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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87호 이슈와 현장] 한국공동체라디오, “힘들지만, 다시 도전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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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4. 2. 2.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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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87호 이슈와 현장 2014. 1. 27] 
 
한국공동체라디오, “힘들지만, 다시 도전해 봐요.”
- 제3회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 아시아 태평양 서울대회를 개최하며
 
안병천(제3회 대회 집행위원장, 관악FM 대표)
김정인(제3회 대회 사무국장)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아막 AMARC)(*주1)와 한국 공동체라디오방송 사업자들이 직접적으로 인연을 맺은 건 2005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1회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 아시아 태평양 컨퍼런스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 전체 방송국 차원에서의 교류나 협력은 없었다. 있었다면, 2008년 일본에서 열린 Alternative G8 summit 차원에서 진행한 세계공동체라디오방송국 간의 연대에 관악FM이 함께 한 정도이다. 하지만, 이게 인연이 되면서 국제적 연대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 인연이 2012년 제3회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 아시아 태평양 대회 유치라는 도전까지 이어졌다.
 
▲ 2008년 일본 북해도에서 열린 G8 Summit 에 대한 대안적 움직임을 위한 연대활동을 취재하기 위해 모인
세계의 공동체라디오 활동가들 모습.
 
  
▲ 하루하루 일정표와 각 프로그램별 의제들을 적어놓았던 캠프 내부 칠판.
활동가들은 일별로 계획을 세워 다양한 활동들을 취재해 고국에 알렸다.
 
 
지쳐있던 공동체라디오, 2012년 새로운 전환점 마련
‘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 연대기구의 법인화 추진, 그리고 새 집행부 구성’
 
  2012년 한국 공동체라디오의 현실은 녹록치 않았지만, 사업자들은 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 간의 연대체인 한국커뮤니티라디오방송협의회를 한국공동체라디오방송협회(이하 공방협)로 바꾸고, 법인화와 함께 새 집행부를 꾸렸다. 새 협회장으로 정호연 성남FM 이사장이 선임된 가운데, 뭔가 다른 도전이 필요했고, 그런 가운데 제3회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 아시아 태평양 컨퍼런스가 얘기됐고, 7개 방송사 대표들이 모여 2012년 10월 대회 유치에 도전하게 됐다.
  그리고 필리핀과 한국이 언급되던 가운데 2013년 4월 29일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 아시아 태평양 사무국장인 Suman Basnet으로부터 한국의 서울이 제3회 대회 유치국으로 최종 확정된 것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한국 공동체라디오방송국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는 발판들 중 하나가 마련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대회 유치 확정은 새로운 희망을 준다는 점에선 기쁨이었고, 공동체라디오방송국 7개사 모두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치러내야 한다는 점에선 다소 문턱이 높은 도전이었다.
 
▲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 아시아 태평양 서울 대회 관련 이메일
 
 
  한국에서 대회를 치루기 위해 필요한 재정은 1억 원 내외. 그리고 우선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사무실과 사무국을 구성해야 했지만, 사람도 공간도 재정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재정을 최소화하기로 결정하고, 관악FM 방송국 내 한 켠을 사무실로 하고, 사무국장 1명만을 선임해 우선 출발을 했다.
 
  프로그램 내용의 풍부화 작업들을 하면서 한국의 내용들을 만들어가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7개사 방송국의 상황, 그리고 집행위원장을 맡은 안병천 관악FM 대표 역시 현재의 어려운 현실을 대체할 만한 인력은 없어 준비하는 가운데 목표량은 애초와 달리 많이 줄일 수밖에 없었다.(대부분 컨퍼런스의 주제들은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 아시아태평양지부에서 제안한 내용들 위주로 배치될 수밖에 없었다. 단지 한국만을 위한 토론을 1개 따로 기획해 운영하는 데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아쉽지만,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대회를 잘 치러내는 것, 국내의 공동체 미디어 관련자, 공동체라디오의 발전을 함께 논의할 동료들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컨퍼런스의 내용들을 최대한 잘 기록해 남겨 새로운 연구와 이슈의 씨앗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러한 내용들이 정책관계자들에게 알리는 것으로 목표량을 조정했다.
 
  특히, 집행부는 대회 준비, 그리고 대회기간의 기록들을 최대한 빠뜨림 없이 잘 기록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아카이빙 작업에 방점을 찍었다. 없는 재정에도 불구하고, 대회가 끝난 이후 15일간 3명의 인력을 따로 투입해 아카이빙하고, 이러한 성과들을 요약해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전파진흥원, 서울시 등 공동체라디오에 대해 알 필요가 있는 이들에게까지 알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한국 공동체라디오방송국 10주년을 맞이하는 2014년
새로운 도전을 꿈꾸게 할 정도로 매력적인 상황
하지만, 몸이 “이전의 실패를 기억해” 필요한 건 무엇?
식상하지만 어려운 그것, ‘용기’
 
  아카이빙과 이번 대회의 성과보고서를 작성해 주요 부처, 관계자에게 알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평가까지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한국 공동체라디오방송국의 조직력과 재정역량에 비해 성과는 분명 높았다고 자평을 해본다. 특히, (물론, 판단에 대한 온도차는 있겠으나) 공동체라디오 7개사, 공동체라디오방송을 준비하는 단위, 서울시의 마을공동체라디오를 준비 또는 운영하는 12개 지역구의 단체들이 양적 성장(규모의 집단, 규모의 경제 형성)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공통의 틀 거리 속에서 함께 하는 것, 공방협 차원에서는 정관변경을 통한 회원의 확대), 그리고 공동체라디오의 발전과 지속성을 위한 생태계 마련에 기술 분야의 전문성이 현재로서는 핵심 지점이라는 것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점이 가장 높은 성과라고 본다.
  또한, 공동체 미디어에 있어서 메인 테마가 영상 위주였던 것에 ‘라디오’가 어느 정도 많은 활동가들에 의해 주요 영역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그런 흐름에 상당한 힘을 실어줬다는 점에서 희망을 본다. 왜냐하면, 공동체라디오는 영상중심의 공동체 미디어 운동 영역의 도움 없이 그 역할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 공동체라디오방송국들에게 있어 2014년은 2004년 11월 선정 이후 만 1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정부 지원금이 완전히 끊긴지 5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태를 유지해나가고 있다. 대견하기도 하지만, 분명 다들 지쳐있다. 새로운 도전 하나 하나에 몸이 이전의 실패와 정체와 고착을 기억하다보니 또 다른 도전은 스트레스 그 자체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와 공동체라디오의 내부, 외부의 상황(서울시 마을공동체라디오 지원, 통합플랫폼의 개발 상황, 미디어센터들의 공동체라디오 미디어교육의 확대, 그리고 2014년 상반기 나올 기술적 성과 등)이 다행이도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할 만큼 ‘매력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두려움과 패배감을 잊게 할 정도로 말이다. 이제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식상한 단어이지만 가지기 어려운 ‘용기’이다. “힘들지만, 우리 다시 도전해 봐요.” □ 
 
 
 다양하면서도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고, 공유하고 싶지만, 워낙 강도 높은 노동 때문에 간단하게 갈음합니다. 추후 성과보고서, 그리고 아카이빙 자료들을 통해 제3회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 아시아-태평양 대회의 다양한 결들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제3회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 아시아-태평양 서울대회 스케치]
 
  2013년 12월 2일은 제3회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 아시아 태평양 서울대회(AMARC Asia-Pacific Regional Conference)가 시작 되는 날이었고, 전날 밤을 꼴딱 새운 컨퍼런스 사무국 직원과 스탭들에게는 오늘이 아직 일요일인지 월요일인지 분간이 안 되는, 4일간의 기대되고 긴장되는 강행군의 첫 날이었다.
 
▲2013. 12. 2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 아시아 태평양 서울대회 전체 회의
 
 
▲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 아시아 태평양 서울대회 배너
 
 
  아시아 태평양 24개국 97명의 공동체라디오 활동가들과 80명의 한국 공동체라디오 관계자들, 마을미디어 관계자, 공동체라디오 설립 준비 단체 등이 참석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서울시청 일대에서 4일간 진행됐던 컨퍼런스에서는 공동체라디오 법률, 연대, 성소수자, 인권, 재난재해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토론이 이뤄졌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제일 아쉬운 점은 컨퍼런스 기간 동안 실무를 진행하느라 컨퍼런스를 거의, 가 아니라 하나도 듣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 공동체라디오 활동가들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언제 또 들을 기회가 있겠단 말인가. 그나마 이번 컨퍼런스를 마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아카이빙 작업(녹취록, 발표자료, 사진 등) 덕분에, 원한다면 언제든지 컨퍼런스에서 나눴던 이야기들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된다.
 
 
▲ 한국공동체라디오 현황과 활성화에 대한 논의
 
 
  4일간의 컨퍼런스 기간 동안 한국 참가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주제는 특별 워크숍으로 준비된 ‘한국공동체라디오 현황과 활성화에 대한 논의’였다. 
  그리고 컨퍼런스 마지막 날에는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 아시아 태평양 지부의 총회가 열렸다. 총회에서는 표현의 자유, 여성, 인권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여러 가지 현안들과 관련한 ‘서울 선언문’이 발표 되었는데, 특히나 이 선언문에는 ‘공동체방송사업자들의 전파에 대한 공평한 접근권’ 및 ‘규제기관과 정부 담당자들과 관계를 맺기 위한 전략적 계획과 정책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 등,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이했지만 정책적인 문제로 7개 방송사만이 1W라는 턱없이 작은 출력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공동체라디오방송의 상황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더욱 의미가 있었다.
 
▲ 새 의장단
 
 
  뿐만 아니라, 회원들의 투표를 통해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 아시아 태평양 지부의 새로운 의장단이 선출되었다. 의장 Maica Lagman(필리핀), 부의장 Min Bahadur Shahi(네팔), 회계관 Junichi Hibino(일본),  WIN(여성 국제 네트워크) 아시아 태평양 대표  Nimmi Chauhan(인도)를 비롯하여 남아시아, 동아시아, 남동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부의장이 선출되었는데 동아시아 지역의 부의장으로는 안병천 관악FM대표가 선출되었다. 
 
▲ 총회 후 단체 사진
 
 
  마지막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개막식 환영사에서 말했던 것처럼 아시아 태평양 여러 지역의 공동체라디오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던 이번 컨퍼런스가 공동체미디어를 꿈꾸는 이들에게 새로운 상상력과 영감을 주었던 자리였기를 바란다. □
 
 
* 관련 자료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AMARC) 홈페이지: www.amarc.org
(사)한국공동체라디오방송협회 홈페이지: www.kacr.net
 
* 주1
AMARC: 프랑스어로 Association MondiAle des Radiodiffuseurs Communautaires (세계공동체라디오연합)의 약자. 아시아태평양, 북아메리카, 유럽,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등 5개 지부로 구성되어 있고, 아시아-태평양 지부의 컨퍼런스 및 총회는 1회 인도네시아, 2회 인도에 이어 올해 서울대회로 3회를 맞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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