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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에 대한 고발, 한국 교회를 위한 발버둥 - 온라인 전시회 #ChurchToo #있다 #잇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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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 acteditor 2021. 6. 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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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곳곳에서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동안 한국 교회에서 발생한 문제는 개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나’를 성찰하고 ‘우리’를 성찰하며 회개하는 자성이 한국 교회에 필요하다. <#ChurchToo #있다 #잇다>를 통해 한국 교회의 성찰과 회개가 터져 나오길 바란다."
[편집자 주] ACT! 편집위원회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성폭력에 맞서 싸우는 목소리를 지지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교회 내 성폭력 문제를 다룬 '#ChurchToo' 전시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전시에는 교회 내 성폭력 생존자와 지지자의 목소리, 교단 별 성폭력 문제와 대응 현황 아카이브 등이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최지은 님의 리뷰를 통해 이번 온라인 전시가 더 많은 분들에게 가닿기를 희망합니다.
#ChurchToo #있다 #잇다 전시는 아래 사이트에서 2022.5.1.까지 관람이 가능합니다.
※ 전시 접속 링크 : http://churchtooiitda.quv.kr/

 

[ACT! 125호 리뷰 2021.06.25.]

 

 

한국 교회에 대한 고발, 한국 교회를 위한 발버둥

- 온라인 전시회 <#ChurchToo #있다 #잇다> 리뷰

 

 

최지은 (기자지망생)

 

 

  ‘미투(Me too) 운동2017년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한 기사에서 촉발됐다. <굿 윌 헌팅>, <반지의 제왕>, <킬 빌> 등 굵직한 작품을 제작한 할리우드의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에 대한 보도였다. 배우, 모델, 영화 제작자 등 80여 명이 와인스타인에 의한 성범죄 피해를 증언했다.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확산하는 데에는 피해자들의 고백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여기 살펴야 할 또 다른 사람들이 있다. 피해자들이 겪은 피해를 추적해 밝힌 기록자들이다. 이들은 피해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증언을 모아 영화계 속 권력에 의한 성폭력의 구조적인 실체를 드러냈다.

 

  <#ChurchToo #있다 #잇다> 온라인 전시를 보며 기록의 힘을 다시 느낀다. <#ChurchToo #있다 #잇다>는 한국 교회에서 발생했던 성범죄를 촘촘히 정리했다. 전시회는 교회와 성폭력’, ‘우리가 있다’, ‘우리가 잇다3가지 섹션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한국 교회 속 권력에 의한 성폭력의 구조적인 실체를 관람자가 인지할 수 있게 한다.

 

▲ 온라인 전시회 <#ChuchToo #있다 #잇다> 사이트 캡쳐 화면

 

 

한국 교회의 시작과 함께 이어진 교회 내 성범죄

 

  가장 주목할 부분은 교회와 성폭력섹션의 타임라인이다. 한국 교회사와 한국 교회 내에서 일어났던 성범죄를 아카이빙 했다. 1879년부터 2021년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자료다.

 

  한국 교회사에서 교회의 권위는 남성에게 집중돼 있었다. ‘모든 교회의 직분은 남성이어야 한다(1907, 조선예수교 장로회)’, ‘여성 교역자의 지위를 여집사, 전도부인, 서리 세 가지로 구분하고 그 자격을 가정에 책임이 없는 자로 규정한다(1934, 조선그리스도교 감리회)’, ‘결혼한 여자목사는 교회에서 담임을 계속할 수 없다(1972,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타임라인에 등장하는 규정을 살펴봐도 그렇다.

 

  남성 중심의 교회 안에서 성폭력은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남성 목사들의 교인 추행, 신도와 간통, 미성년 교인 상습 성폭행 등의 문제가 지속됐다. 문제는 교회의 태도다. 목사의 간음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에게 교회를 혼란하게 만들었다며 죄를 묻거나,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의 아들이 교인들과 함께 피해자를 폭행하거나, 다수의 교인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를 처벌하지 않고 사직 처리하는 등의 방법을 택했다. 가해자에게 물어야 할 책임은 고발자와 피해자에게 지어졌다. 반면 가해자는 감싸 안기 급급했다.

 

  필자는 기독교인으로 20여 년 이상 신앙을 이어왔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봤을 때도 교회의 남성 중심적인 문화와 목사 중심적인 문화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필자가 다니는 교회가 속한 교단은 여전히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하지 않는다. 교회의 굵직한 결정은 남성장로들이 도맡는다. 교회 내에서 신앙적인 물음이 생겨 교역자에게 질문하면 네가 믿음이 부족해서 그렇다라는 답변을 듣기 일쑤다. 단상 위에서 진행하는 목사의 설교는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수용의 대상이 된다.

 

  이 같은 문화 탓인지 교회 내 성범죄는 주로 권력형 성범죄의 모습을 하고 있다. 1800년대 한국 교회가 태동한 이래로 교회의 문화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교회 내 성범죄는 개인의 일탈?

 

  교회 안에서 발생하는 교역자의 성범죄는 개인의 일탈로 바라봐야 하는 걸까. 교회에서 일어난 성범죄들은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 ‘교회와 성폭력섹션의 성폭력의 재구성은 이를 잘 그려내고 있다.

 

  해당 섹션에서는 어린 시절 담임 목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K 씨의 이야기, 고민 상담을 빙자해 중학생 아이들에게 성폭력을 행사하려 한 목사를 고발한 P 씨의 이야기, 담임 목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A 씨의 이야기, 담임 목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협박 설교를 듣게 된 E 씨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이 사례에 등장하는 가해자 목사의 모습을 살펴보면 일관된 특징이 있다. 성경에 나오는 인물이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 목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다가간 것이다. 가해자들은 자신의 지식과 위치를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성폭력을 가했다. 교회 내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교회의 구조를 이용한 체계적인 범죄다.

 

  경찰청 범죄 통계에서 전문직 강간 범죄자 중 종교가(宗敎家)30년 넘게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종교인으로서 뼈아픈 대목이다. 교회와 교단은 공동체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를 더 이상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선 안 된다. 성범죄를 가능하게 만드는 교회의 구조를 살펴야 한다.

 

 

우리가 있다우리가 잇다

 

  한국 교회의 어두운 면을 다룬 온라인 전시지만 일말의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섹션도 있다. ‘우리가 있다우리가 잇다두 섹션이다.

 

  ‘우리가 있다에서는 교회 내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전문가들과의 인터뷰가 수록돼 있다. 기독교 반성폭력 센터 노경신 목사, 성교육 상담 센터 숨 정혜민 목사, 이화여대 최순양 교수, 기독교 대한 감리회 홍보연 목사, <뉴스앤조이> 이은혜 기자, 해외 교회 성폭력 피해 생존자 네트워크 SNAP(Survivors Network of those Abused by Priests) 멜라니 사코 등과의 인터뷰다. ‘우리가 잇다에는 반성폭력 운동과 관련한 시, 음악, 영상 등이 전시되고 있다. 한국 교회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범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한국 교회를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 <#ChuchToo #있다 #잇다>는 한국 교회에 대한 고발이자, 더 나은 한국 교회를 만들기 위한 발버둥이다.

 

  한국 교회 곳곳에서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동안 한국 교회에서 발생한 문제는 개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를 성찰하고 우리를 성찰하며 회개하는 자성이 한국 교회에 필요하다. <#ChurchToo #있다 #잇다>를 통해 한국 교회의 성찰과 회개가 터져 나오길 바란다.

 

▮ 관련 사이트

- 온라인 전시회 <#ChurchToo #있다 #잇다>

http://churchtooiitda.quv.kr/


글쓴이. 최지은

- ‘사람 냄새나는 기사를 쓰고 싶은 기자 지망생

- 27년 차 뼈 기독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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