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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85호-10년 인터뷰] ACT! 41호, ACT! 1호와 대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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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3. 9. 12.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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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85호-10년 인터뷰 2013.09.09]

ACT! 41호, ACT! 1호와 대화하다

문유심(ACT! 책임편집위원)

 

[편집자 주] 본 글은 미디액트 5주년 에세이집에 실린 글로, ACT! 10년 가상 인터뷰 1살 ACT! 와 10살 ACT! 의 만남과 연결된 글입니다.

  나(ACT! 41호)는 2007년 5월 현재 7명으로 구성된 편집위원과 이들의 청탁으로 원고를 작성하는 필자들이 만들어낸 ‘진보적 미디어운동연구저널’이라는 웹진이다. 1년에 10차례 발행하는 ACT!가 처음 만들어지고 나서, 나는 이제 5년차 웹진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올해 초 그간 발행했던 ACT!의 구성을 점검하고 전체 미디어운동의 지형도를 그려서 그것을 ACT!에 반영해보고자 하는 기획회의가 있었고, 이참에 맨 처음 ACT!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찾아볼 기회가 있었다. 나는 2003년 7월 18일 발행된 ACT! 1호를 찾아 그 당시의 상황과 ACT!가 가야할 길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ACT! 41호 : 이렇게 이야기하게 되어 무척 반갑다. 그렇잖아도 요새 ACT!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느라 머리가 무척 아팠다.

ACT! 1호 : 나도 무척 반갑다. 그리고 나 역시 머리가 아픈 것은 마찬가지였다. ACT!를 만드는 사람들은 변해도 주로 머리 아픈 사람들이 많이 오는 건 변하지 않았나보다.
 
ACT! 41호 : 머리 아픈 사람들이 모이는 게 아니라 ACT!를 하면서 머리가 아프게 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아, 우선 궁금한 것부터 물어보고 싶다. 맨 처음 ACT!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을 알고 싶다.
 
ACT! 1호 : 얘기하자면 좀 길지만, 우선 ‘프리즘’이란 저널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야겠다. ‘프리즘’은 90년대 후반부터 미디어운동에 대한 연구를 하는 연구 모임이자 저널이었다. 당시에는 여기서 말하는 ‘미디어운동’이란 것이 아주 많이 생소한 개념이었다.
 
ACT! 41호 : 사실 그건 지금도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개념은 아닌 것 같다.
 
ACT! 1호 : 그런가... 하여튼 ‘프리즘’이란 연구모임이자 저널이 있었는데,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가 만들어지면서 활동가들이 겹치게 되자 ‘프리즘’의 활동이 흐지부지되다가 결국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사실 미디어센터 자체가 미디어운동을 주축으로 하는, 말하자면 미디어운동의 기지로서 사고되고 만들어진 것이다. 미디어운동의 담론을 생산하고, 운동을 확산시키는, 그런 것으로 말이다. 그래서 프리즘에서 하던 활동을 재개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 ‘ACT!’가 된 것이다.
 
ACT! 41호 : ACT! 1호를 들여다보면, 만든 사람들의 피와 땀이 느껴진다. 정말 힘들게, 많은 연구를 하면서 만들어진 것 같다. 그것과 비교해서 지금의 ACT!를 보면, 솔직히 좀 편하게 만드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ACT! 1호가 만들어질 때 실제 어땠는지, 어떤 점이 힘들었는지 얘기해줄 수 있는가?
 
ACT! 1호 : 음... 처음에 많이 힘들었다. 편집위원 구성하는 문제부터 어려웠다. 담론을 생산하고, 이론적인 부분들, 해외사례까지 지속적으로 따라가면서 연구를 해야 하는데 이런 것을 할 수 있는 사람 자체가 부족했다. 관련 활동을 하면서 해야 하는데, 다른 활동을 하면서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편집위원 활동을 하는 조건 자체가 안정적이지가 않았다. 
 
ACT! 41호 : 많이 공감이 간다. 어쨌건 그렇게 고생을 해서 만든 ACT! 1호를 보면, 그때의 문제의식이라던가 그때 그린 미디어운동의 지형도와 전략이 지금도 매우 유효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것들인 것 같다. 주로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ACT! 1호가 만들어진 것인가?
 
ACT! 1호 : 당시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던 미디어운동의 사안을 체계화시키고자 했고, 지역의 사례들을 소개하면서도, 운동의 이론적 틀을 갖추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아쉬운 점은 이런 것들을 조금 더 쉽게 풀어냈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하여튼 ‘종합적’으로 커버하고자 노력했다. 
참, 지금 생각나는 원고 중에 대구 성서와룡공원 상영회에 대한 글은 동네 공원도 훌륭한 상영과 선동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요즈음 말하는 ‘공동체 상영운동’에 대한 글이었는데 당시 매우 인기가 많은 글이었다. 
 
ACT! 41호 : 아, 대구 성서공단의 노동자들과 지역주민이 모이는 자리에서 영상물 <건설노동자로 산다는 것은..>을 상영한 그 사례를 말하는 것 같은데, 필자가 속해 있는 ‘노동자의 눈’은 지금 공동체라디오 성서FM을 만든 주체가 아닌가. 아, 정말 세월이 가면서 많은 새로운 일들이 일어났음을 실감하게 된다. 
 
ACT! 1호 : 그렇다. ACT! 1호 당시에 문서로만 있던 것들이 지금은 실제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많은 일들이 생겨나고, 또 필요해졌다. 미디어센터의 확대, 퍼블릭액세스 활동이 지역적으로나 내용적으로 더욱 풍부해졌다는 것 등을 볼 때 미디어운동이 발전적으로 나아가고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미디어를 둘러싼 제반 환경은 더 축소되고, 미디어운동이 주변화될 우려도 있다고 본다.
음... 변하는 상황 속에서 요즘 ACT!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궁금하다. ACT! 1호와 비교해서 어떤 점이 달라졌는가. ACT! 1호에는, 일단 창간호니까 그에 맞게 ACT!가 지향하는 미디어운동의 개념, 전략 등을 표명하고 과제 같은 것을 제시하는 글이 몇 편 실려 있다. 그리고 당시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FCC에서 미디어 소유제한을 완화하려는 법안을 통과시키려하는 큰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미디어 소유구조와 공공성에 대한 글이 두어 편 실렸다. ACT! 41호의 상황은 어떤가.
 
ACT! 41호 : 미디어운동의 내적인 발전 면에서 보면 많은 긍정적 변화가 있었던 것 같은데, 갈수록 자본의 힘이 강해지고, 사유화 과정이 심해지고, 그에 대한 위기의식과 대응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2003년이나 2007년이나 다를 바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지난달에 미국과의 FTA가 타결되었고, 이제 미디어 시장 개방과 함께 온갖 규제가 없어지고 완화될 것이다. ACT! 41호는 FTA 특별호로 구성되어서, 대안 독립 미디어의 FTA 반대 투쟁을 평가하는 좌담회와 FTA가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원고를 실었다.
 
ACT! 1호 : ACT! 41호, 정말 고생이 많았겠다. 사실 매달 그렇게 발행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ACT! 41호 : 무슨 소리... ACT! 1호에 비하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조건이 지금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었을 텐데, 쟁점, 정책연구노트, 미디어활동가 인터뷰... 그렇게 훌륭한 원고들을, 그것도 13편이나 실을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
 
ACT! 1호 : 기획회의하고, 센터 내에서 다시 회의하고, 프리뷰하고... 그러면서 몇 달 걸렸다.
 
ACT! 41호 : 앗, 잠깐... 한 달 동안 만들어진 게 아니고... 몇 달?
 
ACT! 1호 : 그렇다. 창간호라서, 몇 달 걸렸다.
 
ACT! 41호 : ... 속았다는 느낌은 뭘까.
아무튼 긴 대화에 응해주어서 매우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향후 ACT!의 기획 방향을 어떻게 잡으면 좋을지 조언을 해 달라.
 
ACT! 1호 : 미디어운동 의제의 발전이 있어야 한다. 더 확장되어야 하고... 그리고 계속 해야 할 것과 새롭게 해야 할 것, 이 두 가지가 함께 가야 한다. 전문화되고 심도 있는 연구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조건도 필요하다. 앞으로도 ACT!가 미디어운동의 담론을 생산해내고, 활동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저널로서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
 
ACT! 41호 : 나 역시 그러기를 바란다. □
 
 

[필자소개] 문유심(ACT! 책임편집위원)

2005년 여름 미디액트 정책실 자원활동을 시작하면서 액트 편집위원회과 기금연구팀에 합류했다. [ACT!]가 미디어운동 현장의 동향과 정책을 제대로 피드백하는 저널로 기능해주기를 바라며, 미디어운동을 시작하고 있는 본인 역시 [ACT!]의 활동을 통해서 운동의 전망을 찾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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