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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오오극장 개관 5주년, 지역독립영화를 위한 시네마테크를 상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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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20. 4. 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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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오오극장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확산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오오극장에게 격려와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ACT! 119호 이슈와 현장 2020.04.14.]

지역독립영화를 위한 시네마테크를 상상하며
- 대구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개관 5주년 특별전 취재기

임종우(ACT! 편집위원)


  지난 2월 대구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이하 ‘오오극장’)에서 개관 5주년 특별전이 열렸다. 오오극장은 대구광역시 최초이자 서울 이외 지역에 세워진 첫 번째 독립영화전용관이다. 이번 특별전은 기획상 크게 세 가지 프로그램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로컬 시네마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으로 대구독립단편영화 신작들로 구성되었다. 다른 하나는 오랜 시간 오오극장과 함께했던 다수의 활동가 및 단체와 같이 마련한 상영 프로그램이다. 대구사회복지영화제, 대구여성회, 더폴락, 오렌지필름 그리고 오오극장 관객프로그래머가 함께했다. 또 다른 하나는 영화관의 지난 5년의 성과를 검토하고, 앞으로 5년의 미래상을 그리는 포럼행사다. 필자는 더폴락이 진행한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상영회와 개관 5주년 커뮤니티 포럼에 참석했다. 본 기사는 포럼 진행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하였다.

▲ 대구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개관 5주년 메인 포스터 


시민사회와의 연대로 운영되는 독립영화전용관

  개관 5주년 커뮤니티 포럼 자료에 의하면 오오극장은 크게 일곱 가지 목표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첫 번째, 오오극장은 사회적 협동조합 중심의 공공적 운영을 도모한다. 두 번째, 전체 상영 프로그램의 70%를 한국독립영화에 할애하여 독립영화전용관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한다. 세 번째, 지역영화의 창작 및 상영 환경을 구축해 로컬 시네마를 활성화한다. 네 번째, 지역 공동체와 함께 커뮤니티 시네마를 발굴하고 지원한다. 다섯 번째, 국내 주요 영화제 상영작이나 지역에서 상영 기회를 확보하지 못한 영화를 소개해 관객의 볼 권리를 보장한다. 여섯 번째, 관객프로그래머 제도 등 ‘관객참여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일곱 번째, 오오극장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공공문화시설이 되도록 한다.

  위 사항 중 첫 번째와 일곱 번째 목표는 운영의 지향점이라기보다는 오오극장이 존재하는 이유에 가깝다. 나머지 목표는 두 가지 기조를 바탕으로 설정한 구체적인 실천방향일 것이다. 한상훈 대구민예총 사무처장은 오오극장이 지역 시민사회의 협력을 통해 세워졌다는 점을 강조하였고 장지혁 대구참여연대 정책팀장 또한 지역 풀뿌리단체와의 합의 위에서 오오극장의 설립이 실현되었다고 말했다. 이는 설립배경을 넘어 오오극장이 기존 영화관과 달리 사회적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근거이자 동시에 다수의 지역 내 사회구성원과의 연대를 지속할 수 있는 원리이다. 장지혁 팀장은 앞서 언급한 ‘풀뿌리단체와의 합의’ 기저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의 영화를 현실적으로 상영할 공간이 없는 활동상의 한계와 이전 정권을 향한 대항적인 문화실천의 필요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언급하였다. 오오극장이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한국의 독립영화운동을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 특별전 개최기간 ‘삼삼카페’에서는 지금까지 오오극장이 기획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포스터가 전시되었다. 



대구 독립영화 창작자와 매개자의 플랫폼

  특별전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점은 오오극장이 대구 독립영화감독들의 실제 제작활동을 돕는 공간이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김현정 감독에 의하면 오오극장은 작품과 관객을 잇는 상영과 관람뿐만 아니라 창작자들이 교류하고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고 논의할 수 있는 일상적인 창작 공간 제공에도 적극적이었다. 동시에 관객프로그래머 제도를 통해 관객의 성장과 수용자 교육을 도모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오오극장은 대구의 영상문화 창작자와 시민 매개자의 문화적 활동거점의 역할을 도맡아왔다. 한편 창작영역에서는 영화배급 등 단계적인 지원제도 마련이, 매개자 차원에서는 관객프로그래머의 안정적인 후속활동 지원이 추후과제로 남아 있다. 로컬 시네마 담론의 활성화를 위해 독립영화전용관에게 어떤 과제를 부여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한다. 

▲ 개관 5주년 커뮤니티 포럼 현장 사진 



지역독립영화를 위한 시네마테크로서 오오극장

  개관 5주년 커뮤니티 포럼 후반부에서는 모든 참여자가 돌아가며 오오극장에 바라는 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한종해 오오극장 사무국장과 장지혁 정책팀장은 커뮤니티 시네마의 발굴과 기존 단체와의 연결성 강화를, 김현정 감독은 지역 독립영화인의 창작의제 공유를, 감정원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은 연출자뿐만 아니라 영화배우와 같이 다른 유형의 영화예술인들의 교류 확대를 제안하였다. 한상훈 사무처장은 한국독립영화에 대한 인식의 문턱을 지금보다 더 낮출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논의하자 하였고, 최은규 관객프로그래머는 겨울철 온수 문제 등 전반적인 시설 개선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객석에서는 관객이 언제든 영화자료와 관련서적 열람할 수 있는 열린 아카이브의 구축과 소규모 상영을 실험할 수 있는 대안적인 상영공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종합하면 오오극장은 지역독립영화를 위한 시네마테크를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 ‘시네마테크’는 영화를 보존하고 영상문화의 가치를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곳을 의미한다. 다시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오오극장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확산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오오극장에게 격려와 응원의 마음을 보내며 글을 마친다. □


▮ 대구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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