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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24호 미디어로 행동하라]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아펙을 반대하는 미디어문화행동을 제안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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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24호 / 2005년 9월 1일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아펙을 반대하는 미디어문화행동을 제안하며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 전체기획회의
 
'내가 입는 옷, 세계곳곳 사람들의 손길 닿은 것 
   면35% 폴리에스테르65%, 여행은 시작된다.

중앙아메리카 엘살바도르의 목화밭 
  피에 젖은 고장, 살충제 절은 노동자들
  끓는 태양 아래 일당 2달러에 목화를 딴다.

폴리에스테르는 베네수엘라에서 출발한다
  그곳 땅속,
  채유노동자들 일당 6달러에 석유를 퍼 나른다

제3세계 여인들은 일당 3달러에 
  내 언니들과 내 블라우스를 만든다.

나는 백화점으로 간다
  난 내 블라우스를 산다
  20% 디스카운트 쎄일 가격에.

내 손은 깨끗한가?'

- sweet honey in the rock의 노래 '내 손은 깨끗한가?'의 가사 중에서
 



  [2004 칠레 아펙반대투쟁 동영상1 - 산티아고 독립미디어센터]
0. 신자유주의세계화와 아펙을 반대하는 미디어문화행동
2005년 8월 12일 한독협, 문화연대, 민중언론참세상, 노동네트워크, 비정규직완전철폐를위한영상프로젝트, 아펙반대국민행동 등의 활동가들은 반세계화 투쟁에 결합하는 '반세계화미디어문화행동'의 구체화를 시도했습니다.
한독협의 독립제작자들을 비롯한 독립적영상제작활동가들, 문화연대와 다양한 형태로 교류 및 연대하고 있는 문화예술활동가들, 미디어운동의 일주체로서 진보적인터넷언론, 아펙반대투쟁을 위한 현실운동 주체들의 연대체, 그리고 이후 더 확대될 미디어문화운동의 주체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축적해온 운동의 성과들을 가지고 신자유의세계화와 아펙을 반대하는 직접공동행동을 기획하기 위해 상상력을 동원해보자는 취지입니다. 
아래(1~3)는 '신자유주의세계화와 아펙을 반대하는 미디어문화행동'의 취지에 대한 부연설명입니다.(활동보고는 별첨)

1. 괴물
'괴물'에게는 커다란 날개가 있어 세계 어느 곳이라도 갈 수 있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물건을 만들기 위해 일당을 적게 줘도 되는 사람들을 찾아 국경을 넘나든다. 싸게 만든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 또 국경을 넘나든다.
지구에 있는 모든 것을 이윤축적의 수단으로 보는 이 괴물의 이름은 '신자유주의'.

이윤을 찾아 국경을 넘어 날아디니기, 즉 '신자유주의세계화'를 가로막는 것들은 날카로운 발톱과 예리한 이빨로 협박하고 화염을 토해 태워버리기도 하는 신자유주의는 '자본의 증식운동과 자본의 경쟁논리에 사회전체를 종속시키기'위해서만 존재하는, 인간의 얼굴을 하지 않은 괴물이다. 
철도, 전기, 가스, 물, 교육, 의료 등 민중에게 필수적인 것들은 이윤을 남기기 위한 도구로 만들어 버리고, 생존을 위한 임금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은 무자비하게 짓밟을 버리게 하고, 필요할 때만 사용하기 위해 비정규적으로 노동자들을 고용하게 만들고, 문학은 책으로 만들어 팔아야 할 것으로, 음악은 음반으로 만들어 팔아야 할 것으로, 미술은 화랑에 걸어 놓고 팔아야 할 것으로, 영화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팔아야 할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2. WTO와 APEC, 그리고 저항
전세계를 이 괴물의 확고한 영역으로 만들기 위한 협의기구가 WTO(세계무역기구). 
회원국간의 시장을 개방하고 자유무역을 지향하는 전지구적 무역체제를 지향하고 있다. 그리고 아시아와 태평양주변 국가들이 모인 지역형 WTO가 바로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WTO체제 타결을 위해 지역에서 열심히 지원하고 있는 협의체이다.
특히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APEC은 '개방적 지역주의'를 표방하고 있는대 이는 아시아지역의 경제 주도권을 강화하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구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WTO체제의 순항과 자유무역 달성을 위해 아시아지역이 배타적으로 블록화되는 것을 막고, 다른 경제블록을 압박하기 위한 수사다. 즉, 세계경제의 60%를 차지하는 APEC이 FTAAP(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협정)를 결성하여 유럽연합과 같은 배타적 경제블록들을 굴복시켜 미국을 정점에 둔 전세계적 자유무역을 완성하려는 구상의 핵심에 APEC이 있는 것이다.


전 세계를 돌며 자본의 이해를 위한 회의를 진행해왔던 WTO 등의 국제회의는 가는 곳마다 민중들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혔다.
1999년 10월 미국의 시애틀에서 전 세계에서 모인 반세계화 시위대의 투쟁으로 WTO각료회의가 무산된 이후 2001년 4월 바르셀로나에서, 2003년 9월 칸쿤에서, 11월 마이애미에서... 
신자유주의세계화를 반대하는 민중의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특히 1999년 시애틀에서는 독립적미디어활동가들이 웹 뿐만 아니라 위성채널까지 이용하는 미디어행동을 통해 주류미디어에서 보여주지 않는 반세계화투쟁을 전 세계로 송출하는 등 반세계화 투쟁에서 독립미디어의 진가를 보여주었다.
2005년 12월 홍콩 WTO각료회의를 앞둔 시점에서, 한국의 부산에서도 신자유주의세계화를 반대하고 아펙을 반대하는 민중들의 투쟁이 벌어질 것이고 한국의 미디어문화활동가들은 반세계화투쟁의 주체로서 자기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2004 칠레 아펙 반대 투쟁]


3. 한국미디어문화운동의 반세계화 투쟁을 위한 조건
한국의 독립적(영상)미디어활동가들은 80년대 이후 진보운동으로서 독립미디어운동을 계속해 왔고 현실운동과의 긴장을 놓지 않으면서 신자유주의세계화에 반대하는 투쟁에 자연스럽게 결합하게 되었다. 
96.97년 노동법개악투쟁 당시 노동자뉴스제작단을 중심으로 결합했던 '공동영상제작단'을 필두로 '대우차노조 2001 총파업투쟁 영상중계단'(http://dwtubon.nodong.net/), '민영화 저지 미디어 활동단'(http://cast.or.kr/live/strike2002/live.php) 등은 초국적자본의 이해에 부합하게 국내 노동시장을 재편하려는 정권과 자본에 맞선 노동자민중의 투쟁을 지원한 미디어운동의 소중한 경험이다. 또한 2005년 현재 한국의 미디어운동의 물적조건은 전세계 어느 지역보다 훌륭하다.
공공적 미디어 영역의 확대를 요구하는 투쟁과 그 성과(미디어센터, 퍼블릭엑세스, 시민방송, 공동체라디오 등)를 기반으로 한 여러가지 실천들은 한국 미디어운동의 이후 전략을 구축하기 위한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고 국제적인 교류와 연대를 통한 독립미디어운동의 국제적 정보공유도 이루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진보적 인터넷언론을 기반으로 한 독립미디어의 독자적 노출과 유통의 시스템이 갖추어지고 있으며 '인터넷강국' 한국에서의 인터넷은 '언론'이라는 대의제적 시스템이 아닌 민중이 직접 생산한 컨텐츠들을 자율적으로 유통시키려는 구조의 기반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0-1. 신자유주의세계화와 아펙을 반대하는 '미디어'문화행동을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에서 함께 고민하기를 제안합니다.
2005년 6월 24일,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가 출범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지역미디어센터 설립을 위한 초보적 네트워크의 경험과 성과를 가지고 본격적인 전국적 미디어운동의 네트워크로서 자리매김을 시도한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출범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운영기획이나 동력이 없는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미디어운동주체들이 현시기 미디어운동의 주제별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이들의 횡적 연계를 통한 전국적 연대강화의 물적기제로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를 사고한다면 지금까지의 운동성과와 정보를 공유하고, 이후 전략을 토론하면서, 공동행동과 연대를 시도하는 운동적 소통의 틀로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전국적 연대는 구체적인 사안별, 의제별 공동사업, 공동행동 등을 통해서 실천적으로 조직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를 통한 공동행동의 첫 번째 경험으로 '신자유주의세계화와 아펙을 반대하는 미디어문화행동'을 배치하는 것을 이 네트워크에 가입되어 있는 단체와 개별활동가들에게 제안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미디어문화행동은 현실운동 사안에 대한 한국미디어운동 차원의 종합적이고 독자적인 행동을 시도하는 첫 경험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한 만큼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것보다는 미디어문화운동의 주체들이 실천적 활동을 통해 스스로의 공백을 밝혀 내면서 스스로를 재조직화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상정해야 할 것입니다.
위의 목표를 감안하고서라도 진행할 수 있는 활동안들을 고민해보았습니다. 상상력을 동원한 기획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고 현재 수준에서 상상해본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차원의 활동안은 아래와 같습니다.
- 현재 제작중인 반세계화영상물, 아펙반대교육영상 등의 공중파엑세스를 시도한다.
퍼블릭엑세스활동가네트워크를 운용하여 지역별로 반세계화 관련된 작품을 만들어서 지역방송 등 엑세스를 시도한다. 이러한 활동을 하는 퍼블릭엑세스팀을 미디어문화행동안에 배치하고 구체적 기획과 활동을 퍼블릭엑세스활동가네트워크에서 진행한다.
- 반세계화 관련 오디어컨텐츠를 만들어 유통방안을 고민한다. 공동체라디오운동 주체들이 아펙반대투쟁들이나 미디어문화행동 자체를 취재할 수 있다. 미니FM을 활용한 다양한 행동을 시도한다.(동시통역 등) 이러한 활동을 하는 라디오팀을 미디어문화행동안에 배치하고 구체적 기획과 활동을 공동체라디오네트워크에서 진행한다.
-미디어문화행동의 과정에서 생산되는 미디어컨텐츠들의 노출을 위한 적절한 전술구상과 집행을 담당하는 웹사이트팀을 미디어문화행동안에 배치하고 진보적인터넷언론네트워크에서 이를 담당한다.

민중들의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소통'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투쟁하는 미디어활동가들의 네트워크에서 전쟁과 빈곤을 가져오는 신자유주의세계화를 반대하기 위한 공동행동을 고민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민중의 생존권을 직/간접적으로 위협하는 것들과 싸우는 과정 속에서 민중들과 소통하는 것이 '소통'을 다른세상을 위한 대안으로 여기는 미디어활동가들의 자세임을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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