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교육 스토리텔링 – 나의 미교 이야기] 10화
[편집자 주] <ACT!>에서는 최근 교육 영역의 확장과 매체의 다양화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는 미디어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소개하고자 ‘미디어교육 스토리텔링- 나의 미교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영역에 걸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교육 교사들이 교육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함으로써 미디어교육의 오늘을 파악하고, 발전적 내일을 위한 담론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합니다.
이번은 그 열 번째 순서로 배명중학교 안용순 선생님의 뉴스 리터러시(*주1) 교육을 소개합니다. 이 글을 통해 교실 속 미디어교육의 현황을 살펴보고 학교미디어교육 활성화를 위한 고민을 함께합니다.
[ACT! 107호 나의 미교 이야기 2017.11.22.]
국어시간에 뉴스 리터러시 수업하기
안용순(배명중학교 국어교사)
나는 왜 국어시간에 뉴스 리터러시 수업을 하는가?
미디어 이용이 증가하면서 우리의 일상생활이 많이 바뀌고 있다. 미디어를 통해 생활에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얻기도 하며 주요 사회적 사건이나 이슈에 대한 뉴스도 접한다. 아울러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과 즐거운 일, 슬픈 일 등 일상생활을 공유하기도 한다. 2010년을 전후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가 청소년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를 사용함으로써 얻고자 하는 효과나 목적은 ʻ소통과 교류ʼ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많이 이용하고는 있지만 그것은 또래 집단의 소통 방식이지 신문, 잡지 등의 세상의 목소리를 발현하는 기존 미디어에 대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많은 미디어로 소통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사회의 흐름을 알아내는 뉴스는 청소년들에게 외면을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뉴스(신문과 텔레비전 뉴스)를 올바르게 보고 향유하게 하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
삶을 발전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키는 뉴스 리터러시 교육
뉴스는 정보 전달의 핵심 역할을 하는 미디어 텍스트이다. 우리는 다양한 미디어가 제공하는 뉴스를 통해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정보를 접하며, 그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한다. 뉴스 이해와 활용을 넘어 삶의 일부분으로 뉴스를 만나고 그를 통해 바람직한 시민으로 거듭나는 것이야 말로 뉴스 리터러시 교육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고민의 시작으로 기존 수업과는 차별된 뉴스 리터러시 수업의 고유한 특성을 살려 시민의식과 접목할 수 있는 수업에 대해 고민하였고 뉴스 리터러시 수업을 준비했다. 읽기 능력, 비판적 사고력, 쓰기 능력, 창의력 등 다양한 역량 신장에 초점을 맞춘 기존 교육과 함께 세상과 소통하는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시민의식을 높이고 배운 것을 삶으로 체화시키는 과정, 즉 사회참여와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바람직한 민주 시민을 육성하는 교육으로 변화하는 것을 목표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다음에 소개하는 교육은 2016년, 중학교 1학년 남학생 120명을 대상으로 국어 시간에 실시한 뉴스 리터러시 수업이다. 1학기 동안 3,4월에는 ‘신문칼럼 읽기’를 주 1시간 실시하였고, 5, 6월에는 ‘뉴스 보고 미디어로 발표하기’를 했다. 수업의 내용은 신문, 뉴스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는 수업이었다. 이 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세상에서 말하는 내용을 접하고 그것에 대해 보다 깊은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 ACT! 107호 ‘국어 시간에 뉴스리터러시 수업하기’ (ⓒ안용순)
뉴스 리터러시 수업은 처음이지? 신문을 읽어보자!
왜 하나? 신문은 ‘세상에서 가장 큰 책이요,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게 해주는 가장 좋은 도구’이다. 학생들은 신문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기를 수 있다. 신문이란 시대의 흐름을 알게 해주면서 새로운 정보를 주는 좋은 읽기 도구이다. 스마트 폰에 노예가 되어 고개를 숙이는 삶을 살기보다는 신문을 펼쳐 꼼꼼하게 읽는 습관을 기른다면 글 읽기에 자신감과 함께 삶을 살아가는 태도가 달라진다.
어떻게 하나?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기자들의 노력을 체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 안용순)
신문 좀 보는 중딩, 이제 뉴스로 토론을 해보자!
왜 하나?
어떻게 하나?
수업을 한 날(2016년 5월 30일)의 큰 뉴스기사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 문제, 지카 바이러스, 불의 고리, 미국 대선 등이었다. 자기소개 이후 첫 모둠 수행평가였는데 주제나 너무 컸다. 아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주제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이 주제가 너무 버거우면 생활 속의 다른 주제를 택해 토론을 하고 그것을 주제로 신문을 만들어도 된다고 이야기했다. 의외로 반 정도의 아이들은 뉴스에서 본 주제를 선택했고, 나머지는 자기 생활과 관련되는 주제나 좀 쉬운 주제를 선택했다. 그 주제를 살펴보면, 옥시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가장 많았고, 어려울 듯 보였던 미국 대선문제도 더러 있었다. 그리고 뉴스에 나온 주제 외에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문제, 스마트폰 구입 시 비교해야 할 점들, 청소년들이 잘 이용하는 게임 비교 등의 청소년 문화와 관련된 주제를 정한 모둠이 있었고,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각 구단의 전력을 분석한다는 모둠도 있었다.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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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마치고
뉴스 리터러시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에게서 전해지는 경향성들이 있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먼저 소재의 다양성이다. 아이들은 신문칼럼을 선택하는 것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문제, 미국 대통령 선거 문제, 청년 일자리 문제, 심지어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지정곡으로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까지 사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찾아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적극적인 성향의 아이들이 있다. 그리고 태양의 제국이라던가, 알파고라던가 문화적인 현상의 문제를 중심으로 칼럼을 찾아오는 아이들도 있다. 그만큼 신문 칼럼은 사회의 축소판이고 우리 사회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아 있고, 그것을 아이들이 자신의 취향이나 정체성에 맞게 골라 오는 것이 흥미로웠다.
두 번째는 아이들이 쓰는 자기 생각쓰기의 경향성이다. 아이들은 몇 가지 부류로 나뉜다. 먼저 엉뚱한 생각을 하는 유형이다. 그들은 신문을 자세히 읽지 않는다. 여러 매체에서 보고 들은 것을 자신의 생각과 뒤섞어 내용을 엉뚱하게 이해하고, 관계없는 이야기를 덧붙여 숙제를 할 뿐이다. 특히 북한 문제 같은 잘 모르지만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는 부분에서 이렇게 반응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다음으로 신문 칼럼의 생각에 순응하는 유형이 있다. 학교에서 수행평가로 50%를 하고 있다. 그 수행평가 중 대부분의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도 신문칼럼에서 ‘수행평가 이래서 문제다’라는 주장이 나오면 그것에 대해 반박하기 보다는 그 생각이 맞다는 식으로 자기 생각을 써 온다. 그래서 “우리학교 수행평가가 문제가 많니?”하고 물으면 갑자기 깨달은 것처럼 “수행평가 재미있었는데요. 그런데 제가 왜 이런 생각을 썼을까요?” 하고 되묻는다. 아직까지 자신의 생각이 적립되지 않은 시기이니 이해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또렷이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신문 칼럼의 생각에 반발하는 유형이 있다. 물론 그 중에는 근거를 가지고 제대로 반박하는 논리로 자기 생각을 쓰는 학생이 있으나 반 이상의 학생이 신문 논조에 반발을 하는 투로 글을 쓴다. 사실을 잘 파악하고 그것에 대한 근거를 들어 자신의 논리를 탄탄히 세우고 글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 사춘기라서 기성의 권위에 반발하는 측면을 보여주는 학생들이 있다.
하지만 교사가 요구하는 것은 신문 칼럼을 꼼꼼히 읽는 습관이다. 아이들에게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 것도 있고 상대방의 말이나 글을 꼼꼼히 듣거나 읽고 그것을 이해하고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표현하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좀 더 분석적이고 비판적이면서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하는 성숙한 주체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
* 주1. ‘뉴스 리터러시’는 영상 매체를 통한 뉴스, 활자매체를 통한 뉴스, 디지털 매체를 통한 뉴스를 적극적이고, 의식적으로 선택하고, 소비하고, 해독하고 활동하는 기술 및 능력이다. (이정훈, 이두황, 2011)
글쓴이 안용순
대학시절부터 으뜸과 버금에서 비디오를 빌리면서 영상 문화에 심취하게 되었습니다. 교사생활을 시작하며 YMCA에서 주관하는 건전비디오 문화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건비연) 산하 영상교사모임이란 곳에 발을 담그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학생들이 좋아하는 문화인 영상문화를 접하게 되었고, 이후 영상읽기, 영화 읽기, 광고 읽기, 뉴스 읽기 등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교실에서 수업을 하며 영상을 읽는 것 뿐 아니라 영상으로 표현하는 방법과 영상문화를 가지고 아이들과 소통하는 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청소년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청소년의 미래에 대해 함께 꿈을 꾸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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