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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93호 우리곁의영화] 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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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5. 5. 1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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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93호 우리 곁의 영화 2015.6.15]


우리 곁의 영화

-여는 글


조민석(ACT!편집위원회)


 우리 곁의 영화는 영화적 교양의 기본을 위한 안내문입니다. 여기에 갈증이 있는 분들이 더 이상 메스꺼운 치장이나 허세든 말발에 겁먹거나 호도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영화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환경이 나아지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4)



 영화는 영화다


영화는 우리의 일상에 너무나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 사실 영화가 처음 등장했던 100년 전부터 그랬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는 걸까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요? 오늘날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봅니다. 누구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영화와 가까워진 만큼 우리는 영화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을까요?

   영화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책도 많고 강좌도 많습니다. 신문에서도, 잡지에서도 접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영화에 대해 질문해본 것처럼 누가 그 일을 하는지, 어떤 목적에서 그 일을 하는지도 질문해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 곁의 영화를 둘러싼 이런 저런 질문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필요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보겠습니다.

   제가 지금 말하고 있는 영화가 우리가 일상적으로 영화라고 부르는 ‘극영화’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가 막 모습을 드러내던 때에 그것은 다큐멘터리이기도 했고 애니메이션이기도 했습니다. 지금 여기서 말하는 영화는 동영상 전반을 가리킨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따져보자면 지속시간을 가진 이미지쯤 됩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영화란 무엇인가? 이 글을 위해 불러들인 괜한 질문 같으면서도 멋진 말로 설명해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강의 때나 평소에 물어보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고 말합니다. 좋습니다. 그러나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는 영화 말고도 많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영화는 다른 ‘도구’들과 어떻게 다른지 더듬어볼 수도 있겠지만, 그 얘기는 차차 해나가기로 합시다. 

   1980년대 아니 90년대까지도 ‘영화란 무엇인가’의 대답으로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는 말을 들을 순 없었을 것 같습니다.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는 말을 따져봅시다.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거치면 ‘내 생각’이 구체적인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그것을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는 매(개)체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정확한 의미를 알든 모르든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매체로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화라는 매체를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이러한 인식을 일반적인 범위에서도 그렇다고 딱 잘라 말할 순 없어도, 세상이 달라지는 만큼 우리도 많이 달라져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니 이러한 점들을 따져보는 게 그저 쓸데없고 괜한 일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당신은 아직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


영화는 매체입니다.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인식하고 있는가와 관계없이 사실입니다. 우리는 아직 영화를 매체로 사고하는 일에 무딥니다. 언어를 읽는다거나 회화를 감상하는 것처럼 영화읽기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별도의 교육체계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아쉬운 상황입니다. 영화와는 지나치리만큼 가까워졌는데 기술변화에 따라 매체의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보는 방법은 충분히 정리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 이유에서 영화라는 매체의 정체성을 굳이 걸고 넘어져보려는 것입니다.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는 말만 봐도 우리는 은연중에 영화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를테면, 누구나 ‘저게 영화냐?’라고 직접 말하기도 다른 사람이 말하는 걸 들어보기도 했을 겁니다. ‘저게 영화냐?’는 ‘저건 영화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영화인 것’과 ‘영화 아닌 것’이 갈리는, 다시 말해서 ‘영화인 것’의 기준과 범위가 우리에게 은연중에 있는 셈입니다.

   하물며 온갖 직업의 사람들이 영화에 대한 글과 말을 곳곳에 쏟아내고 있고 영화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은 굳이 여기가 아니더라도 챙기기 버거울 정도로 많습니다. 여기서는 아주 뻔하고 기본적인 것들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뻔하고 기본적인 것들 또한 여기가 아니더라도 많이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는 그 뻔한 것들로 영화의 마력에 사로잡힌 즉흥적 인상이나 수집된 지식의 나열에 만족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1908-2015)



우리 곁의 영화는 아래와 같이 진행되며, 강의를 옮긴 글임을 밝혀둡니다.


개요

1 알아도 써먹지 못하는 - 제작과정

2 무엇이 우리를 영화 앞에 붙들어 놓는가 - 내러티브 장치

3 신비로움을 구축하는 전략 - 영상과 소리

4 영화의 최종 병기 - 편집




[필자소개] 조민석(ACT!편집위원회)


 2012년 여름부터 ACT! 편집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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