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미디어 생태계의 독립을 꿈꾸며 – Doc society 소개

독립 미디어 세미나

by acteditor 2025. 7. 3. 20:31

본문

[ACT! 141호  2025.07.10]

 

 

미디어 생태계의 독립을 꿈꾸며

– Doc society 소개

이한결

 

 

 

어느덧 1년이 넘어가는 독립 미디어 세미나 활동 동안, 꾸준히 언급되었던 단체. 독 소사이어티(Doc society)에 대한 소개를 하려 한다. 영국 내 공영방송 부서에서 출발하여 국제적으로 다큐멘터리 생태계를 위해 활동해 온 비영리 단체이자, 다양한 접근을 통해 다큐멘터리 제작자들과 호흡해 오고 있는 독 소사이어티의 역사와 현재 프로그램을 위주로 요약했다.

 

▲독 소사이어티 홈페이지

 

 

 

# Doc society의 시작

독 소사이어티의 역사는 방송국에서 출발한다. 2004년 영국 공영방송 채널 4의 독립영화 비디오 부서가 폐지되면서 해당 부서 책임자였던 제스 서치가 동료들과 함께 채널로부터 자금을 확보하며 다음 해 다큐멘터리를 위한 전문 재단 BRITDOC 을 설립한다.

 

그렇게 시작된 Britdoc은 독립 다큐멘터리들을 발굴하고, 이를 채널 4에게 'First look' (우선 상영) 옵션을 제공했고, 다큐멘터리의 자금 조달 및 배급 모델을 위한 피칭 프로그램 개발, 행사 운영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그중 대표 프로그램 격인 ‘Good Pitch’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들을 영화의 주제나 사명과 관련된 비영리 단체 및 NGO와 연결하여 제작 초기 단계부터 홍보 및 관객 참여를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자 했다. 해당 시기에 태동한 임팩트 다큐멘터리라는 개념은 사회적 영향력을 촉발하기 위한 영화 제작과 영화의 배급 전략을 발전시켰으며 Good Pitch 프로그램은 피칭 내용 개발, 임팩트 전략 수립, 파트너 발굴 등에 대한 수개월간의 컨설팅이 이루어지며 그 결과 1,600개 이상의 파트너십 체결을 이뤄냈다.

 

출처 : goodpitch.org

 

# Doc Society로 개편

Good Pitch 프로그램은 2007년 이래 15개국에서 50회 이상의 국제 행사를 개최했고, Britdoc 재단은 영국을 넘어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지의 영화 제작자들과 활동가들을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로 부상하였다. 이 시기 Britdoc의 전략적 초점도 국내에서 국제사회로 이동했다. 국제적 활동이 활발해지자, 2017년 재단은 공식적으로 명칭을 오늘날의 “독 소사이어티 ”로 변경하고 글로벌 조직으로 개편하였다.

 

2017년 독 소사이어티는 영국 BFI(British Film Institute)와 파트너십을 맺고 영국의 다큐멘터리 지원 펀드를 위탁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독 소사이어티는 국가 단위의 영화진흥 계획에서 다큐멘터리 부문을 주도적으로 전담하는 단체가 되었다. 2020년 이후에는 조직의 우선순위를 ‘민주주의 & 기후위기’로 설정하며 Democracy story unit (민주주의 유닛)과 Climate story unit (기후 이야기 유닛)을 출범했다.

 

 

# Doc society의 조직적 접근방식

- 연합구조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지만, 미국 뉴욕과 LA, 케냐 나이로비, 콜롬비아 보고타, 호주 등지에 팀원들이 상주하거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조직 형태도 영국에 본부를 둔 재단(Foundation)일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대륙에 별도 법인을 두어 다국적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 구성원

현재 28명가량의 팀원들이 지리적으로 분산된 현장에서 대면/비대면이 혼합된 형태로 활동한다.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팀원 개개인의 담당 업무를 확인할 수 있다.

 

- 조직 철학/윤리

1.민주주의와 문화에 기여하는 다큐멘터리의 가치를 신뢰.

2.독립 다큐멘터리의 가치를 믿으며 제작자의 독립성 보장.

3.반-인종주의, 기후/경제 정의를 기반으로 윤리적 책임(Accountability)을 실천.

4.자금 조달에 있어 투명성을 보장한다.

https://docsociety.org/philosophy-ethics/

 

 

# Doc society의 현재 프로젝트들

현재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는 독 소사이어티 의 프로그램은 크게 ‘BFI Doc society 펀딩프로그램’, ‘Climate Story Unit’, ‘Democracy Story Unit’, ‘GIPA’로 요약할 수 있다.

 

① BFI Doc society 프로그램

BFI (영국 영화협회)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약 4억 8천만 파운드(약 9,000억)를 영화계 전반에 투자했다. 투자 금액은 정부 지원금, BFI 수입금, 국립 복권 기금으로 구성되었고, 이 5개년 전략에 하나로 독 소사이어티는 BFI로부터 복권기금 일부를 위탁운용 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재는 장/단편, 기획개발 단계 등을 구분한 4개의 기금지원 프로그램과 배급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017~2022년까지 BFI 예산 5.7m 파운드 (전체 예산 중 106억) /(그 외 지원금 포함 총액 9.7m 파운드(180억))로 5년 동안 총 61개의 장편 다큐멘터리와 50개의 단편 작업을 지원했다. 2023년 파트너십을 갱신하면서 2023년부터 3년간 £6m (약 110억원)의 자금을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현재 2025년에서는 영국 내 신진 창작자 교육 및 지원을 위한 이벤트와 상담 세션도 운영 중이다.

 

▲ BFI doc society fund

 

 

② Climate Story Unit (기후 스토리 유닛)

기후 스토리 유닛’은 ‘기후 스토리 랩(Climate Story labs)’, ‘기후 스토리 기금(Climate story fund)’, ‘기후 스토리 키친(Climate story kitchen)’을 일컫는 기후위기 시대의 다큐멘터리를 위한 독 소사이어티의 프로젝트이다. 해당 프로젝트 관련해서는 이전 ACT! 140호에 자세히 다뤄져 있으니 참고 바란다.

□  https://actmediact.tistory.com/1900 [오직 더 많은 이야기가 우리를 구할 것이다 - 독 소사이어티 ‘기후 스토리 유닛’]

□  https://actmediact.tistory.com/1899 [기후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스토리텔링 - Climate Story Lab 지원 프로젝트 사례를 바탕으로]

 

 

③ Democracy story unit (민주주의 이야기 유닛)

□  https://democracystoryunit.org/

민주주의 이야기 유닛은 평등, 정의, 다원성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미디어 제작자들을 지원하는 독 소사이어티의 문화전략 사업이다. 제작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연구 활동, 교육, 행사 조직을 통해 국제사회에 필요한 논픽션 미디어와 저널리즘의 기반 확장을 목표한다. 최근에는 24년부터는 LGBTQA+, AI-빅 테크 등의 주제를 통해 미디어 활동가, 창작자들의 연합을 기획하기도 했다.

 

④ GIPA (The global impact producers alliance)

국제 임팩트 프로듀서 연합(The global impact producers alliance), GIPA는 독 소사이어티의 지원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 국제적 연합이다.

2010년대 초반 영국과 미국 제작자들의 협업으로 ‘임팩트 프로듀서’란 개념이 고안되었고, 임팩트 프로듀서들의 커뮤니티는 국제적으로 더욱 커져 GIPA 설립까지 다다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이들을 통해 임팩트 캠페인 및 제작을 위한 ‘임팩트 필드 가이드’가 출간되었고, 임팩트 영화/켐페인 제작자들의 지식을 공유하는 자료로서 현재까지도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현재 GIPA는 임팩트 다큐멘터리 프로듀서를 위한 네트워크로서 운영되며, 독 소사이어티는 자금 및 행정 지원과 소속 코디네이터를 통해 협력하고 있다.

□   https://globalimpactproducers.org/

 

 

# 마치며

“왜 한국은 독 소사이어티 같은 단체가 없는가?” 라는 질문을 세미나에서 종종 듣는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무엇을 목표로 삼고 출발해야 하는 것일까. 20년간의 역사 동안 독 소사이어티는 다양한 변화의 시도가 있었다. 공영 방송 부서에서 출발한 팀이 영국 내 다큐멘터리 재단을 만들고, 다국적 연합 형태로 운영되며 겪는 자금출처, 조직 구성 등의 변화는 그 역동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만 펜데믹 이후부터 독 소사이어티의 활동이 BFI와의 파트너십으로 인해 영국 내부로 편중되고 있는 데다, 국제적으로 창작자들을 만나던 ‘Good pitch’ 프로그램이 2022년 이후로는 운영되지 않는 것은 질문해 볼 여지가 있다. 물론 독 소사이어티는 자금 지원에 측면에서 벗어나 권리 옹호(Advocacy), 담론 활성화, 다큐멘터리 제작자를 위한 정보제공 등 여러 측면에서 고려하면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해외 각지의 전문가, 단체들을 사람들과 연결하고, 협동하여 이와 같은 활동을 가능케 한다. 한국에서는 그들의 활동이 직접 영향을 끼치는 일은 드물었지만 말이다. 영국 내 단체였던 하나의 재단이 여러 국가에서의 연합체로 변하고, 유연하고 광범위한 연결로서의 국제적 지원을 지향한다는 이러한 사례는, 파편화된 ‘지원사업’들로부터 느꼈던 단절과 괴리를 벗어나 새로운 한국 다큐멘터리 지원 거버넌스를 상상하고, 더 나아가 국제적 연합을 도모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된다. 그렇기에 ‘독립’은 결국 혼자 서기가 아닌 연결과 협력에서 비롯된다.

 

 

# 그 외 참고자료 및 부록

□ Doc SocietyBFI 2018-2023 5개년 성과발표 자료집

□  BFI Doc Society Features 펀드 가이드

□  2005-2014 활동 및 소개 자료집

□  Doc society 오픈 문서_이한결

□  Democracy unit 2024년 보고서

Democracy unit_Report_2024.pdf
0.35MB

 


300


글쓴이. 이한결

음악과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며 살아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현재는 외할머니의 투병으로 시작된 돌봄 관계를 만나는 영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