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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89호 미디어인터내셔널] 아랍의 봄과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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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4. 6. 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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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89호 미디어인터내셔널 2014.06.25]

 

아랍의 봄과 SNS


개미(ACT!편집위원회)

 

  인터넷과 SNS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전에 없이 많은 사람들이 활발하게 선거와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에 새삼 놀라곤 한다. 하지만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인터넷 및 SNS 여론과 실제 선거 결과는 사뭇 달랐다. 그리고 이제는 6.4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세월호 참사로 온라인상에서 뭇매를 맞은 장본인 중 하나인 박근혜 정부 및 집권여당에게, 이번 지방선거는 과연 온라인에서와 마찬가지의 결과를 가져다줄까?

  SNS가 여론형성과 사회 변혁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던 사례는 3년 전 이집트와 튀니지의 민주화 투쟁, 이른바아랍의 봄이 대표적이다. 이 민주화 투쟁의 별칭은 아랍의 봄외에 트위터 혁명도 있었다. 그만큼 투쟁의 불씨가 퍼져나가는 데에 SNS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SNS가 당시 혁명에서 했던 역할에 대한 재평가도 이루어지고 있다.

20113월 말, <동아일보>, <한국일보> 등은 당시 튀니지와 이집트, 예멘 등지에서 일어난 민주화 혁명이 SNS, 유투브 등 온라인을 통해 어떻게 확산되었는지 소개하며 “SNS로 연대한 젊은이들의 행동하는 양심이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새로운 민주주의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이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1)


  그런데 혁명 직후 워싱턴 대학 일간지에 실린 연구기사를 보면, 당시 아랍의 봄에서 SNS가 수행한 역할이 그렇게까지 과장되어 있지는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20111112일자 캐서린 오도넬 기자의 <아랍의 봄에서의 소셜 미디어 사용량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에는 구체적인 양적 연구결과를 들어 아랍의 봄과 SNS에 관해 분석하고 있다.(*2)


사진출처 : 워싱턴대학신문

 


  기사에서 근거로 들고 있는 자료는 ‘UW프로젝트(정보화 기술과 정치적 이슬람에 대한 프로젝트)’에서 3백만 개 이상의 트위터 글과 방대한 양의 유투브 영상, 그리고 블로그 수천 포스트를 분석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이집트에서 계엄령 하 30년간 장기 집권한 무바라크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기 일주일 전부터, 전 세계에서 이집트의 정치적 변화에 대해 언급한 트위터 글이 하루 23백 개에서 23만 개로 무려 백배나 불어났다. 시위 모습과 정치적 입장을 담은 동영상도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갔다. 상위 23개 영상은 거의 55백만 뷰(재생횟수)를 기록했다. 반정부 그룹이 페이스북과 정치적 블로그 등 온라인에서 생산해낸 콘텐츠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워싱턴 대학 커뮤니케이션학과 부교수이자 팀장인 필립 하워드는 소셜 미디어는 더 큰 자유를 위한 핵심적인 도구가 되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휴대폰 문자와 사진, 음성메시지를 사용한다, SNS를 통한 소통이 전부는 아니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블로그, SNS를 통해 정치적 논의가 심화·확장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하워드 역시 비록 소셜 미디어가 북아프리카의 격변을 직접적으로 일으킨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시민들이 민주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대안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혁명 중 소셜 미디어를 단속하려던 이집트 정부의 시도가 오히려 대중의 능동성을 더욱 부추겼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논란의 확장을 우려,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자 사람들(대부분의 중산층 이집트인)은 고립되었다. 하워드는 그들이 소셜 미디어에 접속이 되지 않자 거리로 뛰쳐나왔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집트 현지인들도 ‘SNS의 위력을 인정할까?


이집트 혁명이 시작된 지 3년 후, 민중들이 무바라크 군사정권을 몰아내고 투표로 선출한 새로운 대통령 무르시가 집권했다. 하지만 무르시 정권 1년이 지났는데도 나아지는 것이 없을뿐더러 불만을 드러내는 민중들에게 무바라크와 다를 바 없는 억압통치를 무르시 정권에서 이어가자, 이집트는 다시 한 번 일어선다.

이 두 번째 혁명에서도 SNS2011년 무라바크 퇴진 투쟁에서만큼 중심적 역할을 했을까? 결국 무르시 역시 축출당한 직후(20137), <시사저널>에서는 이집트 현지인들을 만난다.(*3)

 


사진출처 : 시사저널



  기사에 따르면 무바라크 퇴진 시위에 참가했다고 밝힌 한 40대 남성은 당시 거리로 나섰던 사람들은 SNS를 보고 나온 건 아니었다.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방송 보도, 이웃끼리의 입소문 역할이 컸다. 정부와 경찰의 폭력에 피 흘리는 사람들을 보며 분노한 이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게다가 반 무르시 투쟁에서는 한층 더 나아가, “SNS의 역할을 대신한 것은 오프라인 서명 운동이다. 그 이름은 저항을 뜻하는 아랍어 타마로드.”라며, “2011년 당시 정부에 의해 통신망이 차단될 수 있음을 경험했다. 그래서 오프라인 서명으로 반정부 여론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SNS의 역할에 대해 시민들이 특별히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시민들은 2011년 혁명에서 SNS가 했던 역할을 크게 두 가지 꼽았는데, 첫째는 정부의 언론 통제 탓에 차단된 뉴스와 정보가 오가는 창구 역할(경찰의 폭력과 이로 인한 시민의 피해, 호스니 무바라크 당시 대통령의 권력 세습 시도 등 정부에 불리한 내용이 공유됨)이었고, 두 번째는 혁명 초기 반정부 여론을 결집시키는 역할로, 실제 2011125일 경찰의 날 SNS에 올라온 공권력의 폭력성 규탄 글이 퍼지며 무바라크 퇴진 요구까지 이어졌다.

 

  이에 <시사저널>에서는 와엘 고님 전 구글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마케팅 담당 이사의 과거의 혁명을 유선전화 혁명, 팩스 혁명이라고 불러야 하나? 기술은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언론이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애착을 갖고 그 역할을 과대 해석한다.”는 발언을 인용하며, 기술은 도구일 뿐 결국 변화를 갈망하는 각 개인들의 분노야말로 혁명의 원동력인 피플 파워가 출현하도록 만든 결정적 요소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자유로운’ SNS 세상?


▲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 24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보고한 문건 중 일부. 강조는 미디어오늘. 방통심의위는 온라인 상 유언비어 등을 중점 모니터링 해 필요할 경우, 사업자에게 게시물 삭제를 신고하고 있다. 사진출처 : 미디어오늘

  그렇다고 하더라도 온라인에서 소식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 자체는 매우 중요하고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권리이다. 람들이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기까지는 충분한 토론과 자유로운 의견교환이 필요하다. 이미 국제 언론감시단체 발표 보고서에서 언론자유지수 68위로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떨어져있는 한국에서도 인터넷과 SNS는 이런 대안언론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앞으로는 더욱 더 통제와 감시 하에 놓일 위기에 처해 있다.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최근 세월호 참사에 대해 ‘SNS 괴담이 돌아 유가족, 실종자 가족을 상처 입혔다며, “국가적 재난 상황 시에 정부의 정책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심지어 정부는 80여 건의 온라인 게시글에 대해 이미 법적 근거도 없이 삭제 등의 조치를 취했고, 교육부는 이미 학생 및 교사들의 SNS를 단속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4)


  이렇게 온라인상에서의 소통을 통제하려는 한국 정부의 모습은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에서 SNS 접속을 막아버렸던 모습과 판박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를 비판하는 행동들에 대한 폭력적인 대응 역시 닮아 있다. 30년간의 독재와 계엄령 하 공포통치를 자랑(?)하던 구 이집트 무바라크 정부와 다를 바 없는 인터넷 통제가 대한민국에서도 현재진행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의 역할은 단순히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만 있지 않다.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정보와 의견을 나누고, 이는 더 나은 현실을 만들어내는 데에 엄청난 역할을 할 수 있다. 심지어 온라인 소통, SNSTV나 라디오와는 달리 모든 이가 정보의 생산자이자 소비자가 될 수 있는 직접 민주주의적 성격을 갖고 있다. 그리고 국민들의 정부 비판 여론이 모이는 SNS를 정부가 통제한다는 것은 그만큼 온라인상의 직접 민주주의적인 여론결집이 위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온라인상의 정치적 토론이 현실의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어떤 계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실제 이집트에서 만들어진 SNS상의 공론장이 전 국민의 가두투쟁으로 터져 나온 것은, 시위대에게 가해진 정권의 무자비한 폭력을 목격한 때문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의 계기는 무엇이 될지 알 수 없지만, 그 때까지 우리 앞에는 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 그 첫 번째는 아마도 소통을 위한 각종 미디어를 통제에서 자유롭게 하는 것 아닐까? □

 

 

*

1. 주간동아 <중동 독재자 쓰러뜨리는 ‘SNS 혁명’> 2011. 3. 28. 손영일 기자

http://weekly.donga.com/docs/magazine/weekly/2011/03/28/201103280500010/201103280500010_1.html

 

2. 워싱턴대학 신문 <아랍의 봄에서의 소셜 미디어 사용량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New study quantifies use of social media in Arab Spring)> 2011.11.12. 캐서린 오도넬(Catherine O'Donnell)

http://www.washington.edu/news/2011/09/12/new-study-quantifies-use-of-social-media-in-arab-spring/

(원문이 영어로만 되어있어 기사 번역문 전체를 첨부합니다)

 

  21세기, 혁명이 TV에는 나오지 않더라도, 이제 트위터와 블로그, 페이스북과 문자메시지로는 올라온다.

 

  3백만 개 이상의 트윗, 엄청난 양의 유투브 영상과 블로그 수천 포스트를 분석한 결과, ‘아랍의 봄에서 정치적 토론장을 형성하는 데에 소셜 미디어가 중심적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UW프로젝트’, 정보화 기술과 정치적 이슬람에 대한 프로젝트. 원문보기 http://pitpi.org/?p=1051). 소셜 미디어에서 다른 주요 사건들보다 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고, 또 소셜 미디어가 시위에 대한 이야기를 국제적 이슈로 만들었다.

  워싱턴 대학 커뮤니케이션학과 부교수이자 팀장인 필립 하워드는 실제로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고 정치적 반란의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광범한 소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정치적 행동을 조직했다. 소셜 미디어는 더 큰 자유를 위한 핵심적인 도구가 되었다.”고 말했다.

 

  실례로 이집트 대통령 무바라크가 물러나기 일주일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이집트의 정치적 변화에 대해 언급한 트윗이 하루 2 3백 개에서 2 3만 개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시위 모습과 정치적 입장을 담은 동영상도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갔다. 상위 23개 영상은 거의 5 5백만 뷰(재생횟수)를 기록했다. 반정부 그룹이 페이스북과 정치적 블로그 등 온라인에서 생산해낸 콘텐츠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하워드는 트위터는 우리에게 혁명 기간 동안 사람들이 민주주의에 관해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다. 트위터는 더 넓은 디지털 토론으로의 창구를 열어 주지만, 예상하기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휴대폰 문자와 사진, 음성메시지를 사용한다.”, SNS를 통한 소통이 전부는 아니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실제로 튀니지에서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총 인구의 20퍼센트도 채 되지 않지만, 휴대폰은 거의 모든 인구가 가지고 있다.

  UW프로젝트의 자료는 연구팀이 몇 달 간의 과정을 통해 수집한 어마어마한 디지털 아카이브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 연구는 연구팀이 혁명 이전 시기부터 기술 사용과 정치적 견해에 대한 자료를 모아왔다는 점에서 흔치 않은 것이다. 이들은 튀니지에 위기가 오기 한 달 전부터 블로그 자료를 모았고, 이집트 위기 한 달 전부터 이집트 정당의 연결 구조에 대한 자료를 특정하여 수집했다.

  블로그에서의 정치적 토론은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대중적인 의견이 전환되는 계기였다. 튀니지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혁명에 대한 블로그 글과 트윗은 종종 즉각적인 대중 시위로 이어지곤 했다. 벤 알리(역자 주: 87년부터 30년간 장기 독재정권을 유지했던 당시 튀니지 대통령)가 사임한 날(1 14) 하루 동안 튀니지에서 올라온 전체 블로그 글 중 20%는 그의 지도력에 대해 평가하는 내용이었다. 그 전 한 달 동안 해당 내용의 글은 5%에 불과했었다. 그 후로 십만 명 이상이 모인 대중 집회가 결국 권력을 독점하던 구 독재정권을 몰아낼 때까지, 튀니지 블로그의 주요한 화제는 혁명이었다.

  튀니지와 이집트 혁명의 사례에서 드러나듯, 토론은 점점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 무바라크 퇴진 후 2주간 주변 국가에서는 하루 평균 2,400개의 트윗이 이집트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튀니지의 벤 알리 퇴진 같은 경우에도 하루에 약 2,200개의 관련 트윗이 올라왔다.

  하워드는 이 현상에 대해 다시 말해 해당 지역 전체의 사람들이 사회적인 반란에 대한 확장된 토론으로 끌려 들어왔다는 것이다. 이집트와 튀니지의 정치적 변화에 대한 요구가 성공함으로서 다른 나라의 개인들도 그에 대한 대화를 나누도록 만들었다. 이는 해당 지역을 가로지르는 토론을 형성케 했다.”고 분석했다.

  하워드는 비록 소셜 미디어가 북아프리카의 격변을 직접적으로 일으킨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시민들이 민주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대안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현재 온라인 활동가들은 시민 사회의 가상 생태학이라는 영역을 창설, 대중적으로 논의되기 힘든 논쟁적 이슈들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혁명 중 소셜 미디어를 단속하려던 이집트 정부의 노력이 대중의 능동성을 더욱 선동하는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정부가 그 노력의 일환으로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자 사람들(대부분의 중산층 이집트인)은 고립되었다. 하워드는 그들이 소셜 미디어에 접속이 되지 않자 거리로 뛰쳐나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 벌어진 이 사태를 보면 불만이나 변화의 가능성을 공유하는 대중의 감각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 해묵은 독재자들의 정치적인 적은 지금까지도 많이 있었지만곳곳에 분산되어 있었다그래서 이들에게 반대하는 세력들은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목표를 분명히 하고연대하여 시위를 조직한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3.시사저널 <SNS는 군중 모으는 도구일 뿐이다. - 오프라인 서명운동 타마로드’, ‘2011SNS’ 역할 대체해> 2013.07.31 이규대 기자

http://www.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60971

 

4. 참세상 정부, 세월호 참사 관련 SNS, 보도통제 도 넘어 - 인권, 언론단체 등 반발 할 일은 안하고 하지 말아야 할 통제만 하는 정부” 2014.05.12 윤지연 기자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4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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