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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95호 이슈와 현장] 미디어교육, 학교에 길을 묻다(1)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의 학교 미디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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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5. 10. 2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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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95호 이슈와 현장 2015.11.15]

 

 

 미디어교육, ‘학교’에 길을 묻다



 전국에 미디어센터를 중심으로 학교미디어교육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부산하다. 지난 8월 <제천영상미디어센터>에서는 학교미디어교육 협력체계 구축 방안 마련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고, 9월 전주에서는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와 <전주시민미디어센터>를 주축으로 학교미디어교육 실행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성남미디어센터>에서는 학교미디어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강사들의 연구모임이 진행되었고, <수원영상미디어센터>에서는 현직 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역량 강화 교육이 시행되었다.


 한편 지난 7월에 창립한 방송통신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전국에 15개 초·중·고교를 ‘미디어교육 거점학교’로 선정하고 부산, 광주, 강원, 대전, 인천, 5개 시청자미디어센터를 기반으로 각 학교에 방송콘텐츠 제작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시청자미디어센터 소재 지역에 80개 학교를 선정하여 ‘자유학기제 연계 미디어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와 별개로 ‘방과 후 미디어교육’을 진행하는 등 본격적으로 학교미디어교육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학교미디어교육 확산의 배경이 되고 있는 ‘자유학기제’는 현 정부의 핵심 교육 정책으로, 학생들 스스로 ‘꿈과 끼’를 찾고 자신의 적성과 미래를 탐색하는 ‘창의 교육’을 통해 ‘행복 교육’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유학기제의 전면 시행을 위해 교육부는 2013년 2학기부터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를 시범 운영했고, 작년과 올해 희망학교를 대상으로 교육을 확대했다. 지난 9월에는 ‘2015 교육과정 개정안’을 통해 ‘자유학기제 편성, 운영 지침’ 시안을 발표했고, 현재 학교별 준비 과정을 거쳐 내년 3월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전면 시행할 계획이다.

   

 자유학기제는 ‘꿈과 끼를 살려주는 행복교육’을 비전으로, 중학교 1학년 1, 2학기와 2학년 1학기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시험의 부담에서 벗어나 진로 탐색, 동아리 활동, 예술 체육 활동, 주제 선택 활동 등의 활동 중심 수업을 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 정책의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는 자유학기제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정권마다 바뀌는 교육정책을 신뢰할 수 없다는 점, 준비과정을 거쳤다 해도 아직 안정적 운영체계를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급한 도입은 학교 현장에 혼란만을 가중한다는 점, 무엇보다 현재의 입시 위주 교육 현실에 대한 근본적 개혁 없이 단순히 중학교 한 학기 동안의 변화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오히려 가중된 학업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 등이 주요 비판 내용이다.  


 지속적인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유학기제는 내년부터 전면 시행될 계획이고 그에 따라 미디어센터 학교미디어교육에도 적잖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교육 철학에 대한 고민과 교육 목적에 대한 합의, 그리고 현실적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 과정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교육목표에 대한 숙고와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지 않고 시행되는 교육은 자칫 정책 과제의 이행으로만 내몰릴 수 있다. 지난 2004년 영화 교육의 공교육 흡수 과정에서 이미 보았듯, 미디어교육의 대안적 가치에 대해 재고하고 교육의 목적과 방향에 대한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미디어교육 역시 학교 현장에서 방향을 잃고 표류할지 모른다. 


 학교미디어교육의 필요성과 발전 방향에 대한 합의와 별개로, 학교미디어교육은 이미 미디어센터 미디어교육의 한복판에 들어서 있다. 그러나 아직 불붙지 않은 논쟁으로 남아 있다.


이수미 (ACT! 편집위원회)

 

  

 

최근 몇 년 동안 학교미디어교육은 다양한 교육 주체에 의해 양적으로 팽창되었으나 교육의 경험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장은 여전히 부족하다. 본지에서는 2010년부터 학교미디어교육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의 학교미디어교육 사례를 통해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고자 한다.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의 학교 미디어교육


정순영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교육 대상, 교육 내용, 강사, 교재, 보조교재 및 장비. 미디어교육을 기획하는 담당자라면 누구나 검토하는 조건들이다.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의 학교 미디어교육을 소개하자면 역시 이 조건들을 하나씩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미리 밝혀 두자면 학교 미디어교육은 완벽하게 계획된 조건으로 시작되지 않았고 매번 문제의식과 고민 속에서 보완하고 시도해왔다. 담당자로서 추진된 사업 내용은 가감 없이 소개했지만 일부 평가와 판단은 사견임을 밝힌다. 부족함이 많은 상황이지만 미디어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고민을 나누는 자료 정도로 이해하면 좋겠다. 



학교미디어교육 추진 경과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이하 부산센터)는 아동 및 청소년의 미디어 능력 신장과 미디어교육 확산을 위해 2010년부터 학교 미디어교육을 시작했다. 

 기존 부산센터의 교육 사업은 크게 두 가지 갈래로 분류할 수 있다. 상설로 연중 열리는 제작강좌와 소외계층 등 공동체를 찾아가는 미디어교육이다. 그런데 미디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은 현대사회에서 시민들의 필수적인 소양이 되고 있고 미디어 사회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 대한 미디어교육은 꼭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현행 공교육 과정에는 미디어교육이 일부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더욱이 다른 문화예술 교육과 비교할 때 학교 현장에서 미디어교육은 매우 적은 편이고, 학교 선생님들의 인식 저변도 그리 넓지 않은 상황에서 미디어교육을 알려야 한다는 당위적인 목적도 있었다. 이런 맥락에서 ‘학교 미디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교육을 시작한 것이 2010년이다. 그리고 이후 해마다 조금씩 규모는 달랐지만 학교 미디어교육이 추진되었고 2015년 자유학기제 미디어교육에 이르고 있다. 

 학교 미디어 교육의 대상은 초, 중, 고 일반 학교뿐만 아니라 대안학교도 포함하여 진행했다. 교육대상이 모두 학령기 아동과 청소년이라는 점과 학교라는 공통적인 틀 안에서 진행된 교육이기 때문이다. 대안학교와 같이 교육대상을 발굴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교육진행은 주로 공개모집 절차를 거쳤다. 2010년 첫해에는 공모를 통해 7개 학교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고 이후 지금까지 해마다 10여 곳 내외의 학교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 2011 예문여고 미디어교육



 학교의 경우 일과 중 시간에 교육이 진행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아무래도 방과 후 시간에 이루어진 교육이 대부분인데 특정 학년의 1개 반에 대한 수업을 비롯해 동아리, 특수학급, 방송반, 교육복지반 등이다. 

 대부분 신청한 학교들은 가을에 있을 학교 행사에 사용할 홍보 영상 제작이나 공모전 출품에 목적을 두었기 때문에 담당 강사들은 보이지 않는 부담을 가지고 영상 제작 교육을 진행했다. 때문에 각 학교마다 프로그램명은 다 달랐지만 교육 내용은 비슷했다. 물론 몇몇 강사에 따라서는 미디어의 올바른 이해와 비판적 읽기 교육을 시행한 경우도 있었지만 학교의 요구는 주로 영상 제작 교육이 주를 이뤘다. 

 학교 미디어교육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막연한 필요성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학교 미디어교육의 목표, 내용과 체계, 그리고 강사 양성과 교재 등에 대한 준비가 없었다. 당시 이 사업의 담당자로서 스스로 반성하는 지점이기도 한데 굳이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면 아주 적은 예산이었지만 시도했다는 점 정도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그리고 교육을 진행하면서 학교 교육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



학교 미디어교육 강사 양성


 예정에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때마침 2010년에는 강사 양성 사업도 시작되어 학교 미디어교육 강사 양성이 시작되었다. 당시에는 정책적으로 학교 방과 후 교육이 중요해지던 시기였고, 미디어교육이 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학교장이 인정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전문 강사 양성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국공립대학 평생교육원과 함께하는 공동 인증과정으로 교직과목 20시간, 미디어과목 70시간 등 총 90시간 이상 교육을 받으면 ‘미디어교육 지도사 자격시험’을 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고 2010년에 24명의 지도사가 배출되었다. 

 이 지도사 양성과정은 미디어교육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그리고 초등학생들의 발달단계에 따른 특징과 교수법, 미디어 이해와 활용에 대한 교육 실무 등으로 양성과정의 커리큘럼은 구성됐고 매해 조금씩 수정이 있었다.

 



 2013년 강사양성 사업(현장 실습)




 학교교육에서 미디어 교육이 독자적인 과목으로 편성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현실인 점을 고려하면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장벽 높은 학교 교육의 문을 두드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부산의 경우 양성된 강사들에게 교육현장을 적절히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광주지역의 경우 광주시교육청과의 협력 사업으로 초등 방과 후 미디어 교육을 통해 양성된 인력이 바로 교육 현장에 투입되었다. 반면 부산지역의 경우 교육현장이 담보되지 못한 양성에만 그쳤다. 학교 현장에 투입할 방과 후 강사를 양성했지만 이런 상반된 결과를 보인 것은 두 가지 이유가 가장 컸다.

 첫째는 예산 문제였다. 광주지역의 경우 시교육청의 예산지원이 있었고 다수의 교육 현장이 제공됐지만 부산의 상황은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교직 20시간의 이론 강의가 있었지만 신규 양성된 강사를 바로 현장에 투입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수업을 90시간 들었다고 해도 본인이 습득한 지식을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게 가르치는 방법, 교육 노하우를 전수는 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이 부분은 현장에서 교육 경험이 많은 미디어 강사들에 의해 가능한 지점인데 기존 강사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참고로 이 양성과정에는 기존에 미디어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던 사람도 있었고 이들은 양성과정과 상관없이 교육현장이 제공될 수 있었다. 이런 시행착오 끝에 최근의 양성과정은 현장 경험이 많은 강사진들의 비중이 높아졌고 실제 교육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교육 시연과 피드백 시간이 매우 중요해졌다. 무엇보다 지도사 양성과정은 학교교육에 대한 고민과 준비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양성과정 자체가 초등 방과 후 미디어교육을 담당할 강사 양성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학교 미디어교육에 대한 고민이 쌓이게 된 것이다. 



학교 미디어교육 연구모임과 교재




『미디어 읽기 미디어 쓰기』교재와 지침서



 2009년 교육과정 개정 이후 학교 교육에 녹아있는 미디어교육과 우리가 하는 학교 미디어교육은 어떤 연계성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초, 중, 고 학교 미디어교육은 뭔가 체계가 잡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강사에 따라 교육의 내용이 모두 다르게 진행되는 경우 이것을 학교 미디어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고민이 보다 구체화된 계기가 앞서 언급한 미디어교육 지도사 양성과정이었다. 

 물론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외부 강사에 의한 미디어교육의 내용이 모두 획일화될 필요는 없다. 다만, 시청자미디어센터는 대국민 미디어 서비스 기관이라는 측면에서 각 지역의 센터를 통해 지원되는 학교 미디어교육 내용에 일정한 균질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시행하는 초등 미디어 교육이 일관성 있게 진행될 수 있는 교육 내용을 마련하고 미디어 교육 강사들이 학교 교육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교재가 필요했다. 이런 고민의 연장에서 학교 미디어교육을 위한 자체 교재를 만드는 연구모임이 시작되었다. 교재『미디어 읽기 미디어 쓰기』는 2011년 부산센터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6명의 미디어 강사를 주축으로 1년 정도 연구모임을 진행하여 제작된 것이다. 


 미디어 교재는 여러 기관에서 제작한 것이 있지만 1997년 당시 방송위원회에서 발간한 미디어 교육 교재는 초등 저학용, 고학년용 교재로 각각 발행되었다. 학교뿐만 아니라 아동 및 청소년 미디어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 교재로서 매우 좋은 교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디어 상황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교재 내용 속에서 제시된 여러 가지 사례 등에 대해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래서 우리의 교재에는 전체 커리큘럼뿐만 아니라 차시별 교육계획안과 이 교육 계획안에 대한 세부 교육 지침을 수록했다. 또한 수업 내용에서 언급된 TV 프로그램 등은 현재 시점의 자료를 실었고, 활동에 따른 활동지도 그대로 복사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최대한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재 연구모임을 하면서 비중 있게 살펴본 내용 중의 하나가 학교 정규 교과에 들어있는 미디어교육이었다. 현직에서 미디어교육을 하고 있는 선생님들을 만나면 종종 듣게 되는 내용이 미디어교육 강사들이 교과 내 미디어 교육 내용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점이었다. 가령 방송 뉴스에 대한 이해와 뉴스 제작해보기를 이미 배운 학생들에게 미디어교육 강사는 뉴스란 무엇인가부터 다시 가르친다는 것이다. 이미 학생들은 알고 있는 내용이므로 지루해한다는 얘기였다. 물론 교과서에 나온다고 해서 모든 학생이 이해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강사가 학생들이 배웠는지는 알고 있어야 적절한 교육계획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연구모임 초기에는 현직 교사를 초청하여 정규 교과 내에 학년별로 교과별로 미디어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았다. 이 모임을 하면서 학교 교육을 담당하는 강사들에 대한 재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정보를 제공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강사양성 프로그램에도 반영했다. 

 이렇게 교재의 내용을 다음 해 강사양성 과정과 접목하여 교육내용을 수정해갔다. 초등 고학년용 교재와 지침서로 구성된 교재 『미디어 읽기 미디어 쓰기』의 내용은 다음해 2012년 강사양성 과정의 기본 커리큘럼으로 녹여내고 집필진이 강사진으로 참여했다. 또한 수료생들이 바로 초등 교육을 맡게 되더라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 시연과 피드백 시간을 늘렸다.



스마트 아트 프로젝트 연미초등학교


 강사가 학생들과 만나는 교육현장은 아무리 시끌벅적하고 힘들어도 반짝반짝 빛나는 추억이 되곤 하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하루의 피로를 싹 잊게 하는 아이들과의 교감 순간, 그 순간이 열악한 미디어교육 강사의 길을 계속 가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때문에 많은 교육 중 어떤 하나의 모범 사례를 꼽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최근 전교생이 스마트 아트 미디어교육을 하고 있는 예술꽃 씨앗 학교를 소개하고자 한다. 

 부산의 연미초등학교는 올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예술꽃 씨앗학교’로 선정되었고 미디어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부산센터와 업무협력을 맺었다. 주요 교육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학습은 기존 교과와 연계하여 스마트 미디어를 활용한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라는 주제의 수업을 담임교사가 우선 진행하고 다음 시간엔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여 외부 강사가 ‘학교’를 주제로 스마트 영상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 교육을 맡고 있는 미디어 강사들은 현재 교과 과정과 연계한 미디어 수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연미초등학교의 사례를 소개하고 싶었다. 한 해 동안 교육 과정을 끝내고 연말 혹은 내년쯤 교육을 담당했던 강사들이 직접 수업 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더 좋을 것이다. 




 스마트 아트 프로젝트-연미 초등학교 2015


 학교 미디어 교육의 목표를 하나로 정의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디어 자체만 가르치는 것이 학교 미디어교육의 내용은 아닐 것이다. 자칫 흔히 생각하는 영상 제작 교육이 학생들에게 제2의 영화감독이나 제2의 PD를 양성하기 위한 것만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가 하는 의문이다. 영화감독이나 PD 양성이 틀렸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그 나이에  배워야 할 인성도 중요하다는 점이고 우리의 학교 교육 과정은 이런 점을 이미 고려하여 구성됐을 텐데 과연 우리는 얼마나 학교 교육 과정을 이해하고 미디어교육을 잘 접목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기존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특이한 교육을 받는 것에서 더 나아가 영상 제작 기법을 가지고 담을 내용, 그 협동의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지 않을까. 학교 교육을 진행하면서 기획자로서도 이런 고민은 떠나질 않고 있었지만 실상은 늘 업무를 해내기 바쁜 현실이다. 또한 미디어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강사들은 더 많은 고민을 안고 있겠지만 요즈음은 나눌 장이 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정 개인이 풀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함께 모여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장으로 미디어교육 강사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본다. 

 시청자미디어센터는 부산, 광주에 이어 대전, 인천, 강원, 서울센터가 운영 중이고 내년 여름이면 울산센터가 문을 연다. 이에 전국 조직의 본부로서 시청자미디어재단이 설립되어 새로운 출발을 하고 있다. 미디어교육 전문 기관으로서 재단은 이제 강사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정책을 개발하는 일을 함께하게 될 것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전국의 미디어교육 강사들의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일도 해야 할 것이다. 정기적인 모임이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어렵더라도 연중 1회 정도는 강사 워크숍을 진행하고자 준비 중이다. 모쪼록 조만간 있을 워크숍에서 직접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바란다. 글에서 섣부른 판단이 있었다면 여기에 대한 비판과 토론도 워크숍에서 풀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필자 소개] 정순영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시청자미디어재단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시청자지원팀장 직무대행.

2008년부터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근무하고 있고, 학교 미디어교육과 강사양성 사업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직접 강의를 하지 않으면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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