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Me,Dear’ 은 <ACT!> 78호부터 신설된 코너로, 일상에서 느낀 미디어와 관련된 소소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미디어에 대한 나의 단상이나 인상을 담는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Me,Dear를 통해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들을 소박하게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전부터 나는 내 의견을 말로 표현하는 것에 서툴고 자신이 없었다. 언어와 같은 직접적인 전달수단 이외에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뭐가 있을지 종종 고민했었다. 그 중 관심이 있던 것은 미술, 영화였다. 미술과 관련해서 종종 재료를 구해 이것저것 만들어보기도 하고 설치도 해보았지만 영화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몰랐다. 영화라는 영역에 대해 막연히 우러러보고 그 영역을 다른 세계에서 누군가 하는 무엇쯤으로 생각하고 말았다. 왜냐하면 우리가 영화를 흔히 접하는 상영관만 하더라도 규모 등으로 관객인 나를 압도시킨다. 또 제작 비용, 제작 장비만 떠올려도 눈이 휘둥그레진다. 늘 영화는 보는 걸로 만족하고 말았다.
하지만 해보고 싶은 마음은 늘 있었는데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하는 걸까? 전문가 과정, 소위 말하는 아카데미에서 시작해야하는 걸까? 그럼 난 늦은 건가? 이렇게 끙끙대기만 하던 중 미디액트에서 ‘초보 비디오 프로젝트’라고 해서 극영화, 다큐에 대해 기본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강좌를 발견했다. 그렇게 5월에 ‘초보 비디오 프로젝트’ 줄여서 ‘초비프’수업을 듣게 되었다. 처음 이 수업을 들으면서 전문적인 영역에 대해 얼마나 배울 수 있을까?하며 걱정이 되기도 하고 시시하기도 할 것 같았다.
수업은 초반에 아주 기초적인 이론 수업, 이론을 바탕으로 한 실습, 마지막으로 총 배운 것을 토대로 본 촬영을 하는 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론을 끝내고 짧게 실습을 하면서 카메라를 만지고 편집까지 해보았다. 총 1분 30초짜리의 영상이었지만 내가 원하는 스토리를 연출했다는 것에 신이 났다. 실습이 끝나고 6월 초반부터 이제 슬슬 본 촬영이 시작되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촬영 중이고 거의 끝나는 단계에 와있다.
연출 이론에 대해 배우고 직접 촬영하는 과정을 통해 나는 두 가지의 느낀 점이 있었는데 그 두 가지가 이 수업의 가장 큰 성취라고 본다. 하나는 촬영을 진행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가면서 “영화 별 거 없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또 하나는 카메라를 드는 내 모습에 만족스러웠다는 점이다. 영화를 직접 연출 및 촬영 해보니까 영화 그거 대단한 사람들만 만드는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내가 그동안 영화를 막연히 높게만 생각했던 경계가 완전히 무너지는 계기였다. 또 카메라를 들 기회가 없었고 들 자신도 없었던 내가 연출, 촬영을 한다니 그 모습 자체만으로 만족스러웠다. 내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내 의도대로 무언가를 표현하여 결과물을 만든다는 것에 대견함에서 비롯된 만족이다.
이 두 느낀 점(영화를 만드는 내 모습에 대한 만족- “영화 별 거 없네.”의 마인드)을 통해 내가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 수업의 가장 큰 변화라고 본다. 왜냐하면 요즘 세상은 전문가를 무수히 만들어내고 요구한다. 또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철저히 구분 지으려고 한다. 전문가 집단은 자본을 업고 그들의 시각대로 콘텐츠를 마구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비전문가들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그걸 옆에서 보는 것에 만족해야한다. 이에 따라 소위 사회에서 말하는 전문가라는 집단만이 유일하게 이 사회의 ‘입’과 ‘손’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비전문가들은 그저 전문가들의 ‘입’과 ‘손’을 빌릴 수밖에 없다. 이런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이의 거리를 줄여주는 매개가 나에게는 ‘초비프’ 수업이었다. 이런 교육들이 좀 더 다양한 분야, 전문성, 질적 향상 등 보완한다면 모두가 전문가가 되고 누구나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 있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면 적어도 지금보단 사회는 재밌어지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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