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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68호 안녕!2009!] 불가능.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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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6. 1. 21.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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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68호 / 2009년 12월 30일

 





불가능.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주영 (ACT! 편집위원)

 

 

 

99.9999999%. 모든 물질의 기본인 원자. 그 원자 속에서 빈 공간의 비율은 앞에 등장한 숫자 정도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물질은 빈 공간으로 이뤄져있는 것이다. 잘못 쓴 듯 보이는 이 문장처럼 우리는 믿기지 않는 일을 할 수도 있다. 우리 몸을 손톱만큼 작은 상자 속에 넣는 것도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 어린 시절 본 만화에서처럼 커다란 집은 작은 캡슐 안에 넣는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놀랍다. 불가능? 사실 그것은 어쩌면 정말 아무것도 아닐지 모른다.

 


세상을 구성하는 원리에서부터 믿기지 않는 일들이 많기 때문일까. 물리의 세계에서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필자도 작년까지는 이런 말을 즐겨했다. ‘설마 그런 일이 있어날까?' 하지만 이제 그 말을 하기조차도 너무나 조심스럽다. 임기가 남은 사람을 마음대로 바꾸는 일도, 마음대로 법을 바꾸려고 하는 일도 예전에는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놀라며 동시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2009년은 그렇게 저물어 간다.

 


이번 기획은 그런 놀람들 속에서 만들어졌다. 우리를 놀라게 만들던 그 많은 일들 가운데 무엇이 가장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을까 궁금했다. 미디어 가까이에서 일하고 즐기고 숨 쉬는 분들 중 일부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2009년 미디어 관련 5대 뉴스를 물었다. 즐거운 일들을 적어주신 분들도 있었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어이없는 일을 적어주신 분들도 있었다. 물론 그 순위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대략적으로 보자면 이런 정도의 순서다.

 

 

① 미디어법 개정 52표

 

② KBS 사장 해임 및 장악 18표

 

③ 미디어/문화계에 불어 닥친 각종 감사, 공모제 바람 14표

 

④ 용산 촛불미디어센터 개관 12표

 

⑤ 워낭소리/똥파리 등 독립영화 흥행, 독립영화의 한국영화 시장점유율 2% 달성 11표 


솔직히 설문을 정리하며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70여 분이 해주신 350여개 답변들 중 즐거운 것들을 쉽게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5위까지의 결과만 보더라도 이는 비슷했다. 조금 뜬금없지만 둘째의 임신을 알리신 한 감독님의 답이나 2NE1을 기억해야 한다던 발랄한 답변이 유독 눈에 띄었던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2010년 이후의 전망은 밝을까? 이명박 정부가 3년차를 맞이한다. 각종 단체의 운영자는 바뀌었거나 바뀔 예정이다. 다음 대선에서는 파란 옷의 여자 대통령이 될 것 같고 그 다음에도 같은 옷의 미남 대통령이 나올 듯 보인다. 그냥 어둡다. 술을 마셔야 하나? 아니면 이민을 떠나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돈도 없다.

 

 

암울해만 보이는 미래다. 하지만 난 오히려 지금 바로 그 말을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 말은 우리에게 외치고 있다. 불가능해 보인 다해도 세상의 변화는 가능하다고.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씩이라도 준비를 해야 한다. 아듀 2009에 실린 5개의 글도 같은 맥락에서 준비되었다.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주제에 대해 정리하고 다시 한 번 돌아보기 위함이다. 2009년의 미디어 운동이 암울했다면 기억해야 한다. 왜, 그리고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말이다. 즐거웠다고 해도 기억해야 한다. 다시 한 번 즐거운 기억을 만들 수 있도록 말이다. 글들 안에서 새롭거나 특별한 얘기가 없다고 실망하지는 말자. 핵심은 잊지 않는 일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감사 인사를 드릴 분들이 너무 많다. ACT 편집위원들의 귀찮은 청탁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답을 주신 모든 분들이 그 주인공이다. 너무나 주옥같은 답변을 해주셨지만 소수의견에 포함되어 설문 결과에 올리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어쨌든 조그만 보답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고민을 해봤지만 능력이 부족했다. 허경영을 부르면 건강해지기라도 한다지만 ACT를 아무리 불러봤자 입만 아플 뿐이다. 단 하나 조그만 재주가 있다면 천기를 읽어 미래를 약간 볼 수 있는 것 정도다. 그래서 미리 공개한다. 1년 미리 공개하는 2010년 미디어 관련 5대 뉴스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고 혼자만 기억하시길. 
 

① 2010년 영화관 입장 관객 수 10위 안에 독립영화 3편 진입

 

② 미디어법 재개정 (퍼블릭엑세스 채널, 공동체 라디오 지원 조항 포함)

 

③ 용산 문제 해결로 용산촛불미디어센터가 용산시민미디어센터로 재개관

 

④ 각 지역 사회가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미디어 센터 10개추가 개관

 

⑤ 진보적 미디어 운동저널 ACT! 인터넷 글별 조회수 평균 3만회 돌파. 

 

 

* 설문조사 상위 의견들

 

- 미디어법 개정 52 표

 

- KBS 사장 해임 및 장악 18 표

 

- 미디어/문화계에 불어 닥친 각종 감사+공모제 바람 14 표

 

- 용산 촛불미디어센터 개관 12 표

 

- 워낭소리/똥파리 등 독립영화 흥행, 독립영화의 한국영화 시장점유율 2% 달성 11 표

 

- 방송사 정치적 외압 개입 논란 (손석희, 김재동 등의 mc 교체) 10 표

 

- YTN 기자들 투쟁 7 표

 

- RTV 지원 중단 7 표

 

 

- 영진위 파행 6 표

 

- 안동, 익산미디어센터개관 5 표

 

- 미네르바 문제 5 표

 

-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의 약진 4 표

 

 

- 전미네 사무국 충원 4 표

 

- 인디플러그 설립 3 표

 

- MBC PD수첩 제작진 탄압 3 표

 

 

- MBC 신경민 박혜진 앵커 해임 3 표

 

- 언론노조 파업 3 표

 

- 2PM 재범 , 미수다 '루저' 논란 등 인터넷 여론 3 표

 


* 설문 참여자


강승원, 권우정, 권현준, 권호창, 권효, 김기봉, 김동찬, 김동현, 김선, 김설해,

 

김수목, 김영숙, 김용욱, 김윤진, 김조광수, 김주영, 김준성, 김지영, 김지은, 김지현,

 

김한솔, 김환태, 나비, 미야모토쇼이치로, 박규민, 박근범, 박근영, 박주동, 박중언, 박현지 ,

 

석보경, 성지은, 소모뚜, 송이, 수수, 신두란, 위경혜, 원승환, 윤덕현, 이미경,

 

 

이상엽, 이선주, 이영진, 이용찬, 이혜린, 이희랑, 임용철, 장은경, 장형윤, 정경록,

 

정문식, 정병길, 정선영, 정재영, 조약골, 조현지, 주현숙, 지각생, 차해영, 최가영,

 

최성은, 최세일, 최세진, 최주연, 한범승, 한지현, 허경, 홍교훈, 홍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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