를 보급하고 여성주의 영상을 상영함으로써 관객들과 함께 여성의 삶과 경험에 대해 나누고, 여성주의 언어로 표현하고자하는 욕구를 발굴하려하는 것을 활동 목표로 삼고 있다. ‘대구여성영상상영공동체 핀다’는 여성단체에서 활동하거나 여성주의 문화 활동을 한 활동가들로 구성되어있다. ‘여성영상상영공동체 핀다’의 정기상영회 [침묵의 일상, 아(我) 기지개를 핀다]와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대구지역의 여성영화 관객층 발굴과 여성주의 영상에 대한 해석과 소통에 대한 현재 활동의 고민과 과제를 발표했다. 각 지역의 활동소개 발표 후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참가자들 대부분 여성미디어센터의 필요성과 설립을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성미디어센터 설립준비에 대한 질의응답과, 현재 운영하고 있는 ‘여성영상미디어센터WING’의 조직구성과 체계, 의사결정구조, 재정마련 등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또한, 참가자들이 여성단체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단체 내에서 미디어 활동의 독자성을 확보하기 위한 소통구조, 의사결정구조, 재정마련, 장비 마련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워크샵 1,2부에는 미디액트 정책연구원, 문화관광부 여성정책전문위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등 미디어 연구자들과 문화관련 정책담당자 등이 참관해 지역의 다양한 여성미디어활동에 대한 관심과 놀라움, 기대에 대한 소감을 발표했다. 또한, 지역여성미디어활동의 어려움과 지역미디어센터에 대한 요구사항에 대한 질문을 하기도 했고, 지역여성미디어운동에 필요한 정책적인 지원을 요구해달라고 요청하며, 지역미디어센터에 성인지적인 정책에 대한 요구와 견인을 부탁하기도 했다. 3부 지역여성미디어운동 활성화를 위한 토론 3부 지역여성미디어운동 활성화를 위한 토론에서는 지역에서 활동을 지속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에 대한 토론이 밤늦도록 활발히 진행됐다. 지역에 미디어센터가 존재하는데 굳이 여성미디어센터가 필요한가에 대한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지역미디어센터가 지역의 미디어활동을 지원하고 활성화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운영주체의 행정편의중심적인 운영과 탈정치적인 태도 등으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와 촬영, 편집 등 기술 중심으로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의 문제, 지역의 남성중심적인 미디어활동구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런 문제에 여성주의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고, 여성주의적인 관점을 바탕으로 성인지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여성미디어센터가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지역의 여성미디어센터는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정책생산과 활동지원 코디네이터 등의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토론은 자연스럽게 네트워크의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참가자 모두 현재 활동의 지속성과 활성화를 위한 자원으로 여성미디어운동네트워크의 중요성을 피력했고,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미디어활동에 대한 아이디어와 경험 공유, 교육 커리큘럼 공유, 상영활동을 위한 상영작품 리스트 공유와 배급네트워크 구성, 여성주의 미디어 교육 강사풀 공유, 지역 영상제작인력풀 공유, 지역 미디어센터의 성인지적 정책 및 지원을 요구하는 등의 공동대응, 조사연구를 통한 지역여성미디어운동 흐름 정리, 여성주의 미디어활동가 역량강화 교육, 지역 네트워크 활동 지원, 여성주의 미디어 정책 생산과 지원체계로서의 네트워크의 역할을 기대했다. 4부 지역여성미디어운동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토론 워크숍 마지막 날인 24일 오전에는 전날에 공감대를 이룬 네트워크의 필요성과 역할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지역여성미디어운동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은 네트워크라는 이름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됐다. ‘여성미디어운동네트워크’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고, 그 동안 서울을 중심으로 집중되었던 정보와 자원들을 지역으로 분산하고, 지역에서 지역으로 확산되는 여성미디어운동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야한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전국’이라는 단어가 아닌 ‘지역’이라는 단어는 수평적이고 평등한 주체적 의미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지역여성미디어운동네트워크’로 결정됐다. 이 토론을 통해 참가자들은 어느 특정 지역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에서, 다양함에서 더 많을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지역’이라는 개념과 정체성에 대해서는 이후 토론을 통해 더 풍부하게 만들어가기로 했다. 지역 중심의 여성미디어운동 네트워크는 다중심 지역네트워크를 지향하여,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진행되어 온 여성미디어활동을 네트워크를 통해 소통하면서 서로가 배우고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지역여성미디어운동네트워크는 지역에서 여성미디어활동을 하는 활동가 개인 및 단체, 모임간의 네트워크로, 활동가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공동의 실천과제를 수행하고, 공동의 이슈를 개발하고 대응하고, 지역별 활동별 주제별로 세분화하여 네트워크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 년에 두 번 7월과 11월 워크샵을 개최하고, 온라인에 카페를 개설해 일상적인 소통과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참가자들은 워크샵을 통해 지역의 여성미디어활동가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각 지역의 고민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고, 활동의 아이디어와 힘을 얻을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히며 워크샵을 마쳤다. |
그간 많은 지역에서 여성미디어운동이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지만 서로간의 활동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없었다. 각자 지역에서 여성미디어활동을 진행하면서 가장 목말랐던 부분이 바로 서로간의 활동을 공유하고 소통하여 나누면서 서로가 확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번 워크샵은 바로 그런 기회를 만드는 첫 장이 되었다. 또한, 지역여성미디어운동의 과제를 도출하고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첫 장이기도 했다. 특히, 워크샵의 성과인 <지역여성미디어운동네트워크 결성>은 여성미디어활동과 흐름을 공유하고, 공동의 과제를 도출하여,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면서 여성미디어운동을 활성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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