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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01호 포럼 특집] 처음처럼 한 걸음 더 내딛기 / 김수목 (미디어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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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6. 12. 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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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01호 포럼 특집 2016.12.22]



[RE:PLAY] ACT! 100호 오픈 테이블 “ACT! × 미디어운동 : 타임라인”


[교육과 활동] (1) 처음처럼 한 걸음 더 내딛기


김수목 (미디어활동가)



첫 발표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라 고민이 좀 되는데, 많이 생각하지 않고 하겠다. ‘처음처럼 한 걸음 더 내딛기’라는 제목은 내가 ACT!에 2000년대 중반에 썼던 글 제목이다. 그 제목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생각이 든다. 미디어활동가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늘 고민스럽다. 현재는 다큐멘터리를 만들며 미디어교육을 하고 있다. 


다큐멘터리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건 학생 때다. 부산에서 사회학과 재학 중이었는데 졸업할 무렵에 민주노동당이 크게 일어났고, 나 역시 학생당원 활동을 잠시 했다. 그러면서 이라크 반전운동, 부산 화물연대 노동자 파업 등에 참여하면서 노동운동이 무엇이고 어떤 의미인지 선배들한테 배우면서 학교에서 독립다큐멘터리 정기 상영회를 열었다. 그때 선배들을 따라가서 <장애인 이동권 투쟁 보고서 : 버스를 타자!> (감독 박종필), <주민등록증을 찢어라!> (감독 이마리오) 등의 영화를 보았다. 내가 몰랐던 세상의 사실과 진실에 놀랐고, 동시에 나도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진실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싶어 서울로 왔다. 


당시 ‘아이스크림’이라는 다큐제작단에서 배우다가, 2004년도 겨울쯤에 ‘노동네트워크’에서 영상 기자 활동을 시작하면서 여러 노동 현장과 집회를 촬영하며 영상을 제작했다. 2004년 12월인가, 비정규직 노동자 네 분이 국회 타워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서 나 같은 영상 기자, 다큐 제작자, 영화제 활동가 등이 모여 이 소식을 알리고 관련 사항을 미디어로 선전하는 활동을 1-2년 했다. 자연스럽게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활동을 하면서 미디어활동가들을 많이 알아가기도 했다.


2005년도에 ‘비정규직 완전철폐를 위한 영상 프로젝트팀’을 통해 처음으로 지체장애인 분들과 영상교육을 할 기회가 생겼다. 나도 잘 모르는데 누굴 가르치나 하는 마음으로 거절하다가, 교육이 팀으로 진행된다고 해서 미디어교육을 시작하게 됐다. 그때 누군가와 같이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 미디어교육을 하고 있을까 싶기도 하다. 2007년도에 ‘노동네트워크’를 그만두었는데 인천에서 활동하던 선배가 GM대우 해고자 여성동지들과의 미디어교육을 제안했다. 미디어교육으로 시작했던 GM 노동자와의 만남이 친구로, 동지로 변화하면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계기가 됐다. 사실 서울 오고 나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면서 진득한 작업을 못했는데, GM대우 노동자들을 교육하는 동안 때마침 비정규직노조가 만들어지고 투쟁을 기록하면서 다큐멘터리로 제작까지 했다. 


그때도 지금도 고민인 것은 당시 나처럼 투쟁 현장에 있던 사람이 기록한 작업으로 만든 다큐멘터리와, 자기 자신을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정체화 하는 사람들이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는 어떻게 다를까 하는 것이다. 또한 계속 찍고는 있는데 편집을 못 해서 막상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면서 속보와 장편 다큐멘터리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GM대우와 하이텍알씨디 노동자들과 영상 소모임을 진행하면서, 내가 무언가를 알려주는 위치가 아니라 그들의 상황을 어떻게 하면 잘 알릴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하는 과정 역시 겪었다.


현재는 ‘사랑이 꽃피는 수송동’ 작업실에 있고, 선배들의 도움으로 GM대우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니가 필요해>를 완성해서 상영도 했다. 2016년인 지금, 나는 ‘다큐를 계속 만들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한다. 교육과 제작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싶은데 생활과 어떻게 병행 할지, 어떻게 먹고 살지는 뚜렷하지 않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하게 되는 고민이지만 같이 이야기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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