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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76호 길라잡이] 운동과 연대, 그리고 당신과 나의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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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6. 1. 1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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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76호 / 2011년 9월 30일

 

 

운동과 연대, 그리고 당신과 나의 타임라인

 

스이(ACT! 편집위원회)

 

 

 


얼마 전, 충격적인 내용의 성명서를 읽었습니다. 국가정보원이 지메일(Gmail)을 패킷 감청 해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외국에서 운용되는 이메일 계정임에도 불구하고 소위 '외국계 메일로 사이버 망명한' 반정부 세력의 활동을 추적하기 위해서 패킷 감청, 즉 무차별 감청을 해왔다는 것입니다. 순간, 지메일로 주고받은 저의 모든 개인 정보가 머릿속을 스쳐갔습니다. 국가는 개인을 대체 어느 정도까지 통제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요.

 

녹록치 않은 시기입니다. 해군은 결국 구럼비를 깨고 있고, 느닷없는 정전으로 사람들이 패닉에 빠지는가 하면, 저축은행은 정작 저축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고, 명동 재개발 구역에서는 여전히 용역들이 활개를 치고 다닙니다.

 

이런 때일수록 변화를 위한 움직임이 이곳저곳에서 일어나는 법입니다. [ACT!] 76호에서도 변화를 희구하는 작은 움직임들을 담아보았습니다. 정직한 땀 내음이 묻어나는 기사들을 만나볼까요.

 

지난 호 부산 지역의 대안매체인 "플로그 TV(PlogTV)" 기사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진주 지역의 대안매체 "단디 TV"에 대한 조정주 님의 글이 실렸습니다. '신경 써서 잘'이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인 '단디'라는 이름처럼 지역민의 목소리가 제대로 담기는 지역중심 방송을 지향하고 있대요. 지역의 퍼블릭 액세스 판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시작된 단디 TV의 단단한 지역 언론 기반 만들기를 '단디 한 번' 들여다보겠습니다.

 

노인 미디어교육 강사로 수 년 간 활동한 나두경 감독이 담담한, 진솔한 자기 고백과 같은 글 "노인 미디어교육 - 욕망에 대해 질문하다"를 써주셨어요. 다큐멘터리 [욕망은 늙지 않는다]의 제작 동기, 제작 과정에서의 어려움, 그리고 깨달음 등이 글에 가득합니다. 10월 1일(토) 노인 영화제에서도 상영할 예정이라고 하니, 글로 읽고 영화로도 만나볼 수 있겠군요!!

 

“2mb18nomA사건으로 조롱거리 자처한 방통심의위”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가 스스로를 민간기구로 자처하며 인터넷 상의 대통령 공경 문화 정착을 위해 힘써온 그 간의 노력들, 검열과 통제의 지난 3년이 한눈에 들어오는 글입니다. 방통심의위는 인터넷 청정지대 만들기를 꿈꾸고 있다는데,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 답일지 혹은 검열의 손에 수갑을 채우는 것이 답일지 진보네트워크 활동가이신 정민경 님의 글을 읽으면서 생각해봅시다. ^^

 

지난 9월 3일 열린 이주민 영화제에 대한 소식도 담았습니다. 이주민 방송(MWTV, Migrant World TV)에 꾸준히 발을 담그고 있는 [ACT!]의 편집위원 미르가 이번 이주민 영화제에서도 자원 활동도 하고, 인터뷰도 하면서 한 편의 멋진 글을 써 주었습니다. 상영작에 대한 친절한 소개 뿐 아니라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이어야 다문화 가정으로 인정되는, 현재의 '다문화 정책'에 대한 따끔한 일침도 담겨 있는 글, 지금 바로 클릭 클릭!

 

지난 달, 국내 통신 3사가 모여 4G용 통신주파수 경매를 벌였다고 하죠. 그 과정과 결과, 그리고 이후의 파장에 대해 '최연소 편집위원' 준혁이 정리해보았습니다. 공공재인 주파수를 기업의 입찰로 나눠 갖고, 그 비용은 이용자에게 전가되는, 공공적이지 못한 이 상황이 방송용 주파수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 지 걱정스럽습니다. 주파수의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열린 전파 운동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는데, 올레!(Olleh!)만 외치고 있을 수 있을까요? (꽤나 까다로운 내용이었는데 여느 때처럼 가장 빠르게 써진 글이라는 후문이… 쿨럭!)

 

이번 호 인터뷰이는 부산지역의 미디어 활동가 권용협 평상필름 대표입니다. 지역 운동과 같이 가는 미디어 운동을 위한 몇 년 간의 고민과 부산 지역 미디어 운동의 역사, 그리고 최근 가열차게 추진되고 있는 지역제작자 네트워크 프로젝트 "복지갈구화적(畵跡)단"까지 꽤나 묵직묵직한 이야기들이 들어있어요. (제가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정리해보았습니다. ^^)

 

벼르고 벼르던 [소금꽃나무]의 리뷰를 미디액트 굴지의 강좌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 16기 수강생이신 심명진 님께서 써주셨습니다. 심명진 님은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의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소재로 수료작을 만드시는 중이래요. [소금꽃나무]를 통해 우리의 위치를 가늠하고, 노동자의 삶을 이해하고, 우리에게 다가올 겨울을 보자고 권하는 이 글에서 심명진 님의 먹먹한 가슴이 느껴집니다. 멋진 수료작도 기대할게요!! ^^//

 

민욱 님의 리뷰 “구럼비는 울부짖는다 - 100일간의 잼 다큐멘터리 강정”을 읽다보면 정말 구럼비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강정마을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파괴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9인의 독립영화 감독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풀어낸 “100일간의 잼 다큐멘터리 강정”은 이번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시작으로 만나보실 수 있대요.

 

Re:ACT!는 (ACT! 편집위원 준혁의 친구인) 이서범 님이 써주셨습니다. 날카로운 지적에 준혁을 비롯한 편집위원들의 적잖은 반성을 이끌어낸 전무후무한(!) 글입니다. 사운드 디자인에 굉장히 관심이 많으시다던데, 과연 표용수 사운드 감독과의 조우가 성사될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곳곳에서 운동과 연대를 외치고 있습니다. 그 외침이 우리의 타임라인에 쌓이면서 비로소 변화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꾸준한 관심과 정직한 움직임으로 변화를 향한 타임라인을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편집위원들은 이번 달부터 ‘[ACT!] 다시 읽기 세미나'를 시작했습니다. 2003년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 저널로 야심차게 창간(!)한 이래 벌써 9년째에 접어든 만큼 만만치 않은 역사가 쌓였습니다. [ACT!]를 거쳐 간 수많은 편집위원, 필진들의 열정과 단절되지 않기 위하여 (혹은 잊지 않기 위하여 ^^) 시작한 '[ACT!] 다시 읽기 세미나'가 거듭되면서 2011년 편집위원들의 내공이 어떻게 변해가는 지 지켜봐주세요.(꺄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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