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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84호 길라잡이] 딸의 나라를 살아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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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3. 7. 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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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84호 길라잡이 2013. 6.30]
 
딸의 나라를 살아내는 법
 
스이(ACT! 편집위원회)
 
 
  아니나 다를까, 6월의 서울 거리는 숨이 탁탁 막혀오는 곳이 되었습니다. 더운 날씨와,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날치기 폐업 당한 지역의 공공의료원 소식, KTX 민영화 반대 서명을 부탁하는 코레일 직원들의 목소리, 포크레인에 몸을 묶은 밀양 할머니들의 울음, 여의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세 번째) 차별금지법안, 4년째 최저임금 0원 인상을 주장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 (무얼 믿고?), 화단 조성에 밀려난 사람들의 영정, 대선에 개입했다는 정보기관과 이를 덮어줬다는 수사기관,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제대로 들려주지 않는 공중파 뉴스들. 지난 2월부터, 아니 작년 12월부터 익히 예상 가능했던 서울의 모습이었지만, 텁텁한 공기와 함께 겪어내려니 녹록치가 않습니다. 
 
  이런 여름이 앞으로 네 번 더 남았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막막해지지만, “도망가면 지는 거다”라는 선배 감독의 말을 떠올리며, 시민들의 멈추지 않는 발걸음을 막아낼 수 있는 권력은 없다는 생각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시민+미디어들의 소중한 움직임을 [ACT!] 84호에 담아보았습니다.    
 
  이슈와 현장 첫 기사는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 현장에 머물렀던 40여 시간의 기록, ‘밀양, Media Act, 카메라’ 입니다. 편집위원 현 님이 밀양에서 직접 목격한, 40일의 공사 중단 결정이 내려지기까지의 긴박했던 상황들, 그리고 미디어 활동가로서의 정체성과 운동 방향에 대한 현의 진지한 고민이 잘 묻어나는 글입니다. 
 
  두 번째 이슈와 현장 기사 ‘산 자와 죽은 자의 르포르타주’에서는, 미디토리의 허소희님이 2012년 희망버스라는 단편적인 기억으로만 남아 있는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2009년부터 현재까지의 소중한 기록 일부를 ‘고요하고 바지런한’ 글로 나눠주셨습니다. 한진중공업 3년의 간절한 기록이 담긴 책 『종이배를 접는 시간』이 지난 5월 31일에 출간되었다고 하니, 허소희님의 글을 길라잡이 삼아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세 번째 기사는 전국 기초지자체에 세워질 ‘작은 영화관’에 대한 오혜리님의 글 ‘지역극장의 귀환’입니다. 전국 스크린 수의 절반 가까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기초지자체 109 곳에 지역 내 극장이 없다는 충격적인 통계 결과를 바탕으로 시작된 문화체육관광부의 ‘작은 영화관’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간략한 청사진을 그려보기에 충분한 글입니다. 
 
  이번 호 마지막 이슈와 현장 기사는 김화범 인디스토리 제작기획팀장님께서 써주신 ‘직영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에 관한 단상’입니다. 지난 3월 인디플러스 프로그래머 계약해지 사건과 관련, 그 뿌리라 할 수 있는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영화전용관 직영이 초래한 문제점을 차근차근 짚어주셨습니다. 
 
  미디어운동 10년을 맞아 각 분야를 돌아보는 기획 대담은 회를 거듭할수록 깊이와 재미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세 번째 기획대담 주자는 ‘퍼블릭 액세스’ 계의 맏언니(!) 이주영 시민방송 RTV 기획실장과 석보경 퍼블릭액세스네트워크 활동가입니다. RTV의 출범과 축소, <복지갈구화적단>의 등장, <뉴스타파> 방송 심의 문제 등 퍼블릭액세스 진영이 겪어온 굴곡의 10년에 대해 가감 없이 나눈 두 활동가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퍼블릭액세스 분야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느껴집니다(!). 장시간의 대담을 은정, 민석 편집위원이 잘 정리해주었습니다.
 
  방방곡곡의 미디어 이야기를 전해주는 ‘전미네의 담벼락’에서는 순천만미니FM, 진주시민미디어센터의 진주의료원 사태 취재, 청주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의 시청자참여프로그램 편성 거부 사건 등 짧지만 굵직굵직한 기사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마을미디어 바람이 부는 요즘의 분위기에 편승(!)해 보고자, 지난 호에 이어 이번 호 인터뷰에서도 두 곳의 마을 방송국을 다뤄보았습니다. 종합 마을미디어의 대명사격인 ‘도봉N’은 뉴페이스 편집위원 현이 인터뷰했습니다. ‘신입’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유려한 필치와 생생한 문장 덕분에, 읽고 나면 마치 ‘도봉N’ 방송국 인터뷰 현장에 직접 다녀온 듯 한 느낌이 드는 기사입니다.  
 
  역시 더 이상 '신입'이 아닌 것 같은 보람, 보은 편집위원이 함께 다녀온 <동작FM> 기사에서도 마을 방송국의 훈훈한 마음과 현실적인 상황에 대한 고민이 잘 드러납니다. 미디액트 굴지의 강좌 독립다큐제작과정을 이제 막 수료한 두 편집위원 분들이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보여준 '동작FM' 영상클립도 인터뷰 기사와 함께 보아주세요. (뉴미디어웹진으로 거듭나는 액트^^)
 
  또 다른 (신입스럽지 않은) 신입 편집위원 주일은 『빅데이터: 승리의 과학』이라는 책을 단숨에 읽고 리뷰 ‘방 안의 코끼리, 빅데이터’를 써주셨습니다. 늘 장문의 필력을 뽐내시는 주일님은 이번에도 A4 11페이지에 달하는 빅 리뷰를 쓰셨다고 하네요. 빅데이터가 오바마 미 대통령의 재선에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빅데이터가 어떻게 수집되고 어떠한 위험성을 가질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차분차분 짚어주셨습니다. 우리의 사소한 습관이 21세기 빅브라더를 만들어내는 조용한 공포를 공유하고 싶다면 클릭을 매우 추천합니다. 
 
  미디어인터내셔널은 지난 호에 이어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의 최성은 사무국장님께서 써주신 ‘캐나다 공동체라디오 신규기금지원 프로그램 - 라디오미터’입니다. 지난 호에서는 미국 공동체라디오 관련 법안에 대해 자세히 써주셨는데, 이번 호에서는 캐나다 공동체라디오의 공적기금제도를 다뤄주셨네요.^^ 상업 방송국의 수익 일부를 공동체라디오 기금으로 활용하는 캐나다의 새로운 기금제도 ‘라디오미터(Radiometre)’는 국내 공동체라디오 지원제도에 있어 참고할 만한, 좋은 모델을 제시해 주는 듯 합니다. (다시 말해, 부럽다는 이야기입니다. 흡흡) 
 
  이번 호 Me, Dear는 얼마 전 멋진 논문을 써내신 편집위원 지현의 글 ‘대안미디어에 관한 논의는 어디쯤?’입니다. 대안미디어 토론회에 다녀온 것을 계기로 ‘대안미디어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차근차근 풀어내주셨습니다. 미디어의 내용보다는 미디어가 생산, 배포되는 과정 즉 매체화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은 대안미디어 운동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입니다. (다음 호 미,디어를 써내실 편집위원의 부담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RE:ACT!는 신입 편집위원들의 지인이신 김태오님과 최윤진님께서 써주셨습니다. 미디어 운동의 방향을 보여줄 수 있는, 본질을 다루는 분석적인 글에 대한 두 독자 분들의 요청이 뼈있게 다가옵니다. 
 
  편집위원들이 보내오신 기사를 읽으며 한땀한땀 길라잡이를 쓰는 동안 누군가 촛불을 들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라는 글귀도 함께 떠오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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