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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95호 특집] 공동체라디오, 백 개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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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5. 10. 2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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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95호 이슈와 현장 2015.11.15]

 

 


공동체라디오 10주년 기념 기획 <내 삶의 라디오>

공동체라디오, 백 개의 역사



ACT! 편집위원회

 


 

“수백 명 자원 활동가들의 역사지요. 사람이 다 다르니 공동체라디오의 역사도 수 백 개지요. 

그 수 백 개가 모여 공동체라디오의 역사를 만든 거지요.” (성서FM 정수경)



 2005년 8월 22일 정오, 한국 공동체라디오(*주1) 방송의 공식적 출범을 알리는 음성이 첫 전파를 탔다. 대구에 성서FM이었다. 이후 나주, 성남, 영주, 마포, 금강, 관악, 광주FM이 차례로 개국하며 민중의 이야기를 민중의 목소리로 전하는 시민미디어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어느덧 10년 전의 일이다.


 2009년 8월 7일, 방송통신위원회는 공동체라디오 정규사업정책을 확정하고 정규사업자 7개사를 발표했다(*주2). 이로써 공동체라디오는 시범사업의 긴 여정을 통과하고 마침내 방송 영역에서 공식적 지위를 인정받게 되었다. 국가와 기업이 점유하고 있는 공공의 영역에 시민미디어가 작은 주파수의 뿌리를 야무지게 내린 것이다.  


 그리고 또 다시 6년. 공동체라디오의 출력은 아직도 1W, 실질적 가청 권역은 1km 내외. 그러나 여전히 방송(broad-casting)으로 살아남아 있다. 정규사업자로 선정된 후 정부 지원금은 중단되었고 방송사는 한 군데도 더 늘지 않았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고 활동가들의 짐은 줄지 않았다. 그러나 그 사이 한국공동체라디오방송협회를 법인화했고(2012), 아막(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 AMARC) 아시아 태평양 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했다(2013).


 공동체라디오 10년. 거대 언론 제국을 전복시키거나 시장 논리가 지배하는 매체 환경을 변혁시키는 드라마틱한 민중 미디어의 혁명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세월 동안 풀뿌리미디어는 더 찰지고 더 끈끈하게 다져져 공동체의 이야기를 모으고, 전하고, 담론화하며 꿈틀꿈틀 살아 있었다. 더 다양한 의제로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한 명, 한명의 역사를 쓰고 있었다. 


 중앙 중심의 거대 담론이 지배하는 주파수의 틈새로 민중이 부활시킨 마을의 담론이 뿌리를 뻗는 경이로움이 그 백 개의 역사 속에 있다. 자신의 언어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고 나누고 부딪히고 아우르며 왁자하게 싹 틔운 건강한 시민의 문화가 그 안에 있다. 변혁의 물결은 찰랑찰랑 일렁이며 조금씩, 조금씩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


<공동체라디오 10주년 기념 기획 - 내 삶의 라디오>는 공동체라디오 운영 10주년을 맞아 각 공동체라디오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삶 속에 녹아 있는 공동체라디오의 역사와 의미를 되짚어보고자 기획되었다. 전국 7개 공동체라디오에서 방송을 제작하고 진행하며 라디오를 이끌어온 7개 방송국 8명의 인물이 쓴 에세이를 소개한다.





Untitled Document ACT(1)



*주


(*주1) 공동체라디오(Community Radio)는 소규모 지역을 권역으로 작은 출력을 이용하여 방송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FM 라디오 방송을 말한다. 기존의 FM라디오가 500와트에서 10킬로와트의 출력을 사용하는데 비해 한국의 공동체라디오의 송신 출력은 모두 1W로 송신소로부터 반경 평균 1~2km의 지점에서 청취가 가능하다. 시민의 직접 참여로 운영되며 지역밀착형 프로그램을 주로 방송한다. 


(*주2) 나주방송(NBS)은 2005년 소출력라디오 시범사업자로 선정되어 나주시를 권역으로 주파수 96.1MHz를 통하여 방송하였으나, 2009년 방송통신위원회가 정규 허가를 거부하여 방송 개시 4년 만에 폐국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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