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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85호-10년 특집 Re:ACT!] 전(前) 편집위원 - 박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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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3. 9. 12.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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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85호-10년 특집 Re:ACT! 2013.09.09]
 
10년 특집 Re:ACT! - 현(現) 편집위원이 전(前) 편집위원에게, 궁금해요!
 
박채은(성남영상미디어센터)
 
1.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자기소개가 가장 어렵습니다. 아... 나는 누군가? 원고를 다 쓴 지금도 커서 깜빡임만 바라보고 있답니다. 이러다 마감 늦지... 한 줄 소개로 대신합니다.
“짝꿍의 학업 뒷바라지를 끝내고, 자유와 탈주를 꿈꾸는, 미디어 관련 업종 직장인”
 
2. 언제부터 언제까지 [ACT!]편집위원회에 참여하셨고 어떻게(어쩌다) 참여하게 되셨나요?
 
진보적미디어운동연구저널 [ACT!] 라는 다소(?) 거창한 웹진의 제목을 짓던 날이 생각이 나는 걸 보니, 어찌되었든 [ACT!]의 태동기에 주변에 있었던 모양입니다. 2002년 미디액트 정책위원회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당시 전국에서 활동을 펼쳐가던 다양한 미디어운동들에 대한 호기심이 무럭무럭 자랄 즈음이었지요. 지역을 돌아다니며 인터뷰를 하고, 그 기사를 [ACT!]에 싣게 된 것이 직접적 인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CT!] 편집위원회는 2005년 미디액트 정책연구실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필자로 참여할 때에는 마감시간 맞추는 것만 신경 써도 되었지만, 편집위원회는 생각보다 많은 일들을 하고 있더군요. 그걸 들어가서야 알았는데, 뭐 그땐 후회해도 늦었죠... 매주 있는 기획회의부터, 원고 청탁, 기획기사 쓰기, 들어온 원고들을 직접 코딩까지 해야 하는 등... [ACT!] 발행일은 밤샘을 각오해야 하는 날이었지요. 글 쓰는 게 죽기보다 싫다는 활동가들을 달래고 어르는 일이 가장 어려웠었답니다. 
 
3. 당시 [ACT!]가 지금까지 발행될 거라, 예상하셨나요? 그리고 지금까지 발행될 수 있었던 힘은 뭐였을까요? 
 
관성이란 말이 있지요. 때로는 타성이라는 의미로 좋지 않게 쓰일 때도 있지만, [ACT!]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동력은 운동을 지속하려는 성질, 바로 관성의 힘이 아니었나 싶어요. [ACT!]를 발행하면서, “아 힘들다. 이번에는 기사수를 좀 줄일까, 매달 발행을 격달 발행으로 줄일까...” 하는 논의는 있었지만, “이제 그만 내자!” 라고 용감하게 지르는 편집위원들은 아무도 없었거든요. 왜 그랬을까? 아마도 [ACT!]의 취약한 물적토대가 오히려 [ACT!]를 오래 가게 한 힘이 아니었나 싶어요. 취약한 물적토대란, 발행비가 부족해 웹진이라는 매체를 택한 점, 쥐꼬리만한 고료 책정으로 필자들의 원고비 눈높이를 하향화시킨 점, 구독자의 수요와 요구에 민감하지 않아 경제 불황의 시대에 좌지우지 되지 않은 점 등등... 위기의 시대일수록 [ACT!]와 같은 매체는 가난한자들의 연대로 계속 살아남을 거라는 확신이 드는군요. 10년의 세월은 그걸 증명해 주고 있구요.
 
4. 현 편집위원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원고나 기억에 남는 원고가 있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감추고 싶은 원고라도 괜찮아요. ^^)
 
22세기형 엔터테이너 金土日 님이 쓰신 <돌고 돌고 돌고>라는 연재기사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ACT!]의 독자층은 주로 미디어 활동가들이지요. 그래서인지 미디어운동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는 낯선 개념들(대표적으로 퍼블릭 액세스...)이 되려 접근을 어렵게 하기도 했는데요. <돌고 돌고 돌고> 연재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음악 미디어의 역사와 숨겨진 맥락들을 짚어주는 쉬운 글쓰기가 돋보였던 글이었어요. 후에 『소리의 문화사』라는 책으로도 발간되었답니다.
 
5. [ACT!]는 언제나 지각 발행을 했나요? 그 이유는 뭘까요?
 
저 같은 사람들 때문이지요.(이번 원고도 마감일을 수없이 넘겨서... 죄송합니다. ㅠㅠ)
아주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글쓰기가 우선순위가 되진 않아요. 특히 영상을 하는 사람들 중 난독증이거나 텍스트 기피증을 가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니까요. ㅎㅎ 글보다는 이미지가 더 편한 사람들한테 글 쓰라고 보채니 당연히 쓰기 싫어 미뤄 미뤄 두다가 겨우 마감일을 한참 넘겨 보내는 것이지요.
마감일에 못 맞추는 기사는 편집위에서 가차 없이 잘라야 하는데, 이 세계에서는 필자가 ‘갑’, 편집위원회는 ‘을’이라는 점. ACT! 편집위원회는 필자들 사정도 모두 헤아려 마감일을 수없이 연장해 주시는 친절함을 보이셨던 거죠. 그런데 사실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미디어운동의 역사를 담은 값진 기사들이 [ACT!]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셈이지요. 결과적으로 잘 된 일 아닙니까? 
 
6. 지난 10년간 [ACT!]도 많이 변화했는데, 요즘 [ACT!]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사람이 바뀌었습니다. 새로운 필자들이 등장한다는 점. 지면을 독식하던 몇몇 필자들의 중심성에서 완전히 탈피한 모습. 저는 이게 가능성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10년이라는 강산도 변할 시간 동안, 미디어운동의 화두는 크게 바뀌지 않은 듯 합니다. 이야기거리가 별로 없다는 얘기지요.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활동에 대해서, 비전에 대해서 깊이 있는 대화를 별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10년 전, 작은 이슈, 작은 행동 하나에도 의미를 두며 토론하던, 작은 단초에도 상상력을 촉발시켰던 그 열정들을 어떻게 다시 만나볼 수 있을까... 저의 요즘 고민이기도 합니다.
 
7. 나에게 [ACT!] 란? 이라는 진부한 질문에 답변 부탁드립니다. ^^
 
이거 라디오스타 따라 하는 건가요? 흠... 답도 진부합니다.
글 쓰거나 자료 찾을 때, 제일 먼저 검색하게 되는 미디어운동계의 네X버 지식인?!
내가 쓴 글 파일 날려서 다시 퍼갈 때 쓰는 클라우드 서버?!
편집위원회 회의가 끝난 늦은 밤, 편집위원들과 촛불 들고 광화문을 걸으며 나눴던 대화들이 여전히 유효한 지금 이 시대, 20년, 30년.. [ACT!] 영원하라! 
 
8. [ACT!]나 편집위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잘 하는 것보다 오래 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도 힘들면 잠시 쉬어도 좋아요. 글쓰기 싫어하는 사람은 인터뷰로 꼬드기세요!! 차곡차곡 쌓여가는 역사, 사관이 필요한 시대... 기록자의 역할, 비평가의 역할이 새삼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9. [ACT!]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미뤄두고 읽어도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해가 되는 글들이 많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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