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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93호 길라잡이] 생존은 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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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5. 5. 13.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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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93호 길라잡이 2015.06.15]


생존은 셀프


개미(ACT!편집위원회)



 메르스 때문에 우리 모두 흉흉한 6월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신문이며 TV, 라디오와 온라인에서도 온통 메르스 이야기를 하고 곳곳에서는 행사 취소 소식이 들려옵니다. 길거리에는 황사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활보하고요. 심지어 주요 감염지가 병원이라니... 사스(SARS)가 왔을 때도, 미세먼지로 난리를 칠 때도 심드렁했던 저조차 몇 달 전 잡아둔 병원 예약을 취소해야하나 고민하고 있네요.



▲ 출처 : 동네오빠 엔터테인먼트(https://youtu.be/dAQF349GoiI 영상캡쳐)


 그 어느 때보다도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가 두드러지는 것은 ‘공식적’인 대응과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빗발치는 시민들의 요구에도 정부와 주류 언론에서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한 병원을 공식 발표하지 않자, SNS에서는 시민의 제보를 취합해 보건의료노조에서 제작한 메르스 병원 지도가 퍼져나갔습니다. 황사마스크보다 훨씬 예방효과가 좋다는 의료용 마스크 구매 링크도 순식간에 온라인에서 퍼져 품절대란이 일어나기도 했죠.

 메르스와 관련하여 온라인상에서 정보 공유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이야기는 보건당국의 대응을 비판하거나 비꼬는 내용입니다. 낙타와의 접촉을 피하고 낙타고기 섭취를 자제하라는 예방홍보물에 비웃음이나 분노를 표하는 댓글부터, 첫 감염자의 메르스 검사 요구를 묵살하다 ‘빽’을 이용한 반협박에 겨우 검사해놓고, 뒤늦게 감염자와 검사요청 병원에 확산 책임을 돌린다며 보건당국을 비판하는 만화까지 등장합니다. 물론 온라인으로 퍼지는 이야기들을 모두 믿을 수는 없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초반에 떠돌았던 ‘바세린을 코에 바르면 메르스에 안 걸린다’는 잘못된 정보가 있겠죠.

▲ 출처 : '빈꿈' 블로그(www.emptydream.net)


 수많은 정보와 댓글이 난무하는 가운데 가슴에 콱 박히는 문구가 딱 두 개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 모두가 세월호에 탔다”

 “생존도 셀프가 된 시대”


 사람들이 이토록 앞을 다투어 정보를 찾아 헤매고, 일회용 마스크라도 끼고 거짓 정보에도 혹시나 하는 건 불과 1년 전 단 한 명도 살리지 못했던 세월호의 기억 때문은 아닐까 합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 공식 방송에 결코 따라서는 안됐다는 뼈저린 경험을 했으니까요.


 생존도 생계도 셀프인 위기의 2015년 6월, 그래도 어찌저찌 <ACT!>는 나왔습니다. 아무리 엄혹한 시대라도 그저 목숨 부지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내일을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 나누며 ‘살아가는’ 작은 창으로 여러분이 <ACT!> 생각해주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93호 첫 번째 <이슈와 현장>은 성상민 님의 ‘독립영화와 자본 사이’ 기획기사 1편입니다. 94호에도 2편이 이어질 예정인데요. 이번 호에서는 얼마 전 돌풍을 일으킨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사례로 본 현재 독립영화 배급시장의 자본 잠식 문제에 대해 짚어봅니다.

 <이슈와 현장> 두 번째는 올 초 개관한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 이야기입니다. 아리랑시네미디어센터 2층에 자리를 잡은 성북센터의 임종민 님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고민한 마을미디어, 지원센터, 플랫폼 이야기들을 담아주셨습니다.


 숨은 애독자가 늘어만 가는 <학습소설> 이번 호는 코딩교육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SF 컨셉! 미래의 한국에서 코딩교육의 역사를 돌아보는 미디어교육자의 회고록 형태를 차용했네요. 코딩교육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글입니다.


 93호에는 새롭게 선을 보이는 시리즈도 있는데요. 바로 조민석 님의 <우리 곁의 영화>입니다. 시리즈를 소개하는 이번 호의 ‘여는 글’ 이후로 다음 호부터는 본편이 이어질 예정이에요. 별다른 공부나 고민 없이 소비하듯 보던 영화, 하지만 심도 있게 공부하자니 온갖 전문용어와 값비싼 강좌가 부담스럽지 않았나요? 가깝고도 먼 당신, 우리 곁의 영화를 <ACT!>에서 만나보세요.


 이번 호에는 인터뷰가 세 편 실려 있습니다.

 먼저 벌써 여섯 번째 영상제작집단 릴레이 안부인사를 다큐창작소와 나누고 왔습니다. 다큐창작소는 최근 세월호와 관련된 작업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생긴 지 불과 2년여 만에 정말 많은 작업을 해내고 있다고 해요. 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단편영상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세 활동가를 객원필자 양주연 님이 만났습니다.

 두 번째 인터뷰에서는 안산에 위치한 이주노동자 미디어운동 단체인 '지구인의 정류장'을 만났습니다. 지구인의 정류장은 영상창작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곳입니다. 지구인의 정류장은 '우리 모두 이주민이자 지구인'이라는 시각에서 출발합니다. 농장부터 공단까지, 이주노동자들이 완전한 주체가 되는 미디어 공동체를 꿈꾸는 김이찬 대표와 최종만 사무국장과의 인터뷰를 김형준 님이 정리해주셨습니다.

 기획대담 이번 주제는 ‘대안배급운동’입니다. 수많은 독립제작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독립영화가 늘 쏟아져 나오지만 관객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는 건 모두 아는 이야기죠. 여기 상영관에 영화 걸리기만 기다리지 않고 다른 길을 만들어보려는 이들이 모였습니다. 바로 대안상영공간을 고민하는 모두를 위한 극장(모극장)의 김남훈 님과 독립영화감독 셀프 배급 프로젝트 다큐유랑의 공미연 감독입니다. 두 분과 만나 현재 독립영화 배급의 현실과 따로 또 같이 찾고 있는 대안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93호 <리뷰>는 서울독립영화제 40주년을 기념하며 작년 말 출간된 <21세기의 독립영화>입니다. 조영각 PD를 비롯하여 서독제와 함께한 많은 분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90년대부터의 독립영화 흐름에 대해 정리하고, 서독제의 약사도 함께 담고 있는 이 책을 독립영화에 막 입문(?)한 학생의 시각으로 읽어봤습니다.


 이번 <인터내셔널>은 지난 호에서 영국 공동체TV 지원정책을 다뤘던 것에 이어, 사례로 간략히 언급했던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지역공동체TV 방송국인 NVTV와 진행한 인터뷰를 전합니다. NVTV는 최근 공중파TV 디지털 전환과 함께 지역 공중파 채널을 확보하고 약 3개월 전부터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현지 미디어활동가 마릴린 님과 미디액트의 오랜 인연으로 서면인터뷰를 할 수 있었는데요, 여러 미디어센터와 지역/마을미디어 활동가분들이 보시면 흥미로워 할 만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네요.


 <미, 디어>는 편집위원 이수미 님의 ‘슈퍼맨과 관심병사’입니다. 요즘 방송계를 장악하고 있는 육아와 군대 콘텐츠들, 한 번쯤은 보신 적 있겠죠? 마냥 흐뭇하고 재미있게 볼 수도 있지만 불편하게 본다면 한없이 불편한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다시 방송을 본다면, 다음에 방송을 볼 때는 조금 달리 생각하게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독자코너인 <Re:ACT!>에서는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의 이호섭 님, 미디액트의 한혜성 님이 <ACT!>를 읽고 10문 10답을 작성해 주셨습니다. 편집위원의 섭외가 미처 닿지 못한 곳에 숨어계신 독자 분들의 자발적이고 일방적인 <Re:ACT!> 기고도 대환영하고 있으니 주저 말고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근 몇 년(몇 년을 ‘최근’에 포함시켜도 된다면) 내내 발행 지각이 <ACT!> 고질적인 문제이긴 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난 호와 이번 호가 유독 많이 늦었습니다. 분명 기다려주신 분들, 죄송하고 감사드려요. 늘 더 알차고 빠른... <ACT!>가 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목 빠지게 기다렸던 ACT! 93호, 출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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