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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24호 특집] 미디어 공공영역의 위기와 대응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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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 acteditor 2016. 8. 1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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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공공영역의 위기와 대응방안
 
최 영 묵 (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
미디어 융합과 언론 공공영역의 위기
 

국내에서 1995년 케이블 등장 이후 위성방송, DTV, 위성DMB, 지상파 DMB로 이어진 미디어 정책은 일관되게 시장논리와 상업주의를 뒷받침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케이블TV 이후 통신을 비롯한 자본의 방송진출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KBS, MBC, EBS 등 지상파 방송이 공영방송 중심이라는 것이 주요한 근거이기도 했다. 현재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는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의 관할권을 놓고 극단적인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다. 향후 IPTV가 통신영역의 서비스로 인정되어 허가되는 경우 국내의 방송은 돌이킬 수 없는 상업주의의 전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논리에 따라 다양한 상업적 서비스가 상용화되는 것과 별개로 전통적 공공방송 영역이 급속하게 상업화 하고 있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케이블TV 이후 다채널 경쟁이 전면화하면서 지상파의 시청 점유율과 시장지배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이후에도 공영중심 지상파 방송의 상업주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위성방송 이후 방송사들이 외국의 강력한 채널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공영미디어들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암울한 상황이다. 아날로그 시대의 인력구조와 조직운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효율성에 근거한 경쟁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더욱 단기적인 제 닭 잡아먹기 식의 무모한 경쟁에 빠져들고 있다.
이렇듯 미디어 공공영역이 심각한 위기 국면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전에 미디어 영역을 전적으로 장악하여 정치적으로 활용해 온 국가권력은 더 이상 미디어를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동시에 미디어 공공영역의 붕괴에 따른 피해를 전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시민사회 영역의 힘도 아직은 취약하다. 공공영역 미디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일반론으로 보자면 한국사회의 공공영역은 아직까지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국가권력과 자본을 적절히 견제할 수 있는 시민사회가 제대로 발전하지 못했고, 대안 정치세력도 아직은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 이후 부당한 국가권력에 대한 투쟁과정에서 시민사회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한국 시민사회의 물적 기반은 아직도 취약하고 자생성에는 한계가 있다. 향후 한국사회에서 공공영역이 국가권력과 자본을 견제할 수 있는 ‘제 3의 영역’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운동을 통해 그 물적 기반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 정치학자 존 키인이 이야기하는 ‘이중적 민주화’가 필요하다. 시민사회에서 지속적으로 국가권력에 문제를 제기하여 시민사회의 물적 기반을 강화하고 강화된 시민사회의 힘으로 사회 전체 민주화를 추동해 간다는 논리다. 
독자적 시민사회 영역이 취약하지만 반면에 수구적 언론의 힘은 국가권력에 맞설 정도로 과잉 성장해 있는 것이 한국사회의 대표적 딜레마다. 권력화한 거대 언론들이 공론의 영역을 왜곡하여 일반 시민의 정상적 투표권 행사를 어렵게 하고 있으며 동시에 구조적인 사회개혁에도 적극 저항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는 미디어라는 공적영역이 이러한 ‘이중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자면 국가권력에 의한 조직적 범죄행위였다고 할 수 있는 ‘X파일’의 존재를 드러내고 고발한 것이 언론이지만, 동시에 ‘X파일’에 포함되어 있는 권력핵심과 유착되어 이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도 언론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사회에서는 수구 신문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 블록’과 이를 혁파하고자 하는 방송을 중심으로 한 ‘공공미디어 블록’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환기하자면 미디어 공공영역이 중요한 이유는 앞서 제시했듯이 미디어가 갖는 강력한 ‘현실 매개기능’ 때문이다. <조선일보> <동아일보>에 구독하게 되면 사람들의 멘탈리티도 그들을 닮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미디어의 공적 성격유지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전제라 할 수 있다. 사적 권력의 수단이 된 미디어에 대한 비판은 이런 면에서 아직도 유효한 시민사회 운동이라 할 수 있다. 동시에 본질적으로 공공서비스 성격을 갖고 있음에도 환경요인에 의해 상업화하고 있는 방송의 공공서비스 영역을 지키고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보편적 서비스의 약화와 액세스 공간의 주변화
 

공공영역의 왜곡이라는 사회적 위기 상황을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공공영역이 축소되거나 왜곡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으로 미디어를 공적 영역으로 규정하고 사회적으로 보호해 온 이유는 상업주의를 차단하고 미디어 보급에 따른 혜택을 고르게 분배하기 위해서였다. 요컨대 공공 영역의 미디어는 상업적인 미디어 시장에서 공급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민들의 보편적 접근을 보장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공적 미디어를 통해 미디어 영역의 ‘종 다양성’을 보장하고 양질의 컨텐츠가 지속적으로 공급되어 온 면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공공 미디어들이 정치적으로 장악되어 정당성의 위기에 빠지기도 했고, 내적 비효율성으로 사회적 비용만 가중 시킨 사례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폐단에도 불구하고 공공 미디어는 시장논리를 앞세운 자본으로부터 미디어 영역을 지키는 데 기여해 온 것은 분명하다. 전지구적 차원의 다채널 경쟁과 인터넷의 상용화에 따른 수익구조 악화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비단 한국만의 일도 아니도 공공미디어 만의 일도 아니다. 미디어 공공영역의 붕괴 혹은 왜곡으로 인한 심각한 문제는 크게 세 가지라 할 수 있다.
첫째, 방송을 비롯한 미디어의 보편적 서비스 기능이 크게 위축된다는 점이다. 케이블TV 이후 대부분의 방송관련 매체들은 유료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지불 능력이 없는 시민은 원천적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지상파 공공서비스 방송의 위축은 궁극적으로 돈 없는 사람의 시청권리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한 스포츠 마케팅 회사에서 아시아축구 경기 중계권을 10년간 독점 계약함으로써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 지상파 방송에서 축구중계를 할 수 없게 되어 지불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축구경기를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다음으로 공공미디어 영역이 약화될 경우 일반 시민의 미디어 접근권도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둘째, 이제 서서히 자리 잡아가고 있는 시민의 미디어 접근권이 무력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다채널 시대가 열리면서 케이블TV나 위성방송에 제한적으로 시민 액세스 영역이 확보되었지만 아직은 대단히 불안정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디어 영역이 급격히 상업화할 경우 이제 맹아 단계에 있는 시민 미디어 영역은 사실상 주변화 되거나 고사할 가능성이 크다. 케이블TV 지역채널이나 위성방송 시민채널 RTV는 추가적인 공적 지원이 없을 경우 사실상 고사할 위기에 처해 있다.
셋째, 미디어의 사회통합 기능이 현저하게 약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전국민에 대한 보편서비스를 지향하는 공영미디어의 경우 그 서비스를 통해 문화적 동질성을 형성하고 강화하는 대표적 메커니즘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전지구를 대상으로 서비스 하는 위성방송의 영향력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상파 공공서비스 방송의 위축은 장기적으로 사회통합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넷째, 미디어가 사적 이익을 중심으로 사회 현실을 매개하게 될 경우 구조적으로 ‘재현의 위기’가 올 수 밖에 없다. 이는 지나치게 정치논리에 함몰될 경우에 나타나는 정당성 위기의 또 다른 국면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미디어가 제시하는 ‘리얼리티’가 본질적으로 허구 일 수 있다는 미디어 무정부주의적로 귀결될 수 있다.

 
반자본 연대와 생존권운동으로서의 미디어 운동
 

방송통신 융합 현상과 새로운 미디어 기술 중심으로 정책으로 인해 최근 한국사회 미디어 영역에서 공공영역의 왜곡 문제가 심각하게 이어지고 있다. 미디어 공공영역의 왜곡으로 인한 문제는 앞서 정리했듯이 보편적 서비스 붕괴, 시민 참여영역의 왜곡 혹은 고사, 독과점 강화에 따른 미디어 종 다양성의 약화, 미디어의 사회문화적 통합기능 약화 등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궁극적으로 한국사회에서 다양한 소수자 및 독립영역의 표현권을 봉쇄해 버릴 수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러한 구조적 위기를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크게 다음 네 가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최근 미디어 공공영역 위기의 핵심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따른 자본의 확장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이러한 자본의 욕망을 저지, 제어할 수 있는 반자본 연대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다. 예컨대, 한국사회에서 굳건하게 유지되었던 삼성에 대한 신화가 최근에는 깨지고 있다. 모든 미디어들이 삼성 앞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은 삼성이 가장 큰 광고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면에 시민들은 삼성의 물건을 팔아주는 ‘고객’이다. 이러한 고객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면 자본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자본의 전방위 공격 앞에서도 새로운 공공미디어 영역이 형성되어 가고 있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운동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인터넷의 공공미디어로서의 위력은 이미 월드컵 거리 응원, 미선이 효순이 촛불시위, 탄핵 반대 시위 등에서 잘 입증된 바 있다. 범시민사회 진영에서 인터넷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공공서비스 미디어를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 시민운동을 전개하는 동시에 시민영역으로 확보된 새로운 미디어 영역에 대한 국가의 지속적 지원과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DJ정부 이후 시민 공공서비스 미디어 영역에 대한 지원이 이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매우 불안정한 것이 현실이다. 보다 확고하게 제도화하여 안정성 있는 시민영역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끝으로 미디어 운동의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기술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나아가 서비스에 있어서나 모든 미디어 영역을 ‘융합’되고 있다. 이렇듯 멀티미디어 환경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운동 영역은 전통적인 언론개혁운동, 방송수용자운동, 영상미디어운동, 정보통신 운동, 사이버시민운동 등이 독자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부분적으로 연대하는 모습이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초보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인터넷 등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공동 대응을 위한 ‘기지구축’이 시급한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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