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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34호 공동체라디오] 믿거나 말거나 30만원으로 라디오스튜디오 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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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34호 / 2006년 8월 14일

 

 

믿거나 말거나
30만원으로 라디오스튜디오 제작하기~?!
 
안병천 ( 관악FM 방송국장 )
 
 
30만원으로 라디오스튜디오를 만들 수 있다는 소문이 그새 편집진의 귀로 들어갔나보다. 30만원으로라... 사실 이 부분은 오산이주노동자 라디오미디어교육을 하면서 그곳의 상황을 보고서 던진 대략적인 예산안이었다.
말 그대로 깜냥으로 던진 말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예산 안에서 정말로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그 말을 들으신 오산노동자문화센터 간사님이 덜컥 30만원을 손에 쥐어주신 것이다. 물론, 예산이 넘어도 좋다라는 말씀과 함께 주셨지만, 받는 사람의 맘은 그렇지가 않은 법. ^^ 그리고, 기양 하는 김에 정말로 저예산으로 해보자라는 마음이 함께 동했기 때문에 일단 부딪쳐보자로 가닥을 잡았다.
그런데, 여기서 말한 30만원이라는 것에 대한 전제가 있었다. 그 오산노동자문화센터에는 마이크2개와 마이크 선이 다 있다는 것, 그리고 CDP와 나무 목재 등 주변에서 무료로 공수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가격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튜디오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게스트가 함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어쨌든 워낙 많은 조합을 통한 구성이 가능한데, 여기서 한 가지 모델만을 한번 구성해봤다.
 
#. 스튜디오 설계 어떻게 할까?
 
우선, 저예산으로 스튜디오를 만든다는 게 거창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방음 등을 위해 조용한 공간을 택한다면, 굳이 방음공사를 할 필요도 없을뿐더러 흡음은 책과 같은 것으로 주변을 둘러싸는 방법 등으로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CDP와 같은 플레이어 등은 굳이 살 필요가 없다. 집에 있거나 아니면, 이제는 일종의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오디오셋트를 활용하면 되는 것이죠. 거기에 컴퓨터는 자신이 쓰던 것을 사용하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고려할 것은 1인 방송이 아닌, 게스트도 함께 하고, 엔지니어와 진행자가 역할을 분리해 만들어가는 방송시스템 구축을 위한 장비이다.
▷ 스튜디오 및 인터넷방송을 고려한 설계
완전 디지털 믹서기와 PC로 구성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예산이 만만치가 않다. 저가형으로 USB로 연결할 수 있는 제품이 시중에 곧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래도 역시 비싼 것은 어쩔수가 없다.
그래서, 아날로그 믹서기와 PC 2대의 구성으로 이뤄지는 일반적인 모델로 구성하려고 한다.
그 개요도를 그리자면 대략 이렇다.
▷ 스튜디오 시스템 장비의 구성
위의 사양을 보자면 대략 다음과 같다.

no 구분 비고
1 믹서 1대  
2 마이크 2개  
3 컴퓨터 2대  
4 사운드카드 1대 예산을 줄이기 위해 PC1대의 경우 온보드 형태의 사운드카드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다.
5 모니터용 스피커 일반 PC용이어도 상관없다.
6 헤드폰 2개 일반 이어폰 2개
7 연장선 55모노잭 대 스테레오잭( 제작필요 )
8 변환잭 55잭으로 변환(스테레오)
9 마이크 선 2개  
10 녹음PC용 선 4개 55대 모노잭 또는 55대 스테레오
11 헤드폰 분배기  
구성은 이렇지만, 이제 이것들을 어떤 모델로, 정확히는 어떤 가격대의 모델로 구입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여기서 향후 발전해나간다는 것을 전제하고서 믹서기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기로 하겠다. 
게스트가 2,3명일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마이크 채널 4개, 그 외에 스테레오채널 4개가 되는 것을 최저사양으로 하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장비구입
마이크도 없고, 헤드폰도 없다. 그런데, 돈은 30만원. -_-;;;
믹서기는 왜 이렇게 비싼가? 마이크채널 4개, 스테레오채널 4개 해서 8채널짜리 저렴한게 15만원이다. 휴...그대신 우리는 컴퓨터도 2대 있고, 스피커, 그리고 낡은 오디오도 있다. 어떻게 할까?

일단 믹서기를 구입했다. 15만원 소요했다. 그 다음 마이크와 헤드폰은 도저히 처음에 구성안처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헤드셋 1만원(1만원이면 성능 굿이다~)짜리 2개를 구입해 2만원, 그 다음 헤드폰 소리를 분배해야 하기 때문에 5천원짜리 소리 분배기를 용산 전자상가를 뒤져서 구입했다.
그 다음 헤드폰 분배기와 믹서기를 연결하기 위해 변환잭을 구입했다. 스테레오를 모노 2개로 분리하는 형태의 잭이다. 2천원. 
이제 믹서기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현재로서는 사운드카드이다. 비싼 오디오카드를 사기에는 돈이 너무 없기 때문에 가격대비 성능을 고려해 좀 돈을 써보기로 했다. E-MU0404모델의 아날로그 2인 2아웃이 되는 제품을 구입!! 10만원. 
이젠 거의 구성이 다 되었는데, 믹서기와 사운드카드를 연결할 잭이 필요하다. 끝이 55대 모노잭(rca잭)으로 구성된 잭을 2m 짜리 4개를 구입했다. 아저씨에게 매달려서 개당 500원을 깍아냈다. 내가 생각해도 잔인하다. 개당 2천원하는 것을 1500원에 구입하다니... 총 6천원( 충분히 가능하다. 한 곳에서 다른 것을 구입하면서 불쌍한 표정으로 주인 아저씨를 유혹하라~ 인건비가 천원 이상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리라~ ) 
음... 보자. 이때까지 총 28만 3천원을 썼다. 아차~ 놓친 게 있다. 비싼 사운드카드가 들어갈 컴퓨터 말고, 가끔 mp3음원을 플레이 할 컴퓨터와 믹서기를 연결할 잭이 없다. 한쪽은 스테레오(일반 헤드폰용)잭이고, 다른 한쪽은 55잭인 것을 구입하자. 3천원. 이건 예의상 그냥 이 가격대로 샀다. 28만 6천원. 
최종적으로 헤드셋의 마이크 잭과 믹서기에 연결시킬 잭이 더 필요하다. 헤드셋의 잭을 꼽을 수 있는 연장잭인데, 한 쪽은 삽입할 수 있는 잭이고, 반대쪽은 55잭이다. 한 개당 3천원이다. 2개 있기 때문에 6천원. 그리고, 그 외에 기타 변환잭과 RCA잭 2개를 여분으로 구입해 8천원이 들었다.

짜라란~ 총 30만원이다.

no 구분 모델 수량 가격 비고
1 믹서 베링거UB1202 1 150,000  
2 사운드카드 e-mu 0404 1 100,000  
3 헤드셋   2 20,000 개당 1만원
4 분배기   1 5,000  
5 스테레오 대 RCA잭2개-모노   1 2,000  
6 55대 모노잭(RCA)   4 6,000 길이-2m
7 스테레오-55잭(발란스)   1 3,000  
8 연장잭   2 6,000 한 쪽은 암잭, 반대쪽은 55잭(발란스)
9 각종 변환잭 및 RCA잭


8,000  
합계 300,000  


[ 믹서기 : 베링거 1202 모델 ]
[ 사운드카드 : E-MU 0404 ]
※ 스테레오 잭과 모노 잭의 눈으로 보는 차이점 : 스테레오잭은 선이 2개다. 모노잭은 1개다. 모노 1개씩이 모여 스테레오 2개 선으로 됐다고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55잭(발란스)
미니스테레오잭(3.5mm)
55(모노-언발란스)와 RCA 잭(모노)
RCA모내잭 2개를 3.5mm스테레오잭으로
3.5mm스테레오잭을 55스테레오(발란스)잭으로
캐논잭 수놈을 55모노잭으로
캐논잭 수놈을 RCA 모노잭으로
변환잭_RCA잭을 3.5mm모노잭으로
<각종 잭 및 변환잭들>
▷ 구입 뒤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실제 연결을 위해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복잡한 선들, 그리고 모노와 스테레오, 그리고 RCA잭, 거기에 발란스와 언발란스... 용어만 그러면 좋으련만, 모양새도 가지각색인 것처럼 느껴진다.(실제론 정형화된 게 몇 개 안된다. 색깔과 외피가 약간씩 다를 뿐이다.) 그런데,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두 가지가 있다.
아차차... 이 두 가지를 이해하기 전에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무조건 어렵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 말의 의미를 파악하고, 이것을 적용할 시간적 여유와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 그리고, 기계가 웬만하면, 뽀개지지 않으니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소심한 무대뽀 정신을 가지라~.
첫 번째, 선이라는 것은 결국 어떠한 것이 통과하는 물관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오디오선이든 아니면, 컴퓨터에 꼽히는 희한하게 생긴 9핀, 8핀, 4핀 등의 잭들( 여기서 핀은 말 그대로 핀 모양으로 9개가, 또는 8개가, 4개가 튀어나와있는 것을 말한다. )이든 각각이 일종의 물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선이 많아진다는 것은 물관이 많아져서 다소 복잡해진다는 것 뿐이다. 이 물관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주고, 다양한 구성과 배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Mixer기 이다. 1번 채널, 2번 채널, 3번 채널... 이런 것들은 수도꼭지 1번, 수도꼭지 2번... 이런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물들이 섞여서 또는 각각으로 어딘가로 흘러가게 해주는 것이 바로 Mixer기인 것이다.
그리고, 잭들 중 스테레오는 물관 2개가 합쳐져 있는 것으로(스테레오 2개의 선이 그어진 것), 모노는 말 그대로 하나의 물관으로 이해하면 된다.

두 번째, 선 끝의 다양한 모양의 것들은 다양한 모양의 수도꼭지로 생각하라.
물관 끝이 다른데, 어쨌든 이것들을 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서로 이을 수 있도록 변환잭같은 것을 이용해 이어지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오디오를 흐르는 것은 전기적 신호인데, 갑자기 달라진다든지 하면서 들어가는 게 아니다. 이 오디오 관련한 신호 입장에서는 그 모양이 다르다는 것은 단지 물관이 넓어졌다가 갑자기 좁아져서 답답해지는 것 정도일 뿐이다.( 이 답답함이 우리가 고등학교 때 배웠던 ‘저항’( V=IR에서 R이다. ) 이다. ) 모양이 뭔가 달라서 당황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자, 이제 이러한 사항을 바탕으로 이 복잡한 구성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계통도라는 것을 스케치해보자.(사실, 이미 이 계통도가 머리 속에 그려졌기 때문에 위의 장비들을 다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의 경우 설명을 위해 계통도라는 것을 통해 서술해본다.)
1. 다음의 예처럼 각 구성물들을 배치시킨 뒤, 각 선들이 어떤 구멍에 연결되어야 하는지를 그림으로 그린다.
2. 그 다음 연결되어지는 지점들이 잭과 구멍의 크기가 맞는지를 확인한다.
3. 맞지 않는 지점들에 대한 표시를 다른 볼펜 색깔로 표시해둔다. 이때 표가 복잡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 지점들에 번호를 매겨두고, 다른 종이에 그 번호에 해당하는 곳에 대해 설명을 해두면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 테스팅을 하라.
이제 계통도를 그린 뒤, 그것에 따라 연결이 되었다면, 소리가 제대로 나는지, 녹음은 잘 되는지 등을 테스트할 필요가 있다. 이를 확인하는 것은 어떻게 하는가?
각 입력 채널별로 하나씩 하나씩 차례대로 소리가 제대로 들어오는지, 녹음은 되는지 등을 체크해나가도록 한다. 소리가 나지 않을 경우, 스위치는 켜져있는지, 헤드셋 볼륨이 낮춰져 있는 것은 아닌지, 연결 잭 부분이 헐겁다든지, 연결이 잘못되었다든지 등을 두고서 하나씩 지워나가는 형식으로 해나간다면, 그 잘못된 원인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알아야 할 것이 정말로 많지만, 그러한 것들을 굳이 자세히 알지는 못해도 방송이라는 것을 어떤 식으로든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또 기술적인 측면이기도 하다. 겁먹지 않고, 시작해본다면,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방송스튜디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면상, 그리고 시간상의 문제로 더 자세히 서술하지 못한 것들과 방송장비의 구입과 셋팅 외에 분리형 형태의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은 이후 필요하다면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아니면, 동영상으로 공유하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 관악FM계통도 > 자와 볼펜을 가지고서 작성한 계통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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