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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12호 작지만 큰 영화제] 아이들이 영화로 삶의 주인공이 되는 순천스쿨영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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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8. 12. 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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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오래간만에 ‘작지만 큰 영화제’ 코너가 돌아왔습니다! 지난 111호 ‘나의 미교 이야기’ 코너에 소개되었던 전남 순천 월등초의 <작아도 괜찮아> 제작기 기억나시나요? 순천에서는 단순히 미디어 교사와 학교 아이들이 함께 영화를 만드는 것을 넘어, 소중하게 만든 영화들을 지역 주민들이 모두 모여 즐길 수 있는 영상제도 함께 열린다고 합니다. 올해로 벌써 7년째를 맞이한 ‘순천스쿨영상제’의 이야기, 같이 한 번 살펴볼까요? 



[ACT! 112호 작지만 큰 영화제 2018.12.14. ]


아이들이 영화로 삶의 주인공이 되는 순천스쿨영상제

 

차선령(전남영상미디어교사모임)



함께 나누며 미디어로 소통하는 참여형 영상놀이터


  전남영상미디어교사모임은 매년 전남의 초등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전남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한, 전남의 학교에서 학생들과 교사가 겪는 이야기를 주제로 영화를 제작하여 왔다. 아이들의 꿈과 기쁨, 슬픔과 갈등, 그리고 힘을 담아 스스로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고 세상과 소통한다. 이러한 활동들은 그저 미래의 영화인이 되기 위한 준비가 아닙니다. 영화제작 과정 안에서는 그저 나이 어린 아이들이 아닌 영화인으로서 그들의 삶을 주체적으로 표현하는 기회를 만든다.


  그리고 전남영상미디어교사모임은 전남의 모든 아이들이 교사와 학부모와 함께 만든 영상을 사전에 공모하여 작품을 뽑아 ‘순천스쿨영상제’에서 상영한다. 아이들은 영화 제작과 영상제를 통해 다른 사람과 보다 의미 있게 소통하는 방법과 능동적으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배운다. 한편으로는 함께 공동 작업을 하는 즐거움,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기회, 그리고 다른 친구들, 다른 교실과 학교의 모습을 보면서 공감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


  순천스쿨영상제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곧 영화제를 이끄는 정신과도 같다. 그러기에 영상제에서 상영할 작품을 선정하는 과정은 신중할 수 밖에 없다. 미디어교사모임은 학교라는 공간 속에서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삶이 녹아져 있고, 그 삶 속에서 아이들이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작품을 선별하고자 노력한다. 여러 고민을 거쳐 선정한 작품들은 유머뿐만 아니라 스토리 전반에 걸쳐 따뜻한 공감으로 가득하며, 영화 속의 사건들이 재치있게 해결될 때에는 짜릿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 순천스쿨영상제는 단순히 영화를 보는 활동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체험 활동과 병행하여 진행된다.



  영상제는 그저 영화를 함께 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영화를 함께 감상한 후에는 아이들과 영화의 같은 장면을 함께 보아도 모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소중한 경험을 서로 나누며 즐거운 소통을 하게 된다. 영상제와 연계된 소통 활동 속에서 영화 감상은 쉬는 시간의 개념이 아니라 영화 속 이야기의 의미를 파악하고 나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동시에 영화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 함께 대화하며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한 놀이의 역할을 한다.


  순천스쿨영상제는 ‘놀이’의 역할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매년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의 순회 상영 프로그램 ‘인디애니유랑단’이 구비한 다양한 애니메이션 제작 체험 활동과 함께 전남영상미디어교사모임이 자체적으로 미디어 체험 프로그램 ‘미미’(‘미래와 미디어’의 줄임말)를 준비하여 운영한다. 체험 방법은 아이들의 아이디어를 존중하여 스스로 창작하여 제작하지만, 항상 결과물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전체가 협업하게 돕는 것을 기초로 한다. 학생들의 창의력과 상상력,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색종이, 색연필, 클레이에서부터 로봇, 태블릿PC, 캠코더까지 다채로운 체험 도구와 함께 즐기는 시간을 만든다. 이러힌 체험 활동들은 영상과 미디어와 관련된 시청각 체험들을 통해 즐겁고 건강하고 풍부한 어린이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어린이와 학부모, 지역이 함께하는 영상미디어 문화 축제


  순천스쿨영상제는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문화예술 축제, 지역과 함께하는 사회의 활력소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축제들이 많지만, 순천스쿨영상제는 전남의 어린이들이 주인이 되어 만들어가는 축제를 지향한다. 아름다운 전남의 자연이 배경이 되는 영화와 함께 아이들이 우리 지역을 더욱 소중히 하고 자랑스러워 하는 마음도 갖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서 영상제는 상시적으로 순천 지역의 문화예술단체 ‘풍선껌’과 순천시영상미디어센터 두드림과 함께 지역민의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 지역사회의 문화예술에 대한 활발한 참여를 위한 소통에 전념한다. 영상제가 열릴 때가 아니더라도, ‘풍선껌’에서 진행하는 문화예술콘서트에 영상팀으로 참여하는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남영상미디어교사모임의 김민수 교사는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집행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아이들이 영화로 삶의 주인이 되는 전국의 다양한 어린이 영화를 만드는 분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활동들이 마냥 순탄한 것은 아니다. 전남영상미디어교사모임 회원은 모두 교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모임에서 활동하는 교사들은 각자가 가르치는 반 아이들, 학교 아이들에 대해 에너지를 가장 많이 쏟는다. 동시에 각자의 가정에서도 역할을 충실히 하려 노력한다. 주말에는 시간을 쪼개 자녀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며, 평일에는 전남영상미디어교사모임에서 영상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고민하고 소통한다. 모임의 운영은 개개인의 장비들을 모아 자발적으로 운영된다. 다행히도 순천스쿨영상제는 순천교육지원청의 지원금 200만원을 통해 장소 대관 및 홍보비, 공모 작품 시상 및 제작지원, 체험활동 부스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 지난 2017년, 제6회 순천스쿨영상제가 개최된 메가박스 신대점의 모습. 

영상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전남영상미디어교사모임은 아이들의 성장하는 모습과 함께, 선생님들이 보람을 느끼시며 매년 진행되어 왔다. 아이들의 협력과 존중, 희망을 담아 세상에 보여주자는 모임의 교사들의 열정과 책임감으로 순천스쿨영상제를 비롯한 미디어교사모임의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문화축제를 운영하기에 어려운 점이 너무나 많다. 순천스쿨영상제가 사람들에게 조금 더 알려지고, 전라남도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의 아이들을 위해 선배 선생님들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이런 아름다운 활동들에 지지와 응원을 받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마음들이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면, 전남 지역의 다양한 환경에 있는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 더욱 풍성한 활동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 지난 11월 24일에 개최된 제7회 순천스쿨영상제 포스터.





글쓴이. 차선령



전라남도 고흥에 위치한 고흥동초등학교 교사. 작은학교와 시골 아이들을 사랑하는 따뜻한 선생님. 교실 속 꿈과 기쁨, 슬픔과 갈등, 힘을 담은 영상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전남영상미디어교사모임에서 많은 배움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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