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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09호 미디어 인터내셔널] 미국 ITVS 사례로 본 독립영화 지원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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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8. 5. 1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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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미국 ITVS의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 지원 현황이 국내 독립다큐멘터리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방편들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참고가 되기에 2017년 미디액트 개관 15주년 행사 ‘쇼미더액트’에서 발제된 바 있으며, 이번 호 미디어 인터내셔널로 소개하는 것이 결정되었습니다.




[ACT! 109호 미디어 인터내셔널 2018.05.29.]


미국 ITVS 사례로 본 독립영화 지원제도


김송이(미디액트 창작지원실원)



ITVS는 무엇인가? 


  ITVS(Independent Television Service)는 독립다큐멘터리 제작지원을 위해 미국공영방송기금(CPB)을 사용하는 법정기구이다. 

  제작지원 프로젝트는 전통적 다큐멘터리(Film)와 뉴미디어(Digital & Interactive)로 구분하여 진행되고 있다. 매년 종류별로 두 번 혹은 한 번씩 제작 지원이 이루어지며, 현재까지 1,506개의 영화가 지원되었고, 미국의 혁신적인 프로그램에 주어지는 피바디상과 미국의 텔레비전 업계의 우수상이라 할 수 있는 애미상을 35번 수상했다. 


  제작지원의 종류는 자유공모(Open Call), 사전제작지원(Digital Open Call), 다인종제작자지원(Diversity Development Fund), 지정공모(Series and Special Projects)의 4개 분야로 나뉜다. 지원범위는 사전제작지원부터 배급까지 전 과정에 걸쳐져 있다. 특히 자유공모(Open Call)와 사전제작지원(Digital Open Call)은 제작완료 후 PBS의 방영 프로그램인 <Independent Lens(인디펜던트 렌즈)> 및 기타 프로그램에 방영 되는 것이 보장되어 있다. 지정공모(Series and Special Projects)는 정치적인 입지 때문에 탄압을 받았거나 불리한 처지에 놓였던 제작자들에 대한 지원을 행한다.

  

▲ ITVS 사이트 중 제작지원(Get Funded)페이지 https://itvs.org/funding



  ITVS는 워싱턴 D.C. 컬럼비아 특별구의 ‘소비자 및 규제 당국 부서’에 의한 조항에 따라 설립되었다. 공영방송의 프로그램 다양성과 혁신성을 위해 독립적인 진흥조직을 법제화하면서 조직되었고, 조직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독립영화협회에 조직의 이사회 추천권을 부여하여 독립성을 보장받고 있다.


  예산 구성을 살펴보면 공영 방송 기금(CPB)에서 97%를 지원받고 나머지 3%는 시민의 후원금이다. 이 중 90%가 전통적 다큐멘터리 제작지원비로 사용되고, 나머지 10%는 뉴미디어 영역 지원에 사용되고 있다. 



독립다큐멘터리 활성화를 위한 ITVS의 다양한 활동 


  ITVS의 주요 배급 채널인 <Independent Lens>는 미국 공영방송인 PBS에서 독립다큐멘터리를 방영하는 프로그램이다. 황금시간대라 불리는 매주 금요일 밤 10시에 방영된다. 방송시간은 60분에서 90분 사이 정도다.


▲ PBS의 INDEPENDENT LENS 페이지 

- 방영예정 프로그램의 TV편성표를 확인 할 수 있다. 

http://www.pbs.org/independentlens/tv-schedule/



  ITVS는 제작지원사업 뿐만 아니라, 제작된 다큐멘터리를 활용해 공동체 상영 배급을 하며 사회 혁신 사업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역의 주민들이 모여 지역 공동체 이슈에 대한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함께 보고 토론하는, ‘INDIE LENS POP-UP(인디 렌즈 팝-업)’이다. 찾아가는 공동체 미디어 사업이라 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공동체 상영을 통해 지역 유대와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을 지닌다. 관련 홈페이지에서 커뮤니티 맵핑 서비스를 통해 미국 전역의 주 별 지역 공동체 상영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 <INDEPENDENT LENS> 페이지 내 <INDIE LENS POP-UP> 페이지 

- 해당 영화의 지역 시사회 장소 및 일정, 참석자등 알 수 있다. 

http://www.pbs.org/independentlens/indie-lens-pop-up/


  여성 문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 상영, 토론하여 여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조직한 ‘WOMEN&GIRLS LEAD GLOBAL’이라는 단위도 있다. 매년 여성에 대한 10개의 영화를 제작지원하고, 여성인권에 취약한 나라에서 지원작들을 상영한다. ITVS에서 행한 ‘데이터를 사용한 영향력 측정’ 조사에서 여성 인권에 대한 다큐멘터리들을 상영한 후엔 ‘성희롱을 당하고 있는 여성을 도와주겠다.’고 응답한 남성의 응답률이 영화 상영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하는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다큐멘터리 상영회의 효과는 크다. 


  ‘OVEE’는 ITVS의 온라인 상영 플랫폼이다. 온라인에서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독립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라이브 채팅을 통해 사회적 의제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진다. ‘OVEE’의 영향력은 다큐멘터리 <Homestretch>의 온라인 상영 후 미디어 사회 영향 센터에 의해 조사된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시청자 중 54%는 온라인 상영이 사회적 이슈를 논의하는 포럼으로 매우 용이하다고 설문에 응했다. 또한, 70%의 시청자가 온라인 상영이 다른 장소에 있는 사람들이 가상극장에 모여 함께 시청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PBS Learning Media’는 교육자를 위한 다큐멘터리 활용 교육 프로그램이다. ITVS에서 제작된 영화 중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를 선별하여, 학교의 역사, 사회, 예술 교과에서 제시되는 주제와 학년별 난이도를 분류하여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커리큘럼과 과제 자료들을 제공한다.


▲ PBS의 PBS LearningMedia 페이지 

- 교사가 참고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활용자료로 

학년별, 주제별, 미디어유형별 검색을 통해 수업자료를 얻을 수 있다.

https://ca.pbslearningmedia.org/



독립다큐멘터리 활성화를 위해 제안할 수 있는 것들


  지금까지 ITVS의 조직 설립과 지원제도, 다큐멘터리를 활용한 사회변화 활동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국내에서 이와 같은 조직을 떠올려 보자면, 공적자금을 활용해 독립제작자 지원제도를 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있다. 이 기관들에서는 독립다큐멘터리제작지원 공모 사업을 하고 있지만 지원금규모나 편수가 적고, 공모주기도 일정하지 않다. 또 ITVS의 주요 배급채널인 PBS와 같은 한국의 공영방송 KBS는 독립다큐멘터리 제작자를 위한 독립다큐멘터리를 위한 프로그램 자체가 없을뿐더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도입한 외주제작시스템이 있어 독립제작자의 영역이 일부 존재하지만, 이마저도 방송사업자와 독립제작자와의 관계는 하청업자 또는 갑을관계로 불리며 문제점을 많이 지적받고 있다. 결국 국내 독립다큐멘터리제작자들은 열악한 제작환경에 더 이상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지 못하거나, 공정한 제작기회를 찾기 위해 해외로 떠난다고 한다. (*주1) 


  만약 공공기관인 콘진과 영진위가 독립제작자들을 기초로 한 전문적인 독립다큐멘터리 관련 내부부서를 만들어 지속적인 공모사업을 벌이고, 세심한 제작환경을 구축하고, 그 배급 통로도 KBS와의 적극적 협력을 통해 독립영화제작자 지원 및 상영 지원 사업을 시행하면 어떨까. 그리고 이 사업들이 더욱 견고히 자리 잡기 위해 중앙행정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가 정책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면, 국내 독립다큐멘터리 제작자들에게는 안정적인 제작 환경과 상영 기회를 제공하고 시청자들에게는 다양하고 혁신적인 다큐멘터리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


* 주1

 - 한경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PD 발언 (미디어오늘, 2017.10.11.)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9244




글쓴이 김송이

- 미디액트 창작지원실에서 상설강좌 및 제작지원사업들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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