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101호 포럼 특집 2016.12.23]
[RE:PLAY] ACT! 100호 오픈 테이블 “ACT! × 미디어운동 : 타임라인”
[변화와 확장] (3) 맷집 있는 기획자는 오늘도, 독립영화의 힘을 믿으며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장 김동현이다. 나는 2002년 미디액트 개관 당시 강릉 시네마테크에서 활동 중이었다. 직장을 따로 두고 단체 활동과 독립영화 운동을 걸쳐서 했었고, 가끔 회의가 있거나 할 경우에는 휴가를 내서 참가하기도 했다.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일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독립영화를 시작했고, 그것이 10년 정도 되었다.
미디액트가 문을 열었을 때, 김명준 소장님이 “우리가 이런 걸 만들었다.”면서 자랑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개인적으로 활동 면에서는 미디액트가 나의 롤 모델이었다. 독립영화라는 베이스를 두고 그 안에서는 롤 모델을 찾지 못했다. 미디액트는 개관 이전에도 지역활동가들과 교류를 하고, 적극적으로 활동가들을 조직해내고 인프라를 구축했다. 그런 점이 부러웠고 독립영화 진영 또한 그렇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독립영화는 1998년에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생기면서 공교롭게도 서울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지역에서는 각자 독자적인 협회를 만들었다. 현재 독립영화 단체들은 지역단위로 나누어져 있다. 또한 2000년대로 넘어오며 독립영화의 편수가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운동지향적 영화가 대세였다면 90년대 후반부터 극영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영화 산업으로의 진입이 주요 목표가 되기도 했다. <낮은 목소리>가 독립영화 최초로 극장 개봉을 했고, 그러한 사례를 축적하며 산업배급시스템을 뚫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과정에서 미디액트의 네트워크와는 지향이 다르기도 했다. 독립영화라는 테두리 안에서 협회를 운영하고, 극장을 만들고, 극장에 배급 통로를 여는 등의 활동들을 하면서 독립영화의 자리를 넓혀오고 있다.
독립영화의 역사 안에서 80년대 <상계동 올림픽>부터 <파업전야>까지를 독립영화 운동 1기로 본다면, 나는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2기 활동가에 속한다. 1997년에 학교를 졸업했는데, <파업전야>의 후광 덕분에 대학시절부터 ‘독립영화’라는 말을 들었고 다큐멘터리 순회 상영 등을 경험했다. 이후 강릉 씨네마테크와 현재 서울독립영화제를 거치며 기본적으로는 나 자신을 기획자라고 소개하지만 사실은 한 줌도 안 된다. 미디어활동가들은 활동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독립영화는 다 감독이고 제작자다. 시작 단계에서는 ‘상영기획자’라는 말이 없었다. 상영기획자라는 말이 사람들에게 박히기 시작했던 건 2000년대 중반 넘어가면서 부터였다. 그전에 <송환>, <우리학교> 등의 극장 개봉을 통해 상영기획자들의 네트워크의 힘이 인정받고 2007년에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가 개관하면서 기획자라는 인식과 단어가 자리를 잡았다.
서울에서 일을 하면서 대학원을 마쳤는데, 따로 눈 돌릴 새가 없어 자연스레 독립영화를 주제로 논문을 썼다. 논문 쓰면서 독립영화가 연구 영역의 노다지라는 생각을 했다. 당시 나는 <자가당착 : 시대정신과 현실참여>의 심의문제를 총괄하였고, 활동하며 모아 두었던 귀한 자료는 한편의 논문을 가능하게 했다. 심의 문제를 다루면서 <오! 꿈의 나라>, <닫힌 교문을 열며>이 헌법소원을 예로 들고, 그 이후가 2001년의 <불안한 섹스>인데 관련 논문이 하나도 없다. 조금만 눈 돌리면 잘 해낼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독립영화 활동을 하다보면, 왜 이렇게 독립영화가 없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런데 나는 기획자의 입장으로 영화를 보니까 사실 그렇지 않다. 그 영화들을 봐야하는 이유와 상영해야 하는 이유를 끊임없이 현실에 맞게 찾아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으로 넘어오면서 위기가 닥쳤고, 독립영화라는 말이 사라질 뻔 했을 때 우리를 살린 영화가 <워낭소리>다. 그 이후에 많은 영화들이 해외영화제에 나가고 대외적인 콜을 받았다. 독립영화는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다. 많이 봐주면 좋겠다. 영화를 보고 그 안에서 찾아가는 힘이 중요하다. □
[RE:PLAY] ACT! 100호 오픈 테이블 “ACT! × 미디어운동 : 타임라인”
[교육과 활동] (1) 처음처럼 한 걸음 더 내딛기 / 김수목 (미디어활동가)
[교육과 활동] (2) 오래된 연애 같은 미디어운동 / 우야 (젠더무법자, 미디어 횡단자)
[교육과 활동] (3) 나의 미디어교육 이야기 / 이수미 (ACT! 편집위원)
[변화와 확장] (1) 이 정도면 괜찮아, 즐거운 활동 근력 키우기 / 오재환 (생활교육공동체 공룡)
[변화와 확장] (2) 영화에서 교육, 다큐까지, 변화를 꿈꾸며 / 박혜미 (DMZ국제다큐영화제)
[변화와 확장] (3) 맷집 있는 기획자는 오늘도, 독립영화의 힘을 믿으며 /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연대와 플랫폼] (1) 프로젝트 작업, 어디까지 해봤니? / 이마리오 (미디어협동조합 이와)
[연대와 플랫폼] (2) 왜 기술? Why Technology? / 주일 (창작자)
[공동체미디어] (1) 흔치 않은, 꾸준한 정책연구자의 여정 / 김지현 (미디어정책 연구자)
[공동체미디어] (2) 마을미디어의 가능성 어디까지인가? / 박민욱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장)
[ACT! 101호 포럼 특집] 왜 기술? Why Technology? / 주일 (창작자) (0) | 2016.1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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