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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05호 이슈와 현장] 미디어교육 교사의 연대를 선언하다 - 미디어교강사네트워크 집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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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 acteditor 2017. 8. 2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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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05호 이슈와 현장 2017.09.11]  


미디어교육 교사의 연대를 선언하다

- 미디어교·강사 네트워크 집담회


이수미 (ACT! 편집위원회)



  지난 9월 2일 가을이 시작되는 토요일 오후, ‘미디액트’ 강의실로 미디어교육교사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날 '미디어교·강사 네트워크'(가칭) 기획팀이 주최한 첫 번째 집담회에는 서울, 경기, 강릉 지역 미디어교육 교사(이하 미교사) 20여명이 참석해 미교사의 지위와 고용 안정을 중심으로 교육 현장의 고민을 공유했다. 1부는 미디어교육 정책 현황에 대한 김희영의 발제와 ‘미디어교사 나의 정체성’이란 제목의 경희령의 발제가 있었고, 2부는 참석자 전원의 토론이 이어졌다. 미교사들은 미디어교육의 활성화와 미교사의 권익 보장을 위해 연대와 참여의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변화를 실현할 실행능력을 갖춘 새로운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미디어교·강사 네트워크(이하 미교사네트워크)’ 기획팀은 구성원을 보강하고, 네트워크 출범을 위한 본격적인 단계에 돌입했다. 


▲ 2017.9.2 미디어교육 교강사 집담회


 

미디어교육의 활성화 정책과 미교사의 연대  


  지난 겨울 촛불 혁명의 결과로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사회 곳곳에서 혁신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미디어 분야에서는 언론적폐 청산을 위한 진통이 계속되고 있고,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마을미디어를 통한 아래로부터의 소통과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고, 공동체라디오 방송의 활성화 방안이 적극적으로 모색되는 등 일상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미디어교육 분야에서도 지난 2월 ‘미디어교육지원법 추진위원회’가 발족되어 법안소위를 구성하고 현재 구체적인 법안을 마련 중이다. 이미 미디어교육과 관련해서는 세 차례의 법제화 시도가 있었다. 2007년 이경숙 의원(열린우리당)이 ‘미디어교육진흥법안’을 발의한 바 있고, 2012년 최민희 의원(민주통합당), 2013년 김희정 의원(새누리당)이 ‘미디어교육지원법안’을 발의했으나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못한 채 부처 간 갈등과 사회적 무관심 속에 폐기되었다. 이번에 민간 주도로 출범한 ‘미디어교육지원법 추진위원회’는 열린 구조를 통해 미디어교육 주체들의 자발적 참여와 논의를 거쳐 관련 쟁점을 정리하고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주1*)     

 

  한편 문재인 정부는 미디어정책 분야의 국정과제로 ‘미디어의 건강한 발전’을 정하고, ‘전 국민 맞춤형 미디어교육 실시 및 시청자의 방송 참여 확대’, ‘지역방송 활성화’ 등의 목표를 발표했다. (주2*)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생애 맞춤형 미디어교육, 커뮤니티 맞춤형 미디어교육, 디지털 이슈 맞춤형 미디어교육을 3대 추진 과제로 정하고 2017년 미디어교육 종합추진계획을 수립 중이다. 2018년부터는 시청자미디어센터를 보다 확충하고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미디어복지 관련 사업들을 펼칠 전망이다. 또한 문화정책 분야에서도 ‘지역과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는 생활문화시대’가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됨에 따라 향후 지역영상미디어센터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청소년, 주민(청장년), 동아리, 어르신 등 대상별 영상·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영상·미디어 교육프로그램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주3*)



 

  국민의 미디어 참여 확대와 보편적 미디어서비스 향유권을 위한 중장기 계획이 세워지고, 미디어교육 활성화를 위한 민간 주도의 미디어교육지원법이 추진되는 이 때, 미디어교육교사들의 목소리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가칭 ‘미디어교·강사 네트워크’ 기획팀(이하 기획팀)은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미디어교육 현장에서 교육을 실천하는 교육 주체로서의 미교사의 경험과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데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지난 5월 첫 만남을 가졌다. 본 기획팀은 첫 논의 후 여섯 차례에 걸친 토론을 통해 미교사의 노동환경과 근로조건 등 처우의 개선과 정책 제안을 위해 연대체 구성에 뜻을 같이하고, 미교사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이번 집담회를 개최하였다. 집담회에서 김희영은 발제를 통해 미디어교육 정책에 미디어교육자가 어떤 존재로 참여할 수 있을지, 미디어교육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며, “미디어교육 주체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삶과 교감하는 미디어교육을 위해, 미디어교육교사의 목소리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함께 스텝을 밟아가자”고 강조했다.         



미교사로 산다는 것, 실천가와 시간제 강사 사이


  경희령은 “미디어교사는 미디어교육을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며 발제를 시작했다.(주4*) 그리고 “교육대상에게 적합한 미디어교육을 연구, 개발, 실천, 평가하는 전문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이 미교사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디어교육은 교육의 대상, 조건, 환경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그리고 그 각각의 교육 현장에서 개별 교육의 특수성에 따라 교육대상과 소통하며 교육을 구성하고 이끌어가는 미디어교육 전문가가 미디어교육교사이다. 교육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미교사의 교육 행위는 그 자체가 실천 지향적이다. 미디어교육은 단지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활용능력을 증진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에 접근하고, 비판하고, 표현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통해 주체적으로 자신과 사회를 변화시키고 커뮤니케이션 권리를 실현하도록 이끄는 실천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디어교육 현장에서 실천가로서 미교사의 지위는 매우 불안정하다. 교육 실시 기관 및 단체에 따라 미디어교육교사, 미디어교육강사, 미디어교육활동가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지만 그 처우는 공히, 시간제 강사이다. 시간제 노동자로서 미교사의 역할은 대부분 시간을 넘어선다. 교육진행 이외에 이런저런 업무를 떠맡아도 강의료 이외의 활동비를 지급받거나 실적을 인정받기는 힘들다. 미교사의 역할과 처우에 대한 불분명한 기준은 직업으로서 미교사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무엇보다도  미교사들이 미디어교육을 지속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경제적 불안정이다. 집담회에 참석한 많은 교사들이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교육의 불연속성을 지적했다. 단기적이고 비정기적인 교육이 많은데다, 일 년 중 강의가  전혀 없는 휴지기가 있어 매월 일정한 수입을 기대할 수 없다. 또 몇 년째 오르지 않거나, 하향 평준화되는 강의료도 미교사를 직업으로 유지하기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경희령은 발제에서 지난 7년간의 자신의 수입구조 분석을 통해 미교사가 다른 직업과의 겸업 없이 미디어교육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었다. 토론에 참석한 한 미교사는 “가장 힘든 보릿고개는 12월부터 3월인데 이때를 혼자 버텨내야한다”며 내년에도 교육을 계속할 수 있을지를 늘 걱정한다고 말했다.  

 

 

경희령 ‘미디어교사, 나의 정체성’ 발제 중 



  이러한 어려움을 딛고 미디어교육 현장을 지키며 성장한 한 명의 미디어교육교사를 얻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이번 집담회에는 경력 10년 이상의 미교사들이 많이 참석했다. 교육 실천을 내면에 축적한 이들의 경험이 미디어교육의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귀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경력을 인정할 명확한 기준과 통합된 시스템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한 교사는 “매달 교육해야 경력을 인정해주는 센터도 있다. 어떤 곳은 차시로 계산하기도 하고, 우리를 고용하는 측의 계산에 따라 경력이 다 다르다. 이렇게 해주세요, 할 것도 없다. 교육했던 곳이 없어져 경력을 증명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어떤 교사는 “봉사활동조차도 경력이 전산으로 남는데 우리는 세금내고 활동하는데도 경력이 남지 않는다.”며 경력인정시스템의 부재를 지적했다. 


  미교사의 경력을 제대로 인정하고, 지위를 보장하고, 정당한 처우를 하는 것은 미디어교육 법제화 이전에, 미디어교육의 발전을 위한 기초적인 일이다. 뿐만 아니라 교사로서의 권리를 보장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고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 지원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방안이 마련되어야한다. 



미디어교육의 실천, 연대에서 참여로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뉴미디어의 이용 증가로 손쉽게 미디어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게 된 지금, 미디어리터러시는 민주시민의 주요 역량이 되었다. 그리고 미디어교육은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할 기본적인 권리이다.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미디어교육은 보다 활성화되어야하고, 이를 위한 미디어교육의 법제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미디어교육 법제화 이전에 우리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현재의 지형에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할 미디어교육은 무엇인가? 그리고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토론의 과정이 선행되어야하고, 그 과정에 미디어교육교사의 역할과 처우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한다. 미교사를 단지 교육 사업을 위한 인력으로 취급하고 관리 대상으로만 치부한다면 미디어교육의 활성화는 형식적인 것이 될 것이다. 지난 30여 년간 미디어교육의 현장에서 삶에 기반 한 미디어교육을 이끌어온 미교사의 실천적 경험을 등한시한 채 미디어교육을 말한다면 미디어교육의 질적 발전은 이루기 힘들다.   


  미디어교육은 무엇인가? 미디어교육이 지향하는 것은 무엇인가? 미교사의 생존권 앞에서, 또 한 번 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미디어교육교사가 미디어교육교사일 수 있는 것은, 본질적으로, 미디어교육의 정의와 목적에 기반 한다. 세상과 소통하는 미디어, 나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미디어, 불평등한 사회구조와 억압적인 체제에 저항하는 미디어. 미디어교육이 이러한 미디어의 본질 위에 있듯, 미디어교육교사는 미디어교육의 본질 위에 있다. 미디어교육은 미디어에 대한 참여뿐 아니라,  미디어를 통한 사회참여를 안내하는 과정이다. 미디어교육교사가 실천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미디어교육의 발전과 미교사의 발전적 미래를 위해, 교육 실천의 주체로서 미교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 


 



주1) 미디어교육지원법 추진위원회 참여 단체 현황(2017.08.04 현재 23개 단체)

- 한국미디어교육학회, 한국방송학회, 한국언론학회, 한국언론정보학회,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한국지역언론학회,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미디어교육협동조합(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YMCA시청자시민운동본부, 언론인권센터, 생명미디어센터,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전국국어교사모임, 우리말교육현장학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한국방송카메라감독연합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한국아나운서협회, 한국PD연합회


주2)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70번. 미디어의 건강한 발전(방송통신위원회)

주3)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67번. 지역과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는 생활문화 시대(문화체육관광부)


주4) <미디어교육 새로운 실천>(2004, 미디액트) 중에서


[참고자료]

- 이수미(2007). 미디어교육 법제화 성공의 선행조건은?:미디어교육지원법 추진위원회 출범. [진보적미디어운동 연구저널 ACT!], 102호  http://actmediact.tistory.com/1125 

- ‘디지털민주주의를 위한 미디어교육지원법 추진위원회’ 지원기관 초청 간담회 자료집. 2017.08.04

- ‘디지털민주주의를 위한 미디어교육지원법 추진위원회’ 4차 열린 운영위 자료집. 2017.08.04




[필자소개] 이수미(ACT! 편집위원)

미디어교육 교사. 언젠가는 산골 라디오에서 DJ 할머니로 늙는 것이 꿈이다.    




[관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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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교사가 느끼는 미디어교육 현장의 어려움"설문 참여하기 https://goo.gl/RA5wN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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