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기분이 상하고 불편했으리라는 추측만 늘어놓다보니 사실 우리의 비위와 감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드러난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자신이 믿는 것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내기 위해, 동의할 수 없는 뭔가를 견딜 힘과 비위를 기르는 것이 훨씬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서로에게 늘 무해하거나 유쾌한 존재일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요."
"당시에 저희가 목표로 하던 지향점이 ‘맷집을 키우자’였거든요. 조금 더 사회적인 것에 관심을 갖고 사회적인 이슈에도 적극적으로 발을 들여서 이게 욕을 먹든 칭찬을 듣든 의미가 깊다는 소리를 듣든 맷집을 키우고 몸집도 좀 더 키우고 의미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생각을 해서, 파리바게뜨 노조 투쟁현장에서 공연했습니다. 그 이후에 을지OB베어에서 연락을 주셨어요. 이러한 공연들이 저희가 이제 지향하던 목표이자 새로운 시즌의 슬케파였어요."
"투쟁 현장을 기록하는 미디어 활동가들에게 힘을 주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현장을 지키는 카메라에게 힘을'이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6월 18일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에 위치한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의 지하 강당에서 '현카'의 10주년을 기념하는 집담회가 열렸다. 집담회는 10년이 된 '현카'의 그동안 활동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활동을 전망해보기 위한 소중한 자리였다. 집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를 ACT!에 싣는다."
"스크린 상에서 퀴어 영화제작자, 퀴어 이야기, 퀴어 서사에게 허락된 기회는 극히 희소하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등장하는데, 모범 시민model citizen이라 이름 붙이기 어려운 이의 이야기를 보여 주는 것은 일종의 폐disservice라는 것이다. 아시아계 미국인인 우리는 이러한 생각에 과중한 부담을 느낀 나머지 모범적 소수자에 대한 허구 서사를 제시한다. 모범적 퀴어라는 관념 역시 존재하며 그들은 입양할 여유와 멋진 옷장, 멋진 직업을 갖춘 백인, 시스젠더, 상류층, 게이 남성으로 대표된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돌봐야한다. 그럼 비평가 하나를 키우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윤아랑은 그들을 하나하나 언급한다. 그중엔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들,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젠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사람이 있다. "비평을 쓰려는 이들이 속한 곳은 어떤 형식들과 어떤 사회적인 것들이 한데 공존해 때로는 서로 얽히고 때로는 한없이 멀어지는, 복합적이고 복잡한 우발성의 장이다.”(중략) 마을이 있으려면 아이들이 필요하다. 비평계가 있으려면 누구의 돌봄이 필요한가?"
"우리가 상담센터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성소수자 인권을 가시화를 하려면 미디어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디어에서 성소수자가 보이는 것 자체가 파급력이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는 모두가 동의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상영을 하게 되었고, 당시에 100명이 넘는 분들이 추위가 매서웠던 12월 5일에 모였다. 인프라가 좁고 사람들이 모이기 힘든 지역의 조건 속에서도 관심 있는 사람들은 온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혁명하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 다큐멘터리 <어메리칸 레볼루셔너리: 디 이볼루션 오브 그레이스 리 보그스>(2013) 상영회 후기
페미니즘 미디어
"생각해보면 한국 주류 정치나 매체에 나의 이야기가 있다 느낀 적이 없다. 내가 투표하는 정당이나 후보가 당선된 적이 거의 없거니와 선거철 내내 나오는 공약이나 현안들은 내 삶에서 한 발짝씩 비껴나 있다. 그런데 올해는 좀 차원이 좀 달랐달까. 그간은 작더라도 희망의 실마리라도 찾아 위안으로 삼기도 했는데, 그래도 일상을 살아가자는, 애써 서로를 토닥이는 말들이 보기 싫은 정도였다. 일상을 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을 유지하면, 또 이런 일이 반복될 테니까. 아니, 더 나빠지기만 할 테니까."
"나는 종종 '스러지다'라는 단어를 곱씹는다. 형체나 현상 따위가 차차 희미해지면서 없어지는, 불기운이 약해서 꺼지는. 나와 동료들의 인생이 이 단어와 맞닿아 있다고 느끼기도 했고, 가끔은 이 단어를 우리의 삶에서 밀어내고 싶기도 했다. 밀어내고 싶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따위 것의 세상에서 나와 동료들은 끊임없이 스러지는, 그런 존재들이었다."
"'소네' 님의 <우리가 여기에 있다> 글이 기억에 남습니다, 글을 읽으며 지난날 함께 하는 동료들이 있기에 버티고 이겨낼 수 있었던 수많은 순간과 날들이 스쳐지나갔고, 독립영화 배급을 하며 관객 수, 매출액 등 수치만으로 평가될 수 없는 독립영화의 다양한 가치와 의미들을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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