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ACT! 79호 이슈와 현장] 새로운 꿈, 프리포트로 소통하는 세상

전체 기사보기/이슈와 현장

by acteditor 2013. 4. 12. 16:13

본문

[ACT! 79호 이슈와 현장 2012.06.25]

새로운 꿈, 프리포트로 소통하는 세상

정소희(AMC Factory)

AMC Factory (아시아 미디어 컬쳐 팩토리) 의 시작

  4월 28일, 이주민문화예술센터 프리포트의 오픈 파티 날!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프리포트에 130여명의 넘는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도 없는 4층을 걸어 올라와서 많은 축하를 해줬습니다. 몇 달간의 고민과 고생으로 탄생한 공간이 새 출발을 알리는 날이었습니다.


▲ 2012. 4. 28 프리포트 오픈 파티 (출처: ACM  Factory)

  2011년 9월말, 아름다운재단에서 새로운 신생 단체에 대한 ‘단체 인큐베이팅’ 지원 사업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호~ 이런 것이! 우리에게 너무 잘 맞잖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그 문구를 보고 제안한 우리 멤버 ‘달다’에게 너무나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실 저희는 지난 2009년부터 이주민 문화 예술 활동에 대한 여러 고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기존의 보여주기 식, 1회성의 문화 행사인 이주민 활동이 아니라, 지속적인 가능성을 가지고 이주민이 주체가 되고, 한국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새로운 활동을 모색하고 있었지요. 그래서 이주민 사회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주민 친구들을 만나서 활동을 하기 시작했죠. 이주민아티스트네트워크란 이름으로 만난 친구들과 상영회도 하고, 파티도 열고, 뮤직비디오도 만들면서 같이 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느슨한 형태의 네트워크는 생각보다 싶지가 않았습니다. 같이 모여서 얘기할 공간을 찾아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뭔가 하려고 하면 공간을 빌리는 문제부터 모든 것이 예산 문제이고. 그나마 2009~2010년은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일시적이나마 이런저런 활동을 할 수 있었지만, 2011년은 그것조차 싶지 않았습니다. 같이 모여서 회의는 하기는 하지만, 뭔가 진행되지 못하는 그런 정체된 느낌이었죠. 이러다가 이 모임도 사라지는 걸까? 하는 불안감이 들 무렵,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이 아름다운재단의 기금 사업 소식을 알게 된 거죠.

  이주민들이 많은 저희 모임이라 1달에 한번 회의를 하기도 힘들었지만, 10월은 매주 주말에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지원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단순히 지원신청을 하기위한 회의가 아니라, 지원금을 받든 못 받든 우리가 앞으로 하고자 하는 활동에 대한 전체 기획을 짜보자고 생각했던 거지요.

  19개의 단체가 신청을 하고, 중간에 실사 및 면접 과정을 통해서 정말 운 좋게도 선정된 1개의 단체가 저희 AMC Factory (아시아 미디어 컬쳐 팩토리)가 되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주로 일하고, 가장 익숙한 단어인 공장, ‘팩토리’를 저희 단체 이름에 넣었습니다. 문화와 미디어를 생산해내는 공장이 되고자 하는 것이었죠. 또한 저희 단체 활동가들이 아시아 출신들이라 너무 글로벌한 거는 저희가 감당(?) 못할 것 같아 ‘아시아 미디어 컬쳐 팩토리’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


▲ 아시아 미디어 컬쳐 팩토리 로고 (출처: ACM Factory)

  아름다운재단 면접 때 거의 3시간이 넘도록 열띠게 저희 꿈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 아름다운재단 측에게 이 지원을 못 받게 되면 어떻게 하실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때 저희 멤버 알름씨가 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지원하시지 않더라도 우리는 할 겁니다. 왜냐면 이거는 우리가 오래 전부터 꿈꾸던 일이었고,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원을 받으면 저희가 가고자 하는 길을 좀 더 빠르게 갈 것이고, 지원을 못 받으면 천천히 힘들게 가게 될 것이지만, 어째든 저희는 갈 겁니다.’  

  멋진 말이죠. 시간이 지나서 제 머릿속에서 약간의 각색이 있을지 모르지만, 아무튼 조금 감동 받았었죠. ^^ 물론 저도 같은 생각이라서 더 그랬던 거구요. 

우리는 무슨 활동을 하고자 하는가?

  AMC Factory는 현재 가장 큰 사업으로 ‘이주민문화예술센터 프리포트’ 설립과 운영, 10월에 있을 ‘이주민예술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프리포트’에서는 다양한 문화예술 워크숍과 이주민 커뮤니티 파티, 상영회와 공연 등을 기획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벌써 지난 주말에 ‘서울에서 발리우드영화 만들기’라는 영상 워크숍도 시작했고요. 6월에는 서남아시아 전통악기인 ‘따블라 배우기’ 워크숍이 시작 될 예정입니다.

  간혹 물어봅니다. 이 워크숍에는 한국인도 참여할 수 있냐고요? 프리포트는 지구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워크숍 또한 꼭 한국인이 가르치고, 이주민은 배우는 시스템이 아니라, 이주민이 배울 수도 있고 가르칠 수도 있는 워크숍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진행될 영상 워크숍과 음악워크숍은 이주민 예술가 분들이 강사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더 많은 이주민들과도 소통하기 위해서 이주민 커뮤니티 파티도 준비 중입니다. 이번 달에 처음으로 안산의 ‘지구인 정류장’이라는 단체와 함께 ‘캄보디아 커뮤니티 파티’를 준비했습니다. 사실 저희가 아직 많은 이주민 커뮤니티와 긴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는데, 이러한 커뮤니티와의 연대 활동들을 통해서 우리만의 프리포트가 아니라 이주민 사회의 진정한 프리포트가 되고자합니다.


▲ 이주민문화예술센터 ‘프리포트’ (출처: ACM Factory)

 프리포트는 복합공간을 꿈꿉니다. 하지만 저희 꿈에 비해 공간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따로 교육실과 상영 공간, 휴게 공간을 나누는 게 아니라 다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공간은 프리포트라는 이름에 맞게 상영 및 교육, 휴식 이 모든 것이 가능한 ‘라운지’, 이주, 문화다양성에 관한 영상, 음반, 서적 자료를 구비한 아카이브가 있고, 영상 자료를 보거나 3~4명의 모임이 가능한 ‘미디어 휴게실’, 1인 영상 편집이 가능한 ‘미디어 활주로’, 누구나 와서 저렴하게 차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아시안 티 까페’, 모임 등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오픈 키친’, 홍대 한 복판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평상이 있는 베란다인 ‘전망대’,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움직이는 저희 AMC Factory 스태프가 상주하는 ‘관제소’가 있습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있을 건 다 있죠?

  조만간 AMC Factory에서 만든 물품이나, 제3세계 물품을 대안 무역형식으로 파는 ‘면세점’도 오픈 예정입니다. ^^

진정한 프리포트(FreePort)가 되기 위해서


▲ 이주민문화예술센터 ‘프리포트’ (출처: ACM Factory)

  ‘FreePort’는 자유항이란 뜻입니다. 국적, 인종, 성별 무엇도 관계없이 지구인이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자유로운 Port를 꿈꾸는 것이지요. 또한 접속포트로써의 프리포트를 의미합니다. 서로 다르고 다양한 활동들이 자유롭게 서로 접속되고 섞이는 그런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저희 멤버들 간의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소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직은 단체의 시작이라 많이 부족하고, 생각대로 되지 않은 부분도 많습니다. 상근하는 인력만이 모든 것을 기획하고 결정하는 구조가 아니라,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활동을 할 수 있게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흔히 이주민 단체에서 발생하는 어쩔 수 없이 한국 활동가가 모든 행정 영역을 다 떠맡는 구조가 아니라, 이주민도 같이 행정영역에서도 같이 역할을 분담할 수 있는 단체가 되고자합니다. 행정은 부담이기도 하고, 권력이기도 합니다. 저희 단체는 모두 문화 예술 활동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즉, 모두들 행정보다는 기획을 하고픈 사람들이 모인 것이죠. 그렇다면 모두 기획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대신 행정부분은 서로 부담을 나누는 방법을 모색해야겠죠. 사실 이런 부분은 쉽지 않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쉬운 길보다는 어렵지만 길게 가는 길을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내부적으로 소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가 얘기하는 국경과 인종을 뛰어 넘는 소통은 더욱 힘들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 시작입니다. 저희가 실패할 지도 모르고, 성공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희는 빠르든 느리든 계속 이 길을 가고자 합니다. 사실 아름다운재단의 지원금이 저희에게 많은 지원을 하고 있고 저희가 꾸는 꿈을 실현시켜 주고 있지만, 단체를 운영하는 데는 아직 쉽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조금씩 자립을 해나가야 하는 과제도 있고, 지금도 상근 인건비는 저희가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 지원받는다고 운영에 아무런 문제없다고 가끔 오해들 하시는데, 저희 힘들어요. -.-

  2012년 후원회원 300명 목표! 될 수 있겠죠? 후원 회원들에게는 많은 혜택이... *^^* □ 

[필자소개] 정소희
- 미디어교육 활동가/영상 제작자, AMC Factory 사무국장, 그 외 여러 곳에 문어발을 뻗치고 있는 미디어 활동가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