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97호 연재 2016.03.07] 작지만 큰 영화제
작지만 큰 영화제 (1) 다큐멘터리영화제
많이 보면 남는 행사, 익산다큐영화제
김진경 (미디어영상공동체 영상바투 홍보팀장)
편집자 주 영화제하면 어떤 영화제들이 떠오르시나요? 대개 부산, 전주, 부천 같이 소위 ‘한국의 3대 국제영화제’라 불리는 행사들이 생각날 겁니다. 하지만 비록 이런 영화제들처럼 몸집이 크지도, 주목을 받지도 못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지역 공동체와 함께 하며 열려온 영화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2016년, <ACT!>에서는 그런 영화제들을 주목하고 영화제를 만드는 이들에게 직접 영화제 소개를 듣는 기획 ‘한국의 작은 영화제들’을 시작하려 합니다.
이번에 <ACT!>가 첫 번째로 다룬 영화제들은 ‘다큐멘터리 영화제’입니다. 3-4월은 한국의 오래된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제인 ‘인디다큐페스티발’이 열리는 해이고, 그에 맞춰서 전국에 열리는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2004년부터 개최된 충주작은영화제, 2012년부터 개최된 익산다큐영화제를 알게 되었습니다. 과연 이 두 영화제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일화들을 가지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함께 살펴봅시다.
△ 익산다큐영화제 역대 포스터
많이 보는 게 남는 것.
익산다큐영화제의 시작은 그랬다.
2005년 영상을 통해 소통을 꿈꾸는 익산 사람들이 모여 시민영상동호회 영상바투를 만들었다. 영상에 지역을 담고, 지역 사람들을 담고, 그것으로 봉사도 했다. 영상의 특성상, 동호회의 특성상 회원들이 새로 오기도 하고 아쉽게 가기도 했다. 자체 교육도 한계가 보였고 회원들에게 영상제작을 위한 동기부여가 무엇보다도 필요했다. 그래서 2012년 ‘바투영상문화제’를 기획했고 첫 걸음을 그렇게 옮겼다.
2013년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로부터 ‘익산 인디다큐페스티발’을 공동으로 주최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다양하고 많은 영화를 보고 배울 수 있으니 만들고 싶은 욕구도 함께 발동하지 않을까 해서 함께 하기로 했다. 마지막 날은 바투영상문화제를 계속 이어가는 것으로 하고 말이다. 이렇게 시작된 영화제는 다음 해인 2014년부터 익산다큐영화제로 이름을 바꾸고 지금까지 계속 하고 있다. 익산다큐영화제는 11월이나 12월에 하는데 마지막 날에 영상바투회원들의 영상이 상영되어야하기에 제작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해마다 작품 편수도 늘고 다양한 시도들을 하는 걸 보면 영화제 효과가 있긴 한가보다.
[사진 2] 2015년 익산다큐영화제에 찾아온 관객들의 모습.
상영작을 선정하는 방식은 최근 출품된 다큐멘터리 영화 목록을 ‘재미’에서 공유해주면 회원들이 그 영화에 대한 정보를 확인한 다음, 보고 싶은 영화에 투표를 하고 득표율에 맞춰 상영작을 선정한 다음 상영 가능여부를 확인하고 최종결정하는 방식이다. 앞으로는 익산 시민들에게 온라인상으로 투표의 기회를 제공하고 참여하게 해서 선정부터 관람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익산다큐영화제를 하는 동안 관객이 없으면 우리끼리 하는 자조 섞인 말이 “바투사람들은 친구가 없나봐….”다. 나도 예전에 그랬고 사람들도 아마 다큐멘터리에 대한 오해가 있다. 재미없다, 지루하다, 어렵다…. 물론 그런 영화도 있지만 익산다큐영화제 동안 만나 본 영화 대부분은 정말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 수도 있구나, 잘 짜인 톱니바퀴 같아, 내레이션 대신 자막이 주는 힘이 있구나, 이렇게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있다니, 거르지 않고 터져 나오는 자유분방한 표현의 후련함 등등 봐서 얻는 것이 훨씬 많은데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
영상바투 한 해의 마무리는 익산다큐영화제다. 그 중에서도 바투영상문화제! 아직까지는 행사에 참여하는 공연 팀들이 객석을 많이 채워주고 계시지만 회원들의 지인들,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조금씩 늘고 있어 다행이다. 그런 고마움을 보답하기 위해 영상바투 회원들이 각자 선물들을 준비해서 5천만 국민의 선택, 뽑기로 행운까지 덤으로 드리고 있다.
해마다 영화제에 상영할 다큐멘터리 목록을 보고 놀란다. 해마다 이렇게 많은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니! 바람이 있다면 그 목록에 영상바투 회원들의 작품이 딱! 있었으면 한다. □
[사진 3] 2015 익산다큐영화제가 끝나고 찍은 단체사진.
[필자소개]
김진경
영상바투 (전) 사무국장, (현) 홍보팀장.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캠코더에 담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투덜 욕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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