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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10호 우리 곁의 영화] 맺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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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8. 7. 1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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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10호 우리 곁의 영화]


우리 곁의 영화

-맺는 글



조민석(<The Secret Principle of Things>, <춤>)



우리 곁의 영화는 제가 이곳저곳에서 했던 강의를 하나의 기획으로 옮긴 글입니다. 궁극적으로는 교과서를 구상했으며 따라서―기획에 맞춰―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덧붙여진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배급과 관련된 내용들이 특히 그렇습니다. 흔히 영화는 상품의 성격과 예술품의 성격이 뒤섞여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배급과 관련된 내용에서 살펴보았듯이 예술품으로서의 성격은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며 예술적 성격이 주도적인 작품은 여러모로 일반 관객의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영화의 예술적 맥락이 우리에게 익숙한 까닭은 영화의 가치를 격상시키는 방식의 마케팅이 전면화 되었기 때문인데, 이제는 마치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영화를 해석해주는 2차 텍스트가 오늘날처럼 활발하게 만들어지게 된 것은 짧은 영화의 역사 안에서도 비교적 근래의 일입니다. 물러서서 생각해보면 격상 마케팅 아래 설정된 기준들은 오히려 불필요한 편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영화제 수상 부문이 영화를 파악하는 기준으로 쓰이곤 하지만 의외로 이 범주들은 영화를 파악하는데 그리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 곁의 영화」에서 저는 영화의 원리를 해명하고자 했습니다. 영화 형식에 관한 명료한 이해를 돕고자 오늘날 ‘영화’로 여겨지고 있는 것의 원형을 파악하고, 그것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의 전형을 제시하려고 했습니다. 또한 제작자에게도, 이론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가닿을 수 있는 내용을 이야기하려고 했습니다. 전반부, 제작과정과 내러티브에서는 영화가 조직화되는 맥락과 방식을, 후반부, 쇼트와 편집에서는 영화의 실제적 구성요소인 이미지와 사운드와 컷의 전형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곁의 영화'는 영화의 모형을 내러티브 아래 이미지와 사운드와 컷이 구조화되고 그것이 관객의 관여에 의해 완결에 이르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내러티브는 데쿠파주를 통해 쇼트들로, 즉 이미지와 사운드와 컷으로 나누어집니다. 이미지와 사운드와 컷은 내러티브로부터 부여받은 영화적 소임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쇼트들은 다시 몽타주를 통해 내러티브가 됩니다. 이는 그동안 익숙히 보아왔던 이미지 중심의 해명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 곁의 영화」는 10년간의 영화 공부를 정리한 것입니다. 이 10년은 원고를 쓴 3년을 포함한 시간입니다. 연재를 시작할 때만 해도 강의한 것을 정리하는 정도면 충분할 거라 생각했지만 쓰고 발행하는 과정에서, 교과서에 도전한다는 것이, 이미 여러 차례 쓰인 내용을 다시 쓴다는 것이 얼마나 거대한 일인지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탓에 공부한 것을 정리하고 원고로 옮기는 과정에서 새롭게 공부한 내용들도 많았습니다. 3년의 시간, 각각의 편이 성격, 수위, 용어 등에서 균질하지 못한 점을 이렇게 변명해봅니다. 연재를 마치는 시점에서 보니 처음 떠올렸던 지도를 잘 따라간 듯하면서도 전혀 다른 지도가 그려진 것 같기도 합니다. 저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영화적인 순간인 것 같습니다. 강의를 들어주신 분들, 함께 공부한 동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관심을 가지고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 덕분에 기쁘게 연재를 마칩니다. 기회가 된다면 영화사 입문이나 고전영화 읽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힘의 한 세기>(2015,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



우리 곁의 영화는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으며, 강의를 옮긴 글임을 밝혀둡니다.


개요 

1. 알아도 써먹지 못하는 - 제작과정 

2. 무엇이 우리를 영화 앞에 붙들어 놓는가 - 내러티브 장치 

3. 신비로움을 구축하는 전략 - 영상과 소리 

4. 영화의 최종 병기 -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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