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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50호 현장] 진주시민미디어센터로 새롭게 출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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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50호 / 2008년 4월 17일

 

 
진주시민미디어센터로 새롭게 출발하며 


박기식(진주시민미디어센터 사무국장)
 
2005년에 ‘독립영상미디어센터 진주'라는 이름으로 진주 지역에서 미디어활동을 시작할 때에는 갖추고 있는 기자재가 없어 다른 단체에서 장비를 빌려와서 미디어교육을 하거나 여러 단체의 도움을 받아 활동을 할 때가 많았다. 그렇게 미디어센터 문을 열 때, 미디어센터라는 것이 공적 지원에 목매달며 기다리지 않고도 지역의 열악한 조건을 극복하며 활동가들과 지역 사람들의 힘만으로 잘 될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


2008년 3월, 독립영상미디어센터 진주는 ‘진주시민미디어센터'로 개칭하고 센터의 자리를 옮겼다. 지금은 우리가 보기에도 엄청 넓은 80평의 공간을 우리를 아끼는 사람들과 활동가들의 힘으로 얻게 되었다. (물론 감당해야 할 빚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처음 공간에서 지금의 공간으로 오기까지 3번의 이사와 4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번 이사를 결심하게 된 것은 현재 이곳이 문화집회시설이라는 부지여서 다른 곳의 전세보다 저렴하고, 1만 2천명의 학생이 다니는 경상대학교 앞이라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기존의 활동 방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많은 시민, 대학에 다니는 청년 학생들과 접촉면을 넓혀주어 기존 센터의 장소와 공간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독립영화의 상영회를 정기적으로 열어도 안정적인 상영관이 없어 늘 찾아다녀야 했고 시민들이 센터의 공간을 찾기부터가 쉽지 않았다. 기존의 공간을 알리고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소모적인 부분도 있다고 생각되었다. 미디어센터 공간을 옮긴지 며칠 지나지 않아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는 성공한 것 같다. 종종 사람들이 센터로 방문해 무엇을 함께 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일이 늘어난 점에서, 시작은 좋은 것 같다.




이사를 오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상영 분야의 계획이다. 다양한 영화를 만날 수 있는 지역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미디어센터 건물 안에 독립영화관‘인디씨네'를 만들었고 이곳을 지역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리고자 한다. 현재는 매주 금요일마다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앞으로 독립영화를 보는 시간을 점차적으로 확대할 생각이고, 다른 지역에도 독립영화관이 늘어난다면 함께 동시 상영 같은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또한 이 공간을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동아리, 소모임을 하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매주 금요일 하는 상영회도 지역의 공동체와 함께 준비하여 독립영화와 더 많은 지역민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현재 매달 어린이집과 연계하여 한 달에 한 번 독립애니메이션 상영회를 열고 있는데, 이러한 프로그램도 더 많은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와 연계하여 열 계획도 가지고 있다. 여름이면 미디어센터 앞 공원에서 주민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상영회를 열고, 차차 이 동네를 대학가의 문화 공간으로 확대시켜 나가려고 한다. 또한 영화를 상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영화와 놀이, 공연, 표현활동, 감상과 대화, 문화 교류 등 다양한 내용을 함께 배치하여 상영회의 다양함을 시도해 볼 생각이다.


미디어교육 분야의 계획은 그동안 조금 미뤄왔던 상설 강좌를 다양하게 준비할 계획이다. 진주 센터 식구들의 힘뿐만 아니라 지역의 사람들을 강사로 발굴하는 것과 디카, 캠코더, 인터넷활용, 전문기술 교육 등의 외부강사 초빙하는 형태를 고민하고 있다. 아울러 서부경남 지역에서 공교육 내의 미디어교육을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기존의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직접 만나는 미디어교육을 많이 진행시켜 미디어활동을 통한 지역적인 연대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제작 활동에 대한 지원도 할 계획이다. 지역의 활동가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경남 지역으로 제작을 위해 오는 감독과 활동가들에게 진주시민미디어센터의 장비를 활동의 수단으로 제공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두 명의 감독이 진주 인근지역에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어서 미디어센터의 장비 중 일부를 회원이 되는 조건으로 무상대여 하고 있다. 앞으로도 진주시민미디어센터의 장비 활용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활동가들에 대한 배려는 지속적으로 해나가도록 하겠다. 그리고 미디어센터의 자체적인 제작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센터 식구들과 지역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제작 교육 프로그램을 4월 말에 시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진주 센터 식구들의 바쁜 일상으로 인해 잘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다함께 제작해보고 배급해보는 경험을 가짐으로써 전체 미디어 활동을 이해하고 퍼블릭 액세스 활동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폭을 넓힐 생각이다.


2008년 센터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진주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는 활동을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전의 활동을 되돌아보면 지역에서 미디어센터의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은 소수이고 미디어라는 것에 대한 친숙함 보다 낯설음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활동 속에서 진주시민미디어센터의 든든한 후원자와 정회원을 많이 확보하여 미디어운동의 내용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시민들의 미디어 활용 공간이 되며. 경제적으로는 자립의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 현재 센터의 활동비의 많은 부분을 외부 사업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볼 때 올해 하반기까지 점차적으로 사업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회원들의 회비로 활동하는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 완전한 자립을 이루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립을 해나가지 못하면 우리의 활동 역시 자유롭지 못할 것이 뻔~ 하기 때문에 우리센터 생존이 걸린 과제를 해결하는데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앞의 여러 가지 계획 중에는 계획으로만 끝나는 일도 있을 것이고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도 실천해야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08년이 벌써 3개월이나 지나버렸지만, 우리의 통제밖에 있는 미래가 무척이나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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