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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95호 미디어인터내셔널] 힘겹지만 과감하게, 태국 공동체 미디어의 고단한 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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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5. 10. 2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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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95호 미디어인터내셔널 2015.11.15]


힘겹지만 과감하게, 태국 공동체 미디어의 고단한 진전



김명준 (미디액트 소장)



 2015년 7월 24일, 태국의 방콕에서는 공동체교육미디어 재단(Foundation for Community Educational Media, 이하 FCEM)과 방송통신위원회 (NBTC, National Broadcasting and Telecommunication Commission, 이하 방통위) 공동주최로 『새로운 사고, 새로운 미디어 New Thinking, New Media』 회의가 개최되었다.

 미디액트의 필자, 그리고 오픈넷의 박지환 변호사,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유정석 실장 등 3명이 한국 측 발표자로 참석하였고, 이외에도 태국 및 동남아 각국의 연구자, 활동가들이 참여한 이 회의에서는, 융합 환경에서 검토되어야 할 정책적 초점들과 관련된 발표 및 토론이 진행되었다.

 사실 태국은 미디액트 및 한국의 미디어 운동과 인연이 많은 곳이다. 2005년 태국의 우본라트 교수가 방한하여 공동체 라디오 관련 정책에 관한 발표를 한 것을 기점으로 다양한 수준의 정책 논의가 진행되어왔고, 2007년에는 태국의 활동가들이 한국의 미디어 관련 단체들을 방문해서 민주적 미디어 시스템과 관련된 정책 리서치를 했을 때 전 과정을 미디액트가 코디네이션하기도 했다. (방문에 소요된 예산은 독일의 녹색당 계열 재단인 하인리히 뵐 재단이 제공했다) 그러한 교류의 바탕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반복되는 쿠데타의 악순환 속에서도 나름대로 민주화의 과정을 밟아가던 태국은 역시 독특한 민주화의 과정을 진행해온 한국의 정치적 경험, 그중에서도 공동체·독립 미디어를 비롯한 미디어 정책에 많은 관심을 지녔고, 한국의 입장에서는 2000년에 라디오 주파수의 20%를 민중 영역에 배치하는 등 공동체 미디어와 관련하여 민주적 정책을 관철시킨 태국 미디어 운동의 모습이 분명 인상적인 사례였기 때문이다.



1. 금요일에 만나는 군부 방송, 12개의 디지털 공동체 TV, 그리고 융합


 이번 회의에 한국 발표자들이 대거 초청된 것 역시 그러한 상호 관심과 교류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지만, 몇 가지 새로운 조건들이 등장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선 태국(미디어)의 민주적 진전을 가로막고 있는 커다란 장애물인 군부의 권력 장악 상황이다. 겉으로는 물론 평온해보이지만, 2014년 쿠데타 이후 집권한 군부는 조직적 저항을 억누르고 있으며 (회의 개최 기간에도 민주주의의 확대와 민간으로의 권력 이양을 촉구하는 학생들의 시위와 체포 및 석방이 이어졌다) 사회 전반의 민주적 개혁은 난망한 상황이다. 단적인 예로 금요일마다 TV에 등장해 가르침을 설파하는 장군의 고정 방송은 80년대 한국의 땡전뉴스를 연상시켰다.

 하지만 의외로, 이런 어려운 정치적 조건 속에서도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어찌 보면 돌출적이라고도 해야 할 공동체 미디어의 정책적 진전 또한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특히 2013년에 기본적 원칙이 합의된 디지털 전환 후 채널 배분 정책의 내용은 놀랍다. 간단히 요약하면, 스위치오프는 2020년이며, 셋톱박스를 무상으로 배포하되 디지털 전환 후 배분될 48개 채널 중 12개가 공영방송에 배분되며, 20개는 상업방송에, 그리고 12개는 공동체 TV에 배분되며 (여기까지는 SD채널) 나머지 4개는 HDTV로 송출되는 것이 전환의 핵심 내용이다. 이렇게 전체 채널의 25%를 공동체 TV로 배분하는 것은 민중 영역 혹은 공동체 미디어 영역에 1/3의 채널 및 주파수 자원을 배분하는 남미의 주요 국가들에 비해 더 급진적이라고 하긴 어려울 수도 있지만, 디지털 전환 정책이라는 프레임에서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진보적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이 가능했던 것은, 군부독재 치하에서도 가능한 모든 정책적 성과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활동가들의 분투 때문이다. 특히 시민사회 몫으로 11인의 방통위원 중 (물론 아직 명실상부한 융합위원회는 아니므로 방송과 통신 정책이 위원회 내부에서 통합되어 있지는 않다) 한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수피니야를 비롯한 민중미디어개혁캠페인(지금은 해산되었다) 출신의 활동가들은 고단한 정책적 개입 과정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만들어냈다. 물론 이렇게 확보된 잠재적 공간을 현실적인 대안/독립/공동체 미디어의 활동 공간으로 전환시킬 실질적 준비는 부족하고, 아울러 방통기금을 군부가 전용하는 등 정책 추진의 근본적 한계가 존재하지만, 미래의 채널 시스템에 대한 정책적 개입을 통해 대안적 콘텐츠의 생산과 배급 시스템을 극적으로 확대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사실 이번 융합 회의 역시 방통위원 수피니야의 주도하에 기금을 배정하여 조직된 것이었고, 그런 점에서 융합 상황에 조응하는 미디어 규제 정책 프레임(regulatory framework)의 재편을 논의하기 위해 이 회의를 조직했고 곧이어 종합보고서를 출간할 연구 주체들이 독립적 미디어 활동가들이며, 회의 참여 주체들 역시 시민사회에 소속된 활동가들과 연구자들이 주를 이루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지점이었으며 다른 한편 우리의 암울한 상황과 비교해보자면 부러운 부분이기도 했다.




2. 가능한 최대한의 상호 이해를 목표로 삼아, 융합과 공공성에 대한 규제 프레임 논의


 "새로운 미디어를 위한 미디어 융합과 컨텐츠 규제 모델에 관한 공개 세미나"라는 부제 하에 하루 동안 진행된 회의의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으며, 주요 의제는 다음 네 가지로 구분되었다.


1. 프랑스, 인도네시아, 한국의 뉴미디어 규제 모델 비교 연구 보고서에 대한 기조 발제 (연구 책임자의 발제)

2. 미래를 위한 인프라 : 융합 미디어 거버넌스는 어떻게 혁신적 경제와 민주적 사회를 구축해나갈 수 있을까?

  (한국, 동남아 각국의 참여자에 의한 사례 발표가 있었으며, 필자의 발표 및

  오픈넷 박지환 변호사의 발표는 여기에 포함되었다) 

3. 시민자율결정을 위한 뉴미디어 자율규제 (KISO의 유정석 실장 발표 포함)

4. 수피니야 클랑나롱 방송통신위원의 결어



 필자의 발표는, <융합과 위기의 심화 : 민주적 커뮤니케이션의 미래와 권리 확장의 모색을 위하여 - Media Convergence, A Deepening Crisis: Time to Extend Democratic Communication Futures and Rights> 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다. 이 지면에서 다 소개하기는 힘들지만 지금까지의 국내 미디어 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짚어보고, 국내외 공동체 미디어의 다양한 실험 사례에 기반하여 향후 미디어 운동의 과제를 짚어보자는 취지였다. 특히 세월호 사고와 관련하여 주류 언론에 대한 불신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미디어활동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참여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하루 동안 많은 발표자들이 등장한데다가 언어의 문제, 그리고 동남아 각국의 상황에 대한 이해의 부족 때문에 주요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울러 이 회의 자체가 보고서 완성을 위한 최종 점검의 의미를 지닌 것이었기에 모든 논의는 태국의 규제 정책 프레임의 문제로 집중될 수밖에 없었고, 그렇기에 각국 활동가간의 상호 이해와 교육, 연대의 확장을 목표로 하는 활동가 중심의 여타 국제회의와 비교하자면, 아쉬움이 큰 것은 불가피했다.

 다만 최소한의 공유를 위해 열거하자면, 동남아 각국 규제 상황에 있어서 법과 현실의 불일치 문제, 자기규제와 자기결정의 관계에 대한 재검토, 허가받지 않은 혁신(innovation without permission)을 활성화하기 위한 혁신의 예측불가능성을 인정하는 정책적 고려의 필요성, 융합은 불가피하지만 융합의 양상은 미리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여 현실에 개입하자는 주장, 시민의 자기 결정을 위한 뉴미디어 자기 규제 모델의 필요성 개진 등이 기억에 남는 주요 키워드 혹은 명제들이었다. 아울러 한국 측 참석자들의 발표 주제인 기술 중립성, 마을미디어 등 대안·독립미디어의 확장과 그 사회적 의미, 인터넷 자율 규제 기구의 현실과 전망 등은 모두 다른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이러한 경험들을 태국의 맥락에서 해석하고 긍정적으로 차용하기 위한 논의는 회의석상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3. 대안 인터넷 언론에서 미디어 허브로, 프라차타이


 체류 일정이 짧았던 탓에 회의 이외의 일정이 단 하루에 불과한 상황에서, <프라차타이> 방문은 어쩌면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2004년 인터넷상의 독립 언론이라는 모토 하에 설립된 <프라차타이>는 태국 사회의 다양한 이슈들을 국내외에 소개하는 가장 대중적인 독립 언론이면서 대안적 저널리즘이 부딪치게 되는 여러 딜레마들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프라차타이>의 소개에도 써있듯 (http://prachatai.com/english/aboutus) 이 “독립 비영리 매일 온라인 뉴스의 기본 목표는 태국 뉴스 미디어의 자유와 독립이 심각하게 침해되는 시기에 대중에게 신뢰할 수 있으며 적절한 뉴스와 정보를 (reliable and relevant news and information) 제공하는데 있다. 또한 그 구체적 활동 목표는 첫째 태국 시민사회의 민주적 역할을 발전시키고 강화하는데 필요한 신뢰 가능한 뉴스와 정보에 대한 대중들의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것, 둘째 지역 공동체와 시민사회 운동 및 조직의 난점들, 고민, 활동, 성과 등에 관한 뉴스에 초점을 맞추는 것, 셋째 태국 뉴스 미디어의 자유와 독립을 확장하는 것, 넷째 태국 뉴스 미디어에 대한 시민의 활발한 참여를 장려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




▲ 사무실 입구의 간판 "자유로운 민중의 미디어"


 <프라차타이>의 활동이 크게 주목받게 된 것은 모든 대안미디어들의 출발점이 그렇듯, 주류 미디어가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는 이슈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는 것 때문인데, 그 최초의 사례는 2004년 10월에 발생한 탁바이 대학살 사건(무슬림의 시위 현장에 대한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85명이 사망한 사건)이었으며 이 사건에 대한 집요한 추적으로 <프라차타이>는 독립적인 언론이면서 아울러 방콕 중심의 보도 관행을 넘어선 전문 언론으로서의 위상을 구축한다. 이후 <프라차타이>는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며 활동의 범위를 넓히게 된다.

 우선 2006년 <프라차타이>의 주도로 공동체교육미디어 재단 (The Foundation for Community educational Media, FCEM, http://www.fcem.info) 이라는 비영리재단이 설립되고 <프라차타이>는 재단의 사업에 귀속되게 된다. 재단의 설립은 온라인 뉴스 서비스의 형식인 <프라차타이>의 활동을 안정적으로 지속하기 위한 법적 형식을 갖춘 것이자, 뉴스 서비스 이외의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조직적 준비를 해나가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바로 이 FCEM이 이번 회의의 주최 조직의 하나이기도 하며, 관련 활동은 영문 뉴스레터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2015년 7월호의 경우 회의 소개 및 필자의 프라차타이 방문 기사가 포함되어 있다. (http://www.fcem.info/en/newsletter#section-content)

 FCEM은 2013년에 새로운 사업인 미디어 관련 교육 사업조직 미디어교육센터(Media learning center, MLC, http://www.medialearningcenter.com/)를 출범시킨다. 독립적 탐사 저널리스트와 시민사회 활동가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MLC는 미디액트와 달리 다양한 시청각 교육을 위한 물리적 인프라를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교육 훈련, 연구, 자문,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개척해가며 미디어 운동의 주체를 양성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MLC의 교육 주제는 미디어 기술, 미디어 리터러시, 뉴스 보도, 커뮤니케이션에서의 혁신, 전문적 저널리즘 등을 아우르고 있으며, 시민사회조직과의 파트너쉽에 기초하거나 혹은 외부의 요청에 의해 (미디액트의 용어를 빌자면 주문교육) 교육이 기획되고 있고, 매년 태국만이 아니라 ASEAN 지역의 저널리스트들 및 학생들에게 재정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언론사로서 <프라차타이> 자체의 역할 역시 확장되었다. ‘독립 저널리즘’이라는 추상적 규정으로부터 출발한 <프라차타이>는 이제 미디어 허브(media hub)라는 정체성을 내걸고 다양한 온라인 정보 서비스의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우선 주로 정치적 이슈에 초점을 맞춘 영문판 프차타아이를 통해서 국제적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미 <프라차타이>는 태국의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는 언론으로 해외 미디어들로부터 평가받고 있으며, 2013년에는 인터넷 언론 관련 조사차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또한 전문적 저널리스트 중심의 초기 시스템과 달리 현재는 일반 시민들의 뉴스를 포함하며 다양한 객원 필자들의 네트워크를 지니고 있으며, 태국판의 경우 정치적 이슈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경제 등 다양한 주제들을 포괄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을 해내고 있는 조직 및 재정 규모는 막상 그리 크지 않다. 2015년 기준 전체 상근 스탭은 17명 정도이며 (프라차타이 9명, MLC 2명, IT담당 1명, 5명은 재단 소속 행정 등 담당) 예산은 2-3억 내외의 규모이며 수익원은 오픈 소사이어티 재단, 공동체 재단 등 각종 재단 및 개인 기부, 광고 등을 포함하고 있다.




▲ 프라차타이 회의실


 2014년의 경우 <프라차타이>는 지난 10년간의 활동을 결산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일종의 조직 중간 점검의 컨셉을 지닌 연구서 <자유 미디어의 목소리 : 프라차타이의 첫 번째 10년> (독일 녹색당 계열인 하인리히 뵐 재단의 지원으로 타이렐 해버컨이 대표 집필 (Voice of a Free Media: The First Ten Years of Prachatai, Haberkorn, Tyrell)을 출간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프라차타이의 10년간의 도전과 미래, Prachatai’s 10 years of challenges and the way forward> http://www.prachatai.com/english/node/4786)

 군부 쿠데타가 반복되고 있는 태국의 정치 상황을 생각해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듯, <프라차타이>의 이러한 역사는 국가권력과의 끝없는 전투의 과정이기도 했다. 2009년 3월 <프라차타이>는 게시판에 실린 네티즌의 글을 삭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0여명의 경찰의 급습을 받았고 2007년 제정된 컴퓨터 범죄법에 의해 책임자가 기소되었다. 그리고 2010년의 경우에는 핵심 활동가 치라누치(Chiranuch)가 국제회의 참석 후 귀국하던 중 방콕 공항에서 체포되어, 태국 법원이 왕실을 모욕한 것으로 간주되는 게시글들을 인터넷 뉴스 사이트에서 신속히 삭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기도 한다. 또한 같은 해 4월에는 사이트가 차단되는 등 억압적 통제를 전방위로 맞닥뜨려야 했고, 지금도 이러한 검열과 그에 대항한 캠페인 및 법적 투쟁은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물론, 검열만이 넘어서야 할 과제인 것은 아니다. 대안적이면서도 전문적인 언론이자 어찌 보면 이제 종합 미디어 콘텐츠 생산 및 소통의 허브이자 교육기관이 되고 있는 <프라차타이>는 어쩔 수 없이 많은 과제들을 끌어안고 있기도 하다. 전세계의 모든 독립미디어 조직이 그렇듯 재정 확보의 문제는 설립이후 지금까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난제이며, 데이터 저널리즘, 트랜스 미디어 등 새로운 미디어 영역이 빠른 속도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어떤 자원을 확보하여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할지, 답을 구해야 할 질문들은 쌓여가고 있다.

 하지만 법제정 과정에서 시민들의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아이로 프로젝트(iLaw)를 진행시킨 예에서 그러했듯, 창조적 발상을 구현해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기동성있게 새로운 실험들을 진행하는 유연한 활동 방식을 유지해갈 수 있다면, 그들의 실험과 그 성과는 전지구적인 독립/대안 미디어 운동의 주요한 성과이자 성장을 위한 촉매제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4. 실질적인 상호교류와 지원의 기획과 실천이 이어지기를 바라며


 종합하자면, 2015년 10월 현재 태국 민중의 미래는 여전히 밝지 않다. 방콕 번화가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이후 시민사회의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고, 비판적 언론인의 구금이 이어지는 등 (참조 - <태국 군부, 비판적 언론인 '쁘라윗 로짜나프룩' 기자 구금하다 2015.09.15>

http://www.huffingtonpost.kr/2015/09/15/story_n_8137786.html?utm_hp_ref=korea) 미디어에 대한 통제 또한 심해지고 있다. 정치적 민주화의 여정 또한 험난해서 (참조 - <태국군부, 새 헌법초안위원회 구성…내후년 중반 총선 전망>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10/05/0200000000AKR20151005108800076.HTML?input=1195m) 2017년 중반이 되어야 민간정부로의 권력 이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공동체 TV에 대한 채널 배분 정책과 관련해서 이미 지적했듯, 어느 정도 확보된 공간들을 의미있게 채워가기 위한 조직적 준비는 아직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있지 못하며(회의 뒷자리에서 언급된, 미디액트의 교육 시스템을 수입하고 싶다는 태국 활동가의 발언은 소중한 정책적 성과가 자칫 축소될 수 있다는 현실 인식에서 나온 안타까움의 표현이었다), 해당 면허를 어떤 기준으로 줄 것이며 어느 정도의 공공적 재정 지원을 할지 세부내용 역시 제대로 정리되고 있지 못하다.

 그런 면에서, 아래로부터 풀뿌리 민중들에 의해 주도되는 전문적 콘텐츠 생산과 소통의 주체를 키워내고 동시에 그러한 활동을 유지 확대하는 정책적 세부내용을 만들어가는 독립/대안 미디어 운동의 다층적 확대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상황이다. 부디 엄혹한 상황을 이겨내며 그들이 진정 성공할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의 실천과 연대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그리고 그 공유와 연대의 과정에서 우리 역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각국의 성과가 서로를 매개하며 발전해가는 것, 그것이 국경과 관행 그리고 패배주의에 자칫 갇히기 쉬운 2015년의 우리를 스스로 구원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 중 하나이다. □




▲ 프라차타이 활동가들과 함께




* 참고자료


- 디지털 전환 채널 배분 관련 기사 "Digital TV: 48 channels + HDTV"

http://www.bangkokpost.com/learning/learning-from-news/318354/digital-tv-48-channels-hdtv


- 박지환 변호사의 참석 후기 : <미디어 컨버전스와 내용규제 모델에 대한 국제회의 참가 후기 – 공인인증서 문제와 기술중립성 원칙>

http://opennet.or.kr/10143


- 유정석 실장의 참석 후기 : KISO 저널 20호 <방콕 국제 포럼 후기>

http://journal.kiso.or.kr/?p=6744


- <프라차타이> 영문판 연락처

E-mail: editor_english@prachatai.com

Mailing Address: 409 Ratchada Soi 14, Huaikwang, Bangkok, 10320 Thailand

Telephone: +66 2 690 2711 Facsimile: +66 2 690 2712


- 지난 액트!에 실린 태국 공동체 미디어 관련 기사


1) 라디오를 민중에게, 미디어를 민중에게... - 태국의 커뮤니티 라디오 운동 사례(2003.8), 주자영

https://www.mediact.org/web/media/act.php?mode=emailzine&flag=emailzine&subno=7&subTitle=%C6%AF%C1%FD&keyno=1000


2) 수피니아, 3년 공방 끝에 무죄 판결 (2006.4), 김지현

https://www.mediact.org/web/media/act.php?mode=emailzine&flag=emailzine&subno=1579&subTitle=%C7%D8%BF%DC%B4%DC%BD%C5&keyno=1588


3) 태국 쿠데타 상황과 독립 미디어 (2006.10), 민중미디어개혁 캠페인

https://www.mediact.org/web/media/act.php?mode=emailzine&flag=emailzine&subno=1750&subTitle=%C7%D8%BF%DC%B4%DC%BD%C5&keyno=1763


4) 군사 쿠데타 이후 태국 민중과 미디어의 자유 (2007.10), 수피니아 클랑나롱

https://www.mediact.org/web/media/act.php?mode=emailzine&flag=emailzine&subno=2057&subTitle=%B9%CC%B5%F0%BE%EE%C0%CE%C5%CD%B3%BB%BC%C5%B3%CE&keyno=2067


5) RTV 5주년 기념 국제 세미나를 결산하며... 21세기 커뮤니티미디어의 도전! : 매체의 경계를 넘어, 참여와 다양성의 확대를 위해 (2007.12), 김명준

https://www.mediact.org/web/media/act.php?mode=emailzine&flag=emailzine&subno=2079&subTitle=%C7%F6%C0%E5&keyno=2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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