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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72호 미디어인터내셔널] 세계 공동체라디오인들이 말하는 21세기 공동체라디오에 놓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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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72호 / 2010년 12월 22일


 
 
 
세계 공동체라디오인들이 말하는 21세기 공동체라디오에 놓인 도전
: 제10회 아막 세계대회가 남긴 것

 
 
김지현 (ACT! 편집위원회)

 

 

 

지난 11월 8일부터 13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 라플라타에서는 세계 공동체라디오 방송인들의 연합인 제10회 아막(AMARC) 세계대회가 열렸다. 남미에서는 최초로 개최된 이번 아막 세계대회는 전 세계 87개국에서 500명 이상의 공동체라디오 방송인 및 표현의 자유 옹호자와 미디어 활동가들이 참여하며 일주일간 열띠게 진행되었다. 지리와 언어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정보와 경험을 교류하고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각국의 풀뿌리 미디어 활동가들이 모여든 이곳. 사실상 공동체미디어에 관한 가장 중요한 논의자리인 이번 제10회 아막 세계대회로 잠시 시선을 옮겨 지금 현재 세계 공동체라디오인들의 관심사는 무엇이고, 열띤 교류와 논의과정을 통해 이번 대회가 남긴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제10회 아막 세계대회 “아막10” : 기억을 되살리고 미래를 건설하기

 

 

지금으로부터 27년 전, 공동체라디오 방송인들이 처음으로 국제적 차원에서 한 자리에 모여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면서 세워지게 된 아막은 4년에 한 번씩 총회 겸 세계대회를 연다. 지난 번 세계대회는 2006년 11월 요르단에서 열렸다.

 

 

모든 세계대회마다 나름대로 특별한 의미가 있겠지만, 이번 세계대회는 그동안 각 지역 및 국가, 그리고 국제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공동체라디오 운동의 성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확대와 미디어 탄압, 그리고 미디어 집중 현상 등 공동체 라디오 운동을 둘러싼 새로운 위협과 도전과제들을 직시할 수밖에 없는 역동적인 시기에 열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이번 대회는 바로 공동체라디오 운동의 발상지라 할 수 있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60년 전, 이미 1940년대에 콜롬비아와 볼리비아에서는 가난한 농부들과 탄광노동자들이 국가 독점 미디어에 도전하고 풀뿌리 공동체의 목소리를 소통시키는 최초의 공동체라디오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주1) 이후 공동체라디오 운동은 아막과 같은 국제적 조직의 결성에서도 보다시피, 전 세계적인 풀뿌리 미디어 운동으로 성장하였고, 이미 많은 국가에서 상업 방송과 국영 방송 외에 제3의 독자적 방송 영역으로 인정될 만큼 그 사회적 인식도 많이 개선, 발전하였다.

 

 

그러나 공동체라디오운동 앞에 놓인 도전도 어마어마하다.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는 공동체 라디오를 법제도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디지털 라디오로의 전환도 큰 문제이다. 그리고 믿기 어렵겠지만,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 공동체라디오 종사자들은 납치와 고문, 살해의 위협 속에서 살고 있다. 또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프로그램의 질과 영향력을 높여내며, 민주적인 조직과 운영 문화를 만들어내는 등 공동체라디오의 성장과 지속적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할 법제도적, 기술, 경제, 사회적 도전들도 만만치 않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대회는 공동체 라디오 운동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에게 적잖은 영감을 제공했던 중남미 공동체라디오운동의 역사와 기억을 되짚어보고, 이들의 지식과 경험을 아프리카, 아시아 태평양, 유럽, 북미 등 아막의 다른 지역들과 공유함으로써 현재 전 세계 120여 개국에 퍼져있는 전 지구적 공동체라디오 운동의 영향력을 앞으로 어떻게 확대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핵심적인 문제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4가지 주요 테마

 

 

이번 세계대회는 세계사회포럼 2010의 일환으로 참여자들이 논의 주제와 프로그램 결정 과정에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사전논의 및 워크샵, 수요 조사 등을 지역별로 다양하게 개최하였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4가지 주제들이 주요 논의 주제로 제시되었다.

 

 

(1)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소통

 

: 민중의 관점, 특히 여성을 비롯해 사회적으로 배제된 계층의 관점에서 공동체 소통의 모습과 도전 과제를 전체적으로 그려볼 필요
: 또한 개발 문제, 기후 문제 등과 연계한 공동체 라디오 활동 살펴볼 필요 (식량 및 식수 문제, 위생 관리 문제, 건강 및 의료, 모범적 거버넌스의 문제 등)
: 자연 재해 지역에서의 모범적인 공동체 라디오 활동 사례 발굴
: 성 평등 사회를 위한 여성들의 목소리 강화, 젠더 및 여성권 관련 이슈
: 식민화에 대항하는 지역 민중들의 저항 사례, 대안 미디어의 역할
: 어린이 공동체에 대한 주목

 

 

(2) 기억을 되살리고 미래를 건설하기

 


: 각 지역의 공동체 라디오 운동의 경험과 성과들을 공유, 평가하고 21세기 미래의 도전들에 관한 내용과 대응 방법 논의 (디지털 전환 이슈 포함)
: 특히 공동체라디오와 같은 공동체 미디어가 앞으로 계속 존속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환경 및 조건 논의
: 아막 2011-2014 행동 전략 관련 논의

 

 

(3) 커뮤니케이션 권리와 인권

 


: 표현의 자유, 정보에 관한 접근, 다양성, 사회적 참여 등 커뮤니케이션 권리 및 인권에 관한 위협 요소와 도전 과제, 새로운 기회 및 가능성들 검토
: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남아프리카 등 각국의 구체적 사례 분석을 통해 표현의 자유 및 미디어 탄압, 미디어 독점 구조에 대항할 수 있는 전략 개발
: 개별 국가의 미디어 탄압 상황 검토 및 국제 인권 조약, 국제적 네트워크 활용 전략

 

 

(4) 공동체라디오의 사회적 영향력 강화

 


: 공동체 라디오의 프로그램 내용 개발 및 다른 사회 운동과의 연관성 강화
: 공동체 라디오 프로그램의 사회적 영향력 평가 및 향상 방법 논의
: 공동체라디오를 통한 교육 및 학습 전략
: 국제적 네트워크 강화 방법 등

 

 

각 논의 주제들마다 순서대로 하루씩 관련 프로그램들이 배정되었고 이밖에 마지막 이틀간은 아막 총회가 배치되었다. 총회에서는 지난 4년간 아막 국제 지부 및 각 지역 지부, 그리고 아막 내 여성 활동가들의 네트워크인 WIN(Women International Network)의 활동 및 재정 보고와 함께 새로운 이사회 선출이 이루어졌다. 더불어 이번 세계대회에서의 다양한 논의를 바탕으로 2011년-2014년 아막 중장기 행동 전략과 이번 세계대회가 열린 도시의 이름을 딴 <라플라타 선언문>도 채택되었다. 이밖에 행사 기간 내내 송신기 구축 및 무선네트워크, 온라인 생중계, ICT 관련 워크샵 등 공동체라디오인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다양한 부대행사들도 마련되었다. 
 

 

 

 


반가운 최근의 제도적 성과들

 

 

지난 몇 년간 아르헨티나와 방글라데시, 콜롬비아, 인도, 요르단, 스페인, 우루과이, 그리고 가장 최근의 경우 나이지리아 등에서는 공동체라디오에 관한 법제도적 차원에서 반가운 진전들이 있었다.

 

 

먼저 지난 2010년 10월 19일,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인 나이지리아에서는 방송위원회가 제안한 공동체라디오 방송국 허가에 관한 규칙을 정부에서 승인하고 이 사실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공표하였다. 또한 신청자가 법적 조건을 충족하면 방송위원회가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도 직접 방송국 허가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고 면허를 발행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게 되었다. 이는 나이지리아의 잔혹한 군사독재 시대가 끝나고 다정당 체계에 의한 민주주의 질서를 회복한 이후 아막을 비롯해 수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정책개입활동을 벌여낸 결과이다. 나이지리아 공동체라디오연합에 따르면 아막의 국제연대는 나이지리아에서의 이러한 제도적 도약을 얻어내는 데 많은 힘이 되었다고 한다.

 

 

한편, 아르헨티나에서도 지난 2009년 10월 10일, 거대 미디어 기업의 방송 독점을 규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혁신적인 내용을 포함한 새로운 미디어법이 통과되었다. 특히 이 법에는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에 주파수를 3분의 1씩 나누어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공동체 미디어가 합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법적 통로를 마련할 뿐 아니라, 시민이 직접 만드는 방송을 국가, 기업이 만드는 방송과 같은 위치로 격상시켜내는 성과가 있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업적인 목적을 가진 개인 및 단체가 아닌 경우 방송 허가를 받을 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대단한 진전이 아닐 수 없다. 아르헨티나에서는 군사독재 기간 중이던 1980년 방송법 제정을 통해 미디어 기업에 가해지는 규제를 대폭 완화한 이후, 그동안 계속 공동체 라디오 방송을 불법으로 규정해오다가 2005년에 와서야 최초로 남미 원주민을 위한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에 대한 허가가 이루어졌다. 이후 2007년에 “5월 광장 어머니회의 라디오”를 비롯한 다섯 개의 공동체 라디오에 대한 방송 허가가 나기도 했으나 이는 상시적이기보다는 간헐적인 사례들이었다. (*주2)

 

 

우루과이에서도 방송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주파수의 3분의 1을 공동체 방송에 할당하기로 했다. 우루과이에서는 2007년 12월에 공동체방송법(Community Broadcasting Law 18.232.)이 통과되는 등 지난 몇 년간 공동체 미디어에 관한 정책들이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 커뮤니케이션서비스 분야의 규제기구인 The Regulating Unit of Services of Comunicacion (URSEC)은 UHF 대역 중 9개 채널을 지상파 방송서비스에 배치하면서 그 중 3개 채널을 공동체 TV에, 4개 채널은 사영 방송영역에, 그리고 나머지 2개 채널은 국영 방송영역에 할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루과이에서는 국영방송인 National Television of Uruguay(TNU)과 사영 방송인 Montecarlo(Channel 4), Saeta(Channel 10), Canal (Channel 12) 등 총 4개의 TV 채널이 운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동체 방송을 포함하여 새롭게 생기는 5개의 채널이 TV 방송에 다양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인도와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네시아와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도 공동체라디오 방송을 제도적으로 인정함으로써 국영, 사영과 함께 공동체 방송으로 이루어진 3원 방송 체제를 갖추어 나가기 시작하였다. 또한 일국적 차원의 성과를 넘어 국제적 차원의 성과도 있었다. 올해 UN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 보고관이 UN 인권위원회에 제출하는 보고서에는 정부 권고안으로 공동체방송에 관한 법 규정을 제정하고자 할 때 아막의 원칙들을 준거점으로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권고안이 포함될 수 있었던 데에는 중남미 활동가들의 노력이 크다고 한다.

 

 

세계 공동체 라디오인들이 말하는 21세기 공동체 라디오에 놓인 도전

 

 

앞서도 말했듯이 공동체라디오에 대한 인식과 논의가 전 지구적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공동체라디오 운동이 가야할 길은 아직도 멀다. 이번 세계대회에서는 21세기 공동체라디오 앞에 놓인 도전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중요하게 제기되었다.

 

 

1) 아직도 불충분한 제도적 인정의 문제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공동체라디오, 더 넓게는 공동체 미디어를 법제도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충분하지는 않다.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는 공동체 라디오를 법제도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나라들에서도 뉴스에 대한 방송을 금지한다던지, 지역 라디오와 공동체 라디오를 구분하지 않는다던지, 명확한 규제 메커니즘이 부재함으로써 법제도적으로는 공동체 라디오를 인정하고 있으면서도 수많은 방송국들을 무허가 상태로 남겨두는 등 오히려 공동체라디오의 잠재력과 활동 영역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한계적인 제도적 인정의 문제는 특히 디지털 전환에 따른 주파수 재배치의 문제와 맞물리면서 더욱 큰 파장을 가지게 된다. 주파수를 공공재로 인식하는 경우는 많지만, 실제로 이 공공재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나 배분 상황은 공동체 방송에게 매우 불리하게 되어있다. 앞서 언급한 아르헨티나나 우루과이에서는 최근 공동체 방송 영역에 할당된 주파수 비율을 더욱 높여내고 있지만 이들은 예외적인 경우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디지털 전환, 미디어융합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는 미디어 정책의 새로운 변화 추세는 미디어 기업화, 신자유주의적 접근이 강화되면서 소유 규제 완화라들지 공영방송의 민영화, 또는 좀 더 돈이 되는 곳에 주파수를 배치해야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미디어 제도 정비 과정에서 공동체라디오의 위상이나 확대에 대한 논의는 종종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이에 따라 최근 일부 국가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공동체라디오에 대한 법제도적 진전들이 앞으로 전개될 무한 경쟁과 미디어 집중의 시대를 돌파해내기에는 너무 부족하거나 너무 늦게 찾아온 것은 아닌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주3)

 

 

2) 공동체 미디어와 언론인에 대한 공격의 증가

 

 

이번 대회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바로 공동체 미디어와 언론인에 대한 협박과 신체적 폭력, 공격이 지난 몇 년간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리핀에서는 2001년 글로리아 아로요 정권 이후 지금까지 100명 이상의 언론인들이 살해당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11월 23일 암파투안에서는 최소 33명의 언론인을 포함해 무려 58명이 학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는 단일 기간에 이루어진 피해규모로는 사상 최대이다. 올해에도 6월 14일과 16일, 20일에 각각 한 명씩 3명의 언론인들이 추가로 살해당함에 따라 2001년 이후 살해당한 필리핀 언론인 수는 총 104명이 되었다. 이는 평균적으로 지난 9년간 매달 한 명의 언론인이 죽임을 당한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학살이 일어나도 조사나 처벌을 받지 않는 문화가 만연해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살해 사건 중 제대로 처벌을 받은 사건은 거의 없고, 지난 6월 22일에는 암파투안 학살에 관한 증인 중 한 명이 살해당함에 따라 수사가 더욱 어려워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필리핀은 지금 미디어 종사자들에게는 가장 위험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태국에서도 최근 비상 계엄령을 통해 9개 지역 26개의 공동체라디오 방송국들이 폐쇄당하고 6개 방송국이 서비스를 중단하도록 압력을 받았을 뿐 아니라, 적어도 84개의 공동체라디오 방송국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면밀히 감시를 받는 등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강력한 탄압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또한 최소 35명의 공동체라디오 관련인들을 상대로 청취자들을 시위에 동원했다는 혐의로 소송이 진행 중이다.

 

 

미국과 중남미의 상황도 좋지만은 않다. 온두라스에서는 2009년 6월 일어난 군사 쿠데타 이후 최소 5명 이상의 언론인들이 살해당했고 살해 협박을 받은 언론인은 셀 수 없이 많다. 또한 공동체라디오 방송국을 향한 무장 공격도 빈번하게 이루어졌다. 콜롬비아와 멕시코, 엘살바도르에서도 경찰, 불법 무장 단체, 그리고 정치적 게릴라들에 의한 언론인 탄압과 암살, 협박, 실종, 공동체라디오 방송국에 대한 공격이 최근에도 일어났다. 미국 아리조나에서도 최근 이민자와 서류 미비 노동자들에 대한 경찰관의 검문 및 체포 권한을 강화하는 이민법이 통과되면서 이민자 및 소수 인종 언론인들의 커뮤니케이션 권리가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아막 총회에서는 “공동체 방송인들의 안전과 보호를 위한 아막 행동 위원회 결성”, “필리핀 암파투안 학살과 불처벌 문화에 대한 강력 규탄 및 1주년 기념 세계 공동 행동” 등의 결의안을 채택하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3) 사회 변화를 위한 공동체미디어의 역량 강화

 

 

법제도적 인정을 이뤄내는 것과 더불어 공동체 미디어가 공동체의 목소리와 참여를 제대로 이끌어내고, 프로그램의 질과 사회적 영향력을 높여내며, 민주적인 조직과 운영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한 도전 과제로 제시되었다.

 

 

최근 공동체라디오에 관한 법제도적 인식에 있어 비약적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민주화하고, 기후 변화, 자연 재해, 식량 문제, 빈곤, 환경 파괴, 자원 전쟁, 온갖 형태의 차별과 폭력, 경제 및 문화적 필요 등 세계 도처의 사람들이 직면하고 있는 삶의 문제와 모순, 필요를 해결할 것인가에 관한 도전은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물론 이러한 문제들이 공동체미디어만으로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공동체가 직접 소통과 논의,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공동체미디어의 중요한 문제의식을 이룬다. 공동체미디어의 힘은 바로 기업과 국가가 아니라 공동체가 직접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낼 때 나타나는 힘, 그것이 개인과 공동체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21세기 공동체미디어의 지속적 발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공동체미디어의 사회적 가치와 힘을 계속해서 발굴, 소통, 알려나가는 것이 아닐까?

 

 

4) 주변화와 파편화를 넘어 연대의 강화로

 

 

주변화와 파편화의 문제도 공동체미디어에 대한 주요 도전으로 지적됐다. 인터 프레스 서비스의 마리오 루베트킨(Mario Lubetkin)은 전 세계 대안 및 공동체미디어의 대부분이 고립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만약 그들이 기존의 협력 작업을 강화할 뿐 아니라 확대해낸다면, 그들의 사회 및 정치적 영향력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앞서 제안된 21세기 공동체라디오 앞에 놓인 수많은 도전들을 헤쳐 나가기 위해 공동체라디오인들의 네트워크와 연대의 필요성은 모두가 공감하는 바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네트워크는 무엇보다 다양성에 기초한 네트워크와 연대가 되어야 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어느 참가자의 말마따나 아막을 이루는 구성원이 다양한 만큼 이들이 모두 하나로 모일 수 있을 때 바로 미래의 도전에 맞서는 공동체라디오의 힘도 더욱 강력해지기 때문이다. 
 

 


참고 자료
- amarc10.amarc.org
- AMARC Asia Pacific Newsletter: AMARC10 Special
- Arne Hintz의 블로그, http://media.mcgill.ca/en/AMARC10_challenges 에서 재인용

 

 

주.

 

 

1. 중남미 공동체라디오 운동의 초기 역사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할 것. “중남미에서는 1940년대, 다양한 전자미디어들이 보급되기 이미 30년 전에, 가난한 농부들(campesinos)이나 탄광노동자들의 공동체가 국가 독점 미디어에 도전하고, 최초로 그들 자신의 목소리를 소유하기 위한 공동체 라디오 운동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60-70년대 군부독재시기에 폭넓게 확산되게 된다. 대부분 FM이고, 지역의 언어, 문화, 필요성에 맞춰 어떤 소규모 나라에서도 수백여 개의 방송국이 존재하였다.(Passion: Making Waves, foreword)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최초의 “공동체 라디오”로는 1947년 10월에 방송을 개시한 콜롬비아의 예가 있다. 카톨릭 신부인 호세 구아린이 설립해서 기본적으로는 가난한 농부들에게 방송을 통해 기독교 교리를 전파하기 위한 것이면서도, 공동체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다양한 기술들을 교육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1990년대 초에 한 미디어 기업(Cadena Caracol)이 사들일 때까지 꾸준히 성장하였다고 한다. 다른 한편, 완전한 소유와 지역 청취자에 의한 방송국 통제가 이루어졌던 최초의 사례로, 1949년에 설립된 볼리비아의 탄광 노동자 라디오 방송국 네트워크는 이미 이 시기에 그 후로도 흔치 않은, 지역 공동체(탄광 노동자들)에 의해 그 필요성이 자각되고 설립되어 경영되며 자체적으로 기술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재정을 충당하며 유지하는 사례를 보여준다. 더군다나 정치적 격변기를 지나면서 1970년대에 전성기를 이루어 26개의 독립 방송국으로 구성되기도 했다.” 조동원,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운영하고 소유하기까지 한 미디어 - (공동체) 라디오 운동의 역사와 쟁점”.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저널 <ACT!> 제2호, 2003년 8월

 

 

2. 아르헨티나 언론법 개정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을 참조할 것. 오재환, “아르헨티나 언론법 개정과 공동체 미디어”,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저널 ACT! 제67호, 2009년 11월

 

 

3. Ashish Sen, “Communication Rights and Human Rights: Challenges for Community Radio in the 21st century: 40 Principles for Plurality and D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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