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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90호 이슈와 현장] 문화의 경계를 넘어 - 이주노동자 영상미디어교육의 현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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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 acteditor 2014.07.3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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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90호 이슈와 현장 2014.07.31]


문화의 경계를 넘어

-이주노동자 영상미디어교육의 현재와 미래

 

넝쿨(미디어 활동가)

 

 

그 이름도 긴, 인천이주노동자미디어교육기획단.

 

  인천에는 이주노동자들이 많다. 일요일에 부평 지하상가를 돌아다니다보면 동북아시아인(이자 한국인)과 다른 생김새를 가진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마주칠 수 있다(물론 생김새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그리고 각 국가별 이주공동체들(미얀마, 베트남 등), 이주민과 함께하는 단체들, 센터들도 많이 있고 당연히 이주민과 어떻게 공생하며 살아갈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인천이주노동자미디어교육기획단(이하 기획단’)은 인천에서 이주민들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집단이다. 이주인권활동가, 인권활동가, 미디어활동가 등이 모여 이주민의 존재를 드러내고, 스스로 발언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 인천이주노동자영상미디어교육-발언하다라는 교실이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교실에서 Season0-Season4까지 5번의 시즌을 거치며 22편에 달하는 영상물을 만들었다. 매 시즌마다 20차시에 달하는 수업이 진행되었고, 시즌마다 수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달라졌다. 시즌 01에서 교육을 수료했던 사람들이 시즌 3에서는 교사로 직접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교육을 거듭할수록 기획단에는 고민이 쌓여갔다. 조금씩 다르지만 매해 비슷한 커리큘럼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고민과, 풀리지 않는 언어의 장벽은 아주 아주 사소한 문제에 불과했다. 이주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한국사회를 향해 발언하도록 하는데 미디어교육이라는 것은 적절한지, 그렇다면 그동안 이 교육이 쌓아왔던 것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자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해봤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사실 제작년 즈음부터, ‘기획단은 연초에 사업 준비를 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각자 활동영역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자생적인 집단이기에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각 시즌이 끝나면 교육을 받았던 참여자들과 교육 이후를 기약할 수 없었다. 인천인권영화제나 이주민영화제 등을 통해 상영의 기회가 생기기도 했지만 이를 통해 기획단이 초기에 달하고자 했던 목표에 잘 부합하고 있는지, 이 수업은 이주노동자 인권운동에서 어느 지점쯤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욕망이 올라왔다. 당연히 폭넓은 논의가 필요했고 다양한 경험을 가진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필요했다. ‘발언하다라는 수업 뿐 아니라 이주노동자 영상미디어교육의 의미를 전체적으로 짚어보고 앞으로를 생각해봐야 했다.

  그래서 생각했던 것이 지역별 상영회와 포럼이었다. 지역별 상영회를 통해 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 이주민들과 미디어교육 결과물을 상영하면서 미디어교육의 과정과 현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 과정을 거치며 모였던 이야기들을 다시 정리해서 워크샵을 하고, 상영회와 워크샵에서 나왔던 이야기를 정리하고 덧붙여 포럼을 마칠 때쯤이면, 이주노동자 인권과 미디어교육의 관계를 이해하고 더 넓은 폭으로 미디어와 이주노동자를, 선주민과 이주민의 관계를,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다층적으로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리하여, <문화의 경계를 넘어>

 

  제한적인 역량으로 어떻게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이주인권운동을 하는 단체들, 그동안 이주노동자와 미디어교육, 혹은 미디어교육 자체를 고민하고 있는 집단과 함께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풀리지 않을까 하여 생각한 것이 공동주최 제안이었다. 뜬금없을지 모르는 기획단의 제안에 여러 단체들이 함께하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문화의 경계를 넘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리를 한 공간에서 담아내는 프로젝트를 만들어가고 있다. 미얀마국가 공동체인 미얀마센터, 인천독립영화협회,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부천영상미디어센터, 평상필름, 미디토리, 미디어공간 봄, 서울경기인천지역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아시아미디어컬쳐팩토리, 지구인의 정류장이 공동주최로 함께한다.

  <문화의 경계를 넘어> 프로젝트의 주요 목표는 이주노동자와 미디어교육, 그리고 스스로 만들어낸 영상물로 소통하기의 유의미성을 검토하는 것이다. 이주민을 타자화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이주민 스스로 기획한 이야기로 소통하기, 미디어라는 기제를 통해 언어소통의 한계를 최소화하려 시도가 상호소통의 가능성을 갖는지 평가하고자 한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바로 이 지점이 영화의 생산에서 배급으로 고민이 넘어가는 시점이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이주노동자 미디어교육이라는 문화적 교류의 실험이 이주민과 선주민이 공존하는 사회로 진입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아주 개인적인 기대를 덧붙이자면,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주민 영화감독, 활동가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이렇게 해서 <문화의 경계를 넘어>는 인천, 서울, 경기, 경남에서 4번의 상영회, 이주운동의 자장 안에서 미디어교육의 성과와, 미디어 민주주의의 측면에서 이주노동자 미디어교육의 의미를 찾아보는 두 번의 워크샵,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두를 총화하는 포럼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출처 : 발언하다 블로그 http://icmwmc.tistory.com)


<문화의 경계를 넘어>- 인천상영회와 그 이후

 

  지난 2014.06.15.() 인천의 영화공간 주안 4관에서 상영회부터 포럼까지 이어지는 프로젝트의 첫 스타트로 인천 상영회가 열렸다. 인천 상영회에서는 고립과 존재감 그리고 주민성이라는 주제로 4 작품을 상영하고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상영작은 모두 인천이주노동자영상미디어교실-발언하다에서 그간 만들어진 작품으로 <뺀질이 Mr.Kim>,<지나가는 한국생활>,<나혼자>,<빡구>가 상영되었다. <나혼자>,<빡구>는 혼자 일하고, 혼자 생활하는 이주노동자의 고독에 관련된 이야기이며 <뺀질이 Mr.Kim>, <지나가는 한국생활>은 오랜 시간 한국에서 생활하며 현재 살고 있는 동네의 주민으로 정체화한 주민들의 이야기이다. 이주노동자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며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혼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가 꽤 많다는 것이었다. <빡구>에서는 한국 생활을 위해 필수적으로 적응해야하는 음식이나 기후 등을 적응해나가는 과정, <나혼자>는 혼자 일해야 하는 노동조건,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존재조건(출입국의 폭력적인 강제추방 정책으로 생기는 이동의 부자유 등)을 통해 고립될 수밖에 없는 조건에 대해 개인의 이야기로 담담하게 풀어간다면, <뺀질이 Mr.Kim>, <지나가는 한국생활>은 그런 과정을 지나, 이제는 주민으로 스스로를 정체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지나가는 한국생활>에서 감독은 15년 동안 한국에서 생활하며 자신의 젊은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만일 이곳이 유럽이었다면, 자신은 한 사람의 시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로 한국사회의 이주노동자 관련 정책을 꼬집기도 한다.

  이야기 나눔 시간에는 감독, 미디어교육 교사와 함께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생활 조건과 함께, 미디어교육을 통해 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작품들이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출처 : 발언하다 블로그 http://icmwmc.tistory.com)


  ‘동네 주민이라는 정체성은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이제 한국에서도 낯선 것이 되어있다. 국가 정책에 따라, 직장을 따라, 학교를 따라, 기타의 이유로 도시에서 도시로, 이 동네에서 저 동네로 이주하는 것이 한국 사회의 발전과정이었고, 서로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사는 것이 일상적인 한국 사람들에게도 공동체성혹은 주민성이라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필요하다.(참정권을 포함하는 시민권이라는 개념을 넘어서서 서로의 삶을 공동으로 책임지고 보살피는, 그리고 그에 따라 연결된 관계망 안에서 서로와 각자의 행복을 위해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의미로서의 공동체에 관해서 말이다.) 대화의 시간에 이런 질문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아쉽게도 시간이 부족해 더 깊이 있게 나누기는 어려웠다.

  그 와중에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리폰 감독의 멘트.

  “나는 20년 가까이 한 동네에서 살아왔고, 논과 밭이었던 동네에 어떻게 길이 생겨나고, 건물이 세워지는지, 어떤 가게가 들어서고 나가고 변화하는지, 어떤 사람들이 정착하고 떠나가는지 지속적으로 지켜봐왔다. 그런 내가 그 동네 주민이라고 말 할 수 없다면 누가 동네 주민일 수 있을까?”

 

  이후 7.6일에는 인디스페이스에서 서울 상영회가, 8월 중 경기 상영회와 경남지역 상영회가 예정되어있다.(구체적인 내용은 지역별 주체들과 논의를 통해 확정된다. 이후 상영회와 포럼 관련 정보는 http://icmwmc.tistory.com을 통해 업로드할 예정!) □

 

필자소개


<인천이주노동자미디어교육-발언하다> Season2 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다.

이주민 이외에도 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 미디어교육의 경험이 있고, 다큐멘터리 작업을 한다. 

둘 다 너무 어려워! 를 외치며 살아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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