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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미디어가 미디어 리터러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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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21. 4. 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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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자료를 읽다 보면 미디어 다원성을 증진하고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육성한다는 두 가지 목표를 밀접하게 결합시킬 수 있는 공동체 미디어의 독특한 위치에 대해 주목하게 될 것이다. 공동체 미디어를 활성화하는 것이 미디어 리터러시 증진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 본 글은 '마을미디어웹진 마중(2021.3)'에도 게재됐습니다.

 [ACT! 124호 리뷰 2021.04.09]

 

공동체 미디어가 미디어 리터러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 유럽평의회 <모두를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추천의 글

 

김지현(독립미디어연구소사회적협동조합 연구원)

 

  코로나가 미디어 분야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 확실한 영향 중 하나는 누구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반드시 갖추어야 할 기본적 역량이자 보장받아야 할 권리로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미디어에 대한 의존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던 많은 일상과 행위들이 온라인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중단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한 정책 문서나 연구/담론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 <모두를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표지

 

모두를 위한 미디어리터러시 공동체 미디어를 통해 소외된 사람들 지원하기

http://maeulmedia.org/board/contents_center/view/no/45

 

  이러한 배경 속에서 유럽평의회와 유럽연합 이사회에서 발간한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최신 자료 두 가지를 국내에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20202월 유럽평의회에서 발간한 <모두를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공동체 미디어를 통해 소외된 사람들 지원하기라는 부제가 달려있는데, 지역 주민과 소수자 집단에 속한 시민들의 미디어 참여를 활성화하는 통로로서 공동체 미디어가 미디어 리터러시 증진에 있어 담당하는 역할을 조명한다. 이 자료는 20205월 키프로스에서 열린 유럽평의회 회원국들의 장관급 회의인 <인공지능 지적인 정치: 미디어 및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과 기회>의 배경자료로 발간된 자료 중 하나이다. 참고로 유럽평의회와 키프로스 정부에서 공동주관한 이 행사는 올해 6월에도 온라인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 <모두를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목차

 

  본 자료는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공동체 미디어 및 미디어 리터러시의 개념에서부터 국가별 공동체 미디어 모델,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우수 실천 사례, 공동체 미디어 분야가 공통으로 처한 주요 도전과 해결방안들을 매우 압축적이고 명료하게 설명해낸다. 특히 공동체 미디어의 의의를 미디어 리터러시의 증진이라는 관점에서 풀어낸다는 점에서 그동안 마을공동체 미디어와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한 논의가 서로 분리되어 이루어져 온 국내 상황에 좋은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전략에 관한 국제적 논의의 최근 추세는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교육의 대상과 분야, 내용을 다양한 학습자의 구체적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 사회 교육의 유기적 통합뿐 아니라 관련 부처 및 기관, 미디어 기업과 시민사회 등 여러 부문 간의 광범위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대대적인 상호부문 간 협력과 이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및 연구와 평가를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공동체 미디어는 다양한 맥락에서 사회적으로 소외된 개인과 공동체 집단이 그들 공동체의 특정한 요구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자체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도록 접근과 역량을 갖추게 하고,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공론장에 참여하도록 한. 미디어 리터러시가 목표로 하는 정보에 밝은 시민의 성장을 돕는 데에 있어 고유하면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공동체 미디어는 또한 미디어의 자유와 다원성 확보를 통해 민주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들이 다양한 정보와 관점에 접근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형성하고 표현할 수 있으며 정보와 생각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도 미디어 리터러시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본 자료를 읽다 보면 미디어 다원성을 증진하고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육성한다는 두 가지 목표를 밀접하게 결합시킬 수 있는 공동체 미디어의 독특한 위치에 대해 주목하게 될 것이다. 공동체 미디어를 활성화하는 것이 미디어 리터러시 증진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 <모두를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부록 일부

 

  이러한 관점에서 부록으로 실린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유럽연합 이사회의 결론>도 국내 공동체 미디어 분야가 꼼꼼히 검토해볼 만하다. 20206월 공표된 유럽연합 이사회의 이 자료는 미디어 플랫폼 및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기반한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가 가져온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정보에 압도되는 상황이나, 허위정보와 조작, 혐오 발언의 증가 등과 같은 부정적 효과의 등장 속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의 발전을 위한 체계적인 접근의 중요성과, 온라인 플랫폼 및 전문가, 유능한 당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따라 미디어 리터러시의 증진을 위해 유럽의 미디어 문화산업에서부터 문화기관, 언론매체, 국가 기관 및 국제기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체들에 대한 요구사항을 다루는데, 특히 23조에서는 전문 언론과 독립 미디어, 탐사 보도 및 미디어 다원성을 강화함으로써, 신뢰성이 높고 다양한 양질의 정보원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을 촉진하고 대중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보호하는 데 기여한다”고 명시한다.

 

  국내 미디어 리터러시 분야는 공동체 미디어가 미디어 리터러시의 증진에서 담당하는 이러한 순기능에 대해 얼마나 주목하고 있을까? 한편 국내 공동체 미디어 분야는 미디어 리터러시의 증진에 있어 자신들이 차지하는 독특한 위치에 대해 또 얼마나 인식하고 있을까?

 

  유럽에서 건너온 이 자료들이 미디어 리터러시와 공동체 미디어 분야 관련 활동가와 정책입안자들에게 두 분야가 서로 만나고 함께 성장과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에 대해 근거를 제공하고 활동을 위한 영감을 주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글쓴이. 김지현 (독립미디어연구소사회적협동조합)

- 공동체와 시민 참여 미디어 분야의 정책연구 활동가로서 미디액트와 학계를 거쳐 현재 독립미디어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한 관심도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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