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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37호 사회운동과 미디어] 전쟁과 폭력에 맞선, 마을 공동체와 함께 하는 감수성의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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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37호 / 2006년 12월 7일

 

 

전쟁과 폭력에 맞선,
마을 공동체와 함께 하는 감수성의 저항
 
김형진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활동가 icdolval@jinbo.net)

평택에는 평화가 있고, 그 곳에는 다름 아닌 사람이 있다. 방승률 할아버지를 비롯한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방승률 할아버지의 손주 방병철과 아이의 친구들이 있다. 평택에는 흙이 있고, 그 곳에는 역동적인 싹이 튼다. 쌀과 보리뿐 아니라 저항의 목소리도 평화의 가치들도 일궈진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를 향한 사회 전 분야의 요구는 역동적이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를 향한 미디어 행동과 문화행동 또한 평택 주민들과 그리고 흙이 있는 공간에서 출발하고, 세를 넓혀간다. 이것이야말로 평택을 평화적 가치로 지켜내려는 사람들의 진정성이다. 황새울 방송국 '들소리‘, 예술행동공동체 ’들사람들‘은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에 동참하며, 카메라를 통해 혹은 붓과 펜을 통해 대추리, 도두리에 평화를 지켜내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평택, 대추리 도두리가 고향입니다
 
‘들소리’와 ‘들사람들’의 활동의 가장 큰 공통점이자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 운동의 가장 큰 매력, 그것은 바로 평택, 그 공간으로부터 운동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시공간을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호흡하기 때문에 운동의 절박함과 진정성이 더욱 묻어난다.
황새울 방송국 ‘들소리’는 지난 6월 19일 첫 방송을 선보였다. ‘들소리’는 10여분의 방송으로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 투쟁 소식과 주민들의 일상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들소리’의 진행자는 평택 주민들과 지킴이들로 실제 대추리, 도두리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다. ‘들소리’ 활동가들 역시 짐을 싸서 아예 대추리로 들어갔다. ‘들소리’의 스튜디오는 ‘파랑새’가 서 있는 대추리 평화동산 옆 비어진 집에 차려졌다. 이쯤 되면 ‘들소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들소리’가 누구와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지도 알 수 있다. ‘들소리’는 주민들의 터전을 빼앗고, 평화의 가치를 군홧발로 짓밟고 있는 이들을 향해 삶의 소중함과 인권의 중요성의 메시지를 알려낸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소망을 이야기하고, 이들의 요구와 목소리를 전달하며 다른 곳에서 평택의 평화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소통한다. 그래서이다. 평택미군기지확장 반대 집회와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가는 곳에 카메라를 들고 종횡무진 활약하는 ‘들소리’ 활동가들을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이미 미디어를 통한 평택 평화지키기 운동은 ‘솔부엉이 라디오’에서 시작하였다. 동네마다 설치되어 있는 스피커는 마을의 크고 작은 일들을 알리는 중요한 매체이다. 그러나 너무 가깝게 있어 그 의미가 묻혀 있었고, 평택 ‘솔부엉이 라디오’는 스피커를 마을 소통의 매체로 의미화하였다.
결국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를 위한 미디어 운동은 너무 당연하게, 마을에서 태어났고 그 마을과 함께 평화를 지키고 있다. 문화행동 역시 같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를 위한 문화행동은 ‘들사람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들사람들’은 2003년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와 주민들의 주권을 모인 자발적 예술행동공동체로 평가 받는다. 그 동안 ‘들사람들’은 평택 대추리, 도두리 일대에서 ‘비닐하우스 콘서트’, ‘대추리 현장예술제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조국의 산하전’ 등 다양한 문화행동을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과 함께 했다. 뿐만 아니라 대추리, 도두리와 함께 살고 있는 벽화와 벽시, 설치물들은 그 자리에서 평택 주민들과 함께 평화를 지키고 있다. ‘문무인상’과 ‘파랑새’, ‘여명의 황새울 작전’으로 공권력에 의해 사라져간 ‘대추리 사람들’과 ‘미사일솟대’ 등은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과 함께 희로애락을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월 13일부터 11월 11일까지는 종로 보신각에서 평택의 평화의 염원을 전하는 ‘평택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과 1000인의 문예인이 함께하는 30일간의 거리예술제 : 평화를 원한다면 대추리를 지켜라!’를 진행하였다. 평화와 인권을 향한 끔임 없는 행동이 평택과 서울을 오가며 어리석은 권력에 저항하는 상상력 가득한 문화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감수성의 혁명, 상상의 저항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 운동에서 문화운동과 미디어운동이 가지는 의미는 부문운동으로써, 그리고 평화/전쟁반대 운동, 주거권 등의 여러 의미에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활동가들과 문화예술인들은 물론 주민들을 향해 있는 감수성의 저항이라는 측면이다.
그 무엇보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의 중요한 점은 바로 주민들의 요구이다. 그것이 단지 보수언론에서 이야기하는 ‘보상금’의 문제가 아닌, 그들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요구이고, 미군기지 반대와 그것으로 야기되는 전쟁의 야만성에 대한 저항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택 대추리, 도두리를 지키고자 하는 미디어문화행동은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는 감수성의 혁명이고 상상을 통한 권력과 폭력, 그리고 전쟁에 대한 저항이다. 대추리와 도두리에는 활동가들, 그리고 문화예술인들과 주민들이 함께 만든 다양한 문화적 행동이 전개되고 있다. 부문 운동으로써 평택에 평화를 지켜내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과 그리고 대중들과 함께 소통하는 방법을 찾고, 그들이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판을 마련한다. 주민들이 빠진 운동은 공허한 메시지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과 함께 가치를 만들고, 그리고 그 공간을 살아가는 이들이 이후에도 문화적 생태적 평화적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는 주체가 된다는 것은 그 어떤 운동의 의미보다도 가치있는 것이다.
평택 대추리, 도두리에는 빈집을 고치고, 그 공간에서 만드는 공동체와 박물관 전시관 등 다양한 문화의 터전들이 저항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과 함께 노래하고, 함께 그림을 그린다. 주민들은 함께 방송의 진행을 맡고, 카메라를 향해 이야기를 하기도 하며 소통하고, 요구한다. 때문에 평택 대추리, 도두리 마을 공동체는 권력과 신자유주의 그리고 폭력 등 야만적인 단어들에서 점점 멀어지며 평화와 인권, 그리고 호혜와 평등의 가치를 만들어 간다. 그 곳에 황새울 방송국 ‘들소리’가 있으며, 문화예술네트워크인 ‘들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 곁에는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함께 있다. □
* 사진의 출처는 "평택미군기지 확장 반대와 대추리 도두2리 주민 주거권 옹호를 위한 문예인 공동행동 <들사람들>" 카페 (http://cafe.daum.net/hwangsaewool) 입니다. <들사람들> 활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카페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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