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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92호 미디어인터내셔널] 영국 지역공동체 TV 장려 정책과 성공적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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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5. 1. 29.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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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92호 인터내셔널 2015.03.23]


영국 지역공동체TV 장려 정책과 성공적 사례들


신지인(ACT!편집위원)


 2011년 7월, 영국 정부는 ‘영국의 지역 개별 TV 방송을 위한 체계 구축’이라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한다. 이 정책은 한국으로 치면 방송통신위원회인 Ofcom(The Office of Communications)에서 진행한 것으로, Ofcom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각 지역마다 멀티플렉스를 세우고 디지털 지상파 방식을 중심으로 위성, 케이블, 온라인 방송까지 아우르는 각종 서비스를 향후 최대 12년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공모가 나가고 Ofcom에는 총 57개 지원서가 도착했다. 이 중에는 한 지역 내에서 여러 단체가 응모한 경우도 있었다. 심사 결과 21군데 지역이 1차 승인을 받게 되었다.

 첫 지역 TV 방송국 탄생으로부터 2년 반이 지난 지금, 영국에는 크고 작은 방송국 30곳이 허가를 받아 채널을 운영하거나 개국을 준비하고 있다. 그림스비와 브링턴을 시작으로, 2014년 9월까지 6개의 채널이 1차로 개국했는데, 당시 이들 지역TV 프로그램으로만 6,400시간의 방송을 했고, 잠재 시청자만 6백만에 달했다고 한다.


 Ofcom에서 지원 중인 지역TV 방송국들은 그 성격과 규모가 다양한데, 이는 영국의 인구,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허가를 받은 방송국 중에는 비영리 공동체도 있고, 지역 신문과 연계한 새로운 사업 모델, TV 프로그램 외주제작사나 교육기관도 있다. Ofcom에서는 지역의 요구에 맞는 방송국을 선발하기 위해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고 한다. 지원자들은 현재 자금 상황이나 라이선스 허가 이후의 구체적인 운영 계획을 통해 자신들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보여야만 한다. 물론 사전에 아무리 검증 절차를 거치더라도 모두가 성공적으로 개국할 수는 없었다. 일례로 2012년 9월에 허가를 받았던 버밍햄 지역 TV ‘시티TV(City TV)’는 방송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들은 허가를 취득하고 2년이 지나도록 스튜디오도 방송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아, Ofcom에서는 2014년 8월 경, 해당 지역에서 방송할 새로운 사업자를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Ofcom에서는 계속해서 지역TV 채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올 2월을 전후로 하여 10개 방송국이 2차로 개국할 예정이고, 이미 추가로 7곳에서 지역TV 채널을 만들고자 검토 중에 있다고 한다. 영국 전역의 지역 TV 현황과 개별 지역 TV에 대한 더 많은 소식과 정보는 영국 지역 TV 네트워크(LTVN, The Local TV Network, http://localtvnetwork.org.uk)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영국 지역공동체 TV 허가 및 개국 현황>


1차 (19개 채널 – 푸른글씨 15개는 현재 방송 중)


벨파스트 - NvTv

버밍햄 - 칼레이도스코프TV

브리튼&호브 - 레이티스트TV

브리스톨 – 메이드 인 브리스톨

카디프 – 메이드 인 카디프

에든버러 – ETV(STV)

글라스고 – GTV(STV)

그림스비 - 에스츄어리TV

리즈 – 메이드 인 리즈

리버풀 – 베이TV 리버풀

런던 – 런던 라이브

맨체스터 – 유어TV 맨체스터

뉴캐슬 – 메이드 인 틴&웨어

노르웨이 - 머스타드TV

노팅햄 - 노츠TV

옥스포드 – 댓츠 옥스포드

프레스턴 – 유어TV 블랙풀&프레스턴

셰필드 – 셰필드 라이브! TV

사우스햄튼 – 댓츠 솔런트


2차 (11개 채널)


배싱스톡 – 댓츠 배싱스톡

캠브리지 – 캠브리지 프리젠트

길드포드 – 댓츠 서레이

메이드스톤 – KMTV(캔트 메신저 그룹)

미들브로 – 메이드 인 티사이드

몰드 – 베이TV 클리드

리딩 – 댓츠 리딩

살리스베리 – 댓츠 살리스베리

스카보로 – 요크셔 코스트 TV

스완씨 – 베이TV 스완씨

요크 – 더 요크 채널



성공적 사례 들여다보기

 

1. 셰필드TV (SLTV, Sheffield Local TV)


 

▲ 셰필드 LIVE!(라디오) 방송국의 방송 범위


 셰필드는 영국의 내륙 중심부 지역으로, 리버풀의 동쪽에, 수도 런던을 중심으로봤을 때는 북서쪽에 위치해 있는 인구 약 55만명 규모의 도시다. 지금의 셰필드TV는 사실 지역 축제인 쉐로우(Sharrow) 페스티벌의 소출력 라디오 방송으로부터 시작됐다. 쉐로우 페스티벌은 1996년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지역 축제인데, 처음에는 축제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하던 라디오 방송팀이 정규 지역 라디오 방송국이 되었다. 이후 앞에서 설명한 Ofcom의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현재의 디지털TV 방송까지 영역을 확장하게 된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도 이 축제의 라디오 방송은 셰필드 방송국이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 쉐로우 페스티벌에서 라디오 부스를 운영 중인 모습


 2014년 9월 정식개국한 이래 쉼없이 방송 중인 셰필드TV는 매일 주중 저녁 방송되는 생방송 뉴스와 토크쇼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 레게, 힙합, 소울, 재즈,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음악 방송들, 아랍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 그리고 경제, 환경, 사회 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들까지, 갓 시작한 지역방송국이라고 하기에는 그 양과 종류가 방대하다.



▲ 셰필드TV 뉴스 프로그램


 이는 첫째로 셰필드TV가 공동체라디오에서 출발한만큼 라디오 채널과 TV 채널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홈페이지를 보면 라디오, TV에 대한 정보가 함께 올라오고, 같은 뉴스 내용을 라디오와 TV로 만드는 멀티플랫폼 전략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것도 알 수 있다.

 프로그램이 다양한 또 한가지 요인은 셰필드TV의 시청자 프로그램 제안 시스템 덕분이기도 하다. 프로그램 편성은 기본적으로 계절별로 새로 짜지만, 홈페이지에서 주민 누구나, 언제나 라디오, TV 프로그램 제안서를 다운받아 제출할 수 있다.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트레이닝과 멘토링이 제공된다.

셰필드TV의 모든 방송은 www.sheffieldlive.org를 통해 생방송으로 볼 수 있으며, 지난 방송 역시 모두 팟캐스트로 제공되고 있다.


SLTV 편성표 보기 >> http://www.sheffieldlive.org/show/tv-schedule/



2. NVTV (Northern Vision TV)


▲ NvTv 방송 범위


 북아일랜드에 위치한 벨파스트 지역 역시 이번에 디지털로 지역공동체 TV 방송을 시작했다.  사실 벨파스트 지역에서 지역공동체TV 개념은 낯설지 않은데, NVTV의 설립 기반이자 운영 주체인 노던비전(Northern Vision)이 이미 2004년부터 공동체TV 방송을 해왔기 때문이다.


 노던비전은 예술, 문화, 지역문화, 미디어, 교육, 지역사회 발전, 도시 개발 그리고 공동체 문제를 예술, 미디어로 다루어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지지를 이끌어내고, 첨단기술을 이용해 빈부격차를 해소하며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등, 지역 사회에 이바지하는 보다 민주적인 형식의 미디어 공동체를 이루어 가고자 하는 공동체다.

 위의 기다란 소개문구는 그저 번지르한 수사는 아니다. 이는 노던 비전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노던비전은 1986년 채널4(*주1)의 주관 하에 열린 ACTT 워크숍의 결과로, 지역 사회를 하나로 모으고 공통의 이익을 위해 설립되었다. 이후 노던비전에서 만들어낸 다큐멘터리 작품들은 호주와 미국, 유럽의 ZDF, RAI 그리고 ARTE(*주2) 등의 방송에서 상영됐고,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 정치, 본국을 향한 통렬한 비판, 산업 헤게모니, 미디어 노출의 불균형 등을 총체적으로 다루는 열정으로 뭉친 공동체였다.



 본래 NVTV는 ITC(독립 텔레비전 위원회)에서 4년간의 제한적인 허가를 받아 방송을 시작했으나, 2004년 개국부터 2012년 디지털 전환을 맞아 방송을 종료할 때까지 8년간 노던비전이 꾸준히 운영해 왔다. 아날로그 채널 허가는 2012년 10월로 만료되었지만 NVTV는 온라인상에 클립을 올리며 방송을 멈추지 않았고, 그 해 10월 10일, Ofcom에서 12년 기한의 지역 TV 허가를 받으며 디지털 TV 환경에서도 채널 운영을 이어가게 되었다.


 NVTV의 디지털 방송은 2014년 9월 29일 재개되었고, 현재 UHF 채널 30번(프리뷰에서는 8번)에서 방송되고 있다. 방송은 매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되며, 주중에는 하루 2회, 매일 다른 내용의 지역 뉴스를 방송한다. 주말에는 주중에 내보냈던 내용을 묶어 종합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송되는 <포컬 포인트(Focal Point)>는 하루 두 번 방송되며 매일 다른 내용의 지역 뉴스를 다룬다. 이것을 묶어 주말에는 <포컬 포인트 라운드 업(Focal Point Round Up)>이라는 제목으로 토요일 저녁 6시와 10시, 일요일 저녁 6시에 종합뉴스 형태의 방송이 나간다. 정규방송으로 편성되는 쇼도 몇 가지가 있다. 음악방송 <미친 듯 놀자(Kick Out the Jams)>, 뱅거 대학에서 만드는 음악방송 <SERC MAPA>, 토크쇼 <벨파스트의 앨런(Alan in Belfast)>, 예술 프로그램인 <상자를 깨(Collapse the Box)>, 지역의 문화유산이나 역사를 다루는 <기억의 발견(Discover the Archives)> 등 5가지가 대표적이다.


▲ NVTV의 대표 뉴스 프로그램 '포컬 포인트' (출처 : NvTv 유투브)


이 5편의 정규 프로그램은 벨파스트의 고유 문화와 특성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동체 TV 채널로서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NVTV는 벨파스트와 인접한 타 지역의 프로그램도 제공하며, 에든버러에 위치한 공동체 TV 아카데미를 통해 외부 제작 프로그램도 정기적으로 방송하고 있다. 미국 전 지역의 4천만 아일랜드 동포들 또한 미국 내 아일랜드 이민자 채널을 통해 NVTV를 접하고 있다. □




*주1

 제2의 독립적인 방송국 설치를 위한 '1980년 영국 방송법'에 근거를 두고 1982년에 웨일스(S4C)를 제외한 전국적인 방송으로 개국한 채널 4는, 당시 영국의 다른 방송들(특히 BBC와 ITV)과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대처 정권의 '엔터프라이즈 정신'을 방송과 영화 제작에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출발하였으나, 1980년대 말부터 높은 실업률과 사회 혼란 등에 의해 정치, 사회, 민족적으로 분열된 국가를 묘사하려는 감독 및 프로듀서들을 지원하며 권력(보수당 집권기 및 토니 블레어 노동당 정권의 이라크전 참전 이후부터 현재까지)과 상업자본으로의 독립을 끊임없이 추구하고자 노력하였다. 오페라와 외국 영화나 스포츠 등과 같은 문화 관련 프로그램 및 소수취향을 위한 실험적인 보도물과 오락물 및 다큐멘터리들, 소수 인종을 위한 프로그램 등, 기존의 방송과 다른 다양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다가섰으며, 특히 '장편 특집 영화'(feature film, 1982년부터 1997년까지 약 200여편의)에 많은 예산과 방송시간을 할애, 영국 영화산업 중흥에 큰 기여를 하였다.

 1993년 '독립방송기관'(Independent Broadcasting Authority)의 지휘감독권 소멸 이후 설립된 '채널 4 텔레비전 회사'라는 비영리공익법인이 이 방송국의 소유권자이며, 이 방송의 감독권자인 'Ofcom'(영국 방송위)이 법인의 이사진들을 임명한다. 2003년 영국 방송법의 (위탁)규정에 이 방송국의 헌장이 기술되어있다. 모든 방송 제작비용을 시청료가 아닌 광고료로 하고 있어 상업방송으로 볼 수 있지만, 경영은 정부가 지정한 이사진들이 하는 '준공영방송'체제라고 할 수 있다. 비슷한 체제로는 문화방송이 있다.(출처 : 위키피디아)


*주2

- ZDF : 독일 제2방송, Zweites Deutsches Fernsehen. 라인란트팔츠 주 마인츠에 본사를 두고 있는 공영TV방송국

- RAI : 이탈리아 방송협회, Radiotelevisione Italiana. 이탈리아 전 지역을 방송 대상으로 하는 공영방송.

- ARTE : 프랑스와 독일이 공동출자하여 설립한 문화 중심 TV방송국. 공식명칭은 Arte GEIE.


*자료 출처

<지도>

https://www.google.com/maps/d/viewer?oe=UTF8&t=h&ie=UTF8&msa=0&mid=zD2__fuSBirA.k5iLgR3NIEFs


<영국 정부의 공동체TV 방송국 정책>

https://www.gov.uk/government/uploads/system/uploads/attachment_data/file/72920/Local-TV-Framework_July2011.pdf

http://media.ofcom.org.uk/news/2014/local-tv-progress/


<SLTV>

http://www.sharrowfestival.btck.co.uk/About%20us

http://www.sheffieldlive.org/show/tv-schedule/

http://www.bbc.com/news/uk-england-south-yorkshire-29322248


<NVTV>

http://www.nvtv.co.uk/about-us/

http://www.nvtv.co.uk/home-page-featured/injured/

http://www.nvtv.co.uk/on-demand/



* 참고사이트


영국 로컬TV 네트워크 홈페이지 www.localtvnetwork.org.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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