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20호 / 2005년 4월 29일
겨울잠을 깨고 다시 기지개를 켜는 시청자주권을 위한 경남시민사회단체협의회 활동을 위하여 이 지 양 ( 시청자주권을 위하여 경남시민사회단체 협의회 사무국장 ) 1. 들어가면서.. 2005년 3월 서울MBC에서 노조활동출신의 개혁적 성향을 가진 사장이 취임하면서 일기 시작한 변화의 바람이 마산지역에도 그 여파를 끼쳤다. 방송법개정을 위해서도 역할을 담당하였고, 2000년이래 마산MBC 라디오PD로 지역에서 당시 생소했던 퍼블릭엑세스에 대한 전도사역할을 담당했던 박진해PD가 MBC사장으로 전격발령이 난 것이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늦게까지 깨어지지 않을 두터운 두개의 보수적 철옹성이 있는데 하나는 학교이고, 또하나는 방송국이다”라고 했던, 지역 방송사의 보수성에 대하여 질타하던 사람들에게는 가히 충격적인 인사발령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바람이 가지고 올 지역사회 미디어환경의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반한 심상치 않은 기운이 지역을 휩싸고 있다. 디지털 뉴미디어시대를 맞이하면서 지역방송사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위기감에 있고, 이는 방송사 통합이라는 한축과, 더욱 더 지역에 밀착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말그대로 지역방송의 필요성을 지역시청자들에게 호소해야 하는 한축으로 표현되고 있다. 지역 시청자들은 자신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속도감으로 변화하는 방송환경의 변화를 읽어내기에도 벅찬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 특히 핸드폰은 전화를 걸고 받는 용도로만 충실히 사용해야 한다고 믿는 아날로그세대에게 있어서 휴대폰을 통한 위성방송의 시청같은 방송기술의 발전은 신기함을 넘어선 두려움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또한 지역에서 언론운동을 전개해온 관련단체들은 모니터만해도 수백개의 채널을 해야하는 지금의 현실속에서 다시 중심잡기에 나서고 있으며, 퍼블릭액세스 제작활동을 매개로 규합했던 시청자주권을 위한 경남시민사회단체협의회(이하 시청자주권협의회)는 열심히 주장하던 미디어센터의 건립이 마산MBC안에 시청자미디어센터가 개소한 이래 목적성을 잃고 잠시 주춤했던 활동을 다시 전개하기위해 기지개를 펴고 변화된 방송환경 속에서 목표를 세워야 하는 시점에 있다. 2. 시청자주권협의 역사 고찰 1) 창립기 (2000년) 시청자주권협의회는 마산, 창원, 진해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경남지역 시민단체들이 2000년 5월 16일을 시작으로 아홉 차례의 준비모임을 거쳐 8월 25일에 창립하였다 창립 당시 시청자주권협의회에 참여한 단체는 가톨릭여성회관, 경남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경남여성회, 경남정보사회연구소, 경남한살림, 마산YMCA미디어환경운동본부, 마산YWCA,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마창진 참여자치시민연대, 마창환경운동연합, 민주노총 마창지역협의회, 일여성예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마산지회, 참교육학부모회, 창원YMCA, 한국민족예술인 총연합 마산창원지부 등 16개 단체이다. 《시청자주권을 위한 경남시민단체 협의회 창립대회 자료집》(2000). 시청자주권협의회는 준비 과정에서 액세스 프로그램 시사회 및 설명회를 개최하였으며, 새 방송법에 대한 소개와 아울러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의 의미 등에 관해 논의하였으며, 가능한 한 많은 시민단체를 참여시키기 위해 노력하였다. 시청자주권협의회는 창립선언문에서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연대 협의기구로서 시청자 주권을 둘러싸고 변화하는 방송환경에 주체적으로 반응하며, 무엇보다도 민주적이어야 하는 방송환경에서조차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방송의 현실을 딛고 일어서서 방송에의 시청자 참여 및 권익향상을 함께 도모해 가는 과정에서 건강한 지역사회운동을 해나갈 것을 선언하고,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의 제작 및 질 향상, 방송 프로그램의 평가, 시청자 위원회 참가 등 시청자의 권리와 주권을 지키고 고양함을 목적으로 의욕적인 출발을 하였다. 2) 라디오엑세스 프로그램 제작기 (2000년 10월~ 2002년) 시청자주권협의회에서는 창립과 더불어 지역방송의 라디오에 액세스 프로그램을 편성해 줄 것을 방송사에 요구하였다. 그 결과 마산MBC AM의 <여론중계실> 프로그램(월~토, 오전 11시 10분부터 40분간 방송)에 주 1회 액세스 프로그램을 편성하기로 하고, 2000년 10월 28일 1회 방송을 시작하여 2002년까지 80여편의 라디오 액세스프로그램이 시청자주권협을 중심으로 꾸준히 만들어졌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80여편의 라디오 액세스 프로그램은 CD로 녹음되어 사무국에서 비치하고 있다. 시청자주권협의회에서 방송사에 라디오 액세스 프로그램을 요구하게 된 이유는 지역사회에서 라디오를 고정적으로 청취하는 청취자 층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다는 판단아래 지역의 이슈를 주민들과 공유하기가 유리하다는 점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에 대해 시민단체나 방송사의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텔레비전 액세스를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또한 라디오 액세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영상제작이나 편집에 관한 교육을 통해 장기적인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정상윤 교수의 지방분권과 지역방송 세미나 자료집에서 요약정리함 액세스프로그램에 대한 지역사회 이해의 부족으로 인하여 민감한 사안의 경우에는 항의 전화를 받기도 하는 등(안티조선, 스승의 날) 부작용이 있기도 하였지만 라디오액세스를 지속적으로 쉬지 않고 진행하면서 그 동력으로 지역의 미디어센터 건립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영상제작교육 및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교육 등을 실시하는 등 연대체로서의 상생의 운동을 전개해 나갔다. 3) 시청자 주권협의 내부 갈등기 (2003년 ~ 2004년) 시청자주권협의회는 2002년과 2003년 방송위원회의 지원을 받는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2002년 프로젝트는 시청자주권협의 이름으로 진행되었으나 2003년 방송위원회 지침의 변화로 연대체는 프로젝트를 응모 할 수 없게 되었고, 방송위원회의 승인하에 한 단체의 명의를 빌어서 프로젝트에 응모하게 된다. TV액세스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내부적 문제와 방송위원회의 갈등 요인으로 인하여, 결국 프로젝트가 가진 지역사회에서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내부 갈등의 요인이 증폭되고 시청자주권협의 활동이 위축되기에 이르렀다. 또한 시청자주권협의회가 목적사업으로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시청자미디어센터가 방송문화진흥회의 전격적 결정으로 마산MBC안에 개소하게 되었고, 그동안 라디오,TV액세스라는 고리를 가지고 움직여온 시청자 주권협이 그 역할을 마산MBC 시청자미디어센터에 내 주고 방향성을 잃기 시작하였다. 3. 시청자주권협이 나가야 할 방향 지난 3월 31일 마산MBC는 순수하게 시청자들이 만든 작품을 시청자PD, 시청자 아나운서, 시청자 리포터가 자체 진행하는 말 그대로의 시청자 액세스프로그램을 매주 정규방송으로 편성하기로 결정하고 4월 첫 방송을 준비하면서 지역사회단체와 개별 미디어센터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가졌다. 심야시간대에서 토요일 오전 7시30분에서 다시 금요일 4시로 좀더 나은 방송시간대를 찾기 위한 치열한 논의의 과정이 있었고 30분 오롯이 지역 시청자 몫인 이 시간에 대하여 지역은 새로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지역미디어센터인 마산MBC시청자미디어센터와 영상제작과정을 수료한 개별 시청자집단과 경남시청자주권협이라는 세축을 중심으로 시청자영상제작기획단이 꾸려지게 되었다. 말 그대로 시청자주권협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지금, 여기의” 현안을 중심으로 지역 아젠다를 형성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 머리의 역할을 담당한다면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배출한 영상 pool의 영상지도력은 실제적인 촬영과 편집의 기술적 역할인 손발의 몫을 담당하고, 이 사이에서 실무적인 일들과 완충적 조정기능인 몸통역할을 시청자미디어센터가 담당하는 아귀가 맞는 삼각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시청자미디어센터를 세워달라는 요구가 충족된 시점에서, 또한 지역미디어운동의 역사를 이끌어 온 시청자주권협의 역사를 배경으로,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배출한 훌륭한 영상인력들이 어울려 상생할 수 있는 방향타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시청자주권협은 디지털뉴미디어의 등장으로 변화하는 방송환경을 미리 예견하고 이를 지역에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기술의 진보로 지역방송은 자구책 마련을 위한 통합의 길을 걷게 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지방분권과 지역문화에 대한 고민은 필연적으로 동반하게 될 것이다. 이에 2005년 경남 시청자주권협의 활동은 1) 방송정책에 대하여 지역의 입장을 대변하고 2) 지역방송옴부즈만으로서의 전문적 역할을 담당하고 3) 지역방송, 케이블방송을 통해 만들어진 액세스채널이 정착되도록 참여하여 지역 아젠다를 형성하는 일을 시작하려고 한다. 미디어센터가 필요하다는 필요성을 주장하다가, 막상 미디어센터가 만들어지고 난다음의 시청자주권협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고민없이 맞은 갑작스런 변화와 함께 1년주기로 단체별로 돌아가면서 맡게 되는 사무국으로 인하여 프로젝트 사업의 완결성이 떨어져서 생겨난 내부적 갈등이라는 진통기를 겪은 시청자주권협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디지털 뉴미디어시대에서 지역미디어운동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늘 역사를 정리하면서 역사속에서 가져왔던 시청자주권협의 경험들이 새판을 짜고, 새 일감을 찾을 저력이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이제 겨울잠을 깨어 다시 기지개를 켜고자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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